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돼지들이 그 어미를 사랑한 것은

그 형체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 형체를 부리는 재덕(才德)을 사랑했던 것입니다.

지금 애태타는 말은 하지 않아도 남에게 믿음을 주고,

아무 노력 없이도 남과 친해집니다.

그는 반드시 재질은 완전하면서도

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일 것입니다.”

- 장자(내편) ; 제5편 덕충부[5]-

 

魯哀公問於仲尼曰:

로애공문어중니왈: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衛有惡人焉,

「위유악인언,“위나라에 추하게 생긴 사람이 있는데

曰哀駘它。

왈애태타。 이름이 애태타라 합니다.

丈夫與之處者,

장부여지처자, 남자들이 그와 함께 생활하게 되면

思而不能去也。

사이불능거야。 그를 흠모하여 떠나지를 못하였고,

婦人見之,

부인견지, 여자들이 그를 보게 되면

請於父母曰:

청어부모왈: 부모에게 간청하기를,

『與為人妻,

『여위인처, 다른 사람의 처가 되느니

寧為夫子妾』者,

녕위부자첩』자,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十數而未止也。

십수이미지야。 수십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未嘗有聞其唱者也,

미상유문기창자야,그러나 그가 어떠한 주장을 내세운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고,

常和人而已矣。

상화인이이의。 언제나 사람들과 화합할 따름이었습니다.

無君人之位以濟乎人之死,

무군인지위이제호인지사, 그는 임금의 지위로 남의 죽음을 구제해 줄 수도 없었고,

無聚祿以望人之腹。

무취록이망인지복。 모은 재산으로 백성들의 배를 부르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

又以惡駭天下,

우이악해천하, 거기에다 추한 외모는 세상을 놀라게 할 정도였습니다.

和而不唱,

화이불창, 화합하기는 하지만 주장을 내세우지는 않고,

知不出乎四域,

지불출호사역, 명성이 사방으로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且而雌雄合乎前。

차이자웅합호전。 그런데도 남녀들이 그에게 몰려들었습니다.

是必有異乎人者也。

시필유이호인자야。 이것은 반드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寡人召而觀之,

과인소이관지,내가 그를 불러서 보니

果以惡駭天下。

과이악해천하。 과연 추함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했습니다.

與寡人處,

여과인처,내가 그와 지낸 지

不至以月數,

불지이월수, 한 달도 되지 않아서

而寡人有意乎其為人也;

이과인유의호기위인야; 그의 사람됨에 마음이 끌렸고,

不至乎期年,

불지호기년, 일년이 되지 않아,

而寡人信之。

이과인신지。 나도 그를 믿게 되었습니다.

國無宰,

국무재, 나라에 재상이 없는 터라

寡人傳國焉。

과인전국언。 그에게 재상자리를 맡기려 했습니다.

悶然而後應,

민연이후응, 그는 걱정하는 듯하더니

氾而若辭。

범이약사。 아무 일도 아닌 듯 사양을 했습니다.

寡人醜乎,

과인추호, 나는 부끄럽게 여기고 말았습니다.

卒授之國。

졸수지국。마침내 그에게 나라를 맡긴 지

無幾何也,

무기하야, 얼마 안 있어

去寡人而行。

거과인이행。 그는 과인을 떠나갔습니다.

寡人卹焉若有亡也,

과인술언약유망야, 나는 멍하니 무엇을 잃어버린 듯했습니다.

若無與樂是國也。

약무여악시국야。 이 나라에 함께 즐길 이가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是何人者也?」

시하인자야?」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仲尼曰:

중니왈: 공자가 말했다.

「丘也嘗使於楚矣,

「구야상사어초의,“제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일이 있었습니다.

適見豚子食於其死母者。

적견돈자식어기사모자。 마침 그 때 새끼 돼지들이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少焉眴若,

소언현약, 조금 있으니 새끼돼지들이 놀라

皆棄之而走。

개기지이주。 어미를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不見己焉爾,

불견기언이, 그것은 자기들을 돌보아 주지 않았기 때문이며,

不得類焉爾。

불득류언이。 자기들과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所愛其母者,

소애기모자, 새끼 돼지들이 그 어미를 사랑한 것은

非愛其形也,

비애기형야, 그 형체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愛使其形者也。

애사기형자야。 그 형체를 부리는 재덕(才德)을 사랑했던 것입니다.

戰而死者,

전이사자,싸우다가 죽은 사람을

其人之葬也不翣資;

기인지장야불삽자; 장사지낼 때는 칼을 함께 묻어주지 않습니다.

刖者之屨,

월자지구, 다리를 잘린 사람은 신발에 대해

無為愛之。

무위애지。 애착이 없습니다.

皆無其本矣。

개무기본의。 그것은 모두 그럴 근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為天子之諸御,

위천자지제어, 천자의 하녀가 되려면

不爪翦,

불조전, 앞머리를 자르지 않고

不穿耳;

불천이; 귀에 구멍을 뚫지 않아야 하며,

取妻者止於外,

취처자지어외, 하인 중에서도 장가를 든 자들은 밖에 머물게 하며

不得復使。

불득부사。 다시 부리지 않습니다.

形全猶足以為爾,

형전유족이위이, 형체가 완전하다는 것조차도 부리는 조건에 들어가는데

而況全德之人乎!

이황전덕지인호! 하물며 덕이 완전한 사람이야 어떻겠습니까?

今哀駘它未言而信,

금애태타미언이신,지금 애태타는 말은 하지 않아도 남에게 믿음을 주고,

無功而親,

무공이친, 아무 노력 없이도 남과 친해집니다.

使人授己國,

사인수기국,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내어주면서도

唯恐其不受也,

유공기불수야, 그가 받지 않을까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是必才全

시필재전 그는 반드시 재질은 완전하면서도

而德不形者也。」

이덕불형자야。」 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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