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는 근본이고 나머지는 말단이다
- 장자(외편) ; 제13편 천도[5]-
故古之王天下者,
고고지왕천하자, 옛날에 천하를 다스리던 임금은
知雖落天地,
지수락천지, 지혜가 비록 하늘과 땅을 덮을 만큼 넓다 해도
不自慮也.
부자려야.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辯雖彫萬物,
변수조만물, 말재주가 비록 만물을 두루 변호할 만하다 해도
不自說也.
부자설야. 스스로 말하지는 않았다.
能雖窮海內,
능수궁해내, 능력이 비록 온 세상에서 으뜸이라 해도
不自爲也.
부자위야. 스스로 행동하지는 않았다.
天不産而萬物化,
천불산이만물화, 하늘이 생산하지 않아도 만물은 변화하고,
地不長而萬物育,
지불장이만물육, 땅이 생장시키지 않아도 만물은 자라나며,
帝王无爲而天下功.
제왕무위이천하공. 제왕은 무위하여도 천하는 다스려지는 것이다.
故曰莫信於天,
고왈막신어천, 그러므로 하늘보다 신묘한 것은 없고,
莫富於地,
막부어지, 땅보다 더 풍부한 것은 없고,
莫大於帝王.
막대어제왕. 제왕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고 하는 것이다.
故曰帝王之德配天地.
고왈제왕지덕배천지. 그러므로 제왕의 덕은 하늘과 땅의 짝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
此乘天地,
차승천지, 이것이 하늘과 땅을 타고서
馳萬物,
치만물, 만물을 달리게 하며
而用人羣之道也.
이용인군지도야. 사람들을 부려 쓰는 도인 것이다.
本在於上,
본재어상, 근본은 위에 있고
末在於下.
말재어하. 말단은 아래에 있다.
要在於主,
요재어주, 요점은 임금에게 있고,
詳在於臣.
상재어신. 자세한 것은 신하들에게 있다.
三軍五兵之運,
삼군오병지운, 삼군과 여러 가지 무기의 사용은
德之末也.
덕지말야. 덕의 말단이다.
賞罰利害,
상벌리해, 상과 벌과 이익과 손해와
五刑之辟,
오형지벽, 다섯 가지 형벌에 관한 법은
敎之末也.
교지말야. 교화의 말단이다.
禮法度數,
예법도수, 예의와 제도와
形名比詳,
형명비상, 형식과 명칭 및 자세한 비교는
治之末也.
치지말야. 다스림의 말단이다.
鐘鼓之音,
종고지음, 종과 북과 소리 및
羽旄之容,
우모지용, 새의 깃과 소의 꼬리를 들고 추는 춤은
樂之末也.
악지말야. 음악의 말단들이다.
哭泣衰絰,
곡읍쇠질, 곡하고 울면서
隆殺之服,
융살지복, 여러 가지 상복을 입는 것은
哀之末也.
애지말야. 슬픔의 말단이다.
此五末者,
차오말자, 이 다섯 가지 말단적인 것은
須精神之運,
수정신지운, 반드시 정신의 작용이나
心術之動,
심술지동, 마음과 지혜의 활동이 있은
然後從之者也.
연후종지자야. 뒤에 그에 따라 써야 하는 것이다.
末學者,
말학자, 말단적인 학문은
古人有之,
고인유지, 옛사람들도 지니고 있었으나
而非所以先也.
이비소이선야. 그것을 앞세우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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