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옛사람의 찌꺼기이다

- 장자(외편) ; 제13편 천도[13]-

 

桓公讀書於堂上,

환공독서어당상, 제나라 환공이 대청 위에서 책을 읽고 있을 때,

輪扁斲輪於堂下,

륜편착륜어당하, 뜰 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던 목수가

釋椎鑿而上,

석추착이상, 망치와 끌을 놓고 올라와서

問桓公曰:

문환공왈: 환공에게 물었다.

「敢問, 公之所讀者何言邪?」

「감문, 공지소독자하언사?」 “임금님께서 읽고 계신 것에는 무엇이 쓰여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公曰:「聖人之言也.」

공왈: 환공이 말했다.

「성인지언야.」 “성인의 말씀이시다.”

曰:「聖人在乎?」

왈:「성인재호?」 “성인은 살아 계신 분입니까?”

公曰:「已死矣.」

공왈:「이사의.」 “이미 돌아가신 분이다.”

曰:「然則君之所讀者,

왈:「연칙군지소독자, “그렇다면 임금께서 읽고 계신 것은

故人之糟魄已夫!」

고인지조백이부!」 옛사람의 찌꺼기이겠습니다.”

桓公曰:

환공왈: 환공이 화를 내며 말했다.

「寡人讀書,

「과인독서, “내가 책을 읽고 있는 것에 대해

輪人安得議乎!

륜인안득의호! 수레바퀴나 만드는 자가 어찌 거론하느냐?

有說則可,

유설즉가, 올바른 근거가 있으면 모르지만

无說則死.」

무설즉사.」 그렇지 않다면 죽여버리겠다.”

輪扁曰:

윤편왈: 목수는 말했다.

「臣也以臣之事觀之.

「신야이신지사관지. “저는 제가 하는 일로 미루어 그 일도 관찰한 것입니다.

斲輪,

착륜, 수레바퀴를 깎을 때,

徐則苦而不入.

서즉고이불입. 엉성히 깎으면 헐렁해져 견고하게 되지 않고,

不徐不疾,

불서부질, 꼼꼼히 깎으면 빠듯해져 들어맞지 않습니다.

得之於手

득지어수 엉성하지도 않고 꼼꼼하지도 않게 하는 것은 손의 감각에 의해

而應於心,

이응어심, 마음의 호응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口不能言,

구불능언, 입으로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有數存焉於其間.

유수존언어기간. 거기에 법도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臣不能以喩臣之子,

신불능이유신지자, 그것을 신의 아들에게 가르쳐 줄 수가 없고,

臣之子亦不能受之於臣,

신지자역불능수지어신, 저의 아들도 또한 그것을 신에게서 배울 수가 없습니다.

是以行年七十而老斲輪.

시이행년칠십이노착륜. 그래서 나이 칠십이 되도록 수레바퀴를 깎고 있는 것입니다.

古之人與其不可傳也死矣.

고지인여기불가전야사의. 옛날 사람과 그의 전할 수 없는 정신은 함께 죽어버린 것입니다.

然則君之所讀者,

연칙군지소독자, 그러니 임금님께서 읽고 계신 것은

故人之糟魄已夫!」

고인지조백이부!」 옛사람들의 찌꺼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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