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신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한 장자는 비유의 거대한 숲이다. 게다가 반어와 역설이 밥먹듯이 튀어나와 정신 차리고 읽지 않으면 공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보다 원천적인 문제는 표기가 기원전 3세기경의 언어를 표현한 한문이어서, 원문을 보면 캄캄하고 국문 번역문을 보면 논리가 헷갈린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 국한문대역을 어구별로나누는 방법을 선택해 보았다.

4언 기준으로 정리해 놓고 보면 원문은놀랄만큼 단아하고 대구도 분명히 드러나는 정제된 글이다. 번역과 대비해 읽으면 생각을 거듭하며 두 번 읽는 반복효과도 크다. 뜻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한문 공부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왕년에는 한 편의 글을 통째로 제시하여 내용이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긴밀한 연관을 가진 것들을 기준으로 한 편의 글을 토막내 여러 꼭지로 나눈 것들이 나와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면 후자에 따라 장자 전문에 독음을 달고 4언 기준 어구별 국한문 대역으로 읽어 보기로 하겠다. 소제목은 원문의 표현을 최대한으로 살려 원문 그대로 또는 요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크기가 몇 천리나 되는 붕새는 구만리 장천을 오른다

-고정관념 깨뜨리기

- 장자 내편; 제1편 소요유 [1] -

北冥有魚,

북명유어, 북쪽바다에 물고기가 있다.

其名爲鯤.

기명위곤. 그 이름을 곤이라 한다.

鯤之大,

곤지대, 곤의 크기는

不知其幾千里也.

부지기기천리야.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 없다.

化而爲鳥,

화이위조, 그것이 변화하여 새가 되는데

其名爲鵬.

기명위붕. 그 새의 이름을 붕이라 한다.

鵬之背,

붕지배, 붕의 등도 넓이가

不知其幾千里也.

부지기기천리야. 몇 천 리나 되는지 알 수 없다.

怒而飛,

노이비, 붕이 날아오르면

其翼若垂天之雲.

기익약수천지운. 날개는 하늘을 덮은 구름과 같다.

是鳥也,

시조야, 붕새는

海運則將徙於南冥.

해운칙장사어남명. 태풍이 바다 위에 불면 남쪽 바다로 옮겨갈 수 있다.

南冥者, 天池也.

남명자, 천지야. 남쪽 바다란 천지다.

齊諧者, 志怪者也.

제해자, 지괴자야. 제해는 기이한 일들을 기록한 책인데,

諧之言曰:

해지언왈: 제해에는아래와 같이 적었다.

「鵬之徙於南冥也,

「붕지사어남명야, "붕새가 남쪽 바다로 옮겨갈 때에는

水擊三千里,

수격삼천리, 물을 쳐서 삼천리나 튀게 하고,

搏扶搖而

박부요이 바다의 태풍을 타고, *扶搖:颷[이아]

上者九萬里.

상자구만리.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것이 구만리며,

去以六月息者也.」

거이육월식자야.」 [구만리 장천에서] 여섯 달을 날고서야 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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