乃作懷沙之賦。[一]其辭曰:
그리고 나서 굴원은 <회사(懷沙)>라는 부(賦)를 지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注[一]索隱按:楚詞九懷曰「懷沙礫以自沉」,此其義也。
[제1단]
陶陶孟夏兮,草木莽莽。[一]
傷懷永哀兮,汩徂南土。[二]
眴兮窈窈,[三]孔靜幽墨。[四]
冤結紆軫兮,離愍之長鞠;[五]
撫情效志兮,俛詘以自抑。
注[一]集解王逸曰:「陶陶,盛陽貌。莽莽,盛茂貌。」索隱音姥。正義莫古反。
注[二]集解王逸曰:「汩,行貌。」索隱王師叔曰:「汩,行貌也。」方言曰:「謂疾行也。」
注[三]集解徐廣曰:「眴,眩也。」索隱眴音舜。徐氏云:「眴音眩。窈音烏鳥反。」
注[四]集解王逸曰:「孔,甚也。墨,無聲也。」正義孔,甚。墨,無聲。言江南山高澤深,視之眴;野甚清淨,歎無人聲。
注[五]集解王逸曰:「鞠,窮。紆,屈也。軫,痛也。愍,病也。」索隱離湣。湣,病。鞠,窮。
陶陶孟夏兮
(도도맹하혜)
햇볕이 따가운 초여름이라
草木奔奔
(초목망망)
초목도 무성하구나.
傷懷永哀兮
(상회영애혜)
쓰라린 마음에 영원한 슬픔 안고
汩徂南土
(율조남토)
유유히 흘러서 남쪽 땅으로 가련다.
瞬兮杳杳
(순혜묘묘)
쳐다만 보아도 아득하고 멀어서
孔靜幽黙
(공정유목)
조용한 것이 소리조차 없구나.
鬱結紆軫兮
(울결우진혜)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
離愍而長鞠
(이민이장국)
시름에 겨우니 못내 괴롭다.
撫情效志兮
(무정효지혜)
정(情)을 억누르고 뜻을 헤아려
寃屈而自抑
(원굴이자억)
원통함을 삼키고 스스로 참네.
[제2단]
刓方以為圜兮,常度未替;[一]
易初本由兮,君子所鄙。[二]
章畫職墨兮,前度未改;[三]
內直質重兮,大人所盛。[四]
巧匠不斲兮,孰察其揆正?
玄文幽處兮,矇謂之不章;[五]
離婁微睇兮,瞽以為無明。[六]
變白而為黑兮,倒上以為下。[七]
鳳皇在笯兮,[八]雞雉翔舞。[九]
同糅玉石兮,槪面而相量。[一0]
夫黨人之鄙妒兮,羌不知吾所臧。[一一]
注[一]集解王逸曰:「刓,削;度,法;替,廢也。言人刓削方木,欲以為圓,
其常法度尚未廢也。」索隱刓音五官反。謂刻刳方木以為圓,其常法度尚未廢。
注[二]集解王逸曰:「由,道也。」正義本,常也。鄙,恥也。言人遭世不道,
變易初行,違離光道,君子所鄙。
注[三]集解王逸曰:「章,明也。度,法也。言工明於所畫,念其繩墨,修前人
之法,不易其道,則曲木直而惡木好。」索隱章,明也。畫,計畫也。楚詞「職」
作「志」。志,念也。餘如注所解。
注[四]集解王逸曰:「言人質性敦厚,心志正直,行無過失,則大人君子所盛美也。」
注[五]集解王逸曰:「玄,黑也。矇,盲者也。詩云『矇瞍奏公』。章,明也。」
注[六]集解王逸曰:「離婁,古明視者也。瞽,盲也。」正義睇,田帝反,眄也。
注[七]索隱音戶。
注[八]集解徐廣曰:「笯,一作『郊』。」駰案:王逸曰「笯,籠落也」。索隱笯
音奴,又女加反。徐云一作「郊」。按:籠落謂藤蘿之相籠絡。正義應瑞圖云:
「黃帝問天老曰:『鳳鳥何如?』天老曰:『鴻前而麟後,蛇頸而魚尾,龍文而
龜身,燕而?喙,首戴德,頸揭義,背負仁,心入信,翼俟順,足履正,尾
繫武,小音金,大音鼓,延頸奮翼,五色備舉。』」
注[九]索隱楚詞「雉」作「鶩」。
注[一0]集解王逸曰:「忠佞不異。」
注[一一]集解王逸曰:「莫昭我之善意。」索隱按:王師叔云「羌,楚人語辭」。
言卿何為也。正義羌音彊。
刓方以爲圜兮
(완방이위환혜)
모난 것을 깎아서둥굴게 만들어도
常度未替
(상도미체)
일정한 규범은 바꾸지 않는데,
易初本廸兮
(이초본적혜)
근본(根本)이나 초지(初志)를 고치는 것은
君子小鄙
(군자소비)
군자(君子)가 얕보는 것이라.
章畫志墨兮
(장화지묵혜)
먹으로 분명히 그려 놓은
前圖未改
(전도미개)
옛날의 설계는 고치지 않으며,
內厚質正兮
(내후질정혜)
충정이 후덕하고 성질이 올바르기를
大人所盛
(대인소성)
대인(大人)이 기리는 바요.
巧倕不斲兮
(교수불착혜)
교수(巧倕)라도 자르지 않는데
孰察其揆正
(수찰기규정)
누가 그 칫수의 바름을 알겠나?
玄文處幽兮
(현문처유혜)
검은 무늬가 어두운데 놓이면
矇睡謂之不章
(몽수위지부장)
청맹과니는 불분명타 하고
離婁微睇兮
(이루미제혜)
이루(離婁)가 실눈을 뜨더라도
瞽以爲無明
(고이위무명)
소경은 못 보는 줄로 여기지.
變白以爲黑兮
(변백이위흑혜)
흰색을 바꾸어 검다고 하고
倒上以爲下
(도상이위하)
위를 거꾸로 아래라 한다.
鳳凰在笯兮
(봉황재노혜)
봉황(鳳凰)은 새장 속에 있는데
雞鶩翔舞
(계목상무)
닭과 집오리는 나다니며 춤을 추네.
同糅玉石兮
(동류옥석혜)
옥(玉)과 돌을 한 곳에 섞어 놓고
槪面相量
(일개면상량)
하나의 평미래로 재려고 하니
夫惟黨人之鄙固兮
(부유당인지비고혜)
저 도당들의 비천함이여!
羌不知余之所藏
(강부지여지소장)
내가 가진 것의 값어치를 모른다.
[제3단]
任重載盛兮,陷滯而不濟;[一]
懷瑾握瑜兮,窮不得余所示。[二]
邑犬之群吠兮,吠所怪也;
誹駿疑桀兮,固庸態也。[三]
文質疏內兮,衆不知吾之異采;[四]
材樸委積兮,莫知余之所有。
重仁襲義兮,謹厚以為豐;[五]
重華不可牾兮,[六]孰知余之從容!
古固有不並兮,豈知其故也?[七]
湯禹久遠兮,邈不可慕也。
懲違改忿兮,抑心而自彊;
離湣而不遷兮,願志之有象。[八]
進路北次兮,[九]日昧昧其將暮;
含憂虞哀兮,[一0]限之以大故。[一一]
注[一]集解王逸曰:「言己才力盛壯,可任用重載,而身陷沒沈滯,不得成其本
志也。」
注[二]集解王逸曰:「示,語也。」
注[三]集解王逸曰:「千人才為俊,一國高為桀也。庸,賤之人也。」索隱按:
尹文子云「千人曰俊,萬人曰桀」。今乃誹俊疑傑,固是庸人之態也。
注[四]集解徐廣曰:「異,一作『奧』。」駰案:王逸曰「采,文采也」。
注[五]集解王逸曰:「重,累也。襲,及也。」
注[六]集解王逸曰:「牾,逢也。」索隱楚詞「牾」作「」,並吳故反。王師
叔云「牾,逢也」。
注[七]索隱楚詞作「莫知其何故」。
注[八]集解王逸曰:「象,法也。」
注[九]正義北次將就。
注[一0]索隱楚詞作「舒憂娛哀」。娛音虞。娛者,樂也。
注[一一]集解王逸曰:「娛,樂也。大故謂死亡也。」
任重載盛兮
(임중재성혜)
무거운 짐을 많이도 실어
陷滯而不濟
(함체이부제)
바퀴가 빠져서 움직이질 않네.
懷瑾握瑜兮
(회근악유혜)
아름다운 보석을 품고 있지만
窮不知所示
(궁부지소시)
길이 막혔으니 보일 데를 모르겠다.
邑犬之群吠兮
(읍견지군폐혜)
마을 개들이 떼지어 짖는 것은
吠所怪也
(폐소괴야)
이상한 사람 있어 짖는 것이고
非俊疑傑兮
(비준의걸혜)
영웅과 호걸을 비방하는 건
固庸態也
(고용태야)
본래가 용렬해서 그렇다.
文質疏內兮
(문질소내혜)
무늬와 바탕은 안으로 갖췄으니
衆不知余之異采
(중부지여지이채)
중인(衆人)들은 이채로운 걸 모르고
材朴委積兮
(재박위적혜)
재목과 원목이 산처럼 쌓여 있어도
莫知余之所有
(막지여지소유)
내 것인 것을 모르는 구나.
重仁襲義兮
(중인습의혜)
어짐(仁)이 겹치고 정의가 이어지고
謹厚以爲豊
(근후이위풍)
근신과 온후함이 풍성하여도
重華不可迕兮
(중화불가오혜)
순임금님은 만날 수 없으니
孰知余之從容
(숙지여지종용)
누가 나의 거동을 알아나 줄까?
古固有不竝兮
(고고유불병혜)
옛적에도 성군(聖君)과
현신(賢臣)이 같이 나지 않는
豈知其何故
(기지기하고)
그 까닭을 알기나 하랴?
湯禹久遠兮
(탕우구원혜)
탕(湯)과 우(禹)는 먼 옛날이야기
邈而不可慕
(막이불가모)
아득하여 생각할 수도 없다.
懲違改忿兮
(징위개분혜)
잘못을 뉘우치고 원한을 삭이고
抑心而自强
(억심이자강)
마음을 억눌러서 스스로 참아
離愍而不遷兮
(이민이불천혜)
시름이 겨워도 변하지 않으리니
願志之有像
(원지지유상)
이 뜻을 본보기로 하리라.
進路北次兮
(진로북차혜)
길을 나아가 북쪽에 다달으니
日昧昧其將暮
(일매매기장모)
해는 뉘엿뉘엿 어두워진다.
舒憂娛哀兮
(서우오애혜)
시름을 풀고 서글픔을 달래며
限之以大故
(한지이대고)
지나간 큰일들을 마감하리라.
[제4단]
亂曰:[一]
浩浩沅﹑湘兮,[二]分流汨兮。[三]
脩路幽拂兮,[四]道遠忽兮。
曾吟恆悲兮,永歎慨兮。
世既莫吾知兮,人心不可謂兮。[五]
懷情抱質兮,獨無匹兮。
伯樂既歿兮,驥將焉程兮?[六]
人生稟命兮,各有所錯兮。[七]
定心廣志,餘何畏懼兮?[八]
曾傷爰哀,永歎喟兮。[九]
世溷不吾知,心不可謂兮。
知死不可讓兮,願勿愛兮。
明以告君子兮,吾將以為類兮。[一0]
注[一]索隱王師叔曰:「亂者,理也。所以發理辭指,撮總其要,而重理前意也。」
注[二]索隱二水名。按:地理志湘水出零陵陽海山,北入江。沅湘之後流也。
正義說文云:「沅水出牂柯,東北流入江。湘水出零陵縣陽海山,北入江。」按:
二水皆經岳州而入大江也。
注[三]集解王逸:「汨,流也。」
注[四]索隱楚詞作「幽蔽」也。
注[五]集解王逸曰:「謂猶說也。」索隱楚詞無「曾」已下二十一字。
注[六]集解王逸曰:「程,量也。」
注[七]集解王逸曰:「錯,安也。」
注[八]索隱楚詞「餘」並作「余」。
注[九]集解王逸曰:「喟,息也。」
注[一0]集解王逸曰:「類,法也。」正義按:類,例也。以為忠臣不事亂君之例。
亂曰
(난왈) :
노래 끝에 이르기를,
浩浩沅湘兮
(호호원상혜)
넘실거리는 원수(沅水)와 상수(湘水)
分流汩兮
(분류율혜)
두 갈래로 굽이쳐 흐르고
脩路幽蔽兮
(수로유폐혜)
닦아 놓은 길은 깊숙이 가리워져
道遠忽兮
(도원홀혜)
멀고도 먼 길은 끝이 없네.
曾吟恆悲兮
(증음긍비혜)
이렇게 읊조리며 슬퍼하며
永歎慨兮
(영탄개혜)
길이 개탄하여도
世既莫吾知兮
(세기막오지혜)
세상에 이미 나를 알아주는 이 없으니
人心不可謂兮
(인심불가위혜)
인심이란 말할 것도 없네.
懷情抱質兮
(회정포질혜)
가슴에 품은 도타운 정은
獨無匹兮
(독무필혜)
비할 데 없이 우뚝하지만
伯樂旣沒兮
(백락기몰혜)
백락(伯樂)이 이미 죽었으니
驥將焉程兮
(기장언정혜)
천리마를 어찌 알아보리오?
人生稟命兮
(인생품명혜)
인생은 천명을 받아
*[萬民之生(만민지생):만민(萬民)이 한 세상에 태어나]라고 한 곳도 있음.
各有所錯兮
(각유소착혜)
각기 제자리가 있거늘
定心廣志
(정심광지)
마음을 정하고 뜻을 넓히면
余何畏懼兮
(여하외구혜)
내 무엇을 두려워하랴?
增傷爰哀
(증상원애)
상심이 더하여 서럽게 울며
永歎喟兮
(영탄위혜)
기다랗게 한숨을 쉰다.
世溷濁莫吾知
(세혼탁막오지)
세상이 혼탁하여 알아주는 이 없으니
人心不可謂兮
(인심불가위혜)
사람의 마음을 일깨울 수 없구나.
知死不可讓兮
(지사불가양혜)
죽음을 물릴 수 없음을 알았으니
願勿愛兮
(원물애혜)
애석하다 여기지 말아라.
明以告君子兮
(명이고군자혜)
분명히 군자에게 고하노니
吾將以爲類兮
(오장이위류혜)
내 이제 충신의 본보기가 되리라!
於是懷石 遂自*(投)**[沈]*汨羅以死。[一]
그리고는 마침내 가슴에 돌을 품고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죽었다.
注[一]集解應劭曰:「汨水在羅,故曰汨羅也。」索隱汨水在羅,故曰汨羅。地
理志長沙有羅縣,羅子之所徙。荊州記「羅縣北帶汨水」。汨音覓也。正義故羅
縣城在岳州湘陰縣東北六十里。春秋時羅子國,秦置長沙郡而為縣也。按:縣
北有汨水及屈原廟。續齊諧記云:「屈原以五月五日投汨羅而死,楚人哀之,每
於此日以竹筒貯米投水祭之。漢建武中,長沙區回白日忽見一人,自稱三閭大
夫。謂回曰:『聞君常見祭,甚善。但常年所遺,並為蛟龍所竊,今若有惠,可
以練樹葉塞上,以五色絲轉縛之,此物蛟龍所憚。』回依其言。世人五月五日
作,并帶五色絲及練葉,皆汨羅之遺風。」
屈原既死之後,楚有宋玉﹑唐勒﹑景差[一]之徒者,
皆好辭而以賦見稱;
굴원이 죽은 후
초나라에는 송옥(宋玉), 당륵(唐勒), 경차(景差)와 같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모두가 문학을 좋아하여 부(賦)로써 명성이 있었다.
注[一]集解徐廣曰:「或作『慶』。」索隱按:楊子法言及漢書古今人表皆作「景
瑳」,今作「差」是字省耳。又按:徐﹑裴﹑鄒三家皆無音,是讀如字也。
然皆祖屈原之從容辭令,終莫敢直諫。
其後楚日以削,數十年竟為秦所滅。
그러나 모두가 굴원과 같이 완곡하고 함축적인 문체에는 능했으나
그들 중 누구도 감히 직간을 행하지 않아
결국은 초나라는 날이 갈수록 국세가 약화되어
굴원이 죽고나서 몇 십년 후에 진나라에 멸망하고 말았다.
自屈原沈汨羅後百有餘年,
漢有賈生,為長沙王太傅,
過湘水,投書以弔屈原。
굴원이 멱라수에 몸을 던진 이래 100년여 년이 지나자
한나라에 가의(賈誼)란 사람이 장사왕(長沙王)의 태부가 되어
상수(湘水)를 지나다 제문을 지어 물속에 던져 굴원을 애도했다.
[참고]
이 글이 아래 블로그 주소창에 소개할 가의(賈誼)의 <조굴원부(弔屈原賦)>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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