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세 가지 칼
- 장자(잡편) : 제30편 설검[1]-
昔趙文王喜劍,
석조문왕희검, 조나라 문왕은 검을 좋아하여
劍士夾門而客三千餘人,
검사협문이객삼천여인, 문하에 삼천 검객이 식객으로 모여들었다
日夜相擊於前,
일야상격어전, 밤낮으로 어전에서 칼싸움을 하여
死傷者歲百餘人,
사상자세백여인, 사상자가 1년에 100명이 넘었다.
好之不厭.
호지불염. 그래도 문왕은 싫증을 내지 않았다.
如是三年,
여시삼년, 그런 상태로 3년이 지나자
國衰, 諸侯謀之.
국쇠, 제후모지. 나라가 쇠퇴하고 제후들이 조나라를 멸망시키려고 기회를 엿보았다.
太子悝患之,
태자리환지, 태자 회가 이것을 걱정하여
募左右曰:
모좌우왈: 좌우의 사람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孰能說王之意止劍士者,
「숙능설왕지의지검사자, “누구든 임금의 마음을 설득시켜 검객들을 기르는 일을 멈추게 하면
賜之千金.」
사지천금.」 천금을 상으로 내릴 것이다.”
左右曰:
좌우왈: 좌우에서 말했다.
「莊子當能.」
「장자당능.」 “장자라면 할 수 있을 겁니다.”
太子乃使人以千金奉莊子.
태자내사인이천금봉장자. 태자는 사람을 시켜 천금을 가지고 가서 장자를 데려오게 했다.
莊子弗受,
장자불수, 그러나 장자는 그것을 받지 않고
與使者俱,
여사자구, 사자와 함께
往見太子曰:
왕견태자왈: 와서 태자를 만나 말했다.
「太子何以敎周,
「태자하이교주, “태자께서는 제게 무엇을 시키려고
賜周千金?」
사주천금?」 천금을 내리셨습니까?”
太子曰:
태자왈: 태자가 말했다.
「聞夫子明聖,
「문부자명성, “선생이 뛰어난 성인이라는 말을 듣고
謹奉千金以幣從者.
근봉천금이폐종자. 천금을 예물로 사자를 보낸 것입니다.
夫子弗受,
부자불수, 그러나 선생께서 받지 않으시니
悝尙何敢言!」
리상하감언!」 제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聞太子所欲用周者,
「문태자소욕용주자, “태자께서 제게 시키실 일이
欲絶王之喜好也.
욕절왕지희호야. 임금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금지시키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使臣上說大王
사신상설대왕 만약 제가 위로 임금을 설득시키려다
而逆王意,
이역왕의, 임금의 뜻을 거스른다면
下不當太子,
하불당태자, 아래로는 태자의 뜻까지 저버리는 것이 될 것입니다.
則身刑而死,
즉신형이사, 그렇게 되면 제 몸은 사형을 당하게 될 것인데,
周尙安所事金乎?
주상안소사금호? 천금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使臣上說大王,
사신상설대왕, 만약 제가 위로 임금을 설득시키고
下當太子,
하당태자, 아래로 태자의 뜻에 들어맞는다면
趙國何求而不得也!」
조국하구이부득야!」 조나라에서 제게 무슨 상을 내리건 문제가 되겠습니까?”
太子曰
태자왈:
:「然, 吾王所見, 唯劍士也.」
「연, 오왕소견, 유검사야.」 “그렇군요. 우리 임금은 검객만 좋아하십니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諾. 周善爲劍.」
「낙. 주선위검.」 “좋습니다. 저도 검술에는 제법 솜씨가 있습니다.”
太子曰:
태자왈: 태자가 말했다.
「然吾王所見劍士,
「연오왕소견검사, “그러나 임금님께서 좋아하는 검객은
皆蓬頭突鬢垂冠,
개봉두돌빈수관, 모두 더벅머리에 살쩍머리는 불끈 치솟았으며, 낮게 기울어진 관을 쓰고,
曼胡之纓,
만호지영, 장식이 없는 끈으로 관을 매고,
短後之衣,
단후지의, 소매가 짧은 옷을 입었으며,
瞋目而語難,
진목이어난, 눈을 부릅뜨고 말을 더듬습니다.
王乃說之.
왕내설지. 임금께서는 그래야만 좋아하십니다.
今夫子必儒服而見王,
금부자필유복이견왕, 선생께서 유자의 옷을 입고 임금을 뵈려 한다면
事必大逆.」
사필대역.」 반드시 그르치게 될 것입니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請治劍服.」
「청치검복.」 “검복을 갖추어 주십시오.”
治劍服三日,
치검복삼일, 사흘이 걸려 검복이 갖추어지자
乃見太子.
내견태자. 장자는 태자를 만났다.
太子乃與見王,
태자내여견왕, 태자는 그를 데리고 임금을 만나러 갔다.
王脫白刃待之.
왕탈백인대지. 왕은 칼을 뽑아들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莊子入殿門不趨,
장자입전문불추, 장자는 궁전 문으로 들어가면서도 잰걸음을 걷는 예의를 지키지도 않고,
見王不拜.
견왕불배. 임금을 보고도 절을 하지 않았다.
王曰:
왕왈: 임금이 말했다.
「子欲何以敎寡人,
「자욕하이교과인, “그대는 무엇으로 나를 가르치려고
使太子先焉?」
사태자선언?」 태자로 하여금 소개하도록 하였습니까?”
曰:「臣聞大王喜劍,
왈:「신문대왕희검, “저는 대왕께서 칼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들었기에
故以劍見王.」
고이검견왕.」 칼로써 임금을 뵈려 합니다.”
王曰:「子之劍何能禁制?」
왕왈:「자지검하능금제?」 “그대는 칼로 몇 사람이나 대적할 수 있습니까?”
曰:「臣之劍,
왈:「신지검, “저의 칼은
十步一人,
십보일인, 열 걸음마다 한 사람씩 베어
千里不留行.」
천리불류행.」 천리를 가도 아무도 가로막지 못합니다.”
王大悅之,
왕대열지, 왕은 크게 기뻐하였다.
曰:「天下无敵矣!」
왈:「천하무적의!」 “천하무적이로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夫爲劍者,
「부위검자, “대개 검술이라는 것은
示之以虛,
시지이허, 상대방에게 이쪽의 허점을 보여줌으로써
開之以利,
개지이리, 상대를 유인하고,
後之以發,
후지이발, 상대보다 늦게 칼을 뽑으면서
先之以至.
선지이지. 상대보다 먼저 공격하는 것입니다.
願得試之.」
원득시지.」 한번 실제로 이를 시험해 보이고 싶습니다.”
王曰:
왕왈: 왕이 말했다.
「夫子休就舍,
「부자휴취사, “우선 좀 쉬십시오. 객사로 물러가 명을 기다리시오.
待命設戲請夫子.」
대명설희청부자.」 시합준비를 갖추고 선생을 모시겠습니다.”
王乃校劍士七日,
왕내교검사칠일, 임금은 검객들을 7일 동안 시합을 시켜
死傷者六十餘人,
사상자육십여인,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뒤,
得五六人,
득오육인, 그 가운데 5, 6명을 골라
使奉劍於殿下,
사봉검어전하, 궁전 아래 검을 받들고 늘어서게 했다.
乃召莊子.
내소장자. 그리고는 장자를 불러 말했다.
王曰:「今日試使士敦劍.」
왕왈:「금일시사사돈검.」 “오늘 시험삼아 검객들과 검술을 겨루어 보시오.”
莊子曰:「望之久矣.」
장자왈:「망지구의.」 “오랫동안 이 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王曰:「夫子所御杖,
왕왈:「부자소어장, “선생이 평소에 쓰던 칼은
長短何如?」
장단하여?」 길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曰:「臣之所奉皆可.
曰:「신지소봉개가. “제가 쓸 칼은 아무래도 괜찮습니다.
然臣有三劍,
연신유삼검, 그러나 제게 칼이 세 개 있는데,
唯王所用,
유왕소용, 임금께서 원하시는 대로 쓰겠습니다.
請先言而後試.」
청선언이후시.」 먼저 이것을 설명 드린 뒤에 시합을 해보고 싶습니다.”
王曰:「願聞三劍.」
왕왈:「원문삼검.」 “그 세 가지 칼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曰:「有天子之劍,
왈:「유천자지검, “천자의 칼이 있고,
有諸侯之劍,
유제후지검, 제후의 칼이 있으며,
有庶人之劍.」
유서인지검.」 서민의 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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