惜往日

 

惜往日之曾信兮 受命詔以昭詩 1)

奉先功以照下兮 2) 明法度之嫌疑

지난 날에 일찍이 신임을 받은 것이 서글프니

명령을 받아 정치를 올바르게 했다.

여러 군주를 받들어 민중을 밝게 하고

법도 가운데 혐오스럽고 의심스러운 것을 밝게 하였다.

1)詩: 時 2)下: 백성

 

國富强而法立兮 屬貞臣而日娭3)

秘密事之載心兮 雖過失猶弗治

나라가 부강하고 법이 제대로 집행되어

올곧은 신하에게 부탁하여 나날이 즐거웠다.

비밀스런 일들을 나의 마음에 품었고

나의 과실을 (군주는) 다스리지 않았다.

3)屬:잇다 부착하다 부탁하다.

 

心純厖而不泄兮 遭讒人而嫉之

君含怒而待臣兮 不淸澈其然否

마음은 순직ㆍ후덕하여 (어떤 비밀도) 누설하지 않았는데,

참인이 그것을 질투하여 (나는 질투하는 것을) 당하였다.

군주는 노여움을 띄고 신하(참인)를 대하니

그런 연고가 옳은지 그른지 밝게 하지 않았다.

 

蔽晦君之聰明兮 虛惑誤又以欺

弗參驗以考實兮 遠遷臣而弗思

군주의 총명을 가리어

거짓되게도 왕을 미혹되게 함으로써

참험하여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나를 멀리 추방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信讒諛之溷濁兮 盛氣志而過之

何貞臣之無죄兮 被離謗而見尤 4)

혼탁스런 참소와 아첨을 믿고

(군주는) 기지를 무성하게 하여 남의 과실을 책망하였으니

어찌 올바른 신하가 아무죄가 없어도

비방을 당하여 원망을 받으리요?

4)離謗: 誹謗

 

慙光景之誠信兮 身幽隱而備之

臨沅湘之玄淵兮 遂自忍而沈流

믿음스런 햇빛이 부끄러워

몸을 은둔지에 숨기고 자신의 몸을 닦아

원수와 상수의 깊은 물에 임하여

스스로 참아 (물에) 빠지리라.

 

卒沒身而絶名兮 惜壅君之不昭

君無度而弗察兮 使芳草爲藪幽

(끝내) 투신하여 명을 끊어도

군주의 총명을 가리운 것이 명백히 떠나지 않는 것이 애석하도다.

군주는 법도가 없어 밝지가 못하니

꽃다운 풀들을 늪지로 만들게 하도다.

 

焉舒情而抽信兮 死亡而不聊

獨鄣壅而蔽隱兮 使貞臣爲無由

어찌 진심을 펼쳐 뽑아 믿게 할 수 있으리니

죽음을 편안히 여겨 (인생을) 구차하게 하지 않으리라

다만 막혀서 은폐되니

올곧은 신하로 하여금 말미암지 못하게 하는 것뿐이로다.

 

聞百里之爲虜兮5) 伊尹烹於庖廚 6)

呂望屠於朝歌兮7) 甯戚歌而飯牛 9)

(이것만이 안타깝다) 백리해가 포로가 되었던 것을 들었고

이윤도 부엌에서 요리하는 일이었다.

여망은 조가에서 도축을 했고

영척은 노래하며 꼴을 먹였다.

5)伊尹: 湯임금의 어진 신하.

6)呂望: 강태공. 周文王의 스승. 점을 쳐서 스승으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있음.

7)朝歌: 殷나라의 도읍. 화남성 기현.

8)甯戚(녕척): 춘추시대의 위인.

 

不逢湯武與桓목兮 世孰云而知之

吳信讒而弗味兮 子胥死而後憂10)

당ㆍ무ㆍ제ㆍ목의 어진 군주를 받들지 못했다면

세상의 누가 (이야기를 해서) 그들을 알 수가 있었으랴!

오나라왕은 참소를 믿어 (오자서를) 믿지 않자

오자서가 죽어 뒷날에 근심이 있게 되었다.

10)子胥: 伍子胥.기원전 485년)는 춘추전국시대초나라 사람.

 

介子忠而立枯兮11) 文君寤而追求

封介山而爲之禁兮12) 報大德之優游

(개자가) 충성스러웠으되 선채로 죽게 하니

문공은 깨닫고 그를 추대하여

개산을 봉하고 (벌채를) 금하여

위대한 큰 덕을 보필했다.

11)介子: 개자추.

12)介山: 개자추의 충성을 기려 문공이 그 산을 개산이라 하고 그의 공에 보답했다 함.

 

思久故之親身兮 因縞素而哭之

惑忠信而死節兮 惑訑謾而不疑

자신을 시중하던 옛것을 생각해서

흰 관복을 입고 그에게 울었다.(애도했다)

어떤 이는 충성되도 절개에 죽고

어떤 이는 군주를 기만해도 의심을 받지 않으니

 

不省察而按實兮 聽讒人之虛辭

芳與澤其雜유兮 孰申旦而別之

(군주는) 자세히 살피고 사실을 조사하지 않고

아첨하는 이의 거짓말을 듣는다.

방향과 광택을 지니고 있지만

누가 며 칠 동안 변론해 줄 것인가!

 

何芳草之早兮 微霜降而下戒

讓聰不明而蔽壅兮 使讒諛而日得

어찌 (나의) 꽃다운 몸은 일찍 시드는가!

작은 서리가 와서 경계하니

진실로 (군주는) 총명하지 않고 가리워져 있어

참유로 하여금 나날이 득세하게 했다.

自前世之嫉賢兮 謂蕙若其不可佩 13)

 

妒佳冶之芬芳兮14) 幕母姣而自好 15)

전세로부터 어진 이를 질투하는 것이

“혜ㆍ약은 (너무 향기로와) 찰 수 없다”고 일렀다.

아름다운 미인을 투기하고

막모 (같은 추녀)가 교태로서 아부하여 자신을 예쁘다고 하니

13)蕙若: 매우 향기로운 난초.

14)芬芳: 쌍성자로 아름다움을 이름.

15)幕母: 고대의 추한 할미. 설문에 임금의 왕비는 모두 못생겼다 함.

 

雖有西施之美容兮16) 讒妒入以自代

願陳情以白行兮 得罪過之不意

비록 서시 같은 미모가 있더라도

(조정에) 와서 참소와 질투를 스스로 대신하리라.

나는 (나의) 진실된 마음을 밝히고자 하나

불의의 처벌을 받았다.

16)西施: 越의 미인. 구천이 오왕에게 바쳐서 총애 받음.

 

情寃見之日明兮 如列宿之鏪置

乘騏驥而馳騁兮 無轡銜而自載

내가 처벌을 받은 것이 (옳은지 그른 지)밝혀지는 것은

마치 (하늘의 널려진 별이) 제자리에 있는 것과 같다. (역사적 판단을 받겠다.)

군주는 천리마를 (수레 앞에 매달고) 수레를 타고 여기 저기 달리는데

(마치) 고삐도 재갈도 없이 제멋대로 타며

 

乘氾泭以下流兮 無舟楫而自備

背法度而心治兮 비與此其無異

뗏목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는데

노도 없이 자기 혼자 조종한다

(군주가) 법도에 어긋나게 (정치를) 제멋대로 하고 있으니

이것(위의 비유한 내용)과 다른 것이 없다.

 

寧溘死而流亡兮 恐禍殃之有再

不畢辭而赴淵兮 惜壅君之不識.

차라리 (나는) 갑자기 죽어 행방불명 되어

재앙이 거듭될까 두렵다.

(나의)말은 채끝내지도 못하고 연못에 빠지려고 하니

군주의 총명을 가린 간신의 죄를 (군주가) 알지 못할까 비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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