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을 지키는 것이 부귀와 명예보다 낫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12]-
無足曰
무족왈 : 무족이 말했다.
富貴之於人
부귀지어인 : “부귀란 사람에게
無所不利
무소불리 : 이롭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窮美究埶
궁미구예 : 어떤 아름다움도 이룰 수 있고, 어떤 권세라도 추구할 수 있으니
至人之所不得逮
지인지소불득체 : 이것은 지극한 사람도 미칠 수 없는 일이며,
賢人之所不能及
현인지소불능급 : 성인도 따라갈 수 없는 일입니다.
俠人之勇力而以爲威强
협인지용력이이위위강 : 부귀는 남의 용기와 능력을 빌어 위세를 떨치고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秉人之知謀以爲明察병인지지모이위명찰 : 남의 지혜와 계략을 이용하여 명석하게 잘 살필 수도 있습니다.
因人之德以爲賢良
인인지덕이위현량 : 남의 덕을 근거로 하여 현명하고 어질게 행동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非享國而嚴若君父
비향국이엄약군부 : 나라를 다스리고 있지 않아도 임금이나 아버지 같은 위엄을 지닐 수도 있습니다.
且夫聲色滋味權勢之於人
차부성색자미권세지어인 : 또한 음악이나 미술이나 권세와 같이
心不待學而樂之
심불대학이락지 :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들을 배우지 않고도 즐길 수가 있습니다.
體不待象而安之
체불대상이안지 : 몸은 다른 물건을 빌지 않고도 편안할 수 있습니다.
夫欲惡避就
부욕악피취 : 탐나는 것을 얻고 싫어하는 것을 피하는 일도
固不待師
고불대사 : 스승을 기다릴 것 없이 이루어집니다.
此人之性也
차인지성야 : 이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孰能辭之
숙능사지 : 누가 그것을 마다하겠습니까?”
知和曰
지화왈 : 지화가 말했다.
知者之爲
지자지위 : “지혜 있는 사람의 행동은
故動以百姓
고동이백성 : 본시 행동의 표준을 백성들로 삼아서
不違其度
불위기도 : 그들의 기준을 어기지 않습니다.
是以足而不爭
시이족이불쟁 : 그러므로 언제나 만족하고 있어서 다투지 않는 것입니다.
無以爲故不求
무이위고불구 : 할 것이 없으므로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不足故求之
부족고구지 : 그러나 만족을 못하는 사람은 그 때문에 욕망을 추구하게 되고,
爭四處而不自以爲貪
쟁사처이불자이위탐 : 사방으로 다투면서도 스스로 탐욕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有餘故辭之
유여고사지 : 지혜 있는 사람은 남음이 있기 때문에 남이 추구하는 것을 사양하며,
棄天下而不自以爲廉
기천하이부자이위렴 : 천하를 버리고도 스스로를 결백하고 깨끗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廉貪之實
렴탐지실 : 결렴하다거나 탐욕스럽다는 실제 내용은
非以迫外也
비이박외야 : 추구하는 밖의 물건에 의해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反監之度
반감지도 : 돌이켜 자기 마음의 법도를 살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勢爲天子而不以貴驕人
세위천자이불이귀교인 : 천자의 권세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존귀함으로써 남에게 교만하지 않습니다.
富有天下而不以財戲人
부유천하이불이재희인 : 천하의 부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재물로써 사람을 희롱하지 않습니다.
計其患
계기환 : 천자의 환란을 헤아리고
慮其反
려기반 : 그것이 천성에 반하는 것임을 생각하고,
以爲害於性
이위해어성 : 그것은 본성을 해치는 것이라 단정하기 때문에
故辭而不受也
고사이불수야 : 사양하고 받지 않는 것입니다.
非以要名譽也
비이요명예야 : 명예를 바라기 때문은 아닙니다.
堯舜爲帝而雍
요순위제이옹 : 요임금과 순임금이 임금노릇을 하면서도 남에게 임금자리를 사양했던 것은
非仁天下也
비인천하야 : 천하에 어짊을 펴기 위한 것이 아니라,
不以美害生也
불이미해생야 : 명예나 이익 때문에 삶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善卷許由得帝而不受
선권허유득제이불수 : 선권이나 허유가 임금자리를 내주어도 받지 않았던 것은
非虛辭讓也
비허사양야 : 공연히 사양한 것이 아니라,
不以事害己
불이사해기 : 번거로운 일로 인해 자기를 해치지 않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此皆就其利
차개취기리 : 이들은 모두가 그의 이로움을 위해
辭其害
사기해 : 그 피해를 사퇴한 것이어서
而天下稱賢焉
이천하칭현언 : 천하 사람들은 현명하다고 칭송하는 것입니다.
則可以有之
즉가이유지 : 그것은 그들이 천하를 차지할 수 있는데도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彼非以興名譽也
피비이흥명예야 : 그들은 명예를 추구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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