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청지, 사천성 시안]

 

https://kydong77.tistory.com/19399

 

白居易, 「長恨歌」와 「琵琶行」 全文

https://kydong77.tistory.com/19320 백거이, 長恨歌 · 琵琶行/ 심경호, 悠悠自適한 삶 https://www.youtube.com/watch?v=WgfyUg153Rk 白居易 長恨歌 https://www.youtube.com/watch?v=skBpr6a1SrU&t=60s https://hamgo.tistory.com/4440?categor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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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작품이 120구 840자 장편이어서 여기서는 4단으로 나누어 탑재한다.

작품의 주석번호는 순서대로 1), 2), 3)....으로 볼 것.

 

長恨歌

 

-백거이 [, 772~846] 낙천().

 

장한가는 120구 840자.

구섭우편저, 한역당시삼백수, 안병렬역, 계명대출판부, 1991.

김희보 편저, 中國의 名詩(증보판), 종로서적.

헌종 원화 원년(806) 12월이나 이듬해 봄으로 추정. 35-36세 작.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제2단:궁정의 향락하고 사치한 생활과 안록산의 난으로 양귀비 목매어 죽임.

제3단:전란 후 양귀비를 잊지 못하는 현종의 슬픔과 아픔.

제4단:사천의 한 도사가 서울로 와 그 법술로 양귀비의 꽃다운 혼을 찾을 수 있다며 선산에 들어가 그녀와 만난 이야기.

 

長恨歌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漢皇重色思傾國
한황중색사경국
한나라 황제가 미색을 중히 여겨 경국지색을 찾는데,

御宇多年求不得
어우다년구부득

다스리는 오랜 동안 얻지 못하였도다.

楊家有女初長成
양가유녀초장성

양씨 가문에 딸이 있어 갓 장성했는데

養在深閨人未識
양재심규인미식

깊숙한 규방에서 자라니 누구도 알지 못했소.

天生麗質難自棄
천생려질난자기

하늘이 내린 아름다움 그대로 묻힐 리 없어

一朝選在君王側
일조선재군왕측

하루 아침에 간택되어 군왕 곁에 있도다.

回眸一笑百媚生
회모일소백미생

눈웃음 한 번에 온갖 교태가 나와

六宮粉黛無顔色
육궁분대무안색

여섯 궁궐 화장한 후궁들이 낯빛을 잃었다오.

春寒賜浴華淸池
춘한사욕화청지

봄 추위에 화청지에서 목욕을 하니

溫泉水滑洗凝脂
온천수골세응지

매끄러운 온천물에 기름진 때를 씻는다.

侍兒扶起嬌無力
시아부기교무력

시녀들 부축해 일어나니 귀엽게 힘이 없는 듯

始是新承恩澤時
시시신승은택시
이때부터 새로이 황제의 승은을 입었네

雲鬢花顔金步搖
운빈화안금보요

구름 같은 머리, 꽃 같은 얼굴과 흔들거리는 금장식.

芙蓉帳暖度春宵
부용장난도춘소

부용휘장[1] 안에서 봄 깊은 밤을 헤아리니

春宵苦短日高起
춘소고단일고기

짧은 밤을 한탄하나 이미 해 높아 일어난다.

從此君王不早朝
종차군왕부조조

이를 좇는 군왕은 조회를 돌보지 않았고

承歡侍宴無閑暇
승환시연무한가

연회를 벌이느라 한가할 틈이 없어,

春從春游夜專夜
춘종춘유야전야

봄이면 봄놀이 따라가고 밤이면 밤시중을 독차지했네.

後宮佳麗三千人
후궁가려삼천인

후궁에 빼어난 미녀 삼천이 있지만

三千寵愛在一身
삼천총애재일신

삼천의 총애가 한 사람에 머무르니

金屋粧成嬌侍夜
금옥장성교시야

금빛 방에서 단장하고 교태로 시중 들고

玉樓宴罷醉和春
옥루연파취화춘

옥루 잔치 끝나면 춘정에 취한다.

姉妹弟兄皆列士
자매제형개렬사

자매와 형제 모두가 땅을 갖게 되니,

可憐光彩生門戶
가련광채생문호

아리따운 광채가 가문에 나는구나.

遂令天下父母心
수령천하부모심

비로소 천하의 부모들이

不重生男重生女
부중생남중생녀

아들보다 딸 낳기를 중히 여겼네.

驪宮高處入靑雲
려궁고처입청운

여궁[2] 높이 솟아 푸른 구름 모여들고,

仙樂風飄處處聞
선악풍표처처문

신선의 풍악은 바람 타고 곳곳에서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
완가만무응사죽

느린 노래 오만한 춤이 비단결과 피리에 맺히니

盡日君王看不足
진일군왕간부족

군왕이 종일 넋 잃고 보아도 부족하다.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漢皇重色思傾國 한나라 황제는 미인을 탐하여 絶世 미녀를 그리워하나

1)

御宇多年求不得 황제 자리에 오르고 나서 오랫동안 구하지 못하였네.

2)

 

❙ 注 疏

1)漢皇(한실) 한 무제(실제로는 당의 현종 712~765 재위) [傾國]미인을 가리킴. 한무제가 사랑했던 李夫人에 관해 노래한 李 延年의 노래에 의하면 “한 번 돌아다보면 사람의 城을 기울게 하고, 다시금 돌아다보면 사람의 나라를 기울게 한다”고 미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데서 유래한 말임. 2)御宇(어우)우주를 통치하는 천자의 位에 오르는 것.

 

楊家有女初長成 그 때 양씨 가문의 한 아가씨가 갓 장성하였는데1)養在深閨人未識 깊은 규방에서 자랐기에 남들은 몰랐다네.2)天成麗質難自棄 하늘이 주신 아름다움 저버리기 어렵나니3)一朝選在君王側 하루아침에 선발되어 천자를 모시게 되었다네.

 

❙ 注 疏

1)楊家(양가):양현염의 집이며, 그 딸은 어렸을 때 이름을 玉環이라 하였다. 처음엔 현종 황제의 18번째 아들인 壽王의 妃였으나, 황제 측근인 高力士에게 발견되어 궁중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고역사는 옥환으로 하여금 한번 出家하여 수왕과의 인연을 끊게 하고, 太眞이라는 여자 도사로 궁중에 들어와 황제를 모시게 하였다. 이가 바로 훗날의 양귀비이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楊家의 딸이 직접 궁중의 부름을 받은 것으로 노래하고 있다. 2)深閨(심규):깊숙한 여자의 방. 3)天生麗質(천생려질):하늘이 만든 아름다운 모습. 自棄(자기):스스로 버리다.

 

廻眸一笑百媚生 눈동자를 굴려 한번 웃으면 백 가지 교태 생겨나1)六宮粉黛無顔色 육궁의 화장한 미인들이 무색해졌다네.2)春寒賜浴華淸池 봄 추위에 천자는 화청궁 온천에 목욕하기를 허락하셔3)溫泉水滑洗凝脂

온천의 매끄러운 물로 그녀의 통통한 몸을 씻었다.4)

 

❙ 注 疏

1)廻眸(회모):뒤돌아 봄. 百媚生(백미셍):넘쳐흐를 듯한 매력이 생김. 2)六宮(육궁):궁중의 내전. 천자에게는 6개의 후궁이 있음. 粉黛(분대):분과 연지. 곧 화장한 미인. 無顔色(무안색):얼굴의 아름다움이 무색해짐. 3)華淸池(화청지):매해 겨울 황제가 추위를 피하는 아주 사치스러운 궁인 화청궁에 있는 온천. 4)凝脂:피부가 희고 매끈매끈한 것을 형용한 말. 詩經이래의 표현 방식이다.

 

 

侍兒扶起嬌無力 시녀들이 부축하여 일으킬 제 귀엽고 연약한 듯1)始是新承恩澤時 비로소 이것이 천자의 사랑을 받게 된 때였네.2)雲鬢花顔金步搖 구름 같은 머리카락, 꽃 같은 얼굴에 금보요는 한 들난들.3)芙蓉帳暖度春宵 부용꽃 휘장 안은 따뜻한데 봄날 밤을 보낸다.4)春宵苦短日高起 봄밤은 너무 짧아 천자는 해가 높이 뜬 뒤에야 일어났고5)從此君王不早朝 그 뒤로 천자는 아침의 조회 불참했네.6)

 

❙ 注 疏

1

)侍兒(시녀):시녀. 扶起(부기):손으로 부축해 일으킴. 嬌9교):야들야들한 상태. 2)恩澤(은택):천자의 애정. 3)雲鬢(운환):구름처럼 부드러운 머리카락. 花顔(화안):꽃처럼 아름다운 얼굴. 金步搖(금보요):여자의 머리장식. 4)芙蓉帳(부용장):연꽃 모양을 수놓은 침실 휘장. 度春宵(도춘소):봄날의 하룻밤을 지냄. 5)苦短(고단):무척 짧음. 6)從此(종차):이로부터. 早朝(조조):아침 일찍 조정에 나가 정사를 돌보는 것.

 

承歡侍宴無閒暇 천자의 기분을 잘 맞춰 잔치 자리 시중에 한가한틈이 없어

16)

春從春遊夜專夜 봄이면 봄놀이에, 밤이면 한 밤을 천자와 함께했네.後宮佳麗三千人 후궁에는 삼천 명이나 되는 미인들이 있었건만三千寵愛在一身 삼천 명이 받아야 할 총애를 그녀 혼자 차지했다.

 

❙ 注 疏

1)承歡:상대방의 기분을 맞춤.

 

金屋粧成嬌侍夜 황금 궁전에서 화장하고 교태롭게 모시는 밤

17)

玉樓宴罷醉和春 옥루에서의 잔치도 끝나고 취한 마음은 봄날의 화기에 녹아들었다.

18)


❙ 注 疏1)金屋(금옥):황금 궁전. 한 무제에 대해 기록한 漢武故事에 나오는 말로 천자의 사랑하는 여인이 사는 곳. 2)玉樓(옥루):玉은 美稱으로 아름답고 훌륭한 누각. 醉和春(취화춘):술에 취하여 봄의 분위기 속에 잦아든다는 뜻.
姉妹弟兄皆列土 그녀의 자매 형제는 모두 귀족이 되어 영토를 차지하였고

19)

可憐光彩生門戶 눈부신 광채가 온 집안에 생기더라.

20)

遂令天下父母心 마침내 천하의 부모들의 마음은 不重生男重生女 아들 낳기 귀하잖고 딸 낳기를 귀중히 여기네.
❙ 注 疏1)列土(열사):중신이 되어 봉토를 받는 것. 사촌오빠인 양국충은 불량배 출신이었으나, 중신이 되고 마침내 재상의 지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양귀비의 언니 셋은 볼품없는 여자들이었으나 각기 진국부인, 한국부인, 괵국부인이란 칭호가 주어졌고 영화를 누리게 되었다. 2)可憐(가련):불쌍하다는 뜻이 아니라 깊이 감정을 움직이는 것은 모두 ‘가련’으로 표현한다. 오늘날의 우리말로 하면 오히려 ‘놀랍다, 예쁘다’의 뜻이 된다. 위기감이 도는 세간의 분위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양귀비 일가의 번영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었다. 이제 세상은 아들보다 딸을 귀하게 여기게 되었다.
驪宮高妻入靑雲 이궁은 높이 치솟아 푸른 하늘 구름 속에 닿았고

21)

仙樂風飄處處聞 신선의 노래 바람타고 여기 저기서 들려온다.緩歌慢舞凝絲竹 느릿한 노래와 고요한 춤이 管絃樂에 어울리니

22)

盡日君王看不足 하루종일 천자는 그 가무를 구경해도 모자라네.
注 疏1)驪宮:서울 장안 동쪽 驪山에 있는 궁. 세상의 비난은 아랑곳하지 않았기에 이궁에서의 환락은 세상이 존재하는 한 영원할 것 같았다. 2)緩歌(완가):느릿한 가락의 노래. 慢舞:느릿하고 고요한 춤.


출처: http://kydong77.tistory.com/8149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안병렬 역] 

1明皇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漢皇重色思傾國

御宇多年求不得

 

한나라 황제는 미인을 탐하여

경국 미인을 그리워하나

천하를 다스린 지 여러 해 지나도

구하지 못하였네.

 

楊家有女初長成

養在深閨人未識

 

양씨 가문의 한 한 여자

이제 막 장성하나

깊은 규방에서 자랐기에

남들은 몰랐다네.

 

天成麗質難自棄

一朝選在君王側

 

하늘이 주신 아름다움

저버리기 어렵나니

하루 아침에 선발되어

현종을 모시게 되었다네.

 

廻眸一笑百媚生

六宮粉黛無顔色

 

눈동자를 굴려 한번 웃으면

백 가지 교태 생겨나

후궁의 화장한 미인들이

무색해졌다네.

 

春寒賜浴華淸池

溫泉水滑洗凝脂

 

봄남씨 쌀쌀하면

화청궁 온천에 목욕하기를 허락하셔

온천의 매끄러운 물로

그녀의 흰 살갗 씻겨준다.

   

侍兒扶起嬌無力

始是新承恩澤時

 

시녀들이 부축하여 일으킬 제

귀엽고 연약하여 힘이 없는 듯.

비로소 천자 사랑

받을 때였네.

 

雲鬢花顔金步搖

芙蓉帳暖度春宵

 

구름 같은 머리카락, 꽃 같은 얼굴에

머리 위 금보요는 한들한들.

부용꽃 휘장 따뜻한데

봄날 밤을 보낸다.

 

春宵苦短日高起

從此君王不早朝

 

봄밤은 너무 짧아

천자는 해가 높이 뜬 뒤에야 일어났고

그 뒤로 현종은

아침 조회 불참했네.

 

承歡侍宴無閒暇

春從春遊夜專夜

 

천자에게 기쁨주고 잔치 자리 시중에

한가한 틈이 없어

봄이면 봄놀이에 시중들고

밤이면 온 밤을 천자와 함께했네.

 

後宮佳麗三千人

三千寵愛在一身

 

후궁의 미인들

삼천 명이나 있었건만

그 삼천 명이 받을 총애를

그녀 혼자 차지했네.

   

金屋粧成嬌侍夜

玉樓宴罷醉和春

 

황금 궁전에서 화장하고

교태부려 모시는 밤

옥루에서의 잔치도 끝나고

취한 마음은 봄날의 화기에 녹아든다.

   

姉妹弟兄皆列土

可憐光彩生門戶

 

그녀의 형제 자매들

모두 귀족되어 영토를 차지하였고

눈부신 광채가 온 집안에 생기더라.

 

遂令天下父母心

不重生男重生女

 

마침내 천하의

부모들 마음은

아들 낳기 귀하잖고

딸 낳기를 귀중히 여기네.

 

驪宮高妻入靑雲

仙樂風飄處處聞

 

화청궁은 높이 치솟아

푸른 하늘 구름 속에 닿았고

신선의 노래 바람타고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

盡日君王看不足

 

느릿한 노래와 느긋한 춤이

관현악에 어울리니

하루종일 천자는

봐도 봐도 모자라네.

 

070어옹(漁翁)-유종원(柳宗元;773-819)

늙은 어부

 

漁翁夜傍西岩宿

(어옹야방서암숙),어옹은 밤에 서쪽 바위에 자고

曉汲淸湘燃楚燭

(효급청상연초촉).새벽에 맑은 상수의 물 길어 대나무로 불 지핀다

煙銷日出不見人

(연소일출부견인),안개 사라지고 해가 떠오르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欸乃一聲山水綠

(애내일성산수녹).배 젓는 소리, 산과 물은 푸르기만 하다

回看天際下中流

(회간천제하중류),머리 돌려 하늘 끝 바라보며 강 중간을 내려가니

岩上無心雲相逐

(암상무심운상축).바위 위엔 무성한 구름만 서로 쫓아가네

 

[안병렬 역] 

070 유종원(柳宗元;773-819)

늙은 어부

 

늙은 어부 밤되자

강 서쪽 바위 곁에 잠자고

새벽되자 물 길어다

대나무 불때어 밥을 짓는다.

 

안개 사라지고 해가 떠오려면

사람은 뵈지 않고

배 젓는 소리에

山木만 푸르렀다.

 

머리 돌려 아득히 하늘 끝 바라보며

중류로 내려가고

산 위의 흰 구름

무심히 서로 쫓아가네.

秦代 전서 서체

석고(石鼓)

"돌북 비문" 감상 돌북 비문은 춘추시대와 전국시대 진나라가 북 모양의 돌 10개에 새긴 秦나라 전서로 보이는 고대 문자를 말한다.       

 높이가 약 100cm에 달하는 북 모양의 조각석 10개가 후세에 '돌북'으로 불립니다.

 

069석고가(石鼓歌)- 석고의 노래

한유(韓愈;768-824)

 

張生手持石鼓文

(장생수지석고문),장생이 손으로 석고문을 가져와

勸我試作石鼓歌

(권아식작석고가).나에게 권하여 석고문을 지어보라 하네

少陵無人謫仙死

(소능무인적선사),두보도 없고 이백도 죽었는데

才薄將奈石鼓何

(재박장나석고하)!재주 없는 내가 석고문을 어찌 하겠는가?

周綱凌遲四海沸

(주강능지사해비),주나라의 기강이 허물어져 세상이 들끓어

宣王憤起揮天戈

(선왕분기휘천과).선왕이 분기하여 하늘 창을 휘둘렀네

大開明堂受朝賀

{대개명당수조하),명당을 크게 열고 조하를 받으시니

諸侯劍佩鳴相磨

(제후검패명상마).제후들 다투어 와 칼과 패옥 부딪혀 소리나네

搜于岐陽騁雄俊

(수우기양빙웅준),기양에 가을 사냥 웅장하고 씩씩하게 달리고

萬里禽獸皆遮羅

(만리금수개차나).만리의 금수들 모두가 거물에 걸려드네

鐫功勒成告萬世

(전공늑성고만세),공을 새기고 만고에 알리려

鑿石作鼓隳嵯峨

(착석작고휴차아).돌을 뚫고 석고문( 石鼓文 )만들어 우뚝우뚝 무너지네

從臣才藝咸第一

(종신재예함제일),신하의 재주는 모두들 천하제일이지만

揀選撰刻留山阿

(간선찬각류산아).그 중에 가려 모아 산언덕에 두었구나

雨淋日炙野火燎

(우림일자야화료),비에 젖고 해빛에 지져지고 들불에 굽혀도

鬼物守護煩撝呵

(귀물수호번위가).귀신이 수호하여 번잡함 없앴네

公從何處得紙本

(공종하처득지본) 공은 어디서 탁본을 얻었는가?

毫發盡備無差訛

(호발진비무차와).조금도 빠짐이 없고 차이와 틀림이 없네

辭嚴義密讀難曉

(사엄의밀독난효),말은 엄하고 뜻은 조밀하여 읽어도 어렵고

字體不類隷與蝌

(자체부류례여과).자체는 해서도 과두문자도 아니네

年深豈免有缺畫

(년심개면유결화),세월이 흘러도 어찌 획 하나 빠지지 않고

快劍砍斷生蛟鼉

(쾌검감단생교타).날카로운 칼날에 짤리어도 교룡처럼 살았을까

鸞翔鳳翥衆仙下

(난상봉저중선하),난새가 말고 봉황이 춤추고 뭇 신선 내려오듯

珊瑚碧樹交枝柯

(산호벽수교지가).산호와 푸른 나뭇가지 끝에서 서로 만나네

金繩鐵索鎖鈕壯

(금승철삭쇄뉴장),금 새끼에 철 노끈, 그리고 무쇠 손잡이

古鼎躍水龍騰梭

(고정약수룡등사).옛 솥이 물에 뛰듯 베틀 북이 용처럼 뛰어오르네

陋儒編詩不收入

(누유편시부수입),고루한 선비 시경 편찬하여 이를 싣지 못하고

二雅褊迫無委蛇

(이아편박무위사).소아 대아 좀게 편찬 자세하지 못하네

孔子西行不到秦

(공자서항부도진),공자님 서행할 때 진나라에 못가서

掎摭星宿遺羲娥

(기척성숙유희아).별자리 모아오고 해와 달은 버렸도다

嗟予好古生苦晩

(차여호고생고만),애닯아라, 내 본래 옛 것을 좋아하는데 늦게 태어났으니

對此涕淚雙滂沱

(대차체누쌍방타).이 상황에 이르러 눈물이 두 줄기로 흘러내리네

憶昔初蒙博士征

(억석초몽박사정),지난 날 생각하니 처음 박사로 불려와

其年始改稱元和

(기년시개칭원화).그 해에 연호가 바뀌어 원화로 불리었네

故人從軍在右輔

(고인종군재우보),친구는 종군하여 우보에 있으면서

爲我度量掘臼科

(위아도량굴구과).나를 위해 생각하여 북 묻힌 곳 발굴했네

濯冠沐浴告祭酒

(탁관목욕고제주),관을 씻고 목욕하고 제주에게 아뢰노니

如此至寶存豈多

(여차지보존개다)!이와 같은 지극한 보배 어찌 그리 많으리오

氈包席裹可立致

(전포석과가립치),모존자리 감싸 세워서 보낸다면

十鼓只載數駱駝

(십고지재삭낙타).열 개 북을 낙타 몇 마리에 다 실으리라

荐諸太廟比郜鼎

(천제태묘비고정),태묘에 이 북을 바치면

光價豈止百倍過

(광가개지백배과)!그 빛난 값어치 어찌 백배 이상 나가지 않으리오

聖恩若許留太學

(성은야허류태학),성은에 힘입어 태학에 남기를 허락 받는다면

諸生講解得切磋

(제생강해득절차).여러 선비 일고 풀어 철차탁마 얻어리라

觀經鴻都尙塡咽

(관경홍도상전열),홍도문의 경전을 보려 여전히 길거리를 메우고

坐見擧國來奔波

(좌견거국내분파).앉아 보려고 온 나라 사람이 밀려오는 파도 같이 모여들었

剜苔剔蘚露節角

(완태척선노절각),이끼를 깎고 긁어내어 마디 각을 드러내어

安置妥帖平不頗

(안치타첩평불파).평탄한 글 첩에 두어 조금도 기울어지게 하지 않게 하리

大廈深檐與蓋覆

(대하심첨여개복),대하의 깊은 처마, 지붕으로 덮어놓으면

經歷久遠期無佗

(경력구원기무타).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어리라

中朝大官老于事

(중조대관노우사),조정의 대관들은 일마다 능숙하여

詎肯感激徒媕婀

(거긍감격도암아).어찌 기꺼이 감격하지 않고 머뭇거리는가

牧童敲火牛礪角

(목동고화우려각),목동이 불을 놓고 소들이 뿔을 갈면

誰復著手爲摩挲

(수복저수위마사)?누가 다시 손을 대어 어루만져 사랑할까

日銷月鑠就埋沒

(일소월삭취매몰),날이 가고 달이 가면 매몰될 것인데

六年西顧空吟哦

(륙년서고공음아).육년을 서쪽을 돌아보며 공연히 옳다고 소리쳤네

羲之俗書趁姿媚

(희지속서진자미),왕희지의 속된 글씨 예쁘기는 하나

數紙尙可博白鵝

(삭지상가박백아).여러 장 종이 써도 흰 거위만 많아지네

繼周八代爭戰罷

(계주팔대쟁전파),주나라를 이어 팔대동안 이어온 전쟁 끝났는데

無人收拾理則那

(무인수습리칙나).아무도 거두지 않으니 도리상 어찌할까

方今太平日無事

(방금태평일무사),이제 천하가 태평하고 날마다 별일 없어

柄任儒術崇丘軻

(병임유출숭구가).유술을 받들고 공맹을 숭상하니

安能以此上論列

(안능이차상논렬),어찌 능히 이것을 의론에 부쳐

愿借辯口如懸河

(원차변구여현하).조심스레 말을 빌려 현하지변에 맡겨보리

石鼓之歌止于此

(석고지가지우차), 석고의 노래는 이에서 그치나

嗚呼吾意其蹉跎

(오호오의기차타)! , 내 뜻은 그렇게도 어그러지려나

 

[안병렬 역] 

069. 한유(韓愈;768-824)

석고의 노래

 

장생이 손에대

석고문 가지고서

나에게 권하기를

석고가를 지으라네.

 

두보도 이백도

가버린 지금

재주 없는 이 몸이

석고문 어찌 짓겠나?

 

주나라 기강 허물어져

四海가 들끓더니

선왕게서 분발하사

하늘창을 휘둘렀다.

 

명당을 크게 열고

조정하례 받으시니

제후들의 검과 패옥

부딪쳐 맑은 소리.

 

기양에 가을 사냥

솜씨도 장한지고

만리에 금수들이

한 그물로 몰려든다.

 

이 공로 새기어

만세에 전하려고

돌 파고 북 만드니

울숙불쑥 닳아지네.

 

선왕 신하 재주들은

모두 다 제일인데

이 작품을 돌에 새겨

산기슭에 두었더라.

 

비에 젖고 볕에 쬐고

들불에 그을려도

귀신이 지키시사

번거러움 없이 했네.

 

그대는 어디서

탁본을 얻었는가?

모두 다 갖추어져

털끝만치도 차이 없네.

 

말은 엄하고 뜻은 깊어서

읽어도 깨닫기 어려워

자체는 예서가 아니고

과두문도 아니어라.

 

오랜 세월 능히

획 하나 빠지잖나?

날카로운 칼날 아래

잘려도 살아남는 교룡이여.

 

난새가 나는 듯 봉황이 춤을 추듯

뭇 신선 내려오듯

산호와 벽수가

가지에서 만나는 듯.

 

금새끼에 철 노끈

거기다 무쇠손잡이

고정이 물에 든 듯

베틀북이 룡되어 올라가듯.

 

못난 선비 시경 편찬

이를 싣지 못하여서

소아 대아 좁아지고

자세하지 못하네.

 

공자님 서행할 제

진나라 못 갔거니

별들은 모아지고

해와 달은 놓쳤더라

 

내 본디 옛것 좋아하면서

애닳다, 너무 늦게 태어났거니.

이른 봄날 눈물이

두 눈에 주룩주룩.

 

지난 날 생각하니

내 처음 박사로 불릴 제

그 해에 년호 바꿔

원화라 처음 불리던 해.

 

그대는 종군하여

右扶風에 있으면서

날 위해 계획하여

북 묻힌 곳 발굴했네.

 

관을 씻고 목욕하고

제주 바쳐 아로노니

이 같은 지극한 보배

어찌 그리 많으리오?

 

모전자리 감싸서

세워서 보낸다면

낙타 몇 마리에

열 개북을 다 실으리.

 

北部의 大鼎처럼

태묘에 이 북을 바치오면

그  빛난 값어치야

어찌 차마 백배에 그치리까?

 

임금님 은혜로써

태학에 머물기 허락하시면

여러 선비 읽고 풀어

절차탁마 얻으리다.

 

옛날 홍도문에 經을 보려고

길거리 메우며

온 나라가 부러움에

물결과 같았나니.

 

이끼를 깎고 끍어

節角을 들러내어

평탄한 곳에 편안히 두어

기울어짐 없게 할지니.

 

大厦의 깊은 처마

지붕으로 덮어두면

세월이 오래 가도

변함이 없으리라.

 

조정의 대관들은

모든 일에 익숙한데

어찌 즐겨 감격 않고

망설임만 하시는고?

 

목동이 불을 놓고

소들이 뿔질하면

누가 다시 손을 대어

어루만져 사랑하리?

 

날이 가고 달이 가서

매몰되고 말면

육년 세월, 서쪽으로 바란 소망

헛되고 말겠구나.

 

왕희지의 속된 글씨

예쁘기야 하다마는

몇 장 종이 쓰더라도

흰 거위만 불어난다.

 

주나라 이어 팔대에 걸친 전쟁

이제 다 끝났는데

아무도 거두지 않으면

도리에 어떻겠나?

 

지금 천하 태평하고

일 없으며

유술(儒術)을 받들어

공맹을 숭상하니.

 

어찌 이것을

의론에 부쳐

현하(懸河) 같은 웅변을

빌어볼 수 있나?

 

석고의 노래는

여기서 그치나

, 내 뜻은

아무래도 어그러질 걸.

068알형악묘수숙악사제문누(謁衡岳廟遂宿岳寺題門樓)-한유(韓愈;768-824)

형악묘를 배알하고 악사에 묵으며 문루에 시를 짓다

 

五岳祭秩皆三公(오악제질개삼공),오악의 제사의 제관들 모두가 삼공이고

四方環鎭嵩當中(사방환진숭당중).사방을 사악이 둘러쌓고 숭산이 가운데 우꾹하네

火維地荒足妖怪(화유지황족요괴),불의 형산은 땅이 거칠어 요괴는 많으며

天假神柄專其雄(천가신병전기웅).하늘은 산악의 신에게 권력을 주어 그 웅자함을 오로지하

였다

噴雲泄霧藏半腹(분운설무장반복),뿜어 오르는 구름 쏟아지는 안개 산허리에 감초고

雖有絶頂誰能窮(수유절정수능궁)?비록 절정이 있지만 누가 능히 끝까지 오를 수 있으랴

我來正逢秋雨節(아내정봉추우절),내 가 오르니 한창 가을 비 내리는 때라

陰氣晦昧無淸風(음기회매무청풍).음기는 어둑하고 맑은 바람은 불기 않네

潛心黙禱若有應(잠심묵도야유응),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도하노니 신의 감응이 있는 듯

豈非正直能感通(개비정직능감통)!어찌 정직하년 신명과 감통할 수 없겠는가

須臾靜掃衆峰出(수유정소중봉출),잠깐 고요히 쓸어내니 여러 산봉우리들 나타나

仰見突兀撑靑空(앙견돌올탱청공).쳐다보니 돌올한 봉우리 푸른 하늘을 지탱하고 있네

紫蓋連延接天柱(자개련연접천주),자개봉은 연이너 늘어져 하늘 기둥과 접하고

石廩騰擲堆祝融(석름등척퇴축융).석름봉은 날아던지어져 축융봉에 쌓이네

森然魄動下馬拜(삼연백동하마배),삼업하여 혼백이 요동하여 말에서 내려 절하고

松柏一逕趨靈宮(송백일경추령궁).송백 사이의 작은 길로 영궁이 달려오듯 나타나네

紛牆丹柱動光彩(분장단주동광채),분칠한 담장 붉은 칠한 기둥 광채를 발하는 듯

鬼物圖畫塡靑紅(귀물도화전청홍).불상과 그림도 청홍으로 뒤덮였네

升階傴僂荐脯酒(승계구루천포주),계단에 올라 몸을 구부리고 고기와 술을 바치고

欲以菲薄明其衷(욕이비박명기충).조촐히 그 마음을 밝히려 한다

廟內老人識神意(묘내노인식신의),묘 단의 노인들 신의 뜻을 아는 듯

睢盱偵伺能鞠躬(휴우정사능국궁).눈을 크게 뜨고 국궁을 한다

手持杯珓導我擲(수지배교도아척),손에는 배교를 잡고 나를 이끌어 던지게 한 후

云此最吉餘難同(운차최길여난동).이 것이 가장 놓은 더할 수 없이 길하다고 하네

竄逐蠻荒幸不死(찬축만황행부사),오랑캐의 황량한 곳으로 쫓겨와 다행히도 죽지 않고

衣食才足甘長終(의식재족감장종).의식도 그런대로 족하고 오래 사는 것도 다행하네

侯王將相望久絶(후왕장상망구절),왕후장상 되는 소망 오래 전에 없어지고

神縱欲福難爲功(신종욕복난위공)!신이 비록 복주어도 공을 이루기 어렵다네

夜投佛寺上高閣(야투불사상고각),밤에 불사에 묵으며 높은 누각에 오르니

星月掩映雲曈曨성월엄영운동롱).별도 달도 빛이 가려지고 구름 끼어 희미하다

猿鳴鐘動不知曙(원명종동부지서),원숭이 울고 종소리 울려도 날 새는 것도 모르는데

杲杲寒日生于東(고고한일생우동).환하게 동산 위로 차가운 해가 떠오른다

 

[안병렬 역] 

068 한유(韓愈;768-824)

형악묘를 배알하고 산악사에서 자며 문루에서 시를 짓다

 

오악 제전의 제관들

모두 다 삼공이라

사약은 둘러 있고

고산은 가우데 우뚝하다.

 

불에 속한 남방의 형산 지방

땅은 거칠고 요괴 많으니

하늘이 산악신에게 권병 주어

오로지 이 땅을 다스리게 했다.

 

뿜어내는 구름 쏟아내는 안개

모두 다 산허리에 감추고 있거니

비록 최고봉 있다지만

누가 그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으랴?

 

내가 오자 정녕

추우절을 만낫거니

음산한 기운 어둑어둑

맑은 바람은 없어라.

 

마음 가다듬어 기도드리니

산악신의 응답이 있는 듯.

어찌 정직하면

신명과 감통할 수 없겠는가?

 

잠깐 새 고요히 쓸어내고

뭇 봉우리 나오는데

쳐다보니 높고 큰 봉우리

푸른 하늘 지탱하네.

 

자개봉 늘어져

천주봉과 접해 있고

석름봉은 날리어서

축융봉에 쌓여질 듯.

 

삼엄함에 혼백까지 놀라서

말에서 내려 경배하고

송백 사잇길로

산악묘에 달려온다.

 

분치한 담장 붉은 기둥

광채를 발하는 듯

불상과 그림들도

청홍으로 뒤덮였다.

 

계단에 올라서서 술과 고기

구부려 바치오니

조촐하나마

그 마음 밝히고자.

 

사당 안 노인들은

신의 뜻을 아는 듯

큰 눈 뜨고 살피면서

국궁하고 서 있다.

 

손에는 배교 잡고

날 시켜 던진 후에

점괘가 좋다고

더없이 길하다 하네.

 

오랑캐땅 쫓겨온 몸

요행히 살아 남아

의식도 근근히 되고

오래 삶도 다행하네.

 

왕후장상이야

오래 전에 희망 끊겨

신이 비록 복 빌어도

공 이루기 어려우리.

 

산악사에 묵으면서

높은 루각에 올라가니

별과 달도 가려지고

구름조차 희미하다.

 

원숭이 울고 종소리 울려도

날 새는 줄 몰랐는데

환하게 동산에

차가운 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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