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 의는 본성을 벗어난 것이다

- 장자(외편) ; 제13편 천도[9]-

 

孔子西藏書於周室.

공자서장서어주실. 공자가 서쪽 주나라 왕실 서고에 책을 넣어두려 했다.

子路謀曰:

자로모왈: 자로가 그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由聞周之徵藏史有老聃者,

「유문주지징장사유노담자, “제가 듣기에 주나라의 서고를 관리하던 노담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免而歸居,

면이귀거, 지금은 그만두고 돌아가 집에 살고 있다 합니다.

夫子欲藏書,

부자욕장서, 선생님께서 책을 넣어 두시려면

則試往因焉.」

즉시왕인언.」 가셔서 부탁을 해보십시오.”

孔子曰:「善.」

공자왈:「善.」 공자가 말했다. “좋은 생각이다.”

往見老聃,

왕견노담, 그리고 가서 노담을 만났으나

而老聃不許,

이노담불허, 노담은 청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

於是繙六經以說.

어시번육경이설. 그래서 공자는 육경을 펼쳐 놓고서 설명을 했다.

老聃中其說. 曰:

노담중기설. 왈: 노담은 그의 설명에 동의하면서 말했다.

「大謾. 願聞其要.」

「대만. 원문기요.」 “너무 장황합니다. 요점만 듣고 싶습니다.”

孔子曰: 공자가 말했다.

「要在仁義.」 “요점은 仁과 義입니다.”

老聃曰:

노담왈: 노담이 말했다.

「請問,

「청문, 질문을 요청합니다.

仁義, 人之性邪?」

인의, 인지성사?」 “仁과 義는 사람의 본성입니까?”

孔子曰:

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然. 君子不仁則不成,

「연. 군자불인칙불성, “그렇습니다. 군자는 仁이 아니면 이룩되지 않고,

不義則不生.

불의칙불生. 義가 아니면 살아가지 못합니다.

仁義, 眞人之性也,

인의, 진인지성야, 仁과 義는 참된 사람의 본질입니다.

又將奚爲矣?」

우장해위의?」 그밖에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老聃曰:

노담왈: 노담이 말했다.

「請問, 何謂仁義?」

「청문, 하위인의?」 “묻건대, 무엇을 仁과 義라고 하는 것입니까?”

孔子曰:

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中心物愷,

「중심물개, “마음속은 부드럽고

兼愛无私,

겸애무사, 사사로움이 없이 모두 서로 사랑하는 것,

此仁義之情也.」

차인의지정야.」 이것이 仁과 義의 진실한 모습입니다.”

老聃曰:

노담왈: 노담이 말했다.

「意, 幾乎後言!

「의, 기호후언! “뒤에 하신 말씀은 더욱 위험합니다.

夫兼愛,

부겸애, 모두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不亦迂乎!

불역우호!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无私焉, 乃私也.

무사언, 내사야. 사사로움이 없다는 것이 바로 사사로움입니다.

夫子若欲使天下无失其牧乎?

부자약욕사천하무실기목호? 선생은 온 세상 사람들이 그들의 생육을 잃지 않도록 하고자 하십니까?

則天地固有常矣,

칙천지고유상의, 그렇다면, 하늘과 땅에도 본래부터 법도가 있고,

日月固有明矣,

일월고유명의, 해와 달에도 본래부터 광명이 있고,

星辰固有列矣,

성신고유열의, 별과 성좌에도 본래부터 배열이 있고,

禽獸固有群矣,

금수고유군의, 새와 짐승들에게도 본래부터 무리가 있고,

樹木固有立矣.

수목고유립의. 나무에게는 본래부터 서서 자라는 본성이 있습니다.

夫子亦放德而行,

부자역방덕이행, 선생도 그런 자연의 덕을 본받아 행하시고,

循道而趨,

순도이추, 자연의 도를 따라 나아간다면

已至矣.

이지의. 이미 목적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又何偈偈乎揭仁義,

우하게게호게인의, 무엇 때문에 仁과 義를 애써 들고 나와

若擊鼓而求亡子焉?

약격고이구망자언? 북을 치고 다니면서 잃어버린 자식을 찾듯이 하십니까?

意, 夫子亂人之性也!」

의, 부자란인지성야!」 선생은 사람들의 본성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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