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타고난 수명을 다 누리는구나."
“울지 못하는 놈으로 잡아라”
- 장자(외편) ; 제20편 산목[1]-
莊子行於山中,
장자행어산중, 장자가 산 속을 가다가
見大木,
견대목, 큰 나무를 보았다.
枝葉盛茂,
지엽성무, 가지와 잎이 무성했다.
伐木者止其旁而不取也.
벌목자지기방이불취야. 나무꾼이 그 옆에 있으면서도 나무를 베지 않아
問其故,
문기고, 그 까닭을 물었다.
曰:「无所可用.」
왈:「무소가용.」 “쓸모가 없습니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此木以不材得終其天年!」
「차목이불재득종기천년!」 “이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타고난 수명을 다 누리는구나.”
出於山,
출어산, 장자가 산에서 나와
舍於故人之家.
사어고인지가. 친구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故人喜,
고인희, 친구는 기뻐하며
命豎子殺雁而烹之.
명수자살안이팽지. 하인에게 거위를 잡아 요리를 하라고 했다.
豎子請曰:
수자청왈: 하인이 물었다.
「其一能鳴,
「기일능명, “그 중 한 놈은 잘 울고
其一不能鳴,
기일불능명, 한 놈은 울 줄을 모르는데
請奚殺?」
청해살?」 어느 것을 잡을까요?”
主人曰:
주인왈: 주인이 말했다.
「殺不能鳴者.」
「살불능명자.」 “울지 못하는 놈으로 잡아라”
明日,
명일, 이튿날
弟子問於莊子曰:
제자문어장자왈: 제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昨日山中之木,
「작일산중지목, “어제 산 속의 나무는
以不材得終其天年.
이불재득종기천년. 쓸모가 없어 천수를 다했는데,
今主人之雁,
금주인지안, 오늘 주인의 거위는
以不材死.
이불재사. 쓸모가 없어 죽었습니다.
先生將何處?」
선생장하처?」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처신하시겠는지요?”
莊子笑曰:
장자소왈: 장자가 웃으며 말했다.
「周將處乎材與不材之間.
「주장처호재여불재지간. “나는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않는 것의 중간에 처신하겠다.
材與不材之間,
재여불재지간, 그러나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않는 것의 중간이란 것은,
似之而非也,
사지이비야, 도와 비슷하기는 하나 참된 도는 아니므로
故未免乎累.
고미면호루. 화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若夫乘道德
약부승도덕 자연의 도와 덕을 타고
而浮遊則不然.
이부유칙불연. 유유히 떠다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无譽无訾,
무예무자, 칭찬도 없고 비방도 없으며,
一龍一蛇,
일룡일사, 한번은 용이 되었다가 한번은 뱀이 되었다가
與時俱化,
여시구화, 시간과 더불어 변화하면서
而无肯專爲.
이무긍전위. 한 곳에 집착하지 않고
一上一下,
일상일하, 오르락내리락하면서
以和爲量,
이화위량, 조화로움을 자신의 법도로 삼을 것이다.
浮遊乎萬物之祖.
부유호만물지조. 만물의 근원에서 노닐게 하여,
物物而不物於物,
물물이불물어물, 사물을 사물로 부리되 외물에 의해 사물로서의 부림을 받지 않을 것이니
則胡可得而累邪!
즉호가득이루사! 어찌 재난 같은 것이 있을 수 있겠느냐?
此神農黃帝之法則也.
차신농황제지법칙야. 이것이 바로 신농씨와 황제의 법칙인 것이다.
若夫萬物之情,
약부만물지정, 그러나 만물의 실체나
人倫之傳,
인륜지전, 인간 세상의 이치는
則不然.
즉불연. 그렇지 않아서,
合則離,
합즉리, 모이면 흩어지고,
成則毁.
성즉훼. 이루면 무너지고,
廉則挫,
렴즉좌, 모가 나면 깎이고,
尊則議,
존즉의, 높아지면 비난받고,
有爲則虧,
유위즉휴, 무언가 해놓으면 훼손당하고,
賢則謀,
현즉모, 어질면 모함을 받고,
不肖則欺,
불초즉기, 어리석으면 속임을 당한다.
胡可得而必乎哉!
호가득이필호재! 그러니 어떻게 재난을 면할 수 있겠느냐?
悲夫!
비부! 슬프다.
弟子志之,
제자지지, 제자들이여, 기억하라.
其唯道德之鄕乎!」
기유도덕지향호!」 오직 자연의 도와 덕의 고향이 있을 뿐이다.”
*도가의 이상향은 無何有之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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