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흙과 나무의 성질이

어찌 그림쇠나 굽은 자와 갈고리나 먹줄에 맞추려 들겠는가?

- 장자(외편) ; 제9편 마제[1]-

 

馬, 蹄可以踐霜雪,

마, 제가이천상설, 말은 발굽으로 서리와 눈을 밟고,

毛可以禦風寒,

모가이어풍한, 털로는 바람과 추위를 막고 있다.

齕草飮水,

흘초음수, 풀을 뜯고 물을 마시며

翹足而陸,

교족이륙, 발을 높이 들고 날뛴다.

此馬之眞性也.

차마지진성야. 이것이 말의 참된 본성이다.

雖有義臺路寢

수유의대로침 비록 높은 누대와 궁궐이 있다 해도

無所用之.

무소용지. 말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

及至伯樂,

급지백락, 백락이

曰:「我善治馬.」

왈:「아선치마.」 말을 잘 다스린다면서

燒之, 剔之,

소지, 척지, 말에게 낙인을 찍고,

刻之, 雒之,

각지, 락지, 털을 깎고, 발굽을 다듬고,

連之以羈馽,

연지이기칩, 굴레를 씌우고, 고삐와 띠를 맨 다음

編之以皁棧,

편지이조잔, 구유가 딸린 마구간을 짓고 넣어두었다.

馬之死者十二三矣.

마지사자십이삼의. 그러자 말 중에 죽는 놈이 열 마리 중에 두세 마리가 나왔다.

飢之, 渴之,

기지, 갈지, 거기에다 말을 굶주리게 하고, 목마르게 하고,

馳之, 驟之,

치지, 취지, 너무 뛰게도 하고, 갑자기 달리게도 하며,

整之, 齊之,

정지, 제지, 여러 가지 장식을 붙여 보기 좋게 꾸며 주었다.

前有橛飾之患,

전유궐식지환, 말의 앞에는 거추장스러운 재갈과 머리장식이 있게 되었고,

而後有鞭筴之威,

이후유편협지위, 뒤에는 채찍의 위협이 존재하게 되었다.

而馬之死者已過半矣.

이마지사자이과반의. 그러자 죽는 말이 반도 넘게 되었다.

陶者曰:

도자왈: 옹기장이는

「我善治埴,

「아선치식, 찰흙을 잘 다룬다고 하면서

圓者中規,

원자중규, 둥근 것은 그림쇠에 맞추고,

方者中矩.」

방자중구.」 모난 것은 굽은 자에다 맞춘다.

匠人曰:

장인왈: 목수는

「我善治木,

「아선치목, 나무를 잘 다룬다면서

曲者中鉤,

곡자중구, 굽은 것은 갈고리에다 맞추고

直者應繩.」

직자응승.」 곧은 것은 먹줄을 따라 자른다.

夫埴木之性,

부식목지성, 그러나 찰흙과 나무의 성질이

豈欲中規矩鉤繩哉?

기욕중규구구승재? 어찌 그림쇠나 굽은 자와 갈고리나 먹줄에 맞추려 들겠는가?

然且世世稱之曰

연차세세칭지왈 그런데도 세상에서는 대대로 그들을 칭하여,

「伯樂善治馬,

「백락선치마, 백락은 말을 잘 다스리고,

而陶匠善治埴木」,

이도장선치식목」, 옹기장이와 목수는 찰흙과 나무를 잘 다룬다고 말한다.

此亦治天下者之過也.

차역치천하자지과야. 이것도 역시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들의 잘못인 것이다.

吾意善治天下者不然.

오의선치천하자불연. 내가 생각하는 천하를 잘 다스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彼民有常性,

피민유상성, 백성들에게는 일정한 본성이 있다.

織而衣,

직이의, 길쌈을 해서 옷을 지어 입고,

耕而食,

경이식, 농사를 지어 밥을 먹는데

是謂同德.

시위동덕. 이것을 다 같이 타고난 성질이라고 한다.

一而不黨,

일이불당, 하나가 되어 치우치지 않는 것을

命曰天放.

명왈천방. 하늘에 맡겨 되는 대로 두는 것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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