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 속에 살면 자연은 스스로 변화한다

- 장자(외편) ; 제11편 재유[6]-

 

雲將東遊,

운장동유, 운장이 동쪽에서 지낼 때

過扶搖之枝而適遭鴻蒙.

과부요지지이적조홍몽. 부요라는 신목 가지 옆을 지나다 홍몽을 만났다.

鴻蒙方將拊脾雀躍而遊.

홍몽방장부비작약이유. 홍몽은 자기 넓적다리를 두드리고 깡충깡충 뛰면서 놀고 있었다.

雲將見之,

운장견지, 운장은 그를 보고

倘然止, 贄然立,

당연지, 지연립, 발길을 멈춰 서서 말했다.

曰:「叟何人邪?

왈:「수하인사? “노인께서는 무엇을 하는 분이기에

叟何爲此?」

수하위차?」 이러고 계십니까?”

鴻蒙拊脾雀躍不輟,

홍몽부비작약불철, 홍몽은 멈추지 않은 채

對雲將曰,

대운장왈, 운장에게 말했다.

「遊!」

「유!」 “놀고 있습니다.”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朕願有問也.」

「짐원유문야.」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鴻蒙仰而視雲將曰,

홍몽앙이시운장왈, 홍몽은 머리를 들어 운장을 보며 말했다.

「吁!」

「우!」 “음!”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天氣不和,

「천기불화, “지금 하늘의 기운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地氣鬱結,

지기울결, 땅의 기운은 뒤엉켜 있습니다.

六氣不調,

육기부조, 여섯 가지 기후도 고르지 않고

四時不節.

사시부절. 사철도 절도에 맞지 않습니다.

今我願合六氣之精

금아원합육기지정 저는 여섯 가지 기후의 정수를 화합시켜

以育群生,

이육군생, 여러 생물들을 생육케 하려 합니다.

爲之奈何?」

위지내하?」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鴻蒙拊脾雀躍掉頭曰:

홍몽부비작약도두왈: 홍몽은 행동을 멈추지 않고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吾弗知! 吾弗知!」

「오부지! 오부지!」 “모릅니다. 나는 모릅니다.”

雲將不得問.

운장부득문. 운장은 더 물어볼 수가 없었다.

又三年, 東遊,

우삼년, 동유, 그 후 3년 뒤 동쪽에 노닐게 되어

過有宋之野

과유송지야, 송나라 들판을 지나다

而適遭鴻蒙.

이적조홍몽. 다시 홍몽을 만나게 되었다

雲將大喜,

운장대희, 운장은 크게 기뻐하며

行趨而進曰:

행추이진왈: 달려가 앞에 서서 말했다.

「天忘朕邪?

「천망짐사? “저를 잊으셨습니까?

天忘朕邪?」

천망짐사?」 하늘같이 훌륭한 분께서 저를 잊으셨습니까?”

再拜稽首,

재배계수,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願聞於鴻蒙.

원문어홍몽. 홍몽에게 가르침을 요청했다.

鴻蒙曰:

홍몽왈: 홍몽이 말했다.

「浮遊,

「부유, “떠돌아다니면서[자유롭게 노닐어]

不知所求.

부지소구.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猖狂,

창광, 함부로 날뛰면서

不知所往.

부지소왕. 가는 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합니다.

遊者鞅掌,

유자앙장, 이렇게 노니는 사람은 일이 바빠서 의용을 가다듬을 겨를이 없이

以觀无妄.

이관무망. 진실한 경지만을 바라볼 뿐입니다.

朕又何知!」

짐우하지!」 나 같은 사람이 무엇을 알겠습니까?”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朕也自以爲猖狂,

「짐야자이위창광, “제 스스로는 멋대로 논다고 생각하지만

而民隨予所往.

이민수여소왕. 백성들은 제가 가는 곳으로 따라옵니다.

朕也不得已於民,

짐야부득이어민, 저도 백성들에게 어찌할 수 없어

今則民之放也.

금즉민지방야. 지금은 백성들이 방임합니다.

願聞一言.」

원문일언.」 한 말씀 가르침을 주십시오.”

鴻蒙曰:

홍몽왈: 홍몽이 말했다.

「亂天下之經,

「란천하지경, “하늘의 법도를 어지럽히고

逆物之情,

역물지정, 만물의 진실에 역행하면

玄天弗成.

현천불성. 하늘의 현묘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解獸之群,

해수지군, 짐승들은 무리로부터 흩어지고,

而鳥皆夜鳴.

이조개야명. 새들은 모두 밤에도 울게 될 것입니다.

災及草木,

재급초목, 재난은 풀과 나무에 미치고,

禍及止蟲.

화급지충. 화는 벌레에까지 미치게 될 것입니다.

噫, 治人之過也!」

희, 치인지과야!」 이것이 인위적으로 다스린 잘못입니다.”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然則吾奈何?」

「연즉오내하?」 “그러면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鴻蒙曰:

홍몽왈: 홍몽이 말했다.

「噫, 毒哉!

「희, 독재! “아! 지독한 자로군.

倦倦乎歸矣.」

권권호귀의.」 선선히 돌아가시오.”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吾遇天難,

「오우천난, “저로서는 하늘의 재난을 당하고 있으니

願聞一言.

원문일언.」 한 말씀 가르침을 주십시오.”

鴻蒙曰:

홍몽왈: 홍몽이 말했다.

「噫! 心養.

「희! 심양. “아, 마음을 기르십시오.

汝徒處无爲,

여도처무위, 당신이 그저 무위 속에 살기만 하면

而物自化.

이물자화. 만물은 저절로 변화할 것입니다.

隨爾形體,

수이형체, 당신의 육체를 버리고

黜爾聰明,

출이총명, 당신의 총명함을 버리십시오.

倫與物忘.

륜여물망. 외물에 대한 생각을 잊는다면

大同乎涬溟,

대동호행명, 자연의 기운과 크게 융합될 것입니다.

解心釋神,

해심석신, 마음을 버리고 정신을 풀어버리면

莫然无魂.

막연무혼. 아득히 영혼도 없게 되면

萬物云云,

만물운운, 만물은 무성하여

各復其根,

각부기근, 각각 자기의 근본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各復其根而不知.

각부기근이불지. 각각 자기의 근본으로 되돌아가면서도 아무 것도 모르고

渾渾沌沌,

혼혼돈돈, 혼동상태에서

終身不離.

종신불리. 평생 그곳을 떠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若彼知之,

약피지지, 만약 그것을 알게 되면

乃是離之.

내시리지. 곧 그것으로부터 떠나게 될 것입니다.

无問其名,

무문기명, 그 이름도 묻지 않고

无闚其情,

무규기정, 그 실정도 보려들지 않을 것입니다.

物固自生.」

물고자생.」 그대로 저절로 생육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雲將曰:

운장왈: 운장이 말했다.

「天降朕以德,

「천강짐이덕, “하늘이 저에게 덕을 내려주시고,

示朕以黙.

시짐이묵. 저에게 고요함을 보여주셨습니다.

躬身求之,

궁신구지, 평소 그것을 구하여 왔었는데

乃今也得.」

내금야득.」 이제야 그것을 얻었습니다.”

再拜稽首,

재배계수, 운장은 재배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起辭而行.

기사이행. 일어나 하직하고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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