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폭포와 황하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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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풍

悲回風1)

1)悲回風: 가을의 회오리바람이 향초를 말려 죽이는 것을 슬퍼한다는 뜻.


悲回風之搖蕙兮, 心寃結而內傷,2)

物有微而隕性兮, 聲有隱而先倡,


회오리바람이 혜초를 흔드는 것이 슬픈데,

마음이 원통하게 맺히고 속만 상하네.

혜초가 목숨이 떨어지기 쉬운데,

소리 없이 바람이 먼저 불어오네.

2)寃結: 사실이 없는 원통한 죄에 걸려서 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어버리지 못함.

夫何彭咸之造思兮,3) 曁志介而不忘,4)

萬變其情豈可蓋兮, 孰虛僞之可長.


어찌하여 오히려 팽함을 생각하는가.

나도 그와 함께 절개를 같이해 잃지 않는다.

저 아첨꾼들이 자기의 진실을 만 가지로 바꾸어하더라도 어찌 숨길수 있으리,

누가 그 거짓을 끝까지 보존할 수 있으랴.

3)彭咸: 殷나라의 賢臣. 그 임금에게 간하다가 듣지 않자 물에 빠져 죽었다.

造思: 생각을 하다.

4)曁: 여(與). 介: ‘志節을 같이하며 그의 덕을 잊지 않다.’


鳥獸鳴以號羣兮, 草苴比而不芳,5)

魚葺鱗以自別兮,6) 蛟龍隱其文章,7)


새나 짐승이 울음으로 무리를 부르는데,

초저(草苴)가 모두 꽃답지 못하네.

물고기는 자기의 비늘을 잘 정돈해서 잘 꾸며내지만,

교룡(蛟龍)은 자기의 문채를 깊은 연못에서 드러내지 않는다.

5)比: 합(合). 草苴(초저): 살아 있는 풀을 草, 죽은 것을 苴라고 한다.

6)葺鱗(즙린): 비늘을 기우듯이 가지런히 한다.

7)蛟龍: 龍의 일종으로 상상의 동물. 文章: 아름다운 모습


故荼薺不同畝兮,8) 蘭茝幽而獨芳.

惟佳人之永都兮,9) 更統世而自貺,10)


까닭에 씀바귀와 단내나는 풀은 같은 데서 있는 것이 아니다.

난초와 구리떼는 그윽한 깊은 곳에서 홀로 향기난다.

생각컨대 이 군자가 아름다움을 깊이 간직하여,

조상으로부터의 전통을 지켜서 스스로 관직을 받았다.


8)同畝: 같은 밭에 심다. 荼薺: 씀바귀와 냉이

9)佳人: 군자. 팽함을 칭함. 都: 미(美)

10)統世自貺: 萬世를 統計하여 옛 사람의 행동으로써 스스로를 줌.


眇遠志之所及兮,11) 憐浮雲之相羊,12)

介眇志之所惑兮,13) 竊賦詩之所明.


그 아득하여서 깊고 먼 뜻은 하늘에 까지 미치도다.

의지할 데 없이 떠도는 뜬 구름이 불쌍도 하다.

확고하고 밝은 뜻이 미혹될까 걱정이다.

가만히 시를 지어 뜻을 밝히고자 한다.

11)眇遠志: 遠大한 뜻으로 옛날에 임금에게 간하여 크게 하는 일이 있으려고 했던 것.

12)相羊: 떠돌다. ‘나의 큰 뜻이 가는 곳이 멀거니

뜬구름처럼 떠돌아 다니는 것이 마음 아프다.’

13)介: 인(因). ‘이 원대한 뜻이 흐려지려 하므로 몰래 시를 지어 밝히는 것이다.’


惟佳人之獨懷兮,14) 折若椒以自處,15)

曾歔欷之嗟嗟兮,16) 獨隱伏而思慮.17)


오직 나 아름다운 미인이 홀로 군주를 그리워하면서,

향초를 꺾어서 자신을 고결하게 한다.

거듭 울면서 탄삭하고,

홀로 숨어 엎드려 깊은 상념에 젖노라.

14)佳人: 屈原 자신을 이르는 말.

15)折芳椒: 椒는 香木. 향목을 꺾어서 스스로 장식한다는 말이다.

16)曾: 증(增). 더하다. 歔欷: 흐느껴 울다.

17)嗟嗟: 비탄의 소리. 근심에 잠 못 이뤄 날이 밝아 오다.


涕泣交而淒淒兮,18) 思不眠以至曙.

終長夜之曼曼兮,19) 掩此哀而不去.


눈물을 흘리면서 슬퍼하니,

생각에 잠겨 잠에 들지 못하고 새벽에 이르도다.

장야의 길고 긴 밤은 끝나고,

이 슬픔을 억제하려고 하나, 제거하지는 못한다.

18)涕泣: 눈물. 눈물을 흘리며 욺.

19)曼曼: 긴 모양.


寤從容以周流兮, 聊逍遙以自恃,20)

傷太息之愍憐兮,21) 氣於邑而不可止.22)


깨어나서는 여유롭게 주위를 서성이면서,

짐짓 서서히 너그럽게 스스로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 한다.

슬퍼서 크게 한숨지어 근심하며 스스로를 불쌍히 여겨,

가슴이 답답하여 그 기운을 억제하지 못한다.


20)逍遙: ①이리저리 거닒. 바람을 쐼. ②유유히 자적(自適)함.

21)愍憐: 근심과 고통. ‘긴 탄식의 근심과 고통에 가슴아파하다.’

22)於邑: 원망과 수심에 잠김. 흥분을 이기지 못함.

止: 억누르다. ‘호흡이 답답하여 억제할 수 없다.’



糺思心以爲纕兮,23) 編愁苦以爲膺.24)

折若木以蔽光兮,25) 隨飄風之所仍.26)


나의 그리워하는 마음을 모아서 띠로 삼고,

근심을 잃어서 가슴 장식으로 삼으려 한다.

차라리 부상목을 꺾어다가 해를 가리고,

회오리바람이 가는 곳을 따르려고 한다.


23)糺: 얽어매다. 엮다. 纕: 주머니

24)編: 엮다. 매다. 膺: 속옷

25)若木: 崑崙山 서쪽 끝 해가 지는 곳에 있다는 나무.

26)飄風: 회오리 바람. 仍: 인(因). ‘회오리 바람 가는데로 따라가다.’


存髣髴而不見兮,27) 心踊躍其若湯.28)

撫珮衽以案志兮,29) 超惘惘而遂行.30)


군주의 모습을 마음에 그려보지만 보지는 못한다.

마음이 뛰는 것이 마치 끊는 것과 같다.

옷깃을 어루만지면서 나의 마음을 억제해보지만,

나는 황망하게도 떠나버린다.

27)存髣髴: 한때 희미해서 보이지 않는 수도 있다.

그러다가 마음이 뛰놀아 마치 물이 끓는 것과 같다.

28)가슴이 울렁거리는 것이 끊는 물 같다.

踊躍: ①뜀. ②좋아 날뛰어 기뻐함. ③펄쩍 뛰어 기세 좋게 나아감.

29)撫珮衽: 의복의 정돈.

30)超: 슬픔. 惘惘: 실의에 찬 모양. 遂行: 멀리가다.


歲曶曶其若頹兮,31) 峕亦冉冉而將至,32)

薠蘅槁而節離兮,33) 芳以歇而不比.34)


세월은 빨라 금시에 늙는 것 같은데,

나의 죽음의 시기는 차츰 이리로 오고 있다.

번형은 시들어 마디마다 떨어지고,

꽃다운 향기도 이미 다 죽어서 무리를 짓지 못하고 흩어진다.

31)曶曶: 문득, 빨리. 頹: 떨어지다. 물체가 떨어지다.

32)峕: 時자의 古字.冉冉: ① 부드러워 아래로 늘어진 모양.

② 세월 같은 것이 가는 모양. ③ 향기가 나는 모양.

33)薠蘅: 香草. 節離: 끊어져 떨어지다.

34)比: 합(合). ‘방초가 시들어 향기가 흩어지다.’


憐思心之不可懲兮,35) 證此言之不可聊,36)

寧溘死而流亡兮,37) 不忍爲此之常愁.

나의 군주 사모하는 맘을 그만두지 못해서 애처롭다.

바로 이 말이 결코 진심임을 밝히려 하네.

차라리 빨리 죽어 이름이 없어져,

나의 이 맘이 늘 근심하고 있는 것이 참지 못한다.

35)懲: 가누다. 그치다.

36)此言: 먼저 시 지은 것을 가리킴. 聊: 의지하다.

37)溘死: 갑자기 죽음.


孤子唫而抆淚兮,38) 放子出而不還,39)

孰能思而不隱兮,40) 照彭咸之所聞.

나 같은 외로운 사내가 눈물을 훔치고,

쫓겨난 내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그 누가 이것을 생각하고 근심하지 않으랴,

내가 들은 바의 팽함을 밝히려고 한다.

38)唫: 읊다. 抆淚: 눈물을 닦다.

39)放: 추방되다. 不還: 돌아가지 못한다.

40)隱: 아프다.


登石巒以遠望兮, 路渺渺之黙黙하고,

入景響之無應兮, 聞省想而不可得이라.


돌산 봉우리에 올라 멀리 바라보니

길이 멀고 조용하도다.

사람의 그림자와 소리가 없는 곳에 드니

들리지도 보이지도 생각도 할 수 없도다.


愁鬱鬱之無快兮, 居戚戚而不可解하고,

心鞿羈而不形兮, 氣繚轉而自締로다.


근심이 맺히게 즐겁지 않으니

마음이 괴로워 풀리지 않도다.

마음에 맺히어 펼 수 없으니

어지러이 얽히어 있구나.

*鞿(기):재갈. 繚(료):감기다


穆渺渺之無垠兮, 莽芒芒之無儀하며,

聲有隱而相感兮, 物有純而不可爲로다.


갈길이 아득하여 끝이 없으니

너무도 망망하여 비길 데가 없도다.

소리가 작아도 서로 느낄 수 있고

사물은 순수하여 손댈 수가 없도다.


藐蔓蔓之不可量兮, 縹綿綿之不可紆로다.

愁悄悄之常悲兮, 翩冥冥之不可娛로다.

너무도 멀어서 헤아릴 수 없으며

맺힌 마음 질고 끊이지 않으니 이어 맬 수 없구나.

근심에 어리어 늘상 슬프니

가벼이 멀리 날아가도 마음이 즐겁지 않네.

*藐(막):아득하다.


凌大波而流風兮, 託彭咸之所居로다.

上高巖之峭岸兮, 處雌蜺之標顚하며,


큰 파도를 넘어 바람따라 흘러가도

팽함이 계신 곳에 의탁하리라.

높은 바위의 가파른 언덕에 올라가서

짙은 무지개의 꼭대기에 오르네.


據靑冥而攄虹兮, 遂儵忽而捫天이라.

吸湛露之浮源兮, 漱凝霜之雰雰하고,


푸른 하늘에 기대어 무지개를 펴서

홀연히 하늘을 어루만지노라.

시원하고 맑은 이슬을 마시며

하얗게 언 서리도 양치질하노라.


依風穴以自息兮, 忽傾寤以嬋媛하며,

馮崑崙以瞰霧兮, 隱㞶山以淸江하고,


바람굴에 의지하여 휴식하니

홀연히 마음이 슬퍼지고 맺히도다.

곤륜산에 의지하여 안개를 내려다보며

민산에 의지하여 강물을 맑게 하도다.

*㞵:岷(민)산이름


憚涌湍之개개兮, 聽波聲之洶洶이라.

紛容容之無經兮, 罔芒芒之無紀하고,


찰찰 돌에 부딪혀 출렁이는 여울물을 두려워하며

물결치는 파도 소리를 듣고 있노라.

흘러내리는 물이 어지러이 마구 흘러가서

덧없이 이리저리 세차게 치는구나.


軋洋洋之無從兮, 馳委移之焉止리요?

漂翻翻其上下兮, 翼遙遙其左右로다.

아득히 출렁이며 어디에서 흘러오며

유유히 흘러서 어디에 머물건가?

물이 위아래로 곤두박질하며 흘러가고

세차게 이리저리 요동치며 내려간다.


氾潏潏其前後兮, 伴張弛之信期로다.

觀炎氣之相仍兮, 窺煙液之所積이라.


넘쳐서 앞뒤로 솟아나니 물이 들고 남에 일정한 틈이 있듯이

멋대로 흐르면서도 조화를 이루네.

증기가 끊이지 않고

구름과 비가 소복이 쌓이네.


悲霜雪之俱下兮, 聽潮水之相擊이라.

借光景以往來兮, 施黃棘之枉策이라.


쓸쓸히 눈서리 같이 내리니

밀물이 치는 소리만 들리네.

해와 달을 빌려서 파도 위를 왕래하고

노란 가시나무를 흔들어서 채찍을 삼고저.


求介子之所在兮, 見伯夷之放迹이라.

心調度而弗去兮, 刻著志之無適하여,


개차추가 계신 곳을 찾고

백이가 남긴 자취를 보고저.

깊이 헤아려서 떠나지 않겠으며

마음을 굳게 세워 바꾸지 않겠노라.


曰吾怨往昔之所冀兮, 悼來者之悐悐이라.

浮江淮而入海兮, 從子胥而自適이라.


지난날의 소망이 헛된 것을 한탄하여

앞으로의 일이 상심하게 함을 안타까워하도다.

장강과 회수에 떠서 바다로 들어가

오자서를 따라서 멋대로 놀리라.

*悐:惕(척)근심하다


望大河之洲渚兮, 悲申徒之抗迹이라.

驟諫君而不聽兮, 重任石之何益인가?

心絓結而不解兮, 思蹇産而不釋이라.

황하의 물섬가를 바라보며

신도적의 고개한 자취를 슬퍼하노라.

문득 임에게 간하여도 듣지 않으시니

큰 돌을 진들 어찌 이익이 되리요?

마음이 맺히어 개운치 않으며

생각이 꼬이어서 풀리지 않는구나.

*絓(괘):걸리다. 蹇(건):절다 멈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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