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자 외편이나 잡편에 나오는 유가 공격은 장자의 말이라기보다 그 추종자들이 지어내어 덧붙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국시대의 중심사상은 도가였고, 미미한 존재였던 유가가 세력을 확보한 것은 한무제가 천하를 통일한 후 국가이념으로

유가를 선택한 데서 비롯된다.


도덕을 무너뜨리고 인의를 내세우는 것은

성인의 잘못이다.

- 장자(외편) ; 제9편 마제[2]-

 

故至德之世,

고지덕지세, 최상의 덕으로 다스려지는 세상에서는

其行塡塡,

기행전전, 백성들의 행동이 신중하고

其視顚顚.

기시전전. 그들의 눈길은 한결같다.

當是時也,

당시시야, 그 때는

山无蹊隧,

산무혜수, 산에 오솔길도 없었고,

澤无舟梁.

택무주량. 물 위에 배도 다리도 없었다.

萬物群生,

만물군생, 만물이 무리를 이루어 살았고,

連屬其鄕.

연속기향. 그들이 사는 고장 이웃하고만 접촉을 했다.

禽獸成群,

금수성군, 새와 짐승이 무리를 이루었었고,

草木遂長.

초목수장. 풀과 나무는 제대로 자랐었다.

是故禽獸可係羈而遊,

시고금수가계기이유, 새와 짐승들을 끈으로 매어 끌고 다니며 놀 수가 없었고,

鳥鵲之巢可攀援而闚.

조작지소가반원이규. 새의 둥지를 기어 올라가 들여다 볼 수도 없었다.

夫至德之世,

부지덕지세, 지극한 덕으로 다스려지던 세상에서는

同與禽獸居,

동여금수거, 새나 짐승이 함께 어울려 살았었고,

族與萬物竝,

족여만물병, 만물이 무리를 이루어 다 같이 살았었다.

惡乎知君子小人哉!

오호지군자소인재! 그러니 어떻게 군자와 소인이 있음을 알았겠는가?

同乎无知,

동호무지, 다 같이 무지하여

其德不離.

기덕불리. 그의 타고난 성질을 떠나지 않았었다.

同乎无欲,

동호무욕, 다 같이 욕망이 없었는데

是謂素樸.

시위소박. 이것을 소박함이라 말한다.

素樸而民性得矣.

소박이민성득의. 소박함으로써 백성들의 본성은 보전되는 것이다.

及至聖人,

급지성인, 성인이 나와

蹩躠爲仁,

별설위인, 애써 인(仁)을 행하고,

踶跂爲義,

제기위의, 힘써 의(義)를 행하게 되자,

而天下始疑矣.

이천하시의의. 사람들은 비로소 의심을 하게 되었다.

澶漫爲樂,

단만위락, 도에서 벗어난 음악을 작곡하고,

摘僻爲禮,

적벽위례, 번거로운 예의를 제정하게 되자

而天下始分矣.

이천하시분의. 세상 사람들이 비로소 분열하게 되었다.

故純樸不殘,

고순박불잔, 나무의 순박함을 해치지 않고

孰爲犧樽!

숙위희준! 어떻게 소머리를 조각한 술잔을 만들 수 있겠는가?

白玉不毁,

백옥불훼, 백옥을 쪼지 않고

孰爲珪璋!

숙위규장! 어떻게 옥으로 된 그릇을 만들 수 있겠는가?

道德不廢,

도덕불폐, 도와 덕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安取仁義!

안취인의! 어찌 인의를 주장하겠는가?

性情不離,

성정불리, 본성과 진실함에서 떠나지 않았다면

安用禮樂!

안용예악! 어찌 예의와 음악을 쓸 필요가 있겠는가?

五色不亂,

오색불란, 다섯 가지 빛깔이 어지러워지지 않았다면

孰爲文采!

숙위문채! 누가 무늬와 채색을 만들었겠는가?

五聲不亂,

오성불란, 다섯 가지 소리가 어지러워지지 않았다면

孰應六律!

숙응육률! 누가 육률(六律)을 만들었겠는가?

夫殘樸以爲器,

부잔박이위기, 소박함을 훼손하여 기구를 만드는 것은

工匠之罪也.

공장지죄야. 공인의 죄이다.

毁道德以爲仁義,

훼도덕이위인의, 도덕을 무너뜨리고 인의를 내세우는 것은

聖人之過也.

성인지과야. 성인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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