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대상에만 집착하는 것은 잘못이다

- 장자(외편) ; 제17편 추수[1]-

 

秋水時至,

추수시지, 가을이 되면

百川灌河,

백천관하, 물이 불어난 모든 냇물이 황하로 흘러든다.

涇流之大,

경류지대, 그 본래의 줄기는 커서

兩涘渚崖之間

량사저애지간 양편 물가의 거리가

不辯牛馬.

불변우마. 건너편에 있는 소나 말을 분별할 수 없을 정도다.

於是焉河伯欣然自喜,

어시언하백흔연자희, 그래서 황하의 신은 기뻐하며

以天下之美爲盡在己.

이천하지미위진재기. 천하의 모든 아름다움이 자신에게 갖추어졌다고 생각하고,

順流而東行,

순류이동행, 흐름을 따라 동쪽으로 흘러가

至於北海,

지어북해, 북해에 도착했다.

東面而視,

동면이시, 그 곳에 이르러 동쪽을 바라보았으나

不見水端,

불견수단, 물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於是焉河伯始旋其面目,

어시언하백시선기면목, 황하의 신은 비로소 그의 얼굴을 돌려

望洋向若而歎曰:

망양향약이탄왈: 북해의 신을 우러러 보고 탄식하며 말했다.

「野語有之曰:

「야어유지왈: “속담에

‘聞道百以爲莫己若者’,

‘문도백이위막기약자’, 백 가지 도리를 알고는 자기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 자가 있다고 하였는데,

我之謂也.

아지위야. 저를 두고 한 말인 것 같습니다.

且夫我嘗聞少仲尼之聞

차부아상문소중니지문 저는 일찍이 공자의 넓은 지식을 낮게 평가하고

而輕伯夷之義者,

이경백이지의자, 백이 같은 절의를 가볍게 여기는 이론을 듣고도

始吾弗信.

시오불신. 처음부터 나는 믿지 않고 있었습니다.

今我睹者之難窮也,

금아도자지난궁야, 지금에 와서 선생님의 끝을 알 수 없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吾非至於子之門,

오비지어자지문, 제가 선생님의 문하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則殆矣,

즉태의, 위태로웠을 것입니다.

吾長見笑於大方之家.」

오장견소어대방지가.」 저는 오랫동안 위대한 도를 터득한 사람에게 비웃음을 받았을 것입니다.”

北海若曰

북해약왈 북해의 신이 말했다.

「井䵷不可以語於海者,

「정와불가이어어해자, “우물 안의 개구리에게 바다 얘기할 수 없는 것은

拘於虛也.

구어허야. 공간의 구속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夏蟲不可以語於氷者,

하충불가이어어빙자, 여름 벌레에게 어름에 대해 얘기할 수 없는 것은

篤於時也.

독어시야. 시간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曲士不可以語於道者,

곡사불가이어어도자, 비뚤어진 선비에게 도에 관해 얘기를 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束於敎也.

속어교야. 가르침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今爾出於崖涘,

금이출어애사, 지금 당신은 물가를 벗어나

觀於大海.乃知爾醜,

관어대해.내지이추, 큰 바다를 보고서야 당신의 추함을 알게 되었다.

爾將可與語大理矣.

이장가여어대리의. 그래서 당신에게 위대한 도리를 얘기해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天下之水,

천하지수, 세상의 물 중에

莫大於海,

막대어해, 바다 보다 더 큰 것은 없다.

萬川歸之,

만천귀지, 모든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며

不知何時止而不盈,

부지하시지이불영. 잠시도 흘러듦을 멈추지 않는 데도 차서 넘치지 않는다.

眉閭泄之,

미려설지, 미려에서는 바닷물이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 나가

不知何時已而不虛.

부지하시이이불허. 어느 대에 그칠지 모르지만 물은 말라버리지 않는다.

春秋不變,

춘추불변, 봄이나 가을에도 변화가 없고,

水旱不知.

수한부지. 장마가 지나 가뭄이 드나 영향이 없다.

此其過江河之流,

차기과강하지류, 이 바다가 장강이나 황하의 흐름보다 얼마나 방대한 것인가는

不可爲量數.

불가위량수. 수량으로 계측할 수 없다.

而吾未嘗以此自多者,

이오미상이차자다자, 그러나 나는 이런 것으로 스스로 뛰어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自以比形於天地

자이비형어천지 하늘과 땅으로부터 형체를 받았고,

而受氣於陰陽,

이수기어음양, 음과 양으로부터 기운을 받았다.

吾在天地之間,

오재천지지간,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어서

猶小石小木之在大山也,

유소석소목지재대산야, 작은 나무나 작은 돌이 마치 큰 산에 있는 것이나 같은 존재이다.

方存乎見少,

방존호견소, 이렇게 나의 존재를 작게 보고 있는데

又奚以自多!

우해이자다! 어찌 스스로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計四海之在天地之間也,

계사해지재천지지간야, 사방의 바다가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크기를 헤아려보면,

不似礨空之在大澤乎?

불사뢰공지재대택호? 소라 구멍이 큰 연못가에 나 있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計中國之在海內,

계중국지재해내, 한 나라가 세상에 차지하는 크기를 헤아려 보면

不似稊米之在大倉乎?

불사제미지재대창호? 큰 창고 속에 있는 곡식 알 하나와 비슷하지 않은가?

號物之數謂之萬,

호물지수위지만, 물건의 종류에는 몇 만이라는 숫자가 붙는데

人處一焉.

인처일언. 사람들이 그 중 하나의 숫자를 차지한다.

人卒九州,

인졸구주, 사람도 구주[중국] 안의

穀食之所生,

곡식지소생, 곡식들이 생산되는 곳과

舟車之所通,

주거지소통, 배와 수레가 통하는 곳에 널리 살고 있는데,

人處一焉.

인처일언. 개인이란 그 중 하나일세.

此其比萬物也,

차기비만물야, 이런 사람을 만물과 비교해 본다면

不似豪末之在於馬體乎?

불사호말지재어마체호? 말의 몸에 있는 하나의 가는 털에 지나지 않는다.

五帝之所運,

오제지소운, 오제가 천자 자리를 서로 물려준 것이나,

三王之所爭,

삼왕지소쟁, 삼왕에 이르러 서로 다툰 것이나,

仁人之所憂,

인인지소우, 어진 사람이 근심하는 것이나,

任士之所勞,

임사지소로,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이 수고를 하는 것이나

盡此矣.

진차의. 모두가 이와 같이 작은 일이다.

伯夷辭之以爲名,

백이사지이위명, 백이는 왕위를 사양함으로써 명성을 얻었고,

仲尼語之以爲博,

중니어지이위박, 공자는 여러 가지 가르침을 얘기하여 박학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此其自多也,

차기자다야, 이들은 스스로 남보다 뛰어나다고 여기는 것은

不似爾向之自多於水乎?」

불사이향지자다어수호?」 당신이 전날에 황하의 수량(水量)이 많다고 여기던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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