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905년 을사조약을 통곡한 장지연 선생의 황성신문 사설 "是日也放聲大哭"을 다시 읽어본다. 그 후 백여년이 지난 대명천지에 우째 이런 일이? 쪽발이들의 기획된 꼼수에 세계가 놀아나다니?

是日也放聲大哭 張志淵황성신문 2,101호(1905. 11. 20)
오늘은 목놓아 크게 우노라장지연

http://ruliweb.empas.com/ruliboard/read.htm?table=society_news&num=4430


曩日 伊藤侯가 韓國에 來하매, 愚我人民이 逐逐相謂曰,
侯는 平日東洋三國의 鼎足安寧을 自擔周旋하던 人이라,
今日 來韓함이 必也我國獨立을 鞏固히 扶植할 方略을 勵告하리라 하여,
自港至京에 官民上下가 歡迎함을 不勝하였더니 天下事가 難測者 多하도다
千萬夢外에 五條件이 何로 自하여 提出하였는고, 此條件은, 非旦我韓이라
東洋三國의 分裂하는 兆漸을 釀出함인즉, 藤侯의 原初主意가 何에 在한고.
雖然이나 我大皇帝陛下의 强硬하신 聖意로 拒絶함을 不已하셨으니 該約의
不成立함은 想像컨대 伊藤侯의 自知自破한 바어늘,
噫, 彼豚犬不若한 所謂 我政府大臣者가, 營利를 希覬하고 假嚇를 恇劫하여
逡巡然觳觫然 賣國의 賊을 甘作하여, 四千年疆土와 五百年 宗社를 他人에게 奉獻하고, 二千萬 生靈으로 他人의 奴隸를 敺作하니, 彼等 逐犬不若한
外大 朴齊純及 各大臣은 足히 深責할 것이 無하거니와, 名爲參政大臣者는
政府의 首揆라, 但以不字로 塞責하여, 要名의 資를 圖하였던가. 金淸陰의
裂書哭도 不能하고 鄭桐溪의 刃剚腹도 不能하고,偃然生存하여 世上에
更立하니, 何面目으로 强硬하신 皇上陛下를 更對하며, 何面目으로
二千萬同胞를 更對하리오.
嗚呼痛矣며 嗚呼憤矣라. 我二千萬爲人 奴隸之同胞여, 生乎아 死乎아.
檀旗以來四千年 國民精神이 一夜之間에 猝然滅亡而止乎아. 痛哉痛哉라.
同胞아 同胞아.


지난 번 이등(伊藤) 후작이 내한했을 때에 어리석은 우리 인민들은 서로 말하기를, "후작은 평소 동양삼국의 정족(鼎足) 안녕을 주선하겠노라 자처하던 사람인지라 오늘 내한함이 필경은 우리 나라의 독립을 공고히 부식케 할 방책을 권고키 위한 것이리라." 하여 인천항에서 서울에 이르기까지 관민상하가 환영하여 마지 않았다. 그러나 천하 일 가운데 예측키 어려운 일도 많도다. 천만 꿈밖에 5조약이 어찌하여 제출되었는가. 이 조약은 비단 우리 한국뿐만 아니라 동양 삼국이 분열을 빚어낼 조짐인 즉, 그렇다면 이등후작의 본뜻이 어디에 있었던가?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대황제 폐하의 성의(聖意)가 강경하여 거절하기를 마다 하지 않았으니 조약이 성립되지 않은 것인 줄 이등후작 스스로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도다. 저 개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 정부의 대신이란 자들은 자기 일신의 영달과 이익이나 바라면서 위협에 겁먹어 머뭇대거나 벌벌 떨며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했던 것이다.

아, 4천년의 강토와 5백년의 사직을 남에게 들어 바치고 2천만 생령들로 하여금 남의 노예되게 하였으니, 저 개돼지보다 못한 외무대신 박제순과 각 대신들이야 깊이 꾸짖을 것도 없다 하지만 명색이 참정(參政)대신이란 자는 정부의 수석임에도 단지 부(否)자로써 책임을 면하여 이름거리나 장만하려 했더란 말이냐.

김청음(金淸陰)*처럼 통곡하며 문서를 찢지도 못했고, 정동계(鄭桐溪)**처럼 배를 가르지도 못해 그저 살아남고자 했으니 그 무슨 면목으로 강경하신 황제 폐하를 뵈올 것이며 그 무슨 면목으로 2천만 동포와 얼굴을 맞댈 것인가.

아! 원통한지고, 아! 분한지고. 우리 2천만 동포여, 노예된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 기자 이래 4천년 국민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김청음(金淸陰):김상헌. 김상헌과 최명길 http://blog.naver.com/picazzu/42772446

**정동계(鄭桐溪):이름은 온(蘊). 이덕무/정온 행장http://blog.daum.net/truthonly/12336546

척화파 김상헌이 봉림대군과 심양에 볼모로 잡혀가며 부른 비분가 시조. 3년간 고초.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쟈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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