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433- 짊어지고 못 일어나는 차이 (負豆有異)

 

한 무인이 몸집이 크고 장대했으며,

젊었을 때는 기운이 무척 세니

장사라고 불렸었다.

이 무인이 나이가 좀 들고 나서

한 재상 댁을 방문해 인사를 드리자,

재상은 이렇게 물었다.

"영감의 기력은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한지요?"

", 소인이 일전에는

팥 두 섬을 짊어지고 시험해 보았지요.

그런데 어떤 경우는

전과 다름없이 똑같았고,

어떤 경우는 전에 비해

조금 못한 것 같았습니다."

이에 재상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다시 물었다.

"정말 장사로군요.

그런데 그 어떤 경우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를 말하는지

한번 설명해 보시지요."

", 첫 번째 경우는

팥 두 섬을 새끼로 똘똘 묶어

돌 위에 올려놓고

앉아서 짊어져 보는 것인데

이 때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습니다만,

두 번째 경우는

이 팥 두 섬을

전날에는 짊어지고

거뜬히 일어났는데,

지금은 일어나지 못하는 점이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곁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크게 웃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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