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리의 다리는 비록 짧지만

길게 늘여주면 근심에 에워싸이고,

학의 다리는 비록 길지만

짧게 잘라버리면 슬픔에 빠진다.

- 장자(외편) ; 제8편 변무[2]-

 

彼至正者,

피지정자, 올바른 경지에 이른 사람은

不失其性命之情.

불실기성명지정. 그의 본성과 운명의 진실함을 잃지 않는다.

故合者不爲騈,

고합자불위병, 그러므로 합쳐져 있다 해도 쓸데없이 들러붙지 않고,

而枝者不爲岐.

이지자불위기. 갈라져 있다 해도 소용없이 덧붙어 있지 않고,

長者不爲有餘,

장자불위유여, 길다 해도 남는 것이 없고,

短者不爲不足.

단자불위부족. 짧다 해도 부족하지 않다.

是故鳧脛雖短,

시고부경수단, 물오리의 다리는 비록 짧지만

續之則憂.

속지칙우. 길게 늘여주면 근심걱정에 에워싸이고,

鶴脛雖長,

학경수장, 학의 다리는 비록 길지만

斷之則悲.

단지칙비. 짧게 잘라버리면 슬픔에 빠진다.

故性長非所斷,

고성장비소단, 본성이 길면 잘라주지 않아도 되고,

性短非所續,

성단비소속, 본성이 짧으면 이어주지 않아도 된다.

無所去憂也.

무소거우야. 아무것도 걱정할 것이 없다.

意仁義其非人情乎!

의인의기비인정호! 인의는 사람의 진실한 모습이 아니다.

彼仁人何其多憂也?

피인인하기다우야? 어진 사람이란 얼마나 많은 걱정을 지니고 있는가?

且夫騈於拇者,

차부병어무자, 또한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이 붙어 있는 사람은

決之則泣.

결지칙읍. 그것을 갈라주면 아파 울 것이다.

枝於手者,

지어수자, 손가락이 하나 더 달린 육손이는

齕之則啼.

흘지칙제. 덧달린 손가락을 잘라주면 또한 아파 울 것이다.

二者或有餘於數,

이자혹유여어수, 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숫자상 남음이 있고,

或不足於數,

혹부족어수, 한 쪽은 부족함이 있다.

其於憂一也.

기어우일야. 그러나 그 사람들의 걱정은 한가지이다.

今世之仁人,

금세지인인, 지금 세상의 어진 사람들은

蒿目而憂世之患.

호목이우세지환. 눈을 멀쩡히 뜨고서 세상의 환란을 걱정한다.

不仁之人,

불인지인, 어질지 않은 사람들은

決性命之情而饕貴富.

결성명지정이도귀부. 타고난 본성의 진실한 모습을 버리고 부귀를 탐내고 있다.

故曰仁義其非人情乎!

고왈인의기비인정호! 그러니 인의는 사람의 진실한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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