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가 공자를 만나다
- 장자(잡편) ; 제31편 어부[1]-
孔子遊於緇帷之林,
공자유어치유지림, 공자가 우거진 숲 속을 가다가
休坐乎杏壇之上.
휴좌호행단지상. 살구나무가 있는 높은 단에 앉아 쉬고 있었다.
弟子讀書,
제자독서, 제자들은 책을 읽고,
孔子絃歌鼓琴,
공자현가고금, 공자는 노래를 부르며 거문고를 타고 있었다.
奏曲未半,
주곡미반, 타던 곡이 반도 끝나기 전에
有漁父者,
유어부자, 한 어부가
下船而來,
하선이래, 배에서 내려왔다.
須眉交白,
수미교백, 수염과 눈썹은 새하얗고
被髮揄袂,
피발유몌, 머리칼을 풀어 헤친 채 소매를 휘저으며
行原以上,
행원이상, 강가의 둔덕으로 올라와
距陸而止,
거륙이지, 발을 멈추었다.
左手據膝,
좌수거슬, 그리고 왼손은 무릎 위에 놓고
右手持頤以聽.
우수지이이청. 오른손으로는 턱을 괸 채 듣고 있었다.
曲終而招子貢子路,
곡종이초자공자로, 곡이 끝나자 자공과 자로
二人俱對.
이인구대. 두 사람을 불러 세우고는
客指孔子曰:
객지공자왈: 공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彼何爲者也?」
「피하위자야?」 “저 사람은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까?”
子路對曰:
자로대왈: 자로가 대답했다.
「魯之君子也.」
「로지군자야.」 “노나라의 군자입니다.”
客問其族.
객문기족. 어부가 성씨를 물었다.
子路對曰:
자로대왈: 자로가 대답했다.
「族孔氏.」
「족공씨.」 “성은 공씨입니다.”
客曰:
객왈: 어부가 물었다.
「孔氏者何治也?」
「공씨자하치야?」 “공씨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입니까?”
子路未應, 子貢對曰:
자로미응, 자공대왈: 자로가 대답하기 전에 자공이 먼저 대답을 했다.
「孔氏者,
「공씨자, “공씨는 본성이
性服忠信,
성복충신, 충성과 믿음을 지키고 있으며,
身行仁義,
신행인의, 몸은 어짊과 의로움을 실행하고,
飾禮樂,
식례악, 예의와 음악을 꾸며 놓고,
選人倫,
선인륜, 인륜을 정해 놓았습니다.
上以忠於世主,
상이충어세주, 위로는 임금께 충성을 다하고,
下以化於齊民,
하이화어제민, 아래로는 모든 백성을 교화하여
將以利天下.
장이리천하. 천하를 이롭게 하려고 합니다.
此孔氏之所治也.」
차공씨지소치야.」 이것이 공씨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又問曰:
우문왈: 어부가 다시 물었다.
「有土之君與?」
「유토지군여?」 “그는 영토를 가지고 있는 임금입니까?”
子貢曰:
자공왈: 자공이 말했다.
「非也.」
「비야.」 “아닙니다.”
「侯王之佐與?」
「후왕지좌여?」 “그럼 제후와 임금을 보좌하는 사람입니까?”
子貢曰:「非也.」
자공왈:「비야.」 “아닙니다.”
客乃笑而還, 行言曰:
객내소이환, 행언왈: 그러자 어부는 웃으며 되돌아가면서 중얼거렸다.
「仁則仁矣,
「인즉인의, “어진 것이 어진 것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恐不免其身.
공불면기신. 그 몸은 화를 면하지 못하겠구나.
苦心勞形
고심로형 마음을 괴롭히고 몸을 지치게 하여
以危其眞.
이위기진. 자신의 참모습을 위태롭게 하는구나.
嗚呼, 遠哉其分於道也!」
오호, 원재기분어도야!」 아아! 그는 도에서 멀리도 떨어져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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