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을 멀리하고 지혜를 버려라
- 장자(외편) ; 제11편 재유[4]-
「昔者皇帝始以仁義攖人之心,
「석자황제시이인의영인지심, 옛날에 황제가 처음으로 인의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교란시켰다.
堯舜於是乎股無胈,
요순어시호고무발, 그래서 요임금과 순임금은 넓적다리에는 살이 없고
脛無毛,
경무모, 정강이에는 털이 붙어 있지 못할 정도로 애쓰며
以養天下之形,
이양천하지형, 세상 사람들의 몸을 길렀다.
愁其五藏以爲仁義,
수기오장이위인의, 온 몸으로 걱정하면서 인의를 행했다.
矜其血氣以規法度.
긍기혈기이규법도. 혈기를 소모시키면서 법도를 제정했다.
然猶有不勝也,
연유유불승야, 그러나 그래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었다.
堯於是放讙兜於崇山,
요어시방환두어숭산, 그래서 요임금은 환두를 숭산으로 쫓아내고
投三苗於三峗,
투삼묘어삼위, 삼묘를 삼위산으로 추방하고,
流共工於幽都,
유공공어유도, 공공을 유도로 귀양보내야 했으니
此不勝天下也.
차불승천하야. 이것은 천하가 뜻대로 다스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夫施及三王而天下大駭矣.
부시급삼왕이천하대해의. 하·은·주의 삼대로 내려오면서 천하는 크게 어지러워졌다.
下有桀跖,
하유걸척, 아래로는 걸왕과 도척이 있었고,
上有曾史,
상유증사, 위로는 증삼과 사추가 있었으며,
而儒墨畢起.
이유묵필기. 유가와 묵가들이 한꺼번에 생겨났다.
於是乎喜怒相疑,
어시호희노상의, 그리하여 기뻐하고 노여워하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愚知相欺,
우지상기, 어리석은 자와 지혜 있는 자들이 서로를 속이고,
善否相非,
선부상비, 훌륭하다느니 그렇지 않다느니 하며 서로 비난하였고,
誕信相譏,
탄신상기, 거짓이니 참이니 하며 서로 헐뜯게 되어
而天下衰矣.
이천하쇠의. 천하가 쇠퇴했다
大德不同,
대덕부동, 사람들의 타고난 큰 덕은 변하여 서로 다르게 되고,
而性命爛漫矣.
이성명란만의. 타고난 본성과 운명이 산란하여졌다.
天下好知,
천하호지, 온 천하가 지혜를 좋아하게 되자
而百姓求竭矣.
이백성구갈의. 백성들은 혼란을 일으키게 되었다.
於是乎釿鋸制焉,
어시호근거제언, 이에 도끼와 톱으로 자르고,
繩墨殺焉,
승묵살언, 먹줄로 바로잡고,
椎鑿決焉.
추착결언. 망치와 끌로 쪼개야만 하게 되었다.
天下脊脊大亂,
천하척척대란, 온 천하는 뒤범벅이 되어 크게 어지러워졌는데,
罪在攖人心.
죄재영인심. 그 죄는 인심을 교란시킨 데 있다.
故賢者伏處大山嵁巖之下,
고현자복처대산감암지하, 그러므로 현명한 사람들은 큰 산 바위 아래 숨어살게 되었고,
而萬乘之君憂慄乎廟堂之上.
이만승지군우률호묘당지상. 천자는 묘당에서 걱정하고 두려워하게 된 것이다.
「今世殊死者相枕也,
「금세수사자상침야, 지금 세상에는 목이 잘려 죽은 시체가 쌓이고,
桁陽者相推也,
항양자상추야, 형틀에 매인 자들이 줄을 잇고,
刑戮者相望也,
형륙자상망야, 형벌을 받은 자들이 수두룩하게 되었다.
而儒墨乃始離跂攘臂乎桎梏之間.
이유묵내시리기양비호질곡지간. 그래서 묵가와 유가들이 형틀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팔을 휘저으며 자기 주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噫, 甚矣哉!
희, 심의재! 아, 심하도다.
其無愧而不知恥也甚矣!
기무괴이부지치야심의! 그들은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수치스러워하지도 않는는 것이 심하도다.
吾未知聖知之不爲桁陽接槢也,
오미지성지지불위항양접습야, 우리는 성인과 지혜가 다른 사람을 구속하는 형틀이 되고,
仁義之不爲桎梏鑿枘也,
인의지불위질곡착예야, 인의가 사람의 손과 밝을 얽매는 형구가 되는 것을 알고 있다.
焉知曾史之不爲桀跖嚆矢也!
언지증사지불위걸척효시야! 증삼과 사추가 걸왕이나 도척의 효시가 되지 않는다고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故曰 ‘絶聖棄知而天下大治.’」
고왈 ‘절성기지이천하대치.’」 그러므로 성인을 내치고 지혜를 버리면 천하가 크게 다스려진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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