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는 신발이 아니다 

- 장자(외편) ; 제14편 천운[8]-

 

孔子謂老聃曰:

공자위노담왈: 공자가 노자에게 말했다.

「丘治詩書禮樂易春秋六經,

「구치시서예악역춘추육경, “저는 시, 서, 예, 악, 역, 춘추의 다섯 가지 경전을 공부했는데,

自以爲久矣,

자이위구의, 스스로 오랫동안 공부하여

孰知其故矣.

숙지기고의. 제 딴에는 그 내용을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以奸者七十二君,

이간자칠십이군, 그리고 72명의 군주들에게 쓰여지기를 바라면서

論先王之道而明周召之迹,

론선왕지도이명주소지적, 옛 임금들의 도를 논하고 주공과 소공의 업적을 밝혀냈습니다.

一君無所鉤用.

일군무소구용. 그러나 한 임금도 저를 등용해 주지 않았습니다.

甚矣夫!

심의부! 너무 심합니다.

人之難說也!

인지난설야! 사람이란 설득하기 어려운 것이고,

道之難明邪?」

도지난명사?」 도란 밝히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말했다.

「幸矣 「행의 다행입니다.

子之不遇治世之君也!

자지불우치세지군야! “당신이 세상을 잘 다스리는 임금을 만나지 않은 것이.

夫六經,

부육경, 여섯 가지 경서란

先王之陳迹也,

선왕지진적야, 옛 임금들의 진부한 발자취입니다.

豈其所以迹哉!

기기소이적재! 어찌 그 진부한 자취의 본원이라 하겠소?

今子之所言,

금자지소언, 지금 당신이 말하는 것은

猶迹也.

유적야. 발자취와 같은 것입니다.

夫迹, 履之所出,

부적, 리지소출, 발자취란 것은 신발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而迹豈履哉!

이적기리재! 그 발자취가 어찌 신발이겠습니까?

 

夫白鶂之相視,

부백역지상시, 백역이라는 새는 암수가 서로 바라보면서

眸子不運而風化.

모자불운이풍화. 눈동자도 움직이지 않는데도 정이 통하여 새끼를 뱁니다.

蟲, 雄鳴於上風,

충, 웅명어상풍, 충이라는 벌레는 수컷이 바람 부는 위쪽에서 울고

雌應於下風而風化.

자응어하풍이풍화. 암컷은 바람 부는 아래쪽에서 호응하기만 해도 새끼를 뱁니다.

類自爲雌雄,

류자위자웅, 류란 짐승은 자신이 암컷 수컷을 다 겸하기 때문에

故風化.

고풍화. 스스로 정을 통하여 새끼를 뱁니다.

 

性不可易,

성불가역, 본성은 바뀌어질 수가 없고,

命不可變,

명불가변, 천명도 변할 수가 없습니다.

時不可止,

시불가지, 시간은 멈출 수가 없고,

道不可壅.

도불가옹. 도는 막히는 경우가 없습니다.

苟得於道,

구득어도, 진실로 도를 터득하기만 한다면

无自而不可.

무자이불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없고,

失焉者,

실언자, 도를 잃으면

无自而可.」

무자이가.」 뜻대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孔子不出三月,

공자불출삼월, 그 말을 듣고 공자는 석 달 동안 밖에 나오지 않고 들어앉아 있다가

復見曰:

부견왈: 다시 노자를 찾아갔다.

「丘得之矣.

「구득지의. “저도 터득했습니다.

烏鵲孺

오작유 까마귀와 까치는 알에서 부화하고,

魚傅沫,

어부말, 물고기는 물거품에 붙어서 새끼를 치고,

細要者化,

세요자화, 나나니벌은 배추벌레 속에서 자라 변하여 되고,

有弟而兄啼.

유제이형제. 아우를 보게 되면 형은 울게 됩니다.

久矣夫丘不與化爲人!

구의부구불여화위인! 아, 나는 자연과 조화하여 한 몸이 되지 못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不與化爲人,

불여화위인, 자연의 조화와 한 몸이 되지 못하고서

安能化人!」

안능화인!」 어떻게 남을 교화시킬 수 있겠습니까?”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말했다.

可. 丘得之也

가. 구득지야 “옳은 말씀입니다. 당신은 도를 터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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