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記卷六十九 蘇秦列傳第九
사기 권69
소진 열전 제9-6
蘇秦既死,其事大泄。
齊後聞之,乃恨怒燕。燕甚恐。
소진이 죽은 뒤
그런 일이 크게 세상에 드러났다.
제나라는 뒤에 이것을 알고
연나라를 원망하였으며 또한 노하였다.
연나라는 매우 두려워하였다.
蘇秦之弟曰代,代弟蘇厲,
見兄遂,亦皆學。
소진의 아우는 <대>라고 하며
대의 아우는 <려>라고 하였다.
형의 성공을 보고
모두가 또 유세술을 배웠다.
及蘇秦死,代乃求見燕王,欲襲故事。曰:
소진이 죽으니 대는 연왕을 뵙고
형의 유업을 잇고자 하여 말했다.
「臣,東周之鄙人也。
竊聞大王義甚高,鄙人不敏,
釋鉏耨而干大王。
“저는 동주에서 난 천한 자이오나
대왕의 덕행이 매우 높은 것을 듣고
아무 재주도 없으면서
괭이를 버리고 관직을 구하고자 왔습니다.
至於邯鄲,所見者絀於所聞於東周,
臣竊負其志。
及至燕廷,觀王之羣臣下吏,
王,天下之明王也。」
처음에 조나라의 서울 한단에 갔으나
거기서 보고 들은 것은 동주에서 들은 것보다 못하여
마음속에 품은 뜻과 다른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나라 조정에 와서
임금의 여러 신하와 하급 관리들을 보니
임금께서 천하의 현명하신 왕이십니다.”
燕王曰:
「子所謂明王者何如也?」
연왕이 물었다.
“그대가 말하는 이른바 현명한 왕이란 어떤 것이오?”
對曰:
「臣聞明王務聞其過,不欲聞其善,
臣請謁王之過。
夫齊﹑趙者,燕之仇讎也;
楚﹑魏者,燕之援國也。
소대가 대답했다.
“신이 듣건대 ‘현명한 왕은 허물을 듣기를 힘쓰고
선하다는 말을 듣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청하오니 저에게 임금의 허물을 말씀하게 하여 주십시오.
대체로 제나라와 조나라는 연나라의 적국이며,
초나라와 위나라는 연나라의 친한 나라입니다.
今王奉仇讎以伐援國,非所以利燕也。
王自慮之,此則計過,
無以聞者,非忠臣也。」
이제 임금께서 적국을 만들어 친한 나라를 치는 것은
연나라를 이롭게 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임금님 이점을 스스로 잘 고려하십시오.
이는 임금님의 계략으로는 그릇된 것이므로
이를 임금님께 말씀 올리는 자가 없는 것은
충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王曰:
「夫齊者固寡人之讎,所欲伐也,
直患國敝力不足也。
子能以燕伐齊,則寡人舉國委子。」
임금이 말했다.
“제나라는 본래 과인의 원수로서
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다만 국력이 피폐하고 부족한 것이 걱정입니다.
만일 그대가 연나라 병역으로 제나라를 칠 수 있다고 하면
과인은 나라를 들어서 그대에게 위임하겠다.”
對曰:
「凡天下戰國七,燕處弱焉。
獨戰則不能,有所附則無不重。
소대가 대답했다.
“무릇 천하에는 무장한 나라가 7개국이 있는데
그 중에 연나라는 약소국에 처하니
단독으로 싸워서는 승산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 붙으면 그 비중이 무거워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南附楚,楚重;西附秦,秦重;
中附韓﹑魏,韓﹑魏重。
且苟所附之國重,此必使王重矣。[一]
남쪽의 초나라에 붙으면 초나라가 무거워지고
서쪽의 진나라에 붙으면 진나라가 무거워지고
중앙의 한나라와 위나라에 붙으면
한나라와 위 두 나라가 무거워질 것입니다.
붙는 쪽의 나라가 무거워지면
거기에 따라 임금님의 지위도 반드시 높아집니다.
今夫齊,長主[二]而自用也。
南攻楚五年,畜聚竭;
西困秦三年,士卒罷敝;
北與燕人戰,覆三軍,得二將。[三]
이즈음에 제나라는
연장한 군주가 있어서 스스로 계교를 썼는데
남쪽 초나라를 치기를 5년,
이 때문에 저축한 것이 없어지고
서쪽으로는 진나라에 시달리기를 3년,
이 때문에 군사들은 피곤했는데
그래도 북쪽 연나라 사람과 싸워서
연나라의 3군을 뒤집어 엎고
장군 두 사람을 사로 잡았습니다
然而以其餘兵 南面舉五千乘之大宋,[四]
而包十二諸侯。
此其君欲得,其民力竭,惡足取乎!
그러고도 남은 병력을 가지고
남쪽으로 향하여 5천 승의 병거를 가진 대국 송나라를 깨뜨리고
12제후를 병합하였습니다.
이로서 그 임금의 욕망은 얻었으나
그 백성의 힘이 다했습니다.
어찌 취하기에 족한 방법이겠습니까?
且臣聞之,數戰則民勞,
久師則兵敝矣。」
또 신이 듣건데
‘자주 싸우면 백성이 피곤하고
오래 싸우면 군사가 피폐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燕王曰:
「吾聞齊有清濟﹑濁河[五]可以為固,
長城﹑鉅防[六]足以為塞,誠有之乎?」
연왕이 물었다.
“내가 듣건대,
‘제나라는 맑은 제수와 탁한 하수가 있어
나라의 방패로 이용할 수 있고,
장성과 거방(鉅防)이 있어 요새지로 믿기에 족하다.’고 하니
진실로 그런 일이 있습니까?”
對曰:
「天時不與,
雖有清濟﹑濁河,惡足以為固!
소대가 대답했다.
“천시가 제나라에 응하지 않으면
비록 맑은 제수와 탁한 하수가 있다 하여도
어찌 나라를 견고히 할 수 있겠습니까?
民力罷敝,
雖有長城﹑鉅防,惡足以為塞!
백성의 힘이 피폐하면
비록 장성과 거방이 있다하여도
어찌 요새지로 믿을 수 있겠습니까?
且異日濟西不師,[七]所以備趙也;
河北不師,[八]所以備燕也。
그 위에 일찍이 제나라가 제의 서쪽에서 군사를 모집하지 않은 것은
조나라에 대한 대비였으며
하북에서 군사를 모집하지 않은 것은
연나라에 대한 대비였습니다.
今濟西河北盡已役矣,封內敝矣。
夫驕君必好利,而亡國之臣必貪於財。
그런데 이제 제의 서쪽과 하북은 다 군역을 모조리 징발하여
영토 안은 피폐합니다.
대체로 교만한 군주는 반드시 이익을 좋아하고
망국의 신하는 반드시 재물을 탐합니다.
王誠能無羞從子母弟[九]以為質,[一0]
寶珠玉帛以事左右,
彼將有德燕而輕亡宋,則齊可亡已。」
임금님께서 진실로 아들과 조카를 인질로 하여 제나라에 보내서
보석와 비단을 선물로 하여 제왕의 측근을 섬기게 하는 것이
저들 제나라는 연나라를 덕으로 삼아
가벼이 송나라를 멸망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그리하면 치기만 하면 제나라를 곧 멸망시킬 수 있습니다.”
燕王曰:「吾終以子受命於天矣。」
연왕은 말했다.
“나는 마침내 그대의 힘으로 패왕이 될 천명을 받았습니다.”
燕乃使一子質於齊。
而蘇厲因燕質子而求見齊王。
齊王怨蘇秦,欲囚蘇厲。
燕質子為謝,已遂委質為齊臣。[一一]
그리하여 한 아들을 제나라에 볼모로 들어 보냈다.
소려는 그 연나라 볼모를 인도해
제왕에게 뵙기를 청했다.
제왕은 소진을 원망하여
소려를 가두려고 생각하였는데
연나라에서 볼모로 온 아들이 려를 위해 빌고
려 자신도 또한 예물을 바쳐서 제나라의 신하가 되었다.
注[一]正義言附諸國,諸國重燕而燕尊重。
注[二]索隱按:謂齊王年長也。或作「齊彊,故言長主」。
注[三]集解徐廣曰:「齊覆三而燕失二將。」索隱按:徐廣云「齊覆三軍而燕失
二將」。又戰國策云「獲二將」,亦謂燕之二將,是燕之失也。
注[四]正義齊表云「齊湣王三十八年滅宋」,乃當赧王二十九年。此說乃燕噲之
時,當周慎王之時,齊[滅]宋在前三
十餘年,恐文誤矣。
注[五]正義濟﹑漯二水上承黃河,並淄﹑青之北流入海。黃河又一源從洛﹑魏
二州界北流入海,亦齊西北界。
注[六]集解徐廣曰:「濟北盧縣有防門,又有長城東至海。正義長城西頭在濟州
平陰縣界。竹書紀年云:「梁惠王二十年,齊閔王築防以為長城。」太山記云:
「太山西有長城,緣河經太山,餘一千里,至琅邪臺入海。」
注[七]正義濟州已西也。
注[八]正義謂滄﹑博等州,在漯河之北。
注[九]索隱戰國策「從」作「寵」。
注[一0]正義音致。
注[一一]正義質,真栗反。
燕相子之與蘇代婚,而欲得燕權,
乃使蘇代侍質子於齊。齊使代報燕,
연나라 재상 자지(子之)는 소대와 통혼하고
연나라에서 권력을 얻기 위해
소대를 제나라에 볼모로 간 왕자의 시종으로 보냈던 바
제나라는 다시 대를 보내어 연나라에 복명케 하였다
燕王噲問曰:「齊王其霸乎?」
연왕 쾌가 소대에게 물었다.
“제왕은 대관절 패왕이 될 수 있겠소?”
曰:「不能。」
“될 수 없습니다.”
曰:「何也?」
“어째서인가?”
曰:「不信其臣。」
“신하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於是燕王專任子之,已而讓位,燕大亂。
이에 연왕은 나라의 정사를 오로지 자지에게 맡기고
얼마 후에 왕위까지 사양하였으므로
연나라는 크게 어지러워졌다.
齊伐燕,殺王噲﹑子之。[一]燕立昭王,
而蘇代﹑蘇厲遂不敢入燕,
皆終歸齊,齊善待之。
제나라는 연나라를 치고
쾌와 자지를 죽였다.
연나라에서는 소왕을 세워 국왕을 삼았다.
소대와 소려는 감히 연나라에 입국할 수 없어
마침내 제나라에 귀속하였다.
제나라는 그들을 후대하였다.
注[一]集解徐廣曰:「是周赧王之元年時也。」
蘇代過魏,魏為燕執代。
齊使人謂魏王曰:
「齊請以宋地封涇陽君,[一]秦必不受。
소대가 위나라를 지날 때
위나라는 연나라를 위해서 소대를 붙들었다.
그 때문에 송나라 사람을 보내어 위왕에게 말하게 하였다.
“제나라가 송나라 땅을 경양군의 영지로 제공하겠다고 나오더라도
진나라는 반드시 받지 않을 것입니다.
秦非不利有齊而得宋地也,[二]
不信齊王與蘇子也。
진나라는 제나라와 친교를 계속하고
송나라의 땅을 손에 넣은 것을 이익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제왕과 소대를 신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今齊魏不和如此其甚,則齊不欺秦。
秦信齊,齊秦合,
涇陽君有宋地,非魏之利也。
이제 제나라와 위나라의 불화가 이처럼 심하면
제나라가 진나라를 속이지 않아
진나라는 제나라를 믿을 것입니다.
제나라와 진나라가 합류하여
경양왕이 송나라의 땅을 차지하는 것은
위나라의 이익됨이 아닐 것입니다.
故王不如東蘇子,
秦必疑齊而不信蘇子矣。
齊秦不合,天下無變,伐齊之形成矣。」
그런 까닭으로 임금님은 소대를 석방하여
동쪽으로 보내는 것보다 나은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진나라는 반드시
제나라를 의심하고 소대를 믿지 않을 것입니다.
제나라와 진나라가 합류하지 않으면
천하에는 진나라의 침략이 없이
위나라가 제나라를 칠 수 있는 태세도 갖추어 질 것입니다.”
於是出蘇代。
代之宋,宋善待之。
이에 소대를 석방하자
소대가 송나라로 가니
송나라에서는 그를 후대했다.
注[一]正義涇陽君,秦王弟,名悝也。涇陽,雍州縣也。齊蘇子告秦共伐宋以
封涇陽君,然齊假設此策以救蘇代。
注[二]正義齊言秦相親共伐宋,秦得宋地,又得齊事秦,不信齊及蘇代,恐為
不成也。
齊伐宋,宋急,
그 뒤 제나라가 송나라를 쳐서
송나라는 위급에 처했다.
蘇代乃遺燕昭王書曰:[一]
소대는 연초왕에게 편지를 보냈다.
注[一]正義此書為宋說燕,令莫助齊﹑梁。
夫列在萬乘而寄質於齊,[一]名卑而權輕;
奉萬乘助齊伐宋,民勞而實費;
대체로 다 같이 버젓한 대국의 위치에서 볼모를 제나라에 보낸 것은
바깥 소문이 좋지 않고 위엄도 손상 됩니다.
만승의 제나라를 도와 송나라를 치면
백성은 피로하고 재물은 낭비됩니다.
夫破宋,殘楚淮北,,
肥大齊 讎彊而國害:
此三者皆國之大敗也。
송나라를 깨뜨리고
초나라의 회북을 침범하여
제나라를 살찌우면
적은 굳세어져서 나라가 해를 입을 것입니다.
이 세 가지는 어느 것이나 국책으로서는 크게 실패입니다.
然且王行之者,將以取信於齊也。
齊加不信於王,而忌燕愈甚,
是王之計過矣。
그런데도 임금이 이 일을 수행하고자 함은
이로써 제나라의 신용을 얻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나라는 점점 임금을 믿지 않고
연나라를 싫어하는 마음이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이것은 임금의 계교가 그릇되었기 때문입니다.
夫以宋加之淮北,強萬乘之國也,
而齊并之,是益一齊也。[二]
대체로 송나라 회북의 땅을 더하면
굳세기가 만승의 나라에 따라갈 수 있으나
만약에 이것을 제나라에 합병하게 하면
이는 하나의 제나라를 더 보태는 것과 같아집니다.
北夷方七百里,[三]加之以魯﹑衛,
彊萬乘之國也,而齊并之,
是益二齊也。
북방 오랑캐 땅은 사방 7백 리,
여기에 노나라와 위나라를 더하면
그 굳세기는 강한 만승의 나라에 따라가고
만약 이것을 제나라에 합병할 때는
두 개의 제나라를 더 보태는 것과 같아집니다.
夫一齊之彊,燕猶狼顧而不能支,
今以三齊臨燕,其禍必大矣。
하나의 제나라의 강함에 대해서도
연나라는 마음을 놓지 못하고 지탱하기 어려운데
이제 세 개의 제나라로써 연나라에 임할 때는
그 우환이야말로 반드시 대단할 것입니다.
注[一]正義燕前有一子質於齊。
注[二]正義更以淮北之地加於齊都,是強萬乘之國而齊總并之,是益一齊。
注[三]索隱謂山戎﹑北狄附齊者。正義齊桓公伐山戎﹑令支,斬孤竹而南歸海
濱,諸侯莫不來服。
雖然,智者舉事,
因禍為福,轉敗為功。
비록 그러할지라도 지혜로운 자의 말을 들으면
화를 복으로 만들고
실패를 굴리어 성공되도록 합니다.
齊紫,敗素也,[一]而賈十倍;[二]
제나라의 자주색 비단은 패소가 재료인데
그것을 자주색으로 물만 들이면 값이 열 배로 팔립니다.
越王句踐棲於會稽,復殘彊吳而霸天下:
此皆因禍為福,轉敗為功者也。
월왕 구천은 회계산에 살았는데
다시 강국 오나라를 멸망하게 하여 천하에 승리를 불렀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 화를 복으로 만들고
실패를 굴리어 성공으로 되게 한 것입니다.
注[一]集解徐廣曰:「取敗素染以為紫。」正義齊君好紫,故齊俗尚之。取惡素
帛染為紫,其價十倍貴於餘。喻齊雖有大名,而國中以困弊也。韓子云:「齊桓
公好服紫,一國盡服紫,當時十素不得一紫,公患之。管仲曰:『君欲止之,何
不試勿衣也?』公謂左右曰:『惡紫。』公語三日,境內莫有衣紫者。」
注[二]索隱按:謂紫色價貴於帛十倍,而本是敗素。以喻齊雖有大名,而其國
中困斃也。
今王若欲因禍為福,轉敗為功,
則莫若挑霸齊而尊之,[一]
使使盟於周室,焚秦符,曰[二]
「其大上計,破秦;其次,必長賓之」。[三]
임금님께서 이제라도 만일 화를 복으로
실패를 성공으로 돌리시려면
이쪽에서 적극적으로 제나라를 패자로 존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신을 보내어 제나라를 맹주로 하는 뜻을 주나라에 맹세하게 하고
진나라의 서약서를 불태우고 주나라에 이르기를,
‘최상의 묘안으로는 진나라를 깨는 일이다.
그 다음으로는 반드시 영구히 진나라를 배척하는 일이다.’
秦挾賓以待破,秦王必患之。
秦五世伐諸侯,今為齊下,
秦王之志苟得窮齊,不憚以國為功。
배척함으로써 진나라의 파멸을 기다리면
진왕은 반드시 근심할 것입니다.
진나라는 5대에 걸쳐 제후를 쳤으나
지금에는 제나라의 아래 위치에 있습니다.
진왕의 뜻은 어떻게든지 제나라를 괴롭힐 수 있다면
국력으로써 공을 이루기를 꺼리지 않을 것입니다.
然則王何不使辯士 以此言說秦王曰:
그러한데도 임금은 어찌하여 유세객을 보내어
이러한 논법으로 진왕을 설득하지 않으십니까?
「燕﹑趙破宋肥齊,
尊之為之下者,燕﹑趙非利之也。
燕﹑趙不利而勢為之者,以不信秦王也。
“연나라와 조나라가 송나라를 깨뜨리고 제나라를 살찌우며
제나라를 존경하여 그 아래 위치에 서는 것은
연나라와 조나라가 이것을 유리하게 여겨서가 아니다.
연나라와 조나라가 유리하게 여기지 않는데도 이러한 형세에 이른 것은
진왕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然則王何不使可信者接收燕﹑趙,
令涇陽君﹑高陵君[四]先於燕﹑趙?
秦有變,因以為質,則燕﹑趙信秦。
사정이 이러한데 임금은 어째서 심복을 보내어
연나라와 조나라를 자기편으로 만들지 않는가?
먼저 경양군과 고릉군을 연나라와 조나라에 보내어
진나라에 사변이 있으면
이들을 볼모로 삼으라 하시오.
그리하면 연나라와 조나라는 진나라를 신용할 것입니다.
秦為西帝,燕為北帝,
趙為中帝,立三帝以令於天下。
진왕을 서제로 삼고
연왕을 북제로 삼고
조왕을 중제로 삼아
세 제왕을 나란히 세워서 천하를 호령하시오.
韓﹑魏不聽則秦伐之,
齊不聽則燕﹑趙伐之,天下孰敢不聽?
만약 하나라와 위나라가 따르지 않을 때는 진나라가 치고
제나라가 따르지 않을 때는 연나라와 조나라가 치기로 하면
천하에 누가 감히 따르지 않을 자가 있겠는가?
天下服聽,因驅韓﹑魏以伐齊,曰
『必反宋地,歸楚淮北』。
천하가 다 복종하면
한나라와 위나라를 뒤에서 몰아 제나라를 쳐서 이르기를
‘반드시 송나라의 땅을 돌리고
초나라의 회북을 돌려보내라고 말합니다.
反宋地,歸楚淮北,燕﹑趙之所利也;
並立三帝,燕﹑趙之所願也。
송나라의 땅을 돌리고
초나라의 회북을 돌려보내는 것은
연나라와 조나라의 이익입니다
세 제왕을 나란히 세우는 것은
연나라와 조나라가 원하는 바입니다
夫實得所利,尊得所願,
燕﹑趙弃齊 如脫躧矣。
今不收燕﹑趙,齊霸必成。
실리로서는 토지를 얻고
존엄함은 원하는 호징을 얻어
연나라와 조나라가 제나라를 버리기를
마치 헌 신짝 벗는 것 같이 할 것입니다.
이제 진나라가 일찍 연나라와 조나라를 수습하지 않으면
제나라의 패업은 성공될 것입니다.
諸侯贊齊而王不從,是國伐也;
諸侯贊齊而王從之,是名卑也。
제후는 제나라를 돕고 임금님께서만 이에 따라 가지 않으면
진나라는 제후에게 정벌당할 것입니다.
제후가 제나라를 돕고 왕이 이에 따라 가지 않으면
명예스럽다고 할 수 없습니다.
今收燕﹑趙,國安而名尊;
不收燕﹑趙,國危而名卑。
夫去尊安 而取危卑,智者不為也。」
이제 연나라와 조나라를 수습하면
나라는 편안하고 이름은 높아지며
연나라와 조나라를 수습하지 않으면
나라는 위험하고 이름은 낮아집니다.
높아지고 편안한 것을 버리고
위험하고 낮은 것을 취하는 것은
지혜 있는 자가 해서는 안 됩니다.”
秦王聞若說,必若刺心然。
則王何不使辯士 以此若言說秦?
秦必取,齊必伐矣。
진왕이 이 유세를 들으면
반드시 마음에 찔리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임금님은 어째서 유세하는 사람에게
이런 논법으로 진왕을 설득하게 하지 않으십니까?
유세를 하면 진나라는 반드시 이를 취할 것이며
제나라는 반드시 정벌을 당할 것입니다.
注[一]正義挑,田鳥反,執持也。
注[二]正義符,徵兆也。
注[三]索隱長音如字。賓為「擯」。正義大好上計策,破秦;次計,長擯關西。
注[四]集解徐廣曰馮翊高陵縣。索隱二人,秦王母弟也。高陵君名顯。涇陽君
名悝。
夫取秦,厚交也;伐齊,正利也。
尊厚交,務正利,聖王之事也。
진나라를 끌어 들이는 것은 두터운 친교이며
제나라를 치는 것은 정당한 이득이니
두터운 친교를 존중하고
정당한 이득을 힘쓰는 것은
성왕의 사업입니다.
燕昭王善其書,曰:
「先人嘗有德蘇氏,子之之亂而蘇氏去燕。
燕欲報仇於齊,非蘇氏莫可。」
연소왕은 그 편지를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말했다.
“선왕은 일찍이 소진의 합종을 원조하였는데
자지의 내란이 있어서 소씨는 연나라로 가 버렸다.
연나라로 하여금 제나라에 복수하고자 하는 데는
소씨 이외에 가능하지 않다.”
乃召蘇代,復善待之,與謀伐齊。
竟破齊,湣王出走。
그리하여 소대를 가까이 불러
다시 그를 후대하고
함께 제나라의 토벌을 꾀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제나라를 깨뜨리어
제혼왕은 도피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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