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닥쳐오게 되어 있는 것은 물리칠 수 없고,

떠나는 것은 멈추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얻고 잃게 되는 것이 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심하는 빛이 없을 뿐입니다.

- 장자(외편) ; 제21편 전자방[9]-

 

肩吾問於孫叔敖曰:

견오문어손숙오왈: 견오가 손숙오에게 물었다.

「子三爲令尹

「자삼위령윤 “선생님께서는 세 번이나 초나라 영윤이 되었었지만

而不榮華,

이불영화, 그것을 영화로 생각하지 않았고,

三去之而无憂色.

삼거지이무우색. 그 자리를 떠날 때에도 근심하는 빛이 없었습니다.

吾始也疑子,

오시야의자, 저는 처음에는 선생님을 이상하다 의심했었지만

今視者之鼻間栩栩然,

금시자지비간허허연, 지금 선생님의 얼굴을 보니 기쁘고 즐거운 듯합니다.

子之用心獨奈何?」

자지용심독내하?」 선생님은 어떻게 그런 마음을 지니고 계십니까?”

孫叔敖曰:

손숙오왈: 손숙오가 말했다.

「吾何以過人哉!

「오하이과인재! “내가 남 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吾以其來不可却也,

오이기래불가각야, 나는 닥쳐오게 되어 있는 것은 물리칠 수 없고,

其去不可止也,

기거불가지야, 떠나는 것은 멈추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吾以爲得失之非我也,

오이위득실지비아야, 얻고 잃게 되는 것이 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而无憂色而已矣.

이무우색이이의. 근심하는 빛이 없을 뿐입니다.

我何以過人哉!

아하이과인재! 내가 남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且不知其在彼乎,

차부지기재피호, 또한 내가 존경을 받는 것이 영윤이라는 벼슬 때문인지

其在我乎?

기재아호? 나 자신 때문인지도 알지 못합니다.

其在彼邪?

기재피사? 벼슬 때문이라면

亡乎我.

망호아. 나 자신 때문이 아닐 것이고,

在我邪?

재아사? 나 자신 때문이라면

亡乎彼.

망호피 벼슬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方將躊躇,

방장주저, 나는 바야흐로 유유자적하면서

方將四顧,

방장사고, 사방을 둘러보는 여유가 있는데,

何暇至乎人貴人賤哉!」

하가지호인귀인천재!」 어찌 사람들이 귀하고 천하게 여기는 것에 마음을 쓸 틈이 있겠습니까?”

仲尼聞之曰:

중니문지왈: 공자가 그 얘기를 듣고 말했다.

「古之眞人,

「고지진인, “옛날의 진인은

知者不得說,

지자불득설, 지혜 있는 사람이라 해도 설득시킬 수 없었고,

美人不得濫,

미인불득람, 미인이라 해도 유혹할 수가 없었으며,

盜人不得劫,

도인불득겁, 도적들도 겁탈할 수가 없었다.

伏戱黃帝不得友.

복희황제불득우. 복희나 황제도 그와 벗할 수가 없었다.

死生亦大矣,

사생역대의, 죽고 사는 것이 큰 문제이긴 하지만

而无變乎己,

이무변호기,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었으니,

況爵祿乎!

황작록호! 하물며 벼슬과 녹이 문제가 되겠느냐?

若然者,

약연자, 그런 사람의

其神經乎大山而无介,

기신경호대산이무개, 정신은 큰산을 지나야 해도 방해가 되지 않고

入乎淵泉而不濡,

입호연천이불유, 깊은 못에 들어가도 젖지 않으며

處卑細而不憊,

처비세이불비, 낮고 천한 지위에 놓여도 고달프지 않다.

充滿天地,

충만천지, 언제나 하늘과 땅에 충만하여

旣以與人,

기이여인, 남에게 모든 것을 주기만 하는데도

己愈有.」

기유유.」 자기는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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