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세상을 만나면 구차히 살아가려 하지 않는다

- 굶어 죽은 백이와 숙제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15]-

昔周之興,

석주지흥, 주나라가 한창 흥성할 때

有士二人處於孤竹,

유사이인처어고죽, 두 선비가 고죽이라는 곳에 살고 있었는데,

曰伯夷叔齊.

왈백이숙제. 그들이 백이와 숙제이다.

二人相謂曰:

이인상위왈: 두 사람이 서로 상의했다.

「吾聞西方有人,

「오문서방유인, “듣기에 서쪽에 한 사람이 있는데,

似有道者,

사유도자, 도를 터득한 사람인 듯하다니

試往觀焉.」

시왕관언.」 가서 봅시다.”

至於岐陽,

지어기양, 그리고는 기산의 남쪽 기슭에 이르렀을 때,

武王聞之,

무왕문지, 무왕이 이들에 관한 얘기를 듣고

使叔旦往見之,

사숙단왕견지, 아우인 숙단을 시켜 그들을 맞이하도록 했다.

與之盟曰:

여지맹왈: 숙단은 그들에게 맹세하기를,

「加富二等,

「가부이등, 녹은 2등 이상을 주고,

就官一列.」

취관일열.」 벼슬은 일등 자리를 주겠다고 말하면서,

血牲而埋之.

혈생이매지. 짐승의 피를 빨고 맹세를 쓴 글을 땅에 묻어 맹세를 굳혔다.

二人相視而笑曰:

이인상시이소왈: 두 사람은 서로 쳐다보고 웃으며 말했다.

「唏, 異哉!

「희, 이재! “아, 이상하군요.

此非吾所謂道也.

차비오소위도야.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도가 아닙니다.

昔者神農之有天下也,

석자신농지유천하야, 옛날 신농이 천하를 다스릴 때에는

時祀盡敬

시사진경 철에 따른 제사를 정성껏 지내기는 했지만,

而不祈喜.

이불기희. 행복을 빌지는 않았습니다.

其於人也,

기어인야, 백성들에 대해

忠信盡治

충신진치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게 정성을 다해 다스리기는 했지만

而无求焉.

이무구언. 다른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樂與政爲政,

락여정위정, 정치를 맡으면 즐겁게 정치를 했고,

樂與治爲治,

락여치위치, 다스리게 되면 즐거이 다스리기만 했습니다.

不以人之壞自成也,

불이인지괴자성야, 남의 손실을 근거로 하여 자신의 성공을 바라지 않았고,

不以人之卑自高也,

불이인지비자고야, 남을 낮추면서 자신을 높이려 하지 않았으며,

不以遭時自利也.

불이조시자리야. 시세를 만났다 하여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今周見殷之亂

금주견은지란, 지금 주나라는 은나라가 혼란함을 보고서

而遽爲政,

이거위정, 갑자기 좋은 정치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上謀而行貨,

상모이행화, 윗사람은 계책을 써서 신하들을 모으고, 아랫사람은 재물을 써서 벼슬을 구하고 있습니다.

阻兵而保威,

조병이보위, 군대에 의지하여 위세를 보존하고,

割牲而盟以爲信,

할생이맹이위신, 짐승의 피를 내어 맹세함으로써 믿음을 표시하며,

揚行以說衆,

양행이설중, 훌륭한 행동을 표창함으로써 백성들을 기쁘게 해주고,

殺伐以要利,

살벌이요리, 사람들을 죽이면서 공격하여 이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是推亂以易暴也.

시추란이역폭야. 이것은 혼란으로 주왕의 폭정을 대체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吾聞古之士,

오문고지사, 제가 듣건대 옛날의 선비들은

遭治世不避其任,

조치세불피기임, 잘 다스려지는 세상을 만나면 그에게 맡겨진 일을 피하지 않고,

遇亂世不爲苟存.

우란세불위구존.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면 구차히 살아가려 하지 않는다 했습니다.

今天下闔,

금천하합, 지금 천하가 혼미하고

周德衰,

주덕쇠, 주나라의 덕이 쇠퇴하고 있습니다.

其竝乎周以塗吾身也,

기병호주이도오신야, 주나라와 함께 살아감으로써 몸을 더럽히기보다는

不如避之以絜吾行.」

불여피지이혈오행.」 차라리 주나라를 피해 나의 행동을 깨끗이 하겠습니다.”

二子北至於首陽之山,

이자북지어수양지산, 그리고서 두 사람은 북쪽 수양산으로 가

遂餓而死焉.

수아이사언. 마침내 굶어 죽었다.

若伯夷叔齊者,

약백이숙제자, 백이와 숙제 같은 사람들은

其於富貴也,

기어부귀야, 부귀에 대하여는

苟可得已,

구가득이, 구차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해도

則必不賴.

즉필불뢰. 절대로 받지 않을 사람들이었다.

高節戾行,

고절려행, 높이 뛰어난 절조나 남과 다른 행동으로

獨樂其志,

독락기지, 홀로 그의 뜻을 즐기고

不事於世,

불사어세, 세상에서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此二士之節也.

차이사지절야. 이것이 두 선비의 절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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