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과 계율
[은자주]유사 본문의 구절을 원용하면 불심이란 중구삭금(衆口鑠金)과
수순중생(隨順衆生)에서 찾을 수 있다, 전자는 수로부인조에 후자는 본조에 나온다, 많은 사람들의
입은 쇠도 녹인다는 말과 중생의 바램을 따라 순응한다는 뜻이다.전자는 여론의 힘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근래 월령제한을 푼 미국소고기수입 반대 촛불집회에서 투표자의 절반에 가까운 득표를
하고도 무릎을 꿇은 이명박 정부의 무력해지는 모습을 목도해야만 하는 가슴 아픈 생생한 기억을
갖고 있다. 지지가 대선 당시의 여론이었다면 반대도 작금의 여론이었다.
본조의 수행자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은 불심과 계율을 대표한다. 부득은
고유어로 '붙들이'이니 노힐부득은 계율에서 놓여나[방임되어, 벗어나,
자유로운] 불심을 붙든, 心行에 장애가 없는 '등등(騰騰)'한수행자라는
말쯤으로 이해되고, 달달박박은 ‘고절(苦節)’이라는 일연의 주석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괴롭게도 절도[계율]를 지키고 계율을 잃어버릴까 두려워
하고 걱정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안달복달하는 인물로 보인다.
계율이란수행자가 흔히 범하기 쉬운 사안에 대하여 금기한 것이니 금기
에 대한 매력은 무의식의 심층에 자리하여 단절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
운 일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행자가 계율만
으로 득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이 설화는 웅변적으로 증명하였다.
말하자면 불심은 계율을 초극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남백월이성 노힐부득 달달박박
南白月二聖 努肹不得 怛怛朴朴
-삼국유사 塔像 第四
白月山兩聖『成道記』云,
백월산 양성 <성도기>에 이런 기록이 있다.
白月山在新羅仇史郡之北(古之屈自郡, 今義安郡),
'백월산은 신라 구사군의 북쪽에 있었다.
峯巒奇秀, 延袤數百里, 眞巨鎭也.
산봉우리는 기이하고 빼어났으며, 그 산 줄기는 수백리에 연무(산맥이 남북으로 뻗어있는 모양)하니
참으로 큰 진산이다.'
古老相傳云,
옛 노인들은 서로 전해 말했다.
昔唐皇帝嘗鑿一池,
'옛날에 당나라 황제가 일찍이 못을 하나 팠는데,
每月望前, 月色滉朗,
매월 보름 전에 달빛이 밝으면,
中有一山, 嵓石如師子,
못 가운데 산이 하나 있는데 사자처럼 생긴 바위가
隱映花間之影, 現於池中.
꽃 사이로 은은하게 비쳐서 못 가운데에 그림자를 나타냈다.
上命畵工圖其狀, 遣使搜訪天下,
황제는 화공에게 명하여 그 모양을 그리게 하고, 사자를 보내 천하를 돌며 찾게 했다.
至海東 見此山有大師子嵓.
해동에 이르러 이 산을 보니 큰 사자암이 있고
山之西南二步許有三山,
산의 서남쪽 2보쯤 되는 곳에 삼산이 있는데
其名花山(其山一體三首, 故云三山), 與圖相近.
그 이름이 화산으로서 모양이 그림과 같았다.
然未知眞僞,
그러나 그 산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므로
以隻履懸於師子嵓之頂, 使還奏聞,
신발 한짝을 사자암 꼭대기에 걸어놓고 사자가 돌아와 아뢰었다.
履影亦現池. 帝乃異之,
그런데 신발 그림자도 역시 못에 비치므로 황제는 이상히 여겨
賜名曰白月山(望前白月影現, 故以名之),
그 산의 이름을 백월산이라고 했다.
然後池中無影.
그 후로는 못가운데 나타났던 산 그림자가 없어졌다.'
山之東南三千步許, 有仙川村,
이 산의 동남쪽 3천보쯤 되는 곳에 선천촌이 있고,
村有二人,
마을에는 두 사람이 살고 있었다.
其一曰努肹夫得(一作等), 父名月藏, 母味勝;
한 사람은 노힐부득 이니 그의 아버지는 이름을 월장이라고 했고, 어머니는 미승이었다.
其一曰怛怛朴朴, 父名修梵, 母名梵摩.
또 한사람은 달달박박이니 그의 아버지는 이름을 수범이라고 불렀고, 어머니는 범마라 했다.
(『鄕傳』云雉山村, 誤矣.
(향전에 치산촌이라 함은 잘못이다.
二士之名方言,
두 사람의 이름은 방언이니
二家各以「二士心行, 騰騰苦節」二義, 名之爾.)
두 집이 각각 두 사람의 심행이 등등하고 고절하다는 두 뜻으로 이름했을 뿐이다.)
皆風骨不凡, 有域外遐想, 而相與友善.
이들은 모두 풍채와 골격이 범상치 않았으며 역외하상(域外遐想-속세를 초월한 높은 사상)이 있어
서로 좋은 친구였다.
年皆弱冠, 往依村之東北嶺外法積房, 剃髮爲僧.
20세가 되자 생의마을 동북쪽 고개 밖에 있는 법적방(法積房-절이름)에 가서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다.
未幾, 聞西南雉山村‧法宗谷‧僧道村有古寺, 可以拪眞,
그 얼마 후 서남쪽의 치산촌 법종곡 승도촌에 옛절이 있는데 서진(栖眞-정신을 수련함)할만하다는
말을 듣고,
同往大佛田‧小佛田二洞各居焉.
함께 가서 대불전과 소불전 두 마을에 각각 살았다.
夫得寓懷眞庵, 一云壤寺(今懷眞洞有古寺基, 是也);
부득은 회진암에 살았는데 혹은 이곳을 양사라고도 했다.
朴朴居瑠璃光寺(今梨山上有寺基, 是也), 皆挈妻子而居.
박박은 유리광사에 살았는데 모두 처자를 거느리고 와 살면서
經營産業, 交相來往, 棲神安養,
산업을 경영하였으며, 서로 왕래하며 정신을 수양하여
方外之志, 未常暫廢.
방외지지(方外之志-속세를 떠나고 싶은 마음, 방외는 세상밖)를 잠시도 폐하지 않았다.
觀身世無常, 因相謂曰:
그들은 몸과 세상의 무상함을 느껴 서로 말했다.
「腴田美歲良利也,
"기름진 밭과 풍년 든 해는 참으로 좋으나,
不如衣食之應念而至, 自然得飽煖也;
의식이 생각대로 생기고 저절로 배부르고 따뜻함을 얻는 것만 못하다.
婦女屋宅情好也,
또한 부녀와 집이 참으로 좋으나,
不如蓮池華藏千聖共遊, 鸚鵡孔雀以相娛也.
연지화장(蓮池花藏-비로사나불이 있는 功德無量 廣大莊嚴의 세계)에서 여러 부처나 앵무새 공작새와
함께 놀며 서로 즐기는 것만 못하다.
况學佛當成佛, 修眞必得眞!
하물며 불도를 배우면 응당 부처가 되고, 참된 것을 닦으면 필연코 참된 것을 얻는 데에 있어서랴!
今我等旣落彩爲僧,
이제 우리들은 이미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으니
當脫略纏結, 成無上道,
마땅히 몸에 얽매여 있는 것을 벗어버리고 무상의 도를 이루어야 할 터인데,
豈宜汨沒風塵, 與俗輩無異也!」
이 풍진속에 파묻혀서 세속 무리들과 함께 지내서야 되겠는가?"
遂唾謝人間世, 將隱於深谷.
이들은 마침내 인간 세상을 떠나 장차 깊은 산골에 숨으려 했다.
夜夢白毫光自西而至,
어느날 밤 꿈에 백호(白毫)의 빛이 서쪽에서 오더니
光中垂金色臂, 摩二人頂.
빛 속에서 금빛 팔이 내려와 두 사람의 이마를 쓰다듬어 주었다.
及覺說夢, 與之符同,
꿈에서 깨어 이야기하니 두 사람이 똑같은 꿈을 꾼지라
皆感嘆久之.
이들은 모두 오랫동안 감탄했다.
遂入白月山無等谷(今南洞也),
드디어 백월산 무등곡으로 들어 갔다.
朴朴師占北鎭嶺師子嵓,
박박사는 북쪽 고개에 있는 사자암을 차지하여
作板屋八尺房而居, 故云板房;
판자집 8자방을 만들고 살았으므로 판방이라고 하고,
夫得師占東嶺磊石下有水處,
부득사는 동쪽 고개의 돌 무더기 아래 물이 있는 곳에서
亦成方丈而居焉, 故云磊房
역시 방을 만들어 살았으므로 뇌방이라 했다.
(『鄕傳』云, 夫得處山北瑠璃洞, 今板房;
향전에 이르기를,부득은 산의 북쪽 유리동에 있었으니 지금의 판방이요,
朴朴居山南法精洞磊房,
박박은 산의 남족 법정동 뇌방에 있었다 하니
與此相反. 以今驗之,『鄕傳』誤矣),
이와 상반되나 지금 상고해 보면 향전이 잘못이다.)
各庵而居.
이들은 각기 암자에 살았는데,
夫得勤求彌勒, 朴朴禮念彌陁.
부득은 미륵불을 성심껏 구했으며, 박박은 미타불(아미타불)을 경례 염송(念誦)했다.
未盈三載, 景龍三年己酉四月八日, 聖德王卽位八年也,
3년이 채 못되어 경룡 3년 기유(709) 4월 8일은 성덕왕 즉위 8년이다.
日將夕, 有一娘子年幾二十,
날이 저물어가는데 나이 20세에 가까운 한 낭자가
姿儀殊妙, 氣襲蘭麝,
매우 아름다운 얼굴에, 난초와 사향의 향기를 풍기면서
俄然到北庵(『鄕傳』云南庵), 請寄宿焉,
문득 북암에 와서 자고 가기를 청하며 ,
因投詞曰:
그녀는 글을 지어 바쳤다.
「行逢日落千山暮, 갈 길은 아득한데 해지니 온 산이 저물고,
路隔城遙絶四隣. 길 막히고 성은 먼데 사방이 고요하네.
今日欲投庵下宿, 오늘 밤 이 암자에 자려 하오니,
慈悲和尙莫生嗔.」 자비하신 스님이시여 노하지 마오.
朴朴曰:
박박은 말했다.
「蘭若護凈爲務, 非爾所取近.
"절은 깨끗해야 하는 것이니, 그대가 가까이 올 곳이 아니오.
行矣, 無滯此處!」
다른 데 가보시고, 이곳에서 지체하지 마시오. " 하고는
閉門而入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記』云: 「我百念灰冷, 無以血囊見試.」)
(『記』云:“나는 온갖 생각이 재처럼 싸늘하니 젊은 육신으로 시험치 말라.)
娘歸南庵(『傳』曰北庵), 又請如前,
낭자는 남암으로 가서 또 전과 같이 청했다.
夫得曰:
부득이 말했다.
「汝從何處, 犯夜而來?」
"그대는 어디서 이 밤중에 왔는가?"
娘答曰:
낭자가 답했다.
「湛然與太虛同體, 何有往來!
"담연(湛然-정적의 경지, 즉 우주의 근원)함이 태허(太虛-역시 우주의 근원)와
같은데 어찌 오고 감이 있겠습니까?
但聞賢士志願深重, 德行高堅,
다만 어진 선비의 바라는 뜻이 깊고 덕행이 높고 굳다는 말을 듣고
將欲助成菩提.」
장차 도와서 보리를 이루고자 합니다."
因投一偈曰:
그리고는 게송(偈頌) 하나를 주었다.
「日暮千山路, 깊은 산길 해는 저문데
行行絶四隣. 가도가도 인가는 보이지 않네
竹松陰轉邃, 松竹의 그늘은 한층 그윽하고,
溪洞響猶新. 골짜기의 시냇물 소리 더욱 새로워라.
乞宿非迷路, 길 잃어 갈 곳을 찾음이 아니라,
尊師欲指津. 尊師의 뜻 인도하려 함일세.
願惟從我請, 부디 나의 청만 들어 주시고,
且莫問何人.」 길손이 누군지는 묻지를 마오.
師聞之驚駭, 謂曰:
부득사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놀라면서 말했다.
「此地非婦女相汚,
"이 곳은 여자와 함께 있을 곳이 아닙니다.
然隨順衆生, 亦菩薩行之一也.
그러나 중생의 바람을 따라 순응함도 역시 보살행의 하나일 것이오.
況窮谷夜暗, 其可忽視歟!」
하물며 깊은 산골에서 날이 어두웠으니 어찌 소홀히 대접할 수 있겠소."
乃迎揖庵中而置之.
이에 그를 맞아 읍하고 암자 안에 있도록 했다.
至夜淸心礪操,
밤이 되자 부득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조를 닦아
微燈半壁, 誦念厭厭,
희미한 등불이 비치는 벽 밑에서 고요히 염불했다.
及夜將艾, 娘呼曰:
날이 새려 할 즈음에 낭자는 부득을 불렀다.
「予不幸適有産憂, 乞和尙排備苫草.」
"내가 불행히도 마침 산고가 있으니 원컨대 스님께서는 짚 자리를 준비해 주십시오."
夫得悲矜莫逆, 燭火殷勤,
부득은 불쌍히 여겨 거절하지 못하고 촛불을 들고서 은근히 대했다.
娘旣産, 又請浴.
낭자는 이미 해산을 끝내고 또다시 목욕하기를 청한다.
弩肹慚懼交心,
부득은 부끄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으나,
然哀憫之情有加無已, 又備盆槽,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그보다 더해서 마지 못하여 또 목욕통을 준비하였다.
坐娘於中, 薪湯以浴之.
낭자를 통안에 앉히고 물을 데워 목욕을 시키는데
旣而槽中之水春氣郁烈,
잠시 후에 통 속의 물에서 향기가 풍기면서
變成金液.
그 물이 금액(金液)으로 변했다.
弩肹大駭, 娘曰:
이에 부득은 크게 놀라니 낭자가 말했다.
「吾師亦宜浴此.」
"우리 스님께서도 이 물에 목욕해야 합니다."
肹勉强從之,
마지못해 부득이 그 말에 좇았다.
忽覺精神爽凉, 肌膚金色,
갑자기 정신이 상쾌해짐을 느끼게 되고 피부가 금빛으로 변했다.
視其傍忽生一蓮臺.
그 옆을 보니 문득 연대(蓮臺)가 있었다.
娘勸之坐, 因謂曰:
낭자가 부득에게 앉기를 권하며 말했다.
「我是觀音菩薩, 來助大師, 成大菩提矣.」
"나는 관음보살인데 이곳에 와서 대사를 도와 대보리를 이루도록 한 것이오."
言訖不現.
말을 마치더니 이내 보이지 않았다.
朴朴謂肹今夜必染戒,
한편 박박은 생각했다.
'부득이 지난밤에 반드시 계를 더럽혔을 것이므로
將歸听之, 旣至,
가서 비웃어 주리라.' 하고 도착했다.
見肹坐蓮臺, 作彌勒尊像,
보아하니, 부득이 연화대에 앉아 미륵존상이 되었고
放光明, 身彩檀金,
금빛으로 단장된 몸에서는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不覺扣頭而禮曰:
박박은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조아려 절했다.
"何得至於此乎?"
'어떻게 이 경지에 이르렀습니까?'
肹具叙其由,
부득이 그 까닭을 자세히 말해주었다.
朴朴嘆曰:
박박은 탄식하며 말했다.
"我乃障重, 幸逢大聖, 而反不遇.
"나는 마음속에 가린 것이 중첩되어 요행히 부처님을 만났으나 도리어 만나지 못했던 것입니다.
大德至仁, 先吾著鞭,
큰 덕이 있고 지극히 어진 그대가 나보다 먼저 뜻을 이루었군요.
願無忘昔日之契, 事須同攝.」
부디 지난 날의 약속을 잊지 마시고 부처되는 일은 모름지기 함께 거두셔야죠."
肹曰:
부득이 말했다.
"槽有餘液, 但可浴之."
"통 속에 남은 금액이 있으니 다만 거기에 목욕할 수있습니다."
朴朴又浴, 亦如前成無量壽,
박박이 또 목욕을 하여, 또한 전과 같이 무량수를 이루니,
二尊相對儼然.
두 부처가 상대함이 엄연했다.
山下村民聞之, 競來瞻仰, 嘆曰: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이 이 말을 듣자 다투어 달려와 우러러 보며 감탄하였다.
"希有, 希有!"
"참으로 드문 일이로다!"
二聖爲說法要, 全身躡雲而逝.
두 부처는 그들에게 불법의 요체를 설명하고는 온 몸이 구름을 올라타고 가버렸다.
天寶十四年乙未, 新羅景德王卽位
천보 14년 을미(755) 신라 경덕왕이 즉위하여
(古記云, 天鑑二十四年乙未法興卽位,
고기에 이르기를, 천감24년 을미에 법흥왕이 즉위했다고 하니,
何先後倒錯之甚如此),
어찌 선후의 뒤바뀜이 이와 같이 심할까?)
聞斯事,
이 일을 듣고
以丁酉歲遣使創大伽藍, 號白月山南寺,
정유(757)에 사자를 보내어 큰 절을 세우고 이름을 백월산 남사라 했다.
廣德二年(古記云大曆元年, 亦誤)甲辰七月十五日, 寺成,
광덕 2년 갑진(764) 7월 15일에 절이 완성되므로,
更塑彌勒尊像, 安於金堂,
다시 미륵존상을 만들어 당금에 모시고
額曰「現身成道彌勒之殿」,
액자를 <현신성도미륵지전> 이라했다.
又塑彌陁像安於講堂,
또 아마타불상을 만들어 강당에 모셨다.
餘液不足, 塗浴未周,
그러나 남은 금액이 모자라 몸에 골고루 바르지 못한 탓으로
故彌陁像 亦有斑駁之痕,
아미타불상에는 역시 얼룩진 흔적이 있다.
額曰「現身成道無量壽殿」.
그 액자에는 <현신성도무량수전>이라 했다.
議曰,
사론(史論)해 보건대,
娘可謂應以婦女身攝化者也.
낭은 참으로 부녀의 몸으로 섭화(攝化-중생을 자비심을 가지고 보호하여 교화함)하였다 할만하다.
『華嚴經』摩耶夫人善知識, 寄十一地生佛如幻解脫門,
화엄경이 마야부인 선지식(善知識-부처님의 교법)이 십일지(十一地)1)에 살며 부처를 낳아 해탈문(解脫門)
을 여환(如幻)2)한 것과 같다.
[주1):十一地: 十地와 等覺을 말함. 보살이 수행하는 계위인 52位중 41위로부터 50위까지를 십지라 한다.
이 10위는 佛智를 생성하고 능히 住持하여 흔들리지 않고 온갖 중생을 짊어지고 교화 이익되게 함이
땅이 만물을 낳고 키움과 같아서 地라고 한다. 등각은 보살이 수행하는 순서로서 그 지혜가 부처님과
거의 같으므로 등각이라 한다. 여기서는 보살을 마야부인과 비교하고 있다.]
[주2):如幻: 환은 여러 방법으로 코끼리 말 인물등을 나타내어 사람들에게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느끼게 하는 것.]
今娘之桷産微意在此.
이제 낭자의 각산[順産]한 뜻이 여기에 있으며,
觀其投詞, 哀婉可愛, 宛轉有天仙之趣.
그녀가 준 글은 슬프고 간곡하며 사랑스러워서 천선(天仙)의 지취(旨趣)가 있다.
嗚呼! 使娘婆不解隨順衆生語言陁羅尼,
아, 만일 낭자로 하여금 중생의 바램을따르는 다라니를 해득할 줄 모르게 했다면
其能若是乎?
어찌 이처럼 할 수 있었겠는가?
其末聯宜云「淸風一榻莫予嗔!」,
그 글의 끝에는 당연히 “맑은 바람이 한 자리함을 꾸짖지 마오.”라고 했어야 할 것이다.
然不爾云者, 盖不欲同乎流俗語爾.
그러나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 것은 대개 세속의 말과 같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리라.
讚曰:
滴翠嵓前剝啄聲, 푸른 빛 드리운 바위 앞에 문소리 똑똑똑,
何人日暮扣雲扃.뉘신데저문 날애 구름 속빗장문 두드리나.
南庵且近宜尋去, 남암이 가까우니 그곳으로 가시지요,
莫踏蒼苔汚我庭. 푸른 이끼 밟아 나의 뜨락 더럽히지 마오.
右北庵.
이것은 북암을 기린 글이다.
谷暗何歸已暝煙 산골에 해 저무니 어디로 가리오,
南窗有簟且流連 南窓 빈 자리에 머물고 가오.
夜闌百八深深轉 깊은 밤 백팔염주 세고 있으니,
只恐成喧惱客眠 길손이 시끄러워 잠 못 들까 두려워라.
右南庵.
이것은 남암을 기린 것이다.
十里松陰一徑迷 솔그늘 십리길 한 길을 헤매다가
訪僧來試夜招提 밤되어 招提(중들을 쉬게 만든 절)로 스님 찾아 시험했네
三槽浴罷天將曉 세 번통에 목욕 끝나 새벽이 오려할 때
生下雙兒擲向西 두 아이 낳아 놓고 서쪽으로 가셨네.
右聖娘.
위의 성랑(聖娘)을 기린 것이다.
'고전문학 > 향가 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망매가 -월명사 (0) | 2008.08.20 |
---|---|
風謠풍요, 良志使錫양지사석 (0) | 2008.08.20 |
원왕생가 -광덕의 처 (0) | 2008.08.20 |
욱면비 염불서승 (0) | 2008.08.19 |
일연, 기이편 서문 & 유사총목차 (0) | 2008.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