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도 행하지 못하는 것을 병든 것이라 말한다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8]-

原憲居魯,

원헌거로, 원헌이 노나라에 살았는데,

環堵之室,

환도지실, 그의 집은 사방 한 칸의 작은 집이었다.

茨以生草.

자이생초. 초가지붕에는 풀이 자라고,

蓬戶不完,

봉호불완, 싸리문은 부서져 있고,

桑以爲樞.

상이위추. 뽕나무 줄기로 문지도리를 삼고,

而甕牖二室,

이옹유이실, 깨진 항아리를 박아 창을 낸 두 개의 방은

褐以爲塞.

갈이위색. 칡으로 창을 가리고 있었다.

上漏下濕,

상루하습,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 바닥은 축축했는데,

匡坐而弦歌.

광좌이현가. 원헌은 똑바로 앉아서 금을 뜯으며 노래하고 있었다.

子貢乘大馬,

자공승대마, 자공은 큰 말이 끄는 수레를 탔는데,

中紺而表素,

중감이표소, 수레 안쪽은 보랏빛 천으로 장식하고 겉포장은 흰 천으로 만든 것이었다.

軒車不容巷,

헌거불용항, 이 큰 수레가 그의 집 골목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往見原憲.

왕견원헌. 그는 걸어가서 원헌을 만났다.

原憲華冠縰履,

원헌화관쇄리, 원헌은 가죽나무 껍질로 만든 관을 쓰고 뒤축도 없는 신을 신은 채

杖藜而應門.

장려이응문. 지팡이를 짚고 문에 나와 그를 맞았다.

子貢曰:

자공왈: 자공이 말했다.

「嘻! 先生何病?」

「희! 선생하병?」 “아, 선생께서는 무슨 병입니까?”

原憲應之曰:

원헌응지왈: 원헌이 대답했다.

「憲聞之,

「헌문지, “내가 듣건대

无財謂之貧,

무재위지빈, 재물이 없는 것은 가난하다고 말하고,

學道而不能行

학도이불능행 배우고도 행하지 못하는 것을

謂之病.

위지병. 병든 것이라 말한다 했습니다.

今憲,

금헌, 지금 나는

貧也, 非病也.」

빈야, 비병야.」 가난한 것이지 병든 것은 아닙니다.”

子貢逡巡而有愧色.

자공준순이유괴색. 자공은 우물쭈물 뒷걸음질치면서 부끄러운 얼굴빛을 하였다.

原憲笑曰:

원헌소왈: 원헌이 웃으며 말했다.

「夫希世而行,

「부희세이행, “세상의 평판을 바라면서 행동하고,

比周而友,

비주이우, 자기와 친하게 어울리는 사람만을 벗하고,

學以爲人,

학이위인, 학문은 남에게 내세우기 위해서 하고,

敎以爲己,

교이위기, 가르침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하고,

仁義之慝,

인의지특, 인의를 내세워 간악한 짓을 하고,

與馬之飾,

여마지식, 수레와 말을 장식하는 일들은

憲不忍爲也.」

헌불인위야.」 나는 차마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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