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十人皆退在洞房, 畵燭高燒, 七寶書案, 置唐律一卷, 論古人宮怨詩高下, 妾獨倚屛風, 悄然不語, 如泥塑之人.
열 명은 모두 물러나 동방(洞房)에 있었다.
[대군이 어젼(御前)에서 나와서] 동방의 촉불을 도드고 칠보서안(七寶書案)에 당률(唐律) 한 권을 놋코 고인궁원(古人宮怨)의 시를 평론한다. 첩은 홀로 병풍에 기대여 초연히 인형(人形)가티 입을 담은 채로 잇다.
小玉顧見妾曰,
소옥은 이 모양을 보고 운영에게 말하기를,
“日間賦烟之詩, 見疑於主君, 以此隱憂而不語乎? 抑主君向意, 當有錦衾之歡, 故暗喜而不語乎? 汝心所懷, 未可知也.”
"아가 낮에 부연(賦烟)에 시로 주군에 의심하신 바 정령 그것이 불만하사 잠잠히 계심니다만은 주군의 생각은 비단이불(錦衾)의 환락에 듯이 있어 일부러 몰래 기뻐하여 말하지 않습니까? 네 마음에 품은 것을 모르겠구려."
妾歛容而答曰:
운영은 옷깃을 여미면서,
“汝非我, 安知我之心哉? 我方賦一詩, 搜奇未得, 故若思不語耳.”
"너는 내가 아닌데 어찌 내 마음을 알겠는가? 나는 지금 시 한 수를 어드랴고 기구를 찾다가 얻지 못하여 생각을 말하지 않는 것 같을 뿐이다."
銀蟾曰: “意之所向, 心不在焉, 故旁人之言, 如風過耳. 汝之不言, 不難知也. 我將試之.”
은섬은 곳 말을 이었다.
“뜻이 지향하는 곳에 마음은 없군요. 그러므로 주위 사람들의 말이란 바람이 지나가듯 할 뿐입니다. 네가 말하지 않으니 알기 어렵군요. 내 장차 시험하리다.
卽以窓外葡萄爲題, 使作七言四韻促之,
곧 창외포도(窓外葡萄)를 제목으로 하여 칠언사운시를 짓도록 재촉했다."
妾應口卽吟, 其詩曰:
운영은 곧 여러 사람의 시긔와 의심을 풀니게 하랴고
蜿蜒藤草似龍行, 翠葉成陰忽有情.
署日嚴威能徹照, 晴天寒影反虛明.
抽絲攀檻如留意, 結果垂珠欲效誠.
若待他時應變化, 會乘雨雲上三淸.
구불구불 넝쿨은 용이 기어가는 것 같고
푸른 잎 그늘을 이루니 모든 게 유정하구나.
더운 날에도 위엄은 훤히 비치고
맑은 하늘엔 찬 그림자가 도리어 밝아라.
덩굴이 뻗어 난간을 감음은 뜻을 머물러 둠이오
열매를 맺어 구슬을 드리움은 정성을 본받고자 함이라.
만약 다른 날을 기다려 변화를 부린다면
응당 비구름 타고 삼청궁에 오르리라.
小玉見詩, 起而拜曰:
소옥이 시를 보고 일어나 절을 올렸다.
“眞天下之奇才也! 風格之不高, 雖似舊調, 而蒼卒製作如此, 此詩人之最難處也. 我之心悅誠服, 如七十子之服孔子也.”
“참으로 천하의 기재로다. 풍격이 높지 아니함은 옛 가락과 비슷하지만 갑자기 지은 것이 이와 같으니, 이는 시인이 가장 어려워하는 곳이다. 내가 마음속으로 기뻐하여 복종함은 칠십제자가 공자님께 복종함과 같다.”
紫鸞曰: “言不可不愼也, 何其許如之太過耶? 但文字蜿曲, 且有飛騰之態, 則有之矣.”
자란이 말했다.
“말이란 신중하지 않을 수 없는데 어찌 그리 허여함이 지나친가? 다만 문자가 완곡하고 비등하는 태도가 있다면 그렇긴 하구나.”
一座皆曰: “確論也.”
妾雖以此詩解之, 而群疑猶未盡釋.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정확한 논평이오.” 라고 했다.
나는 이 시로써 해명했을지라도 다른 사람들의 의심이 아직도 다 풀리지는 않았다.
'고전문학 > 운영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성궁몽유록 제9회 (0) | 2009.09.27 |
---|---|
수성궁몽유록 제8회 (0) | 2009.09.27 |
수성궁몽유록(壽聖宮夢遊錄) 제6회 (0) | 2009.09.27 |
수성궁몽유록 제5회 (0) | 2009.09.26 |
수성궁몽유록 제4회 (0) | 2009.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