感應緣


3. 월산(越山)의 조괴(鳥怪)

[0320b17]

越地深山中有鳥。大如鳩青色。名曰治鳥。

월(越)나라 깊은 산중에 새가 있었다.

크기는 비둘기만하고 푸른 빛깔이며, 이름은 치조(治鳥)였다.

穿大樹作巢。如五六升器。戶口徑數寸。

周飾以土堊。赤自相分。狀如射侯。

큰 나무를 뚫어 둥우리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대여섯 되들이의 그릇만하고

출입구의 지름은 여러 치[寸]이며,

주위에는 흰 진흙에다 붉은 흙을 섞어 발라

그 모양이 과녁[射侯]과 같았다.

伐木者 見此樹即避之去。

或夜冥不見鳥。鳥亦知人不見。

便鳴喚曰。咄咄上去。

明日便急上去。咄咄下去。

나무하는 사람들은 이런 나무를 보면 곧 피해 갔다.

혹 밤이 어두워 새를 보지 못하게 되면

새도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알고

곧 울되 "쯧쯧, 올라가거라"라고 하였다.

이튿날 급히 올라가면 또 "쯧쯧 내려가거라"라고 하였다.

明日便宜急下。若不使去 但言笑而已者。人可止伐也。

그래서 이튿날 또 급히 내려와야 했다.

만일 떠나게 하지 않고 장난질만 하면 사람들은

나무 베기를 그만둬야 했다.

若有穢惡及其所止者。則有虎通夕來守。

人不去便傷害人。

만일 그 새가 사는 곳을 더럽히는 자가 있으면

호랑이가 와서 밤새껏 지키다가

사람이 떠나지 않으면 곧 그를 해쳤다.

此鳥白日見其形是鳥也。夜聽其嗚亦鳥也。

時有觀樂者 便作人形。長三尺。

至澗中取石蟹 就人火炙之。人不可犯也。

越人謂此鳥是越柷之祖也。

이 새는 낮에 그 형상을 보아도 새요,

밤에 그 우는 소리를 들어도 새이다.

그 때 어떤 놀기 좋아하는 새가

문득 사람 형상으로 변했는데 키가 석 자였다.

개울에서 가재를 잡아 사람이 피운 불에다 구웠는데

사람들은 아무도 침범하지 못했다.

월나라 사람들은 이 새를 월축(越)의 시조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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