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왕각서(滕王閣序)

-왕발(王勃)

왕발 [王勃, 650~676]

초당(初唐) 4걸(四傑)이라 불리는 중국 당나라 초기의 대표적 시인. 종래의 완미(婉媚)한 육조 시(六朝詩)의 껍질을 벗어나 참신하고 건전한 정감을 읊어 성당 시(盛唐詩)의 선구자가 되었다. 특히 5언 절구(五言絶句)에 뛰어났다. 시문집 《왕자안집(王子安集)》 등을 남겼다.

 

자 자안(子安). 강주(絳州) 용문(龍門:山西省 河津縣) 출생. 일설에는 산시성[山西省] 타이위안[太原] 출생이라고 한다. 수(隋)나라 말의 유학자 왕통(王通)의 손자이다. 조숙한 천재로 6세 때 문장을 잘하였고, 17세 때인 666년 유소과(幽素科)에 급제하였다. 젊어서 그 재능을 인정받아 664년에 이미 조산랑(朝散郞)의 벼슬을 받았다. 왕족인 패왕(沛王) 현(賢)의 부름을 받고 그를 섬겼으나, 당시 유행하였던 투계(鬪鷄)에 대하여 장난으로 쓴 글이 고종(高宗) 황제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중앙에서 쫓겨나 쓰촨[四川] 지방을 방랑하였다. 뒤에 관노(官奴)를 죽였다는 죄로 관직을 빼앗기고 교지(交趾:베트남 북부)의 영(令)으로 좌천된 아버지 복치(福畤)를 만나러갔다가 돌아오던 중, 배에서 바다로 떨어져 익사하였다.

양형 ·노조린(盧照鄰) ·낙빈왕(駱賓王) 등과 함께 초당(初唐) 4걸(四傑)이라 불리는 당나라 초기의 대표적 시인이다. ‘왕양노락(王楊盧駱)’이라 불렸던 그는 종래의 완미(婉媚)한 육조시(六朝詩)의 껍질을 벗어나 참신하고 건전한 정감을 읊어 성당시(盛唐詩)의 선구자가 되었다. 특히 5언절구(五言絶句)에 뛰어났으며, 시문집 《왕자안집(王子安集)》 16권을 남겼다.

 

南昌故郡

(남창고군)이오
洪都新俯

(홍도신부)라
星分翼軫

(성분익진)하고
地接衡廬

(지접형려)하니

襟三江而帶五湖

(금삼강이대오호)하고

控蠻荊而引甌越

(공만형이인구월)이라

 

옛 남창군(南昌郡)이었던 이곳은

새로이 홍도(洪都)가 되었다

별자리로는 익(翼),진(軫)에 해당하는 땅으로,

서쪽으로는 형산(衡山)에 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여산(廬山)에 접해 있다.

세 강이 옷깃처럼 두르고 다섯 호수가 띠처럼 둘러져 있다.

이 곳은, 형만을 누르고 구월을 끌어 닫기는 위치이기도 하다


物華天寶

(물화천보)니
龍光射牛斗之墟

(용광사우두지허)하고
人傑地靈

(인걸지영)이니
徐孺下陳蕃之榻

(서유하진번지탑)이라
雄州霧列

(웅주무열)하고
俊彩星馳

(준채성치)하니
臺隍枕夷夏之交

(대황침이하지교)하고
賓主盡東南之美

 

(빈주진동남지미)라

이곳 물산의 정화는 하늘이 내린 보배이니

용천검의 광체가 견우성과 북두성 사이를 쏘았고

인물 걸출하고, 땅은 영기가 있어

서유는 태수인 진번(陳蕃)이 걸상을 내려주며 맞아들였다

경치 좋은 주(州)와 군(郡)이 안개 처럼 즐비하고

문채가 뛰어난 인물들이 밤하늘의 뭇 별처럼 찬란하게 활약하니

이 곳 누대(樓臺)와 성 밑의 못은 초(楚)나라와 중화(中華)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곳 등왕각에 모인 많은 빈객(賓客)과 주인은 동남의 훌륭한 인물들이다.

都督閻公之雅望

(도독염공지아망)은
棨戟遙臨

(계극요임)하고
宇文新州之懿範

(우문신주지의범)은
襜帷暫駐

(첨유잠주)라
十旬休暇

(십순휴가)하니
勝友如雲

(승우여운)이오
千里逢迎

(천리봉영)하니
高朋滿座

(고붕만좌)라

 

도독 염공의 고상한 인망을 갖추어

게극을 앞세우고 멀리서 부임해왔다

우문은 신임태수로 부임하던 중에

이곳에서 수레를 멈추었다

마침 십순의 휴가날이라

훌륭한 벗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천리 먼 곳의 사람들도 맞아들이니

인품이 높은 친구들이 자리에 가득했다


騰蛟起鳳

(등교기봉)은

孟學士之詞宗

(은맹학사지사종)이오
紫電淸霜

(자전청상)은
王將軍之武庫

(왕장군지무고)라

 

솟아오르는 교룡 같고 날아오르는 봉황새 같은 친구들은

맹학사는 문장의 대가이고

자줏빛 번개 같고 차가운 서릿발 같은 지조를 갖춘 인물들은

왕장군의 무기고처럼 유능하다

家君作宰

(가군작재)하니
路出名區

(로출명구)라
童子何知

(동자하지)하여
躬逢勝餞

(궁봉승전)리라

 

우리 아버님이 현령이 되시니

가시는 길에 유명한 이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어린 제가 무엇을 알아서

이 훌륭한 잔치를 만났겠습니까

時維九月

(시유구월)이오
序屬三秋

(서속삼추)라
潦水盡而寒潭淸

(료수진이한담청)하고
煙光凝而暮山紫

(연광응이모산자)라
儼驂騑於上路

(엄참비어상로)하여
訪風景於崇阿

(방풍경어숭아)라
臨帝子之長洲

(임제자지장주)하여
得仙人之舊館

(득선인지구관)이라

 

시절은 구월

계절은 가을이었다

길에 고인 빗물은 다 말라버리고 차가운 못물은 맑고

안개는 엉기고 저문 산은 자색으로 빛나는지라

길가에 말 네필을 위엄있게 치장하여

높은 산으로 풍광을 찾아간다

제자의 땅 장주에 임하니

선인의 옛 관저가 있었다

 

層巒聳翠

(층만용취)하니
上出重霄

(상출중소)하고
飛閣流丹

(비각류단)하니
下臨無地

(하임무지)라
鶴汀鳧渚

(학정부저)는
窮嶋嶼之縈廻

(궁도서지영회)하고
桂殿蘭宮

(계전란궁)은
列岡巒之體勢

(열강만지체세)라

 

중첩한 산봉우리들은 비취빛을 띠고 솟아있고

위로 솟아올라 높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나는 듯 한 누각에 단청빛이 흐르고

아래를 보니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었다

학이 노는 물가와 오리가 노니는 물가는

섬을 둘러 끝없이 이어져 있고

계수나무 궁전과 목란 궁궐이

언덕과 산봉우리의 형세를 따라 줄지어 있다


披綉綉闥

(피수수달)하고
俯雕甍

(부조맹)하니
山原曠其盈視

(산원광기영시)하고
川澤盱其駭矚

(천택우기해촉)이라

閭閻撲地

(여염박지)하니
鍾鳴鼎食之家

(종명정식지가)오
舸艦迷津

(가함미진)하니
靑雀黃龍之舳

(청작황룡지축)이라

 

채색한 작은 문을 열고
조각한 용마루 얹은 누각을 굽어보니

산과 들은 광활하여 그것이 시야에 가득하고

시내와 못은 광대하여 보는이의 눈을 놀라게 한다

촌락이 땅에 늘어서 있어

종을 울려 모으고 솟을 걸어놓고 식사하는 큰 집안도 있다

큰 배와 전함들이 나루터에서 왔다갔다하니

청작과 황룡을 그린 뱃고물이 보인다

虹銷雨霽

(홍소우제)하니
彩徹雲衢

(채철운구)라
落霞與孤騖齊飛

(낙하여고무제비)하고
秋水共長天一色

(추수공장천일색)이라
魚舟唱晩

(어주창만)하니
響窮彭蠡之濱

(향궁팽려지빈)하고
鴈陣驚寒

(안진경한)하니

聲斷衡陽之浦

(성단형양지포)라

 

무지개 사라지고 비도 개니

햇살이 구름 사이에서 드러난다

저녘노을은 짝 잃은 기러기와 나란히 날고

가을 물빛은 높은 하늘과 같은 색이다

고기잡이 배에서 저녘에 노래부르니

그 울림이 팽려의 물가까지 들려오고

기러기떼 추위에 놀라

그 소리가 형양의 포구까지 멀어진다


遙吟俯暢

(요음부창)하니
逸興遄飛

(일흥천비)라
爽籟發而淸風生

(상뢰발이청풍생)하고
纖歌凝而白雲遏

(섬가응이백운알)이라

 

아득히 읊조리며 구부리며 펴고하니

편안한 흥취가 제빨리 날 듯이 일어난다

상쾌한 소리 들려오니 맑은 바람 일고

고운 노랫소리 엉기어 흰 구름까지 닿는다

睢園綠竹

(휴원록죽)은
氣凌彭澤之樽

(기릉팽택지준)이오
鄴水朱華

(업수주화)는
光照臨川之筆

(광조임천지필)이라

 

휴원의 푸른 대나무

그 기상은 팽택령 도연명의 술잔을 능가하고

업수가의 붉은 꽃은

그 빛 임천내사의 붓을 비춘다

四美具

(사미구)하고
二難幷

(이난병)하니
窮睇眄於中天

(궁제면어중천)하고
極娛遊於暇日

(극오유어가일)이라
天高地逈

(천고지형)하니
覺宇宙之無窮

(각우주지무궁)이오

오늘 이 자리가 네 가지 아름다움을 다 갖추고

두 가지 어려운 것도 함께 갖추었으니

하늘 중천까지 눈길 다 주고

한가한 날에 마음껏 즐겨 논다

하늘은 높고 땅은 아득하니

우주가 무궁광대함을 깨닭았도다


興盡悲來

(흥진비래)하니
識盈虛之有數

(식영허지유수)라
望長安於日下

(망장안어일하)하고
指吳會於雲間

(지오회어운간)이라

 

흥이 다하면 슬픔이 오니

차고 비는 것에는 정해진 운명이 있다는 것 알았도다

멀리 태양 아래 있는 장안을 바라보며

구름 사이에 있는 오군과 회계군을 가리켜 본다

地勢極而南溟深

(지세극이남명심)하고
天柱高而北辰遠

(천주고이북신원)이라
關山難越

(관산난월)하니

誰悲失路之人

(수비실로지인)고
萍水相逢

(평수상봉)하니
盡是他鄕之客

(진시타향지객)이라
懷帝閽而不見

(회제혼이불견)하니
奉宣室以何年

(봉선실이하년)가

 

지세가 다하니 남쪽 바다가 깊고

하늘기둥은 높고 북극성은 멀기도 하다

관산은 넘기가 어려우니

누가 길 잃은 사람을 슬퍼해주리오

부평초와 물이 만났으니

이들 모두가 타향의 길손이로다

제왕의 궁문을 그리워해도 보이지 않으니

어느 해라야 선실에서 봉명할까

[계속]

이하의 루각 사진은 아래창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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