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201화 - 평양기생 모란 (平壤妓牧丹)

 

평양기생 모란은 재주와 미모가 출중하였다.

장사꾼으로 이(李)씨 성을 가진 사람이

평양에 당도하여 여각(旅閣)에 묵는데

마침 모란의 집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모란이 그의 행장과 장사할 재물의 규모를 보고는

그것을 낚아채고자 하여 여염집 여인으로 꾸미고

이씨가 묵고 있는 객점을 우연히 지나는 척하다가

거짓으로 놀라는 체하면서 말했다.

"귀하신 어른께서 오신 것을 미처 몰라 뵈었습니다.

저의 집은 바로 이웃에 있습니다"

 

그리고는 즉시 돌아가니 이씨는 마음속으로

아름다운 미모의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루 저녁은 이씨가 홀로 앉아있는 것을 엿본 모란이

술과 음식을 가지고 와서 권하면서 이씨를 위로하였다.

"어른께서 한창 나이에 이곳에서 나그네살이를 하시자니

적적하지 않으십니까?

쇤네의 지아비도 멀리 북관(北關)1)에

수자리(병역)로 나가서 삼년 후에나 돌아오게 되었지요.

1)북관(北關) - 함경도.

속담에도 홀아비 심정은 홀어미가 안다 하였으니

괴이쩍게 생각지는 마십시오"

 

 

거듭 교태스러운 말로 이씨를 유혹하니

드디어 두 남녀는 사통(私通)을 하기에 이르렀다.

 

며칠 후 이씨는 숙소를 아예 모란의 거처로 옮겨

함께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모란은 매일 아침 여종을 불러 귀에 대고 소곤거리며

사치스러운 음식을 이씨에게 바치게 했다.

이씨는 아름다운 짝을 얻었노라고 기뻐하였다.

 

 

하루는 모란이 심히 낙심하고 기뻐하지 않는 기색이었으므로

이씨가 위로하면서 말했다.

"네가 나에게 싫증이 나는 것이냐?

아니면 옷과 밥이 네 마음에 차지 않아서 그러는 것이냐?"

"그런 것이 아니오라 아무개 나으리가

아무개 기생을 총애하는데

금비녀와 비단옷을 사주었더랍니다.

아무개 나으리야말로 호걸이지요"

"어려운 일도 아니지. 내 마땅히 네 원대로 해주마."

 

"당신과 함께 사는데 제가 어찌 헛된 곳에

재물을 함부로 쓸 수 있겠습니까?"

 

이씨가 노하여 말했다. 

"재물은 나의 것인데 내가 내 재물을 쓰던 말든 무슨 상관이냐?"

하고는 모란이 원하는 것을 사 주었다.

 

 

하루는 장사꾼이 모란의 집을 찾아왔는데

짐보따리에서 아름다운 구름무늬 비단을 내놓았다.

 

이씨는 모란에게 비단을 사주려 하자

모란은 거짓으로 말리는 체하며 말했다.

"좋기는 좋네요!

그렇지만 이 비싼 비단을 굳이 살 필요가 있겠어요?"

이씨가 모란을 꾸짖었다.

"내가 재물이 넉넉한데 무슨 걱정이냐?"

 

이렇게 하여 모란은 갖은 교태와 아양으로 이씨를 꾀어

재물을 야금야금 취하다가 재물이 바닥이 날 즈음하여

이른 새벽에 여종과 함께 도망을 가버렸다.

 

해가 높이 솟아 일어난 이씨는

그제서야 모란에게 속아서 재물을 몽땅 털린 사실을 깨닫고

분한 나머지 마당가의 나무에 목을 매어 목숨을 끊어려 하였다.

 

 

그때 이웃집 노파가 말리며 말하였다.

"그 여인네는 평양의 유명한 기생 모란이라 하는데,

당신에게 한 일은 기생들이 늘 저지르는 작태라오.

아직도 진실을 깨닫지 못하셨소?

 

매일 아침 여종과 귓속말을 하였던 것은

재물을 탈취한 후 밤에 몰래 도망을 가자고 공모한 것이었고,

물건을 살 때 다른 사람을 칭찬하였던 것은

당신으로 하여금 그 사람을 본받게 하려는 것이었소.

비단을 팔러 온 사내는 바로 기생 모란의 기둥서방이었지요."

 

이씨는 그 후 거지가 되어 걸식을 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갔더라 한다.

 

[뉴스]

90억 자산가, 1년 만에 걸인 전락...무슨 사연이?

YTN TV 12시간 전 네이버뉴스

http://www.ytn.co.kr/_ln/0103_201601131933243905

2016-01-13 19:33

 

 

90억 원을 가진 치매 자산가가 20살 어린 여성과 결혼한 지 1년도 안 돼 구걸하는 신세로 전락한 어처구니 없는 사연이 있습니다. 국내 IT분야 사업가 아들인 83살 A 씨는 부모로부터 90억이 넘는 재산을 물려받았는데 나이가 들어 치매를 앓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목사의 소개로 자신보다 20살이나 어린 60대 여성을 소개받았는데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여성은 80대 자산가가 치매가 있다는 점을 악용해 서울 종로에 있는 토지를 자신에게 넘겨준다는 토지양도증서를 작성하게 시키고, 자신에게 전 재산을 양도한다는 유언장도 쓰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혼인신고까지 해 90억 원의 재산 모두 빼돌리고는 이혼했습니다. 불과 10개월 동안 벌어진 일입니다. 이 모든 일이 불과 10개월 만에 벌어진 겁니다.

혼자 남겨진 80대 치매 자산가, 한겨울 구걸을 하다 경찰에 발견돼 가족에게 넘겨졌는데요. 할아버지의 가족들은 여성이 재산을 노리고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며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치매 상태에서의 혼인, 무효로 되돌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혼인이 무효가 된다면 90억 재산 되찾을 수 있을까요? 지금 이야기 나눠봅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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