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지닐 수 없고,

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물을 길을 수 없다

- 장자(외편) ; 제18편 지락[6]-

 

顔淵東之齊,

안연동지제, 안연이 동쪽 제나라로 가게 되었는데,

孔子有憂色,

공자유우색, 공자가 걱정하는 얼굴빛을 하고 있었다.

子貢下席而問曰:

자공하석이문왈: 자공이 자리에 내려앉으며 물었다.

「小子敢問,

「소자감문, 소자가 감히 묻습니다.

回東之齊,

회동지제, “안연이 동쪽 제나라로 가게 되었는데

夫子有憂色,

부자유우색, 선생님께서는 얼굴에 걱정하는 빛이 역력하시니

何邪?」

하사?」 어찌된 일입니까?”

孔子曰:

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善哉汝問!

「선재여문! “좋은 질문이다.

昔者管子有言,

석자관자유언, 옛날 관자가 한 말 중에서

丘甚善之,

구심선지, 내가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있다.

曰:‘褚小者不可以懷大,

왈:‘저소자불가이회대, 그는「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지닐 수 없고,

綆短者不可以汲深.’

경단자불가이급심.’ 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물을 길을 수가 없다」고 했다.

夫若是者,

부약시자, 이 말은

以爲命有所成

이위명유소성 운명에는 이미 정해진 것이 있고,

而形有所適也,

이형유소적야, 형체에는 적절히 맞는 것들이 있어서,

夫不可損益.

부불가손익. 그것들은 늘이거나 줄일 수 없다는 것이다.

吾恐回與齊侯

오공회여제후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안연은 제나라 임금에게 가서

言堯舜黃帝之道,

언요순황제지도, 요순과 황제의 도를 얘기하며,

而重以燧人神農之言.

이중이수인신농지언. 수인과 신농의 말을 강조할 것이지만,

彼將內求於己而不得,

피장내구어기이불득, 제나라 임금은 마음속으로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아도 그것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不得則惑,

불득즉혹, 이해를 못하면 안연에게 의혹을 품을 것이고,

人惑則死.

인혹즉사. 의혹을 품으면 안연을 죽이고 말 것이다.

「且女獨不聞邪?

「차여독불문사? 너는 이런 얘기를 듣지 못하였느냐?

昔者海鳥止於魯郊,

석자해조지어로교, 옛날에 어떤 새가 노나라 교외에 와서 내려앉았다.

魯侯御而觴之于廟,

로후어이상지우묘, 노나라 임금은 그 새를 맞이하여 종묘로 불러들여 잔치를 베풀고,

奏九韶以爲樂,

주구소이위락, 구소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具太牢以爲膳.

구태뢰이위선. 쇠고기, 양고기, 돼지고기로 안주를 삼았다.

鳥乃眩視憂悲,

조내현시우비, 새는 눈을 멍하니 뜨고 걱정하고 슬퍼하면서

不敢食一臠,

불감식일련, 한 조각의 고기도 먹지 못하고,

不敢飮一杯,

불감음일배, 한 잔의 술도 마시지 못하고서

三日而死.

삼일이사.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

此以己養養鳥也,

차이기양양조야, 이것은 사람인 자기를 양육하는 방법으로 새를 양육했기 때문이다.

非以鳥養養鳥也.

비이조양양조야. 그는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그 새를 기르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夫以鳥養養鳥者,

부이조양양조자,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려면

宜栖之深林,

의서지심림, 마땅히 그가 살던 곳에 살게 하고,

遊之壇陸,

유지단륙, 호숫가에 노닐게 하며,

浮之江湖,

부지강호, 강이나 호수에서 헤엄치게 하고,

食之鰌鰷,

식지추조, 미꾸라지나 송사리를 잡아먹게 하고,

隨行列而止,

수행렬이지, 같은 새들과 줄지어 날아가 내려앉고

委蛇而處.

위사이처. 멋대로 유유히 지내게 해야만 되는 것이다.

彼唯人言之惡聞,

피유인언지오문, 새는 사람의 말조차 듣기 싫어하건만

奚以夫譊譊爲乎!

해이부뇨뇨위호! 어떻게 시끄러운 음악을 견디겠느냐?

咸池九韶之樂,

함지구소지락, 함지나 구소의 음악을

張之洞庭之野,

장지동정지야, 동정의 들판에서 연주한다면,

鳥聞之而飛,

조문지이비, 새들은 그 소리를 듣고 날아가 버리고,

獸聞之而走,

수문지이주, 짐승들은 그 소리를 듣고 달아나 버리고,

魚聞之而下入,

어문지이하입, 물고기들은 그 소리를 듣고 깊숙이 물속으로 들어가 버릴 것이다.

人卒聞之,

인졸문지, 사람들만이 그것을 들으면

相與還而觀之.

상여환이관지. 흥이 나서 서로 모여들어 둘러싸고 구경을 한다.

魚處水而生,

어처수이생, 물고기는 물속에서 살지만

人處水而死,

인처수이사, 사람은 물속에 들어가면 죽어 버린다.

彼必相與異,

피필상여이, 이 둘은 서로 자기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다른 것이다.

其好惡故異也.

기호오고이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故先聖不一其能,

고선성불일기능, 옛날 성인들은 그들의 능력을 같게 생각하지 않고,

不同其事.

불동기사. 그들이 할 일을 같게 맡기지 않았다.

名止於實,

명지어실, 이름은 사실을 근거로 하고,

義設於適,

의설어적, 법도는 모두 본성에 어울리도록 설정했다.

是之謂條達而福持.」

시지위조달이복지.」 그래서 그것을 조리가 통달하고 행복이 지속하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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