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자식들과 더불어 노닐고자 하는 것은
하늘과 땅에 노니는 것입니다.
나는 자식들과 더불어 하늘을 따라 즐기고,
땅에 순응하며 살려는 것입니다.
- 장자(잡편) ; 제24편 서무귀[12]-
子綦有八子,
자기유팔자, 자기에게 여덟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陳諸前,
진제전, 아들들을 앞에 불러 앉혀놓고
召九方歅曰:
소구방인왈: 구방인을 불러 물었다.
「爲我相吾子,
「위아상오자, “나를 위해 내 자식들의 관상을 보아주십시오.
孰爲祥?」
숙위상?」 누가 복을 타고났습니까?”
九方歅曰:
구방인왈: 구방인이 말했다.
「梱也爲祥.」
「곤야위상.」 “곤이 복을 타고났습니다.”
子綦瞿然喜曰:
자기구연희왈: 자기는 기뻐하며 구방인에게 말했다.
「奚若?」
「해약?」 “어떤 복을 타고났습니까?”
曰:
왈:구방인이 말했다.
「梱也將與國君同食
「곤야장여국군동식 “곤은 임금과 같은 식사를 하면서
以終其身.」
이종기신.」 일생을 마치게 될 것입니다.”
子綦索然出涕曰:
자기색연출체왈: 자기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吾子何爲以至於是極也!」
「오자하위이지어시극야!」 “내 자식이 어찌 그런 불행을 당하게 된단 말입니까?”
九方歅曰:
구방인왈: 구방인이 말했다.
「夫與國君同食,
「부여국군동식, “나라의 임금과 같은 식사를 하면서
澤及三族,
택급삼족, 그의 은혜와 혜택이 온 집안에 미칠 것이니,
而況父母乎!
이황부모호! 하물며 부모님이야 얼마나 그 덕을 많이 보시겠습니까?
今夫子聞之而泣,
금부자문지이읍, 지금 선생님께서 얘기를 듣고 우시는 것은
是禦福也.
시어복야. 복을 차는 것입니다.
子則祥矣,
자칙상의, 자식은 복을 타고났으나
父則不祥.」
부칙불상.」 아버지는 불행할 것입니다.”
子綦曰:
자기왈: 자기가 말했다.
「歅, 汝何足以識之,
「인, 여하족이식지, “당신이 무엇을 안다고
而梱祥邪?
이곤상사? 내 자식 곤이 행운을 타고났다고 하는 것입니까?
盡於酒肉入於鼻口矣,
진어주육입어비구의, 그저 술과 고기가 코와 입으로 들어간다는 것인데
而何足以知其所自來?
이하족이지기소자래? 그것들이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 아십니까?
吾未嘗爲牧想牂生於奧,
오미상위목상장생어오, 가축을 기른 일도 없는데 암양이 방의 아랫목에 생겨난다든지,
未嘗好田而鶉生於宎,
미상호전이순생어요, 사냥을 한 일도 없는데 메추라기가 방의 귀퉁이에 생겨난 것과 같은 얘기인데
若勿怪, 何邪?
약물괴, 하사? 당신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니 어찌된 일입니까?
吾所與吾子遊者,
오소여오자유자, 내가 내 자식들과 더불어 노닐고자 하는 것은
遊於天地.
유어천지. 하늘과 땅에 노니는 것입니다.
吾與之邀樂於天,
오여지요락어천, 나는 자식들과 더불어 하늘을 따라 즐기고,
吾與之邀食於地.
오여지요식어지. 땅에 순응하며 살려는 것입니다.
吾不與之爲事,
오불여지위사, 나는 자식들과 더불어 인위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不與之爲謀,
불여지위모, 계책을 쓰지 않으며,
不與之爲怪.
불여지위괴. 괴상한 짓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吾與之乘天地之誠
오여지승천지지성 나는 자식들과 더불어 하늘과 땅의 진실한 모습을 타고서
而不以物與之相攖,
이불이물여지상영, 사물이 그들과 서로 어긋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吾與之一委蛇
오여지일위사 나는 자식들과 더불어 한결같이 유유자적하고,
而不與之爲事所宜.
이불여지위사소의. 일이 합당한 것을 따지며 마음을 쓰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今也然有世俗之償焉!
금야연유세속지상언! 그런데 지금 내 자식에게 세속적인 보상이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凡有怪徵者,
범유괴징자, 모든 괴이한 징후가 있는 사람에게는
必有怪行,
필유괴행, 반드시 괴이한 행동이 있게 됩니다.
殆乎,
태호, 위험하도다.
非我與吾子之罪,
비아여오자지죄, 나와 내 자식의 죄는 아닐 것이니,
幾天與之也!
기천여지야! 하늘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 것입니다.
吾是以泣也.」
오시이읍야.」 나는 그래서 슬퍼하는 것입니다.”
无幾何而使梱之於燕,
무기하이사곤지어연, 얼마 지나지 않아 곤을 연나라로 보냈는데,
盜得之於道,
도득지어도, 도중에 도적들에게 잡혔다.
全而鬻之則難,
전이죽지즉난, 완전한 몸으로 팔기는 어렵고[도망갈 우려가 있어]
不若刖之則易,
불약월지즉역, 다리를 자른 다음 파는 것이 팔기 쉬우므로
於是乎刖而鬻之於齊,
어시호월이죽지어제, 그래서 그는 다리를 잘린 다음 제나라로 팔려갔는데,
適當渠公之街,
적당거공지가, 마침 거공이라는 부자집의 문지기가 되어
然身食肉而終.
연신식육이종. 평생토록 고기를 먹으며 살다 죽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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