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進士曰: “雲英自決之後, 一宮之人, 莫不號慟, 如喪考妣. 哭聲出於宮門之外,
진사:“운영이 자결한 후 일궁의 사람들은 비통(悲痛)하며 애읍(哀泣)지 아니 하는 자가 없었다. 부모상을 당한 듯이 하여 그들의 곡성은 궁문밖까지 들렸다.
我亦聞之, 氣絶久矣, 家人將招魂發喪, 一邊救活, 日暮時乃甦.
김진사도 이 말을 듯고 오래동안 긔절하여 집안 사람들이 초혼을 하고 발상(發喪)하엿다. 그 후에 정신을 어더 저물 녘에 깨여낫다.
方定精神, 自念事已決矣. 無負供佛之約, 庶慰九泉之魂,
그리하야 마음을 진정하고 여러 가지로 생각한 결과 일을 결단하엿다. 운영과의 불공 약속을 저버리지 아니하고 거의 구천(九泉)의 영혼을 위무하였다.
其金釧寶鏡及文房諸具盡賣之, 得四十石之米, 欲上淸寧寺設佛事, 而無可信使喚者, 呼特而言曰:
그리하야 금팔찌와 보경과 문방구(文房具)를 방매하야 백미사십셕(白米四十石)을 바덧다. 그것을 가지고 쳐녕사(淸寧寺)의 올나가 불공(佛供)을 하랴하엿스나 믿을 만한 하인이 업셔서 생각다 못하야 다시 특이를 불너 일렀다.
“我盡宥前日之罪, 今爲我盡忠乎?”
"너의 전일 죄를 사하나니 지금부터 나를 위하야 츙성을 다할 마음이 업느냐"
特伏泣而對曰:
특이는 울면서 대꾸했다.
“奴雖冥頑, 亦非木石, 一身所負之罪, 擢髮難數,
"이놈이 완명(頑冥)한 자이나 목셕이 아님이다. 한 번 지은 죄는 머리를 세여도 그 수효를 알 수 업슴니다.
今而宥之, 是枯木生葉, 白骨生肉, 敢不爲進士致死乎! ”
지금 자비하신 마음으로 말삼하심에 고목에서 잎이 나고 백골이 갱생함과 갓슴니다. 만 번 죽엄으로 맹세하야 일을 당하겟슴니다"
我曰: “我爲雲英, 設醮供佛, 以冀發願, 而無信任之人, 汝未可往乎”
진사:“내가 운영을 위하여 불공을 드려 발원하고자 하나 신임하는 사람이 없는데 네가 가지 않겠는가?”
特曰: “謹受敎矣”
특;“삼가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卽上寺, 三日叩臀而臥, 招僧謂之曰:
그러나 특이는 절간에 올라가 삼일간 어덩이르 두드리며 누웠다가 승려를 불러 말했다.
“四十石之米何用? 盡入於供佛乎? 今可多備酒肉, 廣招俗客而饋之宜矣.”
사십석의 쌀을 어디다 쓰겠소? 불공에 다 바치겠는가? 어늘 술과 고기를 많이 장만하여 세속의 손들을 널리 불러 공궤함이 좋겠소.”
適有村女過之, 特强劫之,
마침 마을 여인이 지나가니 특이 강제로 겁탈했다.
留宿於僧堂, 已過數十日, 無意設齋. 寺僧皆憤之,
승당에 유슉하야 주반을 가추어 질탕이 먹고 수십일이 지내여도 설재(設齋)의 뜻이 업스매 승려들이 모두 본노햇다.
及其建醮日, 諸僧曰:
초일(醮日)의 이르러 주장승이 말하기를,
“供佛之事, 施主爲重, 而施主不潔如此, 事極未安, 可沐浴於淸川, 潔身而行禮可矣.”
"불공하는 것은 시주가 뎨일이오 시주가 그럿케 불결이 하시면 아니 됨니다. 그련즉 냇가에 가서 목욕하고 정한 몸으로 례를 행함이 옳습니다.”
特不得已出, 暫以水沃濯, 而入跪於佛前祝曰:
이 말에 특이도 할 수 업시 내가에 가서 풍덩풍덩 몸을 남그고 드러와서 불전의 꿇어안저 축원하였다.
“進士今日速死, 雲英明日復生, 爲特之配.”
"진사는 오늘 죽고 운영은 명일 부생(復生)하야 특이의 배우자(配偶者)가 되게 하여주소서."
三晝夜發願之設, 唯此而已.
삼주야를 발원한 것이 이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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