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발달로 세상이 혼란스러워졌다

- 장자(외편) ; 제10편 거협[6]-

 

子獨不知至德之世乎?

자독부지지덕지세호? 자네는 홀로 저 지덕의 세상을 모르는가?

昔者

석자, 오랜 옛날,

容成氏.大庭氏.

용성씨.대정씨. 용성씨.대정씨.

伯黃氏.中央氏.

백황씨.중앙씨. 백황씨.중앙씨.

栗陸氏.驪畜氏.

률륙씨.려축씨. 률륙씨.려축씨.

軒轅氏.赫胥氏.

헌원씨.혁서씨. 헌원씨.혁서씨.

尊盧氏.祝融氏.

존노씨.축융씨. 존노씨.축융씨.

伏羲氏.神農氏,

복희씨.신농씨, 복희씨.신농씨가 있었는데,

當是時也,

당시시야, 그때에는

民結繩而用之,

민결승이용지, 새끼로 매듭을 지어 기호로 사용했으며,

甘其食,

감기식, 먹는 음식을 달게 여겼고,

美其服,

미기복, 입는 옷을 아름답게 여겼고,

樂其俗,

락기속, 풍속을 즐겼고,

安其居,

안기거, 거처를 편안히 여기며 지냈다.

隣國相望,

린국상망, 이웃나라가 서로 바라보였고,

鷄狗之音相聞,

계구지음상문, 닭과 개의 소리가 이웃나라에까지 들렸다.

民至老死

민지로사 백성들은 늙어 죽을 때까지

而不相往來.

이불상왕래. 서로 왕래도 하지 않았다.

若此之時,

약차지시, 이런 때를

則至治已.

즉지치이. 지극히 잘 다스려지던 때라 말할 수 있다.

今遂至使民延頸擧踵曰,

금수지사민연경거종왈, 지금은 백성들에게 목을 빼고 발돋움하여 기다리게 하다가

「某所有賢者」,

「모소유현자」, ‘어디에 현명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贏糧而趣之,

영량이취지, 양식을 싸 짊어지고 그에게 달려가는 세상이 되었다.

則內棄其親

칙즉기기친, 그러니 안으로는 그의 어버이를 버리고,

而外去其主之事,

이외거기주지사, 밖으로는 그의 임금을 섬기는 일을 버리는 것이 된다.

足跡接乎諸侯之境,

족적접호제후지경, 그들의 발자취는 제후들의 국경에 줄지게 되고,

車軌結乎千里之外.

차궤결호천리지외. 수레바퀴 자국은 천리 밖에까지 연결이 된다.

則是上好知之過也.

즉시상호지지과야. 이것은 바로 임금이 지혜를 좋아하는 데서 생긴 잘못이다.

上誠好知而無道,

상성호지이무도, 임금이 정말로 지혜만 좋아하고 도를 알지 못하면

則天下大亂矣.

즉천하대란의. 천하는 큰 혼란에 빠진다.

何以知其然邪?

하이지기연사? 무엇으로 그러한 줄을 아는가?

夫弓弩畢弋

부궁노필익 활, 쇠뇌, 그물, 주살,

機變之知多,

기변지지다, 덫, 올가미 등의 지혜가 많게 되자,

則鳥亂於上矣.

즉조란어상의. 새들은 곧바로 하늘 위를 어지럽게 날게 되었다.

鉤餌罔罟

구이망고 낚시, 미끼, 그물, 투망,

罾笱之知多.

증구지지다. 전대, 통발 등의 지혜가 많아지자

則魚亂於水矣.

즉어란어수의. 곧바로 고기들은 물속을 어지러이 헤엄치게 되었다.

削格羅落

삭격라락 덫, 함정,

罝罘之知多,

저부지지다, 짐승 잡는 그물 등의 지혜가 많아지자

則獸亂於澤矣.

즉수란어택의. 곧바로 짐승들은 진창을 어지러이 뛰어다니게 되었다.

知詐漸毒

지사점독 교묘한 속임수, 음험한 중상,

頡滑堅白

힐활견백 교활한 언사, 견백동이론 등의 궤변,

解垢同異變多,

해구동이변다, 더러운 욕설, 무익한 논쟁 따위가 많아지자

則俗惑於辯矣.

즉속혹어변의. 곧바로 세상의 습속은 이론에 집착하여 빠지게 되었다.

故天下每每大亂,

고천하매매대란, 그래서 세상은 언제나 크게 어지럽다.

罪在於好知.

죄재어호지. 그 죄는 지혜를 좋아하는 데 있는 것이다.

故天下皆知求其所不知

고천하개지구기소부지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알지 못하는 일은 추구할 줄 알면서도,

而莫知求其所已知者,

이막지구기소이지자,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일은 추구할 줄 모른다.

皆知非其所不善,

개지비기소불선, 모두 자기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은 비난할 줄 알면서도,

而莫知非其所已善者,

이막지비기소이선자, 이미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일에 대해서는 비난할 줄 모른다.

是以大亂.

시이대란. 그래서 크게 어지러워지는 것이다.

故上悖日月之明,

고상패일월지명, 그래서 위로는 해와 달의 밝음을 어기고,

下爍山川之精,

하삭산천지정, 산과 내의 정화를 녹여버리고,

中墮四時之施.

중타사시지시. 가운데로는 사철의 변화를 무너뜨렸다.

惴耎之蟲,

췌연지충, 숨 쉬며 움직이는 벌레나

肖翹之物,

초교지물, 날아다니는 새들에 이르기까지

莫不失其性.

막불실기성. 모두가 그들의 본성을 잃지 않은 것이 없게 되었다.

甚矣,

심의, 심하도다,

夫好知之亂天下也!

부호지지란천하야! 지혜를 좋아하는 것이 이토록 세상을 어지럽히다니!

自三代以下者是已,

자삼대이하자시이, 하· 은· 주나라의 삼대 이후로는 언제나 이와 같았다.

舍夫種種之民

사부종종지민, 농사짓는 백성들은 버리고

而悅夫役役之佞,

이열부역역지녕, 힘써 꾸미는 망령된 자들을 좋아하며,

釋夫恬淡无爲

석부념담무위, 고요한 무위의 생활은 버리고,

而悅夫啍啍之意,

이열부톤톤지의, 보잘것없는 어지러운 생각을 좋아하니,

啍啍已亂天下矣.

톤톤이란천하의. 보잘것없는 어지러운 생각은 이미 천하를 어지럽혀 놓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