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ao9p-W9dsQI

 

자화상 찬(自寫眞贊)

-위 사진 상단.

* 두번째 사진은 젊은날의 자화상.

*이땅에서 자화상을 그리는 것도 드문 일이거니와 스스로 '贊'을 붙여 자신을 예찬한다는 건 자신이 당당하게  살아온 길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自讚'에서 겸양의 미덕도 보였지만 최치원 이후 자신의 천재성과 독창성, 그리고 정의로운 삶의 드러난 궤적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감히 단언한다. 물론 만해 한룡운 선생께서 佛心에 기초한 시적 천재성과 정의로운 삶의 바톤을 이어 받으셨지만.

俯視李賀

(부시이하) 이하(李賀)*도 내려다 볼 만큼

優於海東

(우어해동) 조선에서 최고라고들 했지.

騰名謾譽

(등명만예) 높은 명성과 헛된 칭찬

於爾孰逢

(어이숙봉) 네게 어찌 걸맞겠는가.

爾形至眇

(이형지묘) 네 형체는 지극히 작고

爾言大閒

(이언대동) 네 언사는 너무도 오활하네.

宜爾置之

(의이치지) 네 몸을 두어야 할 곳은

丘壑之中

(구학지중) 금오산 산골짝이 마땅하도다.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323023002&wlog_tag3=naver#csidx5cb1eef2c190ffca8ad78f9df6ab14d

* 이하 李賀, Li He (791-817)

26세에 요절한 唐代 천재시인.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8008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참고]

生六臣

서산서원은 1703년(숙종 29)에 경상도 유학 곽억령(郭億齡) 등이

조려(趙旅), 원호(元昊), 김시습(金時習), 이맹전(李孟專), 성담수(成聃壽), 남효온(南孝溫) 등의 병향(幷享)을 사육신의 예에 따라 이루어짐이 마땅함을 국왕에게 상소하여 윤허를 받고 여섯 사람의 제향을 위하여 창건한 서원이 되었다.

死六臣

성삼문(成三問:1418~56)·하위지(河緯地:1387~1456)·이개(李塏:1417~56)·유성원(柳誠源:?~1456)·박팽년(朴彭年:1417~56)·유응부(兪應孚:?~1456) 등을 일컫는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8008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https://ko.wikipedia.org/wiki/%EA%B8%B0%EB%A6%BC%EC%82%AC

 

기림사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둘러보기로 가기 검색하러 가기

ko.wikipedia.org

 

 

https://www.youtube.com/watch?v=YZSL3vgR0po&t=28s

 

김시습 년보/ 아래 포스트에서 주요 사항만 발췌

https://kydong77.tistory.com/18316

1435년(세종 17년)

시울 반중 북쪽에 있는 충순위(忠純衛) 일성(日省)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관은 강릉 (江陵)이요, 자는 열경(悅卿), 휘는 시습(時習), 호는 매월당(梅月堂),

동봉(東峰),

청한자(淸寒子), 벽산청은(碧山淸隱)·췌세옹(贅世翁),법호는 설잠(雪岑)이다.

1439년(세종 21년)

5세 때에 수찬(修撰) 이계전(李季甸)의 문하에서 중용과 대학을 배워 능통하였다.

5세 神童. 설악의 오세암은 김시습이 거처한 데서 유래함. <십현담요해> 여기서 저술한 듯.

1454년(단종 2년) 20세 때,

훈련원도정(訓練院都正) 남효례(南孝禮)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1455년(세조 1년) 21세에,

삼각산(三角山) 중흥사(重興寺)에서 글을 읽다가 단종(端宗)이 왕위를 빼앗겼다는 변보를 듣고

문을 닫고 3일 동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읽던 서적을 다 불에 태우고 거짓 미친 채 변소에 빠졌다가

도망하여 중이 되어 이름을 설잠(雪岑)이라 하였다.

1463년(세조 9년) 28세 때

방랑 여행으로 호남지방을 여행하였고 그해 가을에 <탕유호남록후지(宕遊湖南錄後志)>를

저술하였다. 가을에 서적 구입차 서울에 올라왔다가 효령대군(孝寧大君)의 권고를 받아 열흘 동안 법화경(法華經)을 교정하였다.

1465년(세조 11년) 31세 때,

경주(慶州)에 정착하였고, 봄에 남산의 주봉인 금오산 용장사 아래 계곡에 금오산실을 지어 살았다.

3월말에 효령대군의 초청을 받아 서울로 나와 원각사(圓覺寺)의 낙성식에 참석하였다.

1468년(세조 14년) 34세 때,

겨울에 금오산에 거처하고 <산거백영(山居百詠)>을 저술하였다.

이즈음 한국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저술하다. 경주 남산의 주봉이 금오산이다.

명나라 구우의 『전등신화』를 모방하여 인귀교환설화를 수용하여 ‘신화’라 붙이다.

1471년(성종 2년) 37세 되던 해 봄에 금오산으로부터 서울로 돌아와 도성 동쪽 수락산 기슭에 폭천정사를 짓고 은거하였다. 現 수락산 매월정 중수.

1481년(성종 12년) 47세 때,

다시 속인이 되었다. 고기를 먹고 머리를 기르며 안씨(安氏)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다.

1483년(성종 14년) 49세 때,

육경(六經).자사 등의 많은 서적을 싣고 관동유람의 길을 떠났다.

1493년(성종 24년) 59세 때,

3월에 충청도 홍산현(鴻山縣, 현재는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무량사(無量寺)에서 세상을 떠났다.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2585

 

김시습

김시습(金時習) 1435년(세종 17)∼1493년(성종 24). 조선 초기의 학자이며 문인, 생육신의 한 사람. 본관은 강릉. 자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梅月堂)·청한자(淸寒子)·동봉(東峰)·벽산청은(碧山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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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 / 전등신화

http://kydong77.tistory.com/5439

 

구우 / 전등신화

[은자주]전등신화의 목차를 정리해 본다. 하단에 금오신화와 연관된 작품을 적시하고 걸작을 발췌해 본다. 전등신화(剪燈新話)_구우(瞿佑) 작자소전_주릉가(周楞伽) 서문 1. 구우(瞿佑)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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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ydong77.tistory.com/5414

 

금오신화 원문과 번역 목록

[용장사지 위 마애불과 석탑들] [은자주] 이 블로그에 실은 금오신화의 원문과 번역 주소창을 소개한다. [참고]금오신화 vs 구우/전등신화 http://kydong77.tistory.com/5413 이 블로그 운영자가 정리한 금오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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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주] 이 블로그에 실은 금오신화의 원문과 번역 주소창을 소개한다.

20세에 결혼한 김시습은 세조의 왕위찬탈에 분개하여 21세 때에 삼각산 중흥사에서의 과거공부를 포기한 후, 관서지방과 호남지방을 떠돌다 31세때야 경주 금오산 용장사애 안착하였다. 그는 47세때 1년 안팎 安氏와 살림을 꾸린 것 외에는 21세 이후로는 떠돌이 생활과 독서와 시문에 빠져 일생을 보냈다.

거렬(車裂)당한 사육신들의 시신을 노량진에 수습한 분도 김시습님이시다. 그분의 담대한 도량과 행동에 절로 고개 숙이게 되는 첫번째 이유다.

명나라 구우의 人鬼交歡說話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 5편은 소설집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34세 이후 금오산[남산] 삼릉계곡에 위치한 용장사 인근에 거처를 마련하고 저술했다.

참선 수행을통한 깨달음의 요체를 漢詩로 밝힌 동안상찰(同安常察) 《십현담(十玄談)》를 나름대로 탐색한 <십현단요해>에서도 그의 천재성은 빛을 발했다. 만해 한룡운님은 설악산 오세암에서 <십현담주해>를 집필하며 매월당과의 기이한 인연과 견해의 차이로 그 책을 내게 된 사연도 서문에서 밝혔다.

지금껏 용장사지가 위치한 삼릉계곡을 비롯한 경주 남산에는 노천 박물관이라 불리울 만큼 수많은 불상과 마애불들이 현존한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인귀교환설화의 효시는 최치원의 〈쌍녀분전기〉(雙女墳傳記)이다.

 

https://kydong77.tistory.com/18588

 

최치원, 雙女墳記/ 崔致遠傳

https://www.youtube.com/watch?v=eWIxclVd1_s https://www.youtube.com/watch?v=Tg_E8bZx6cQ https://www.youtube.com/watch?v=RCmdjC2GfrI [참고] 인귀교환설화의 첫 작품으로는 최치원의 〈쌍녀분전기〉(雙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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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금오신화 vs 구우/전등신화

http://kydong77.tistory.com/5413

 

금오신화 작품 요약

금오신화 [참고]금오신화 vs 구우/전등신화 http://blog.paran.com/kydong/34822337 현존하는 5편은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용궁부연록, 남염부주지 등 다섯편이다. 이들은 각기 소재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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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5편은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용궁부연록, 남염부주지 등 다섯편이다.

이들은 각기 소재가 다르다.

만복사저포기는 남원 만복사에서 죽은 처녀와의 가연을 소재로 한 것이며,

이생규장전은 홍건적의 난리로 헤어진 아내가 돌아와 행복한 생활을 했지만 아내가 이미 죽은 여인이었고,

취유부벽정기는 평양으로 장사를 나갔던 홍생이 부벽루에 올라서 수천년 전의 인물로

지금은 선녀가 되어 있는 기씨녀를 만나 사랑을 속삭였다는 얘기며,

남염부주지는 경주의 박생이란 선비가 꿈에 지옥의 염부주에 가서 염라대왕을 만나

토론하고 돌아온 후 크게 깨달은 얘기이다.

<만복사저포기>의 양생, <이생규장전>의 이생은 각각 죽은 여인의 환신(幻身)과 동서(同棲)하다가 여인을 따라 모두 현세를 등진다. 명혼소설로 인귀교환이 특색이며,

왜구난 홍건적난 등 전란이 비극의 원인이 되고 있음도 공통적이다.

<취유부벽정기>는 전자에 비해 몽유소설과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고 인귀교환(人鬼交歡) 대신 역사적 사건이 만남의 동기가 되고 있다.

<남염부주지>와 <용궁부연록>은 완결된 몽유소설로 주인공 박생, 한생이 각각 지옥과 용궁을 편력하는 이계담(異界談)이다.

 

이 블로그 운영자가 정리한 금오신화 자료는 다음과 같다.

김시습전 -율곡 이이

http://kydong77.tistory.com/8088

 

김시습전 -율곡 이이

[주]세조의 왕위찬탈로 파탄난 인생, 그는 장부의 표상이라며 수염을 기른 중으로 일생을 방랑했다.47세때 환속하여 조부신께 사죄문도 올렸지만 충신불사이군의 유교적 이데올로기는 태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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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사저포기 상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7

 

김시습, 만복사저포기 上

自寫眞贊[자화상 찬] 俯視李賀 (부시이하) 이하(李賀)*도 내려다 볼 만큼 優於海東 (우어해동) 조선에서 최고라고들 했지. 騰名謾譽 (등명만예) 높은 명성과 헛된 칭찬 於爾孰逢 (어이숙봉) 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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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사저포기 하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6

 

김시습, 만복사저포기 下

萬福寺摴蒲記 下 만복사저포기 2]무덤에서 사흘간 처자 환신과 지내다 1)처자 환신을 따라 개령동 처자의 집에 가다 生執女手, 經過閭閻, 양생이 여인의 손을 잡고 마을을 지나가는데, 犬吠於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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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규장전 상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5

 

김시습, 이생규장전 上

[주]담장은 현실세계와 이상세계의 경계다. 담장 안은 이생이 경험하지 못한 이상세계였다. 담장을 넘어 최랑과 시를 창수하니 신선세계에서 선녀를 만난 기분이었다. 어떻게 빠져들지 않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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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규장전 하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4

 

김시습, 이생규장전 下

[주]연애[풋사랑]-울산 농장, 결혼-홍건적의 난에 피살, 인귀교환-명수 다해 영별. 이 작품은 세 차례에 걸친 만남과 이별의 변주곡이다. 2]이생, 최랑과 이별하다 1)이생의 행동이 탄로나 울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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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유부벽정기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3

 

김시습, 취유부벽정기

[주] 이 작품은 부벽루에서 시를 창수할 짝을 만난 홍생과 기씨녀의 회고시의 향연이다. 홍생의 칠률 6수, 기씨녀의 칠률 6수, 40운 80구의 기씨녀의 오언고시 <강정추야완월(江亭秋夜玩月)>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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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 상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2

 

김시습,남염부주지 上

이 작품에는 매월당이 20년에 걸친 정신적 방황에서 도출하려 했던, 삶과 죽음에 대한 존재론적 회의와 불교의 세계관 및 의식의 오류에 대해 염왕과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 정리하고 있다. 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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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 하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1

 

김시습, 남염부주지 下

3]염왕과의 담론 1)유불을 비교하다 生問曰(생문왈) : 박생이 물었다. 周孔瞿曇(주공구담) : "주공과 공자와 석가는 何如人也(하여인야) : 어떤 사람들입니까?" 王曰(왕왈) : 임금이 말하였다. 周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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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부연록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0

 

김시습, 용궁부연록

[주]한생이 용궁의 상량식 잔치에 초대되어 상량문 짓고, 용궁의 풍류잽이들과 초대받은 사람들이 돌아가며 재주를 보이며 시를 지은 후, 한생은 용궁을 두루 구경하고, 진주 두 알과 비단 두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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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 / 전등신화

http://kydong77.tistory.com/5439

 

구우 / 전등신화

[은자주]전등신화의 목차를 정리해 본다. 하단에 금오신화와 연관된 작품을 적시하고 걸작을 발췌해 본다. 전등신화(剪燈新話)_구우(瞿佑) 작자소전_주릉가(周楞伽) 서문 1. 구우(瞿佑)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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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2585

 

김시습

김시습(金時習) 1435년(세종 17)∼1493년(성종 24). 조선 초기의 학자이며 문인, 생육신의 한 사람. 본관은 강릉. 자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梅月堂)·청한자(淸寒子)·동봉(東峰)·벽산청은(碧山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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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사저포기

http://kydong77.tistory.com/2584

 

김시습, 만복사저포기

[주]한문만 제시하면 의미를 알 수 없고, 국역만 처리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 쉬워 한문을 짧게 끊고 국역으로 대역(對譯)하였다. 금오신화 5편중 <만복사저포기>와 <이생규장전>은 인귀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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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규장전

http://kydong77.tistory.com/2583

 

김시습, 이생규장전

[주]담장은 빈부의 세계, 서민과 귀족, 현실세계와 이상세계의 경계다. 담장 안은 이생이 경험하지 못한 이상세계였다. 담장을 넘어 최랑과 시를 창수하니 신선세계에서 선녀를 만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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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유부벽정기

http://kydong77.tistory.com/2577

 

김시습, 취유부벽정기

[주] 이 작품은 부벽루에서 시를 창수할 짝을 만난 홍생과 선녀 기씨녀의 회고시의 향연이다. 고양된 회고의 정서를 응축한 홍생의 칠률 6수, 기씨녀의 칠률 6수, 五言 40운 80구의 기씨녀의 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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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

http://kydong77.tistory.com/2576

 

김시습, 남염부주지

[주]금오신화 5작품 중 유일하게 한시를 사용하지 않은 사상소설이다. 남염부주지 -김시습 成化初, 慶州有朴生者, 以儒業自勉. 성화(成化) 초년에 경주에 박생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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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부연록

http://kydong77.tistory.com/2575

 

김시습, 용궁부연록

용궁부연록 松都有天磨山. 其山高揷而峭秀, 故曰天磨山. 개성에 천마산이 있는데, 그 산이 공중에 높이 솟아 가파르므로 '천마산(天磨山)'이라 불리게 되었다. 中有龍湫, 名曰瓢淵, 窄而深, 不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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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5414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https://kydong77.tistory.com/17950

 

천재의 광기 - 김시습 금오신화

Do-Re-Mi - Julie Andrews https://www.youtube.com/watch?v=L1l1KUuTNlk Do-Re-Mi - Julie Andrews [가사번역 자막] https://www.youtube.com/watch?v=b7Slk-6CYd4 https://www.youtube.com/watch?v=jITsImZ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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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ydong77.tistory.com/18316

 

김시습, 금오신화/ 총정리

<금오신화>의 금오는 경주 남산의 주봉을 지칭하고, 신화란 새로운 이야기의 뜻인데, 소설은 기본적으로 소재든 주제든 문체든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굳이 금오를 덧붙인 것은 작품을 창작한 장소를 의미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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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ydong77.tistory.com/18046

 

김시습-<십현담요해> & 한룡운 - <십현담주해>

​강혜정 - 고향의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kQlq64SUEwI ​​​님의침묵/(작곡 정의송, 노래 하이런) https://www.youtube.com/watch?v=v9NQ9jA7f_8 한용운/국가보훈처 ​https://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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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현담(十玄談)》열 가지 현묘한 말씀
- 동안상찰(同安常察) 선사 지음

https://blog.naver.com/bonem25/221339263704


 

《십현담(十玄談)》열 가지 현묘한 말씀

《십현담(十玄談)》열 가지 현묘한 말씀 - 동안상찰(同安常察) 선사 지음 ① 心印(심인) 問君心印作何顔 (...

blog.naver.com

내용이 길어 운영자가 그 타이틀을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현묘한 담론이란 진리를 말한다.

그 진리를 10가지로 요약한 것이 십현담이다.

① 心印(심인)

② 祖意(조의)

③ 玄機(현기)

④ 塵異(진이)

⑤ 佛敎(불교)

⑥ 還鄕曲(환향곡)

⑦ 破還鄕曲(파환향곡)

⑧ 廻機(회기)

⑨ 轉位歸(전위기)

⑩ 一色過後(일색과후)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8046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https://kydong77.tistory.com/17952

 

한룡운 - 십현담주해 & 김시습 - 학랑소

△ 만해 한룡운 저 野船渡盡無數人 滿江風雨自縱橫 「나룻배 타고 강 건너는 수 많은 사람들이여, 강에 가득한 비바람 스스로 어지럽구나」. <십현담> 중에서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바리톤 박흥우) 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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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GYZbRNVOhHI

 

심경호 교수의 해석 '천재의 광기'에 대한 운영자 단평.

'천재'는 맞지만, '광기'는 오류다. 그는 다만 자신의 세계관(가치관)을 실현한 분이셨다. 재평가하면 '영원한 자유인'이셨다.

 

 Do-Re-Mi - Julie Andrews

https://www.youtube.com/watch?v=L1l1KUuTNlk

Do-Re-Mi - Julie Andrews [가사번역 자막]

https://www.youtube.com/watch?v=b7Slk-6CYd4

https://www.youtube.com/watch?v=jITsImZdlMQ

 

에델바이스(Edelweiss)  [가사 번역]

https://www.youtube.com/watch?v=hX7almtjEQA

 

 

The Sound of Music (1/5)

https://www.youtube.com/watch?v=AePRD1Ud3Lw

The Sound of Music (2/5)

https://www.youtube.com/watch?v=pcj4boVT4fc 

 

The Sound of Music (3/5)

https://www.youtube.com/watch?v=DGABqdbtQnA

The Sound of Music (4/5)

https://www.youtube.com/watch?v=pLm07s8fnzM

The Sound of Music (5/5)

https://www.youtube.com/watch?v=kxjwb5cXTI0

 

 

 1:37:45 이후에  명시 <謔浪笑(학랑소)>를 자세히 설명하네요. 내일 다시 한 번 보시기로 하죠.

위 사진은 김시습 자신이 그린 자화자찬의 젊은 시절과 노년의 초상화로,

그는 관습이나 남의 시선에 구속받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일생을 방랑한 영원한 자유인이었다.

스님이면서도 수염을 기른 초상화에는 이맛살이 찡그려져 있다.

노년의 초상화에는 이마의 주름이 더욱 깊게 찡그려져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역사에 대한 치욕과 분노 때문일 것이다.

그의 방황과 평생 동안의 방랑은 어린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로부터 비롯되었다.

마소에 팔다리를 묶어 찢어 죽인 사육신들의 시신을 거두어 매장한 분도 김시습이었다.

그래서 그가 얻은 건 역사상 생육신의 한 분이라는 영예뿐이었다.

먼저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수락산의 매월정부터 올라 볼까요?

그의 자호 매월당은 그가 스님이 되어 경주 남산 용장사에 계실 때 거실의 당호로 사용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는 신라인처럼 매화 향기 그윽한 달밤을 그리워한 듯하다.

그는 인귀교환설화로 그림움을 달랬다.

 

아래 포스트에는 인간 김시습에 대한 경호 교수의 상세한 설명을 보고 들을 수 있다.

지루해지면 동영상 하단의 시각바를 적어 놓고 여유로운 시간에 읽으면 된다.

심교수의 김시습 강연은 바른 삶을 추구하는 분들에게 삶의 지침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블로그의 참고글

카테고리 "한문학> 금오신화 & 전등신화"

 

천재의 광기, 매월당집과 금오신화(심경호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HDSfozlsM3w

 

매월정 사진은 아래 포스트에도 올린 바 있다.

http://kydong77.tistory.com/11872

 

매월정/수락산 04

http://kydong77.tistory.com/10062

 

매월당 김시습에 대하여는 아래 블로그에 자세히 소개하였다.

http://kydong77.tistory.com

카테고리 - 한문학> 금오신화

카테고리 - 한문학>전등신화도 인귀교환설화 이해를 위해 필독이 요구된다.

 

김시습 년보 참조

http://kydong77.tistory.com/2582

 

김시습전-율곡 이이

[주]세조의 왕위찬탈로 파탄난 인생, 그는 장부의 표상이라며 수염을 기른 중으로 일생을 방랑했다. 47세때 환속하여 조부신께 사죄문도 올렸지만 충신불사이군의 유교적 이데올로기는 태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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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8년(세조 14년) 34세 때,

겨울에 금오산에 거처하고 <산거백영(山居百詠)>을 저술하였다.

이즈음 한국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저술하다.

경주 남산의 주봉이 금오산이다.

명나라 구우의 『전등신화』에 자극받아 인귀교환설화를 수용하여 ‘신화’라 붙이다.

인귀교환설화란 산 사람[사내]과 죽은 사람의 혼령[여인]이

현실적 공간에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귀교환설화는 아래의 최치원설화다. 쌍녀분설화라고도 한다.

 

최치원설화/해괴망측한 사랑 이야기

  http://kydong77.tistory.com/8611

 

최치원설화/해괴망측한 사랑 이야기

[사진](상)런던 대영박물관 전경(前景). (하)대영박불관의 대리석 여인상 [주]최치원 설화 또는 쌍녀분 설화로 일컬어지는 이 설화는 해괴망측(駭怪罔測 )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곧, 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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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년보

http://www.maewd.com/

1435년(세종 17년)

시울 반중 북쪽에 있는 충순위(忠純衛) 일성(日省)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관은 강릉 (江陵)이요, 자는 열경(悅卿), 휘는 시습(時習), 호는 매월당(梅月堂),

동봉(東峰),

청한자(淸寒子), 벽산청은(碧山淸隱)·췌세옹(贅世翁),법호는 설잠(雪岑)이다.

대대 무인의 집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문장이 뛰어나 귀여움을 받았다.

고려조 (高麗朝) 시중 김태현(金太鉉)의 십삼세 손이다.

그이 외조가 맡아서 글을 가르쳤는데 말은 가르치지 않고 천자만 가르치어

어려서부터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표현하는 것이 더 빨랐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논어(論語)에 [자왈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子曰 學而時習之 不亦悅(設)乎)]에서 시습(時習)을 따서 휘(이름)로 하고 경(卿)자를 넣어서 열경(悅卿)이라고 자를 지었다고 한다.

세살 때 한시를 능히 지었다.

유모가 맷돌에 보리 가는 것을 보고 ,

[無 雨 黃 雲]

[비도 없이 천둥소리 어디서 나나,

누런 구름 조각이 각 사방에 흩어지네]

하고 소리 높이 읊으니 사람들이 모두 그를 신기하게 여겼다.

 

1439년(세종 21년)

5세 때에 수찬(修撰) 이계전(李季甸)의 문하에서 중용과 대학을 배워 능통하였다.

정승 허 조 (許稠)가 그를 찾아가서 불러 말하기를

[나는 늙었으니 늙을 로(老)자로 운을 달아 지어라]라고 하니 

[늙은 나무가 꽃 피는 것은 마음이 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하니

허 조는 문득 무릎을 치면서, [정말 신동이구나!]하고 탄복하였다 한다.

세종께서 이 소문을 듣고 시습을 불러 지신사(知申事) 박이창(朴以昌)에게 그의 재주를 시험하게 하여

[동자의 학문하는 태도가 흰 학이 푸른 하늘 끝에서 춤추는 것 같구나( 子之學 白鶴 靑空之末)] 싯귀를 주어 댓귀를 지으라 하니

聖主之德 黃龍 海之中

[성스러운 임금님의 덕은 누런 용이 푸른 바다속에 꿈틀거리는 것 같습니다.]라

답하여, 세종께서는 크게 칭찬하시고 비단 50필을 상으로 내렸다.

이로부터 이름은 온 나라에 떨쳐 사람들에게서 5세 신동으로 불리게 되었다.

 

5세부터 13세까지

이웃에 사는 대사성(大司成) 김 반(金泮)의 문하에서 논어(論語).맹자(孟子).시경(時經).춘추(春秋)를 배웠으며, 이웃에 사는 사성(司成) 윤상(尹祥)에게 나아가 역경(易經).예기(禮記)와 여러 사서(史書)에서 제자백가(諸自百家)에 이르기까지 배웠다.

 

1449년(세종 31년)

15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외가에서 양육을 받았다.

 

1454년(단종 2년) 20세 때,

훈련원도정(訓練院都正) 남효례(南孝禮)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1455년(세조 1년) 21세에,

삼각산(三角山) 중흥사(重興寺)에서 글을 읽다가 단종(端宗)이 왕위를 빼앗겼다는 변보를 듣고

문을 닫고 3일 동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읽던 서적을 다 불에 태우고 거짓 미친 채 변소에 빠졌다가

도망하여 중이 되어 이름을 설잠(雪岑)이라 하였다.

 

1458년(세조 4년) 24세 때,

관서지방을 여행하였다.

가을에 <탕유관서록후지>를 저술하였다 .

 

1463년(세조 9년) 28세 때

방랑 여행으로 호남지방을 여행하였고 그해 가을에 <탕유호남록후지(宕遊湖南錄後志)>를

저술하였다. 가을에 서적 구입차 서울에 올라왔다가 효령대군(孝寧大君)의 권고를 받아 열흘 동안 법화경(法華經)을 교정하였다.

 

1465년(세조 11년) 31세 때,

경주(慶州)에 정착하였고, 봄에 남산의 주봉인 금오산 용장사 아래 계곡에 금오산실을 지어 살았다.

3월말에 효령대군의 초청을 받아 서울로 나와 원각사(圓覺寺)의 낙성식에 참석하였다.

 

1468년(세조 14년) 34세 때,

겨울에 금오산에 거처하고 <산거백영(山居百詠)>을 저술하였다.

이즈음 한국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저술하다. 경주 남산의 주봉이 금오산이다.

명나라 구우의 『전등신화』를 모방하여 인귀교환설화를 수용하여 ‘신화’라 붙이다.

 

1471년(성종 2년) 37세 되던 해

봄에 금오산으로부터 서울로 돌아와 도성 동쪽 수락산 기슭에 폭천정사를 짓고 은거하였다.

 

1476년(성종 7년) 42세 때,

<산거백영후지(山居百詠後志)>를 저술하다.

 

1481년(성종 12년) 47세 때,

다시 속인이 되었다. 고기를 먹고 머리를 기르며 안씨(安氏)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다.

 

1482년(성종 13년) 48세 때,

이 해 이후부터 세상이 쇠진해짐을 보고는 세상일에 전혀 관계하지 않았다.

 

1483년(성종 14년) 49세 때,

육경(六經).자사 등의 많은 서적을 싣고 관동유람의 길을 떠났다.

 

1485년(성종 16년) 51세 때,

봄에 <독산원기(禿山院記)>를 지었다.

 

1493년(성종 24년) 59세 때,

3월에 충청도 홍산현(鴻山縣, 현재는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무량사(無量寺)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후>

1511년 (중종 6년)

세상을 떠난지 18년만에 왕명으로 유집(遺集)을 찾아 모아서 간행케 하였다.

1582년 (선조 15년)

세상을 떠난 지 89년만에 선조께서 이 이(李珥)에게 영을 내리어 김시습전(金時習傳)을 지어 바치게 하였다.

1703년 (숙종 29년)

세상을 떠난지 210년만에 유생 곽억령 등이 김시습 등 6인의 절의를 추모하여 사우를 세울 것을 상소하여

대왕께서 윤허하였다.

1782년 (정조 6년)

세상을 떠난 지 289년만에 이조판서(吏曺判書)에 추증하였다.

1784년 (정조 8년)

세상을 떠난 지 291년만에 청간(淸簡)이란 시호를 내렸다.

 

[참고]

무량사 (無量寺)에 선생의 부도(浮屠)가 있고 또 영정이 있다.

경주시 기림사 일주문 안에도

사찰 경내에 경주 남산에서 옮겨온 사당이 중수되어 있다.

이 영정은 선생이 자신의 초상을 자필로 그리셨다는 설이 전해 온다 .

선생은 유학과 불교에 능통한 저명한 학자이시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9751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티스토리]

 

김시습, <금오신화> 원문과 번역 총정리/ 김시습 년보

경주 금오산 용장사지 마애불 굥장사지 삼층석탑 茸長寺有懷(용장사 유회) ㅡ 김시습 茸長山洞幽 용장산동유, 용장산 골짜기 깊고 깊어서 不見有人來 부견유인래, 사람이 오는 것이 보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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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 운영자가 정리한 금오신화 자료는 다음과 같다.

김시습전 -율곡 이이

http://kydong77.tistory.com/8088

 

만복사저포기 상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7

만복사저포기 하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6

 

이생규장전 상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5

이생규장전 하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4

 

취유부벽정기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3

 

남염부주지 상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2

남염부주지 하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1

 

용궁부연록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0

 

구우 / 전등신화

http://kydong77.tistory.com/5439

 

금오신화 작품 요약

http://kydong77.tistory.com/5413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2585

 

만복사저포기

http://kydong77.tistory.com/2584

 

이생규장전

http://kydong77.tistory.com/2583

 

취유부벽정기

http://kydong77.tistory.com/2577

 

남염부주지

http://kydong77.tistory.com/2576

 

용궁부연록

http://kydong77.tistory.com/2575

 

용궁부연록

 

 

松都有天磨山. 其山高揷而峭秀, 故曰天磨山.

개성에 천마산이 있는데, 그 산이 공중에 높이 솟아 가파르므로

'천마산(天磨山)'이라 불리게 되었다.

 

中有龍湫, 名曰瓢淵, 窄而深, 不知其幾丈,

그 산 가운데 용추(龍湫)가 있으니 그 이름을 박연(朴淵)이라 하였다.

그 못은 좁으면서도 깊어서 몇 길이나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溢而爲瀑, 可百餘丈. 景槪淸麗, 遊僧過客, 必於此而觀覽焉.

물이 넘쳐서 폭포가 되었는데, 그 높이가 백여 길은 되어 보였다.

경치가 맑고도 아름다워서 놀러 다니는 스님이나 나그네들이 반드시 이곳을 구경하였다.

 

夙著異靈, 載諸傳記, 國家歲時, 以牲牢祀之.

옛날부터 이곳에 용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전기에 실려 있어서,

나라에서 세시(歲時)가 되면 커다란 소를 잡아 (용신에게) 제사지내게 하였다.

 

前朝有韓生者, 少而能文, 著於朝廷, 以文士稱之.

고려 때에 한생(韓生)이 살고 있었는데, 젊어서부터 글을 잘 지어

조정에까지 알려지고 문사(文士)로 평판이 있었다.

 

嘗於所居室, 日晩宴坐, 忽有靑衫㡤頭郞官二人, 從空而下,

하루는 한생이 거실에서 해가 저물 무렵에 편안히 앉아 있었는데, 홀연히 푸른 저고리를 입고 복두(頭)를 쓴 낭관(郎官) 두 사람이 공중으로부터 내려왔다.

 

俯伏於庭曰: “瓢淵神龍奉邀.”

그들이 뜨락에 엎드려 말하였다.

"박연에 계신 용왕님께서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生愕然變色曰: “神人路隔, 安能相及? 且水府汗漫, 波浪相囓, 安可利往?”

한생이 깜짝 놀라 얼굴빛이 변해지면서 말하였다.

"신과 인간 사이에는 길이 막혀 있는데, 어찌 서로 통할 수 있겠소?

더군다나 수부(水府)는 길이 아득하고 물결이 사나우니, 어찌 갈 수가 있겠소?"

 

二人曰: “有駿足在門, 願勿辭也.”

두 사람이 말하였다.

"준마를 문 앞에다 대기시켰으니, 사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遂鞠躬挽袂出門, 果有驄馬, 金鞍玉勒, 蓋黃羅帕, 而有翼者也.

그들이 몸을 굽혀 한생의 소매를 잡고 문 밖으로 나서자, 말 한 마리가 있었다.

금안장 옥굴레에 누런 비단으로 배 띠를 둘렀으며, 날개가 돋쳐 있었다.

 

從者皆紅巾抹額, 而錦袴者十餘人.

종자들은 모두 붉은 수건으로 이마를 싸매고 비단 바지를 입었는데,

십여 명이나 되었다.

 

扶生上馬, 幢蓋前導, 妓樂後隨, 二人執笏從之.

종자들이 한생을 부축하여 말 위에 태우자, 일산을 든 사람이 앞에서 인도하고

기생과 악공들이 뒤를 따랐다. 그 두 사람도 홀(笏)을잡고 따라왔다.

 

其馬緣空而飛, 但見足下煙雲苒惹, 不見地之在下也.

그 말이 공중으로 올라가 날아가자, 발 아래에는 구름이 뭉게뭉게 이는 것만 보였다.

땅 아래 있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頃刻間, 已至於宮門之外,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용궁 문 앞에 이르렀다.

 

下馬而立. 守門者, 皆著彭蜞鰲鱉之甲, 矛戟森然, 眼眶可寸許.

말에서 내려서자 문지기들이 모두 방게 . 새우 . 자라의 갑옷을 입고 창을 들고 늘어섰는데,

그들의 눈자위가 한 치나 되었다.

 

見生皆低頭交拜, 鋪牀請憩, 似有預待.

한생을 보고 모두 머리를 숙여 절하고는 의자를 내어주며 쉬라고 하였는데,

미리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二人趨入報之, 俄而靑童二人, 拱手引入.

두 사람이 재빠르게 안으로 들어가서 아뢰자, 곧바로 푸른 옷을 입은 동자 둘이 나와서

손을 마주잡고 한생을 인도하여 안으로 들어가게 하였다.

 

生舒步而進, 仰視宮門, 榜曰含仁之門.

한생이 천천히 걸어가다가 궁문을 쳐다보았더니,

현판에 '함인지문(咸仁之門)'이라 씌어 있었다.

 

生纔入門, 神王戴切雲冠, 佩劍秉簡而下,

한생이 그 문에 들어서자 용왕이 절운관(切雲冠)을 쓰고 칼을 차고 홀을 쥐고서

뜰 아래로 내려왔다.

 

延之上階, 升殿請坐, 卽水晶宮白玉牀也.

 

한생을 맞이하여 섬돌을 거쳐 궁전에 올라앉기를 청하니,

수정궁 안에 있는 백옥상(白玉牀)이었다.

 

生屈伏固辭曰: “下土愚人, 甘與草木同腐, 安得干冒神威, 濫承寵接?”

한생이 엎드려 굳이 사양하며 말하였다.

"하토(下土)의 어리석은 백성은 초목과 한가지로 썩을 몸인데,

어찌 위엄을 헤아리지 않고 외람되게 융숭한 대접을 받겠습니까?"

 

神王曰. “久望令聞, 仰屈尊儀, 幸毋見訝.”

용왕이 말하였다.

"오랫동안 선생의 명성을 듣다가 이제야 높으신 얼굴을 뵙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遂揮手揖坐, 生三讓而登. 神王南向, 踞七寶華牀, 生西向而坐.

용왕이 손을 내밀어 앉기를 청하였다.

한생은 서너 번 사양한 뒤에 자리로 올라갔다.

용왕은 남쪽을 향하여 칠보화상(七寶華牀)에 앉고,

한생은 서쪽을 향하여 앉으려고 하였다.

 

坐未定, 閽者傳言曰: “賓至.”

한생이 채 앉기도 전에 문지기가 아뢰었다.

"손님이 오셨습니다."

 

王又出門迎接. 見有三人, 著紅袍, 承綵輦, 威儀侍從, 儼若王者. 王又延之殿上.

용왕이 또 문 밖으로 나가서 맞이하였다. 세 사람이 보였는데,

붉은 도포를 입고 채색 수레를 탄 그의 위의(威儀)와 시종들을 보아서

임금의 행차 같았다. 용왕이 또 그들도 궁전 위로 안내하였다.

 

生隱於牖下, 欲竢其定而請謁.

한생은 들창 아래 숨었다가 그들이 자리를 정한 뒤에 인사를 청하려 하였다.

 

王勸三人, 東向揖坐而告曰: “適有文士在陽界, 奉邀, 諸君勿相疑也.”

그런데 용왕이 그들 세 사람에게 권하여 동쪽을 향하여 앉힌 뒤에 말하였다.

"마침 양계(兩界)에 계신 문사 한 분을 모셨으니,

여러분들은 서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命左右引入, 生趨進禮拜, 諸人皆俛首答拜.

용왕이 좌우의 사람들을 시켜 한생을 모셔오게 하였다.

한생이 빨리 나아가 절하자, 그들도 모두 머리를 숙이고 답례하였다.

 

生讓坐曰: “尊神貴重, 僕乃一介寒儒, 敢當高座?”

한생이 윗자리에 앉기를 사양하면서 말하였다.

"존귀하신 신들께서는 귀중한 몸이지만, 저는 한갓 빈한한 선비일 뿐입니다.

그러니 어찌 높은 자리를 감당하겠습니까?"

 

固辭. 諸人曰: “陰陽路殊, 不相統攝,

한생이 굳이 사양하자 그들이 말하였다.

"(우리와 선생은) 음양(陰陽)의 길이 달라서 서로 통제할 권리가 없습니다.

 

而神王威重, 鑑人惟明, 子必人間文章鉅公, 神王是命, 請勿拒也.”

용왕께서 위엄이 있으신 데다 사람을 보는 눈도 밝으시니,

그대는 반드시 인간세상에서 문장의 대가일 것입니다.

용왕의 명이니 거절하지 마십시오."

 

神王曰: “坐.”

용왕도 말하였다.

"앉으시지요."

 

三人一時就坐. 生乃跼蹐而登, 跪於席邊.

세 사람이 한꺼번에 자리에 앉자, 한생도 몸을 굽히며 올라가서

자리 끝에 꿇어앉았다.

 

神王曰: “安坐.”

용왕이 말하였다.

"편히 앉으시지요."

 

座定, 行茶一巡. 神王告曰:

다들 자리에 앉아 찻잔을 한차례 돌린 뒤에 용왕이 한생에게 말하였다.

 

“寡人止有一女, 已加冠笄,

"과인은 오직 딸 하나를 두었을 뿐인데, 이미 시집 보낼 나이가 되었습니다.

 

將欲適人, 而弊居僻陋, 無迎待之館, 花燭之房,

장차 알맞은 사람과 혼례를 치르려고 하지만,

우리가 사는 집이 누추하여 사위를 맞이할 집도 없고,

화촉을 밝힐 만한 방도 없습니다.

今欲別構一閣, 命名佳會,

그래서 따로 별당 한 채를 지어 가회각(佳會閣)이라 이름 붙일까 합니다.

 

工匠已集, 木石咸具, 而所乏者, 上梁文耳.

공장도 이미 모았고, 목재와 석재도 다 갖추었습니다.

아직 없는 것이라고는 상량문(上樑文) 뿐입니다.

 

側聞秀才, 名著三韓, 才冠百家, 故特遠招, 幸爲寡人製之.”

소문에 들으니 선생의 이름이 삼한(三韓)에 널리 알려졌으며

글솜씨가 백가에 으뜸이라고 하므로, 특별히 멀리서 모셔온 것입니다.

과인을 위하여 상량문을 지어 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言未旣, 有二丫童, 一捧碧玉之硯, 湘竹之管, 一捧氷綃一丈, 跪進於前.

그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두 아이가 들어왔다.

한 아이는 푸른 옥돌벼루와 상강(湘江)의 반죽(斑竹)으로 만든 붓을 받들었으며,

한 아이는 흰 명주 한 폭을 받들었다. 그들이 한생 앞에 꿇어앉아 바쳤다.

 

生俛伏而起, 染翰立成, 雲煙相糺. 其詞曰:

한생이 고개를 숙이고 엎드렸다가 일어나 붓에 먹물을 찍어서

곧바로 상량문을 지어내었다.

그 글씨는 구름과 연기가 서로 얽힌 듯하였다. 그 글은 이러하였다.

 

“切以堪輿之內, 龍神最靈,

“절이감여지내, 용신최령,

삼가 생각하건대 천지 안에서는

용신이 가장 신령스럽고,

 

人物之間, 配匹至重,

인물지간, 배필지중,

 

인물 사이에는

배필이 가장 중하다.

 

 

旣有潤物之功, 可無衍福之基,

기유윤물지공, 가무연복지기,

 

용왕께서 이미 만물을 윤택하게 하신 공로가 있으니,

어찌 복 받을 터전이 없으랴?

 

 

是以關雎好逑, 所以著萬化之始,

시이관저호구, 소이저만화지시,

 

그러므로 '관저호구(關雎好逑)'는

만물이 조화되는 시초를 나타낸 것이며,

 

飛龍利見, 亦以象靈變之迹.

비룡이견, 역이상령변지적.

 

'비룡이견(飛龍利見)'은

신령스런 변화의 자취를 나타낸 것이다.

 

 

是用新構阿房, 昭揭盛號,

시용신구아방, 소게성호,

 

이에 새로 아방궁(阿房宮)을 지어

아름다운 이름을 높이 붙였다.

 

 

集蜃鼉而作力, 聚寶貝以爲材, 竪水晶珊瑚之柱,

집신타이작력, 취보패이위재, 수수정산호지주,

 

자라를 불러 힘을 내게 하고,

조개를 모아 재목을 삼았으며,

수정과 산호로 기둥을 세웠다.

 

 

掛龍骨琅玗之梁, 珠簾捲而山靄靑葱, 玉戶開而洞雲繚繞.

괘룡골랑우지량, 주렴권이산애청총, 옥호개이동운료요.

 

용골(龍骨)과 낭간(琅)으로 들보를 걸었으니,

주렴을 걷으면 산이 높이 푸르렀고,

백옥 들창을 열면 골짜기에 구름이 둘려 있다.

 

 

宜室宜家, 享胡福於萬年,

의실의가, 향호복어만년,

 

이곳에서 가족이 화합하여

만년토록 복을 누릴 것이며,

 

鼓瑟鼓琴, 毓金枝於億世.

고슬고금, 육금지어억세.

 

부부가 화락하여

금지(金枝)가 억대에 뻗치리라.

 

 

用資風雲之變, 永補造化之功,

용자풍운지변, 영보조화지공,

 

(용왕께서는) 풍운(風雲)의 변화를 돕고

조화의 공덕을 나타내어,

 

在天在淵, 蘇下民之渴望,

재천재연, 소하민지갈망,

 

높은 하늘에 오를 때에나 깊은 못에 있을 때에나

백성들의 목마름을 씻어주고

 

或潛或躍, 祐上帝之仁心,

혹잠혹약, 우상제지인심,

 

 

물 속에서나 뛰어오를 때나

상제의 어진 마음을 도와주었다.

 

 

騰翥快於乾坤, 威德洽于遐邇,

등저쾌어건곤, 위덕흡우하이,

 

그 기세가 천지에 떨치고

위덕이 원근에 흡족하여,

 

玄龜赤鯉, 踊躍而助唱,

현구적리, 용약이조창,

 

검은 거북과 붉은 잉어는

뛰놀며 소리치고,

 

木怪山魈, 次第而來賀,

목괴산소, 차제이래하,

 

 

나무 귀신과 산도깨비도

차례로 와서 축하한다.

 

 

宜作短歌, 用揭雕梁.

의작단가, 용게조량.

 

마땅히 짧은 노래를 지어

대들보에 걸어 두리라.

 

 

抛梁東, 紫翠岧繞撑碧空.

포량동, 자취초요탱벽공.

 

들보 동쪽으로 떡을 던지네.

울긋불긋 높은 산이 저 푸른 하늘을 버티었네.

 

一夜雷聲喧繞澗, 蒼崖萬仞珠玲瓏.

일야뢰성훤요간, 창애만인주령롱.

 

하룻밤 우뢰소리가 시냇가를 뒤흔들어도

만 길 푸른 벼랑에는 구슬빛이 영롱해라.

 

抛梁西, 征轉巖廻山鳥啼.

포량서, 정전암회산조제.

 

들보 서쪽으로 떡을 던지네.

바위 안고 도는 길에서 멧새들이 우짖네.

 

湛湛深湫知幾丈, 一泓春水似玻瓈.

담담심추지기장, 일홍춘수사파려.

 

 

맑고 깊은 저 용추는 몇 길이나 되려나.

한 이랑 봄물결이 유리처럼 맑아라.

 

抛梁南, 十里松杉橫翠嵐.

포량남, 십리송삼횡취람.

 

들보 남쪽으로 떡을 던지네.

십 라 솔숲에 푸른 노을이 비꼈구나.

 

湛湛深湫知幾丈, 一泓春水似玻瓈.

담담심추지기장, 일홍춘수사파려.

 

굉장한 저 신궁을 그 누가 알려나.

푸른 유리 밑바닥에 그림자만 잠겼구나.

 

 

抛梁北, 曉日初升潭鏡碧.

포량북, 효일초승담경벽.

 

들보 북쪽으로 떡을 던지네.

아침 햇살 처음 오르니 못물이 거울 같아라.

 

素練橫空三百丈, 翻疑天上銀河落.

소련횡공삼백장, 번의천상은하락.

 

 

흰 비단 삼백 길이 공중에 가로 걸려

하늘 위 은하수가 이곳에 떨어졌나.

 

抛梁上, 手捫白虹遊莽蒼.

포량상, 수문백홍유망창.

 

들보 위로 떡을 던지네.

흰 무지개 어루만지며 창공에서 노니누나.

 

渤海扶桑千萬里, 顧視人寰如一掌.

발해부상천만리, 고시인환여일장.

 

발해와 부상(扶桑)이 천만 리나 되지만

인간 세상 돌아보니 손바닥과 한가지일세.

 

抛梁下, 可惜春疇飛野馬.

포량하, 가석춘주비야마.

 

들보 아래도 떡을 던지네.

가련해라. 봄밭에 아지랑이가 오르는구나.

 

願將一滴靈源水, 四海便作甘雨灑.

원장일적령원수, 사해편작감우쇄.

 

신령스런 물 한 방울 이곳에서 가져다가

온 누리에 단비 삼아 뿌려들 보소.

 

 

伏願營室之後, 合巹之晨,

복원영실지후, 합근지신,

 

바라건대 이 집을 이룩한 뒤에

화촉의 밤을 맞이하여

 

萬福咸臻, 千祥畢至,

만복함진, 천상필지,

 

만복이 함께 이르고,

온갖 상서가 모여들진저.

 

 

瑤宮玉殿, 挾卿雲之靉靆,

요궁옥전, 협경운지애체,

 

요궁(瑤宮)과 옥전(玉殿)에는

상서로운 구름이 찬란하고,

 

鳳枕鴦衾, 聳歡聲之騰沸,

봉침앙금, 용환성지등비,

 

봉황 베개와 원앙 이불에는

즐거운 소리가 들끓게 되어,

 

不顯其德, 以赫厥靈.”

불현기덕, 이혁궐령.”

 

그 덕이 나타나고

그 신령이 빛나게 될진저.

 

書畢進呈, 神王大喜. 乃命三神傳閱, 三神皆嘖嘖歎賞.

한생이 글을 다 써서 용왕에게 바치자, 용왕이 크게 기뻐하였다.

이내 세 신에게 돌려 보이자, 세 신도 모두 떠들썩하게 탄복하며 칭찬하였다.

 

於是, 神王開潤筆宴. 生跪曰: “尊神畢集, 不敢問諱.”

이에 용왕이 윤필연(潤筆宴)을 열자, 한생이 꿇어앉아서 말하였다.

"존귀한 신들께서 모두 모이셨는데, 아직 높으신 이름을 묻지 못하였습니다."

 

 

神王曰: “秀才陽人, 固不知矣. 一祖江神, 二洛河神, 三碧瀾神也. 余欲與秀才光伴, 故相邀爾.”

용왕이 말하였다.

"선생은 양계의 사람이라 응당 모를 것입니다.

첫째 분은 조강신(祖江神)이고 둘째 분은 낙하신(洛河神)이며 셋째 분은 벽란신(璧瀾神)입니다.

우리가 선생과 함께 놀아 볼까 하여 초대한 것이지요."

 

酒盡樂作, 有蛾眉十餘輩, 搖翠袖, 戴瓊花, 相進相退, 舞而歌碧潭之曲曰:

곧 술을 권하고 풍류를 시작하자,

미인 십여 명이 푸른 소매를 흔들며 머리 위에 구슬꽃을 꽂고 나왔다.

앞으로 나왔다가 뒤로 물러났다가 춤을 추면서

「벽담곡(碧潭曲)」 한 가락을 불렀는데,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靑山兮蒼蒼, 碧潭兮汪汪.

청산혜창창, 벽담혜왕왕.

푸른 뫼는 창창하고

푸른 못은 출렁거리네.

 

飛澗兮泱泱, 接天上之銀潢.

비간혜앙앙, 접천상지은황.

 

흩날리는 폭포수는 우렁차게

하늘 위 은하수까지 닿았구나.

 

若有人兮波中央, 振環珮兮琳琅.

약유인혜파중앙, 진환패혜림랑.

저 가운데 계신 님이여

환패(環佩) 소리 쟁쟁하여라.

 

 

威炎赫兮煌煌, 羌氣宇兮軒昻.

위염혁혜황황, 강기우혜헌앙.

그 위풍 빛나는 데다

그 모습까지 뛰어나셔라.

 

擇吉日兮辰良, 占鳳鳴之鏘鏘.

택길일혜신량, 점봉명지장장.

좋은 시절 길한 날에

봉황새까지 울음 우는데,

 

有翼兮華堂, 有祥兮靈長.

유익혜화당, 유상혜영장.

날아가는 듯이 좋은 집 지었으니

상서롭고도 신령스러워라.

 

招文士兮製短章, 歌盛化兮擧脩梁.

초문사혜제단장, 가성화혜거수양.

문사를 모셔다가 상량문을 지어서

높은 덕을 노래하며 대들보를 올리네.

 

酌桂酒兮飛羽觴, 輕燕回兮踏春陽.

작계주혜비우상, 경연회혜답춘양.

향내나는 술을 부어 술잔을돌리고

제비처럼 가볍게 봄볕을 밟으며 노니네.

 

獸口噴兮瑞香, 豕服沸兮瓊漿.

수구분혜서향, 시복비혜경장.

짐승 모양 향로에선 상서로운 향내를 뿜어내고

돌 솥에선 옥 미음이 끓고 있는데,

 

擊魚鼓兮郞當, 吹龍笛兮趨蹌.

격어고혜랑당, 취용적혜추창.

목어(木魚)를 둥둥 치고

용적(龍笛) 불며 행진하네.

 

神儼然而在牀, 仰至德兮不可忘.

신엄연이재상, 앙지덕혜불가망.

높이 앉으신 신이여

지극한 덕을 잊지 못하리라.

 

舞竟, 復有總角十餘輩, 左執籥, 右執翿,

춤이 끝나자 다시 총각 십여 명이 왼손에는 피리를 잡고 오른손에는 도(翿)를 들고

相旋相顧, 而歌回風之曲曰

:서로 돌아보면서 「회풍곡(回風曲)」 한 가락을 불렀다. 그 가사는 이렇다.

 

若有人兮山之阿, 披薛荔兮帶女蘿.

약유인혜산지아, 피설려혜대여라.

높은 언덕에 계신 님은

향초 덩굴로 옷 입으셨네.

 

日將暮兮淸波, 生細紋兮如羅.

일장모혜청파, 생세문혜여라.

날 저물어 물결 일렁이니

가는 무늬 비단 같아라.

 

風瓢瓢兮鬢鬖髿, 雲冉冉兮衣婆娑.

풍표표혜빈삼사, 운염염혜의파사.

바람에 나부껴 귀밑 털이 헝클어지고

구름이 피어올라 옷자락 너울거리네.

 

周旋兮委蛇, 巧笑兮相過.

주선혜위사, 교소혜상과.

느긋하게 빙빙 돌다가

예쁘게 웃으며 마주치네.

 

損余褋兮鳴渦, 解余環兮寒沙.

손여접혜명와, 해여환혜한사.

내 입던 홑옷은 여울 위에 던져두고

내 찼던 가락지도 모래밭에 빼어 놓았네.

 

露浥兮庭莎, 煙暝兮嶔峨.

노읍혜정사, 연명혜금아.

 

금잔디에 이슬 젖고

높은 산에 내가 아득한데,

 

望遠峰之嵾嵯, 若江上之靑螺.

망원봉지참차, 약강상지청라.

 

높고 낮은 자 봉우리 멀리서 바라보니

마치 강물 위에 푸른 소라와 비슷해라.

 

疏擊兮銅鑼, 醉舞兮傞傞.

소격혜동라, 취무혜사사.

 

이따금 치는 징 소리에

나풀거리며 취해 춤추네.‘

 

有酒兮如泥, 有肉兮如坡.

유주혜여니, 유육혜여파.

 

강물처럼 술이 많고

언덕처럼 고기도 쌓였어라.

 

賓旣醉兮顔酡, 製新曲兮酣歌.

빈기취혜안타, 제신곡혜감가.

 

손님이 이미 취하셨으니

새 노래를 불러 보세나.

 

或相扶兮相拖, 或相拍兮相呵.

혹상부혜상타, 혹상박혜상가.

 

서로 잡고 서로 끌다가

서로 치며 껄껄 웃네.

 

擊玉壺兮飮無何, 淸興闌兮哀情多.

격옥호혜음무하, 청흥란혜애정다.

 

옥술병을 두드리며 마음껏 마셨더니

맑은 흥취 다하면서 슬픈 마음이 절로 나네.

 

 

 

 

舞竟, 神王喜抃, 洗爵捧觥, 致於生前,

춤이 끝나자 용왕이 기뻐하였다.

술잔을 씻어 다시금 술을 붓고 한생에게 권하였다.

 

 

自吹玉龍之笛, 歌水龍吟一闋, 以盡歡娛之情. 其詞曰:

스스로 옥으로 만든 용적을 불면서「수룡음(水龍吟)」 한 가락을 노래하여

즐거운 흥취를 도왔다.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管絃聲裏傳觴, 瑞麟口噴靑龍腦.

관현성리전상, 서린구분청용뇌.

 

풍류소리 가운데 술잔을 돌리니

기린 모양의 향로에선 용뇌 향기를 뿜어내네.

 

橫吹片玉一聲, 天上碧雲如掃.

횡취편옥일성, 천상벽운여소.

 

옥피리를 비껴 쥐고 한 소리 불자

하늘 위의 푸른 구름은 씻은 듯 사라졌네.

 

響激波濤, 曲翻風月, 景閑人老.

향격파도, 곡번풍월, 경한인로.

 

소리가 물결치더니

가락은 풍월로 바뀌었네.

경치는 한가한 인생은 늙어 가니

 

悵光陰似箭, 風流若夢, 歡娛又生煩惱.

창광음사전, 풍류약몽, 환오우생번뇌.

 

살같이 빠른 광음이 애달프기만 하여라.

풍류도 꿈이려니

기쁨이 다하면 시름만 생기네.

 

西嶺綵嵐初散, 喜東峰氷盤凝灝.

서령채람초산, 희동봉빙반응호.

 

서산이 끼인 내가 이제 막 흩어지자

동산에 둥근 달이 기쁘게도 찾아오네.

 

擧杯爲問, 靑天明月, 幾看醜好?

거배위문, 청천명월, 기간추호?

 

술잔을 높이 들어

푸른 하늘의 달에게 물어 보세

추한 모습 고운 모습을 몇 번이나 보아 왔던가?

 

酒滿金罍, 人頹玉峀, 誰人推倒?

주만금뢰, 인퇴옥수, 수인추도?

 

술잔에 술 가득한데

옥산이 무너졌으니

그 누가 넘어뜨렸나?

 

爲佳賓, 脫盡十載雲泥臺鬱, 快登蒼昊.

위가빈, 탈진십재운니대울, 쾌등창호.

 

아름다운 우리 님을,

십 년이 다하도록 근심 걱정일랑 잊어버리고

푸른 하늘 높은 곳에 유쾌히 오르세나.

 

 

 

 

歌竟, 顧謂左右曰:

용왕이 노래를 마치고는 좌우를 둘러보면서 말하였다.

“此間伎戱, 不類人間, 爾等爲嘉賓呈之.”

"우리 나라의 놀음은 인간세상의 것과 같지 않으니,

그대들은 귀한 손님을 위하여 솜씨를 보이라."

 

 

有一人, 自稱郭介士, 擧足橫行. 進而告曰:

그러자 한 사람이 나타났는데, 자칭 곽개사(郭介士)라고 하였다.

발을 들어 옆으로 걸으면서 나와 말하였다.

 

 

“僕巖中隱士, 沙穴幽人,

"저는 바위 틈에 숨어사는 선비요. 모래 구멍에 사는 한가한 사람입니다.

 

八月風淸, 輸芒東海之濱, 九天雲散,含光南井之傍,

팔월에 바람이 맑으면 동해 바닷가에 가서 벼 까끄라기를 실어 나르고,

구월 하늘에 구름이 흩어지면 남정성(南井星)의 곁에서 빛을 머금기도 하였지요.

 

中黃外圓, 被堅執銳.

속은 누렇고 겉은 둥글며, 단단한 갑옷을 입고 날카로운 창을 가졌지요.

 

常支解以入鼎, 縱摩頂而利人.

늘 손발을 잘려서 솥에 들어갔으며,

비록 정수리를 갈리면서도 사람을 이롭게 하였습니다.

 

滋味風流, 可解壯士之顔, 形摸郭索, 終貽婦人之笑.

맛과 풍류도 장사들의 얼굴을 기쁘게 하였으며,

곽삭(郭索)한 꼴로 부인들에게 웃음을 끼치기도 하였지요.

 

趙倫雖惡於水中, 錢昆常思於外郡,

조나라 왕윤은 물 속에서 (만나도) 저를 미워하였지만,

전곤은 지방에 나가 있으면서도 저를 생각하였습니다.

 

 

死入畢吏部之手, 神依韓晉公之筆.

제가 죽어서는 필이부의 손에 들어갔지만,

한진공의 붓에 의해서 초상이 이루어졌습니다.

 

且逢場而作戱, 宜弄脚以周旋.”

오늘 이러한 마당을 만나 놀게 되었으니,

마땅히 다리를 틀어 춤을 추어 보겠습니다."

 

卽於席前, 負甲執戈, 噴沫瞪視,

곽개사는 곧 그 앞에서 갑옷을 입고 창을 잡아 쥐었으며,

침을 흘리고 눈을 부릅떴다.

 

回瞳搖肢, 蹣跚趨蹌, 進前退後, 作八風之舞,

눈동자를 돌리며 팔다리를 흔들더니,

재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뒤로 물러서며 팔풍무(八風舞)를 추었다.

 

其類數十, 折旋俯伏, 一時中節, 乃作歌曰.

그와 같은 무리 몇십 명도 땅에 엎드려 고개를 숙이고 돌면서

절도 있게 춤을 추었다.

곽개사가 이내 노래를 지어 불렀다.

 

 

依江海以穴處兮, 吐氣宇與虎爭.

의강해이혈처혜, 토기우여호쟁.

강과 바다에 몸을 붙여 구멍 속에 살지언정

기운을 토하면 범과도 다툰다네.

 

身九尺而入貢, 類十種而多名.

신구척이입공, 유십종이다명.

이 몸이 구척이니 나라님께도 진상하고

겨레가 열 갈래니 이름도 많다네.

 

喜神王之嘉會, 羌頓足而橫行. 

희신왕지가회, 강돈족이횡행.

거룩하신 용왕님의 기쁜 잔치에 참석하여

열 발을 구르면서 옆으로 걸어가네.

 

愛淵潛以獨處, 驚江浦之燈光.

애연잠이독처, 경강포지등광.

못 속에 깊이 잠겨 혼자 있기 좋아하고

강나루 등불에 놀라기도 했었지

 

匪酬恩而泣珠, 非報仇而橫槍.

비수은이읍주, 비보구이횡창.

 

은혜를 갚으려고 구슬 눈물을 흘렸던가?

원수를 갚으려고 창을 뽑아 들었던가?

 

嗟濠梁之巨族, 笑我謂我無腸.

차호량지거족, 소아위아무장.

 

호수 다리에 사는 거족들이야

무장공자(無腸公子)라 나를 비웃지만,

 

然可比於君子, 德充腹而內黃.

연가비어군자, 덕충복이내황.

 

군자에게도 비할 만하니

덕이 뱃속에 차서 내장에 누렇다네.

 

 

美在中而暢四肢兮, 螯流玉而凝香.

미재중이창사지혜, 오류옥이응향.

 

속이 아름다워 온 사지에 통달하니

엄지발에 향이 맺혀 옥빛으로 통통해라.

 

羌今夕兮何夕, 赴瑤池之霞觴.

강금석혜하석, 부요지지하상.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이던가?

요지(瑤池)잔치에 내가 왔네.

 

神矯首而載歌, 賓旣醉而彷徨.

신교수이재가, 빈기취이방황.

 

용왕께서 노래하시자

손님들 취해 술렁이네.

 

黃金殿兮白玉牀, 傳巨觥兮咽絲簧.

황금전혜백옥상, 전거굉혜인사황.

 

황금 궁전 백옥상에

술잔을 돌려 풍류 베푸니,

 

弄君山三管之奇聲, 飽仙府九盌之神漿.

군산삼관지기성, 포선부구완지신장.

 

피리 소리는 군산을 울리고

아홉 주발에는 신선의 술이 가득 찼네.

 

山鬼趠兮翶翔, 水族跳兮騰驤.

귀초혜고상, 수족도혜등양.

 

산귀신도 와서 더덩실 춤을 추고

물고기들도 펄떡펄떡 뛰노네.

 

山有榛兮濕有笭, 懷美人兮不能忘.

산유진혜습유령, 회미인혜불능망.

 

산에는 개암나무 있고 진펄엔 씀바귀가 있으니

그리운 우리 님을 잊을 수가 없어라.

 

於是, 左旋右折, 殿後奔前, 滿座皆輾轉失笑.

(그가 춤을 추면서) 왼쪽으로 돌다가 오른쪽으로 꺾어지며

뒤로 물러났다가 앞으로 달려가기도 하니,

자리에 가득 모였던 사람들이 모두 몸을 비틀면서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戱畢, 又有一人, 自稱玄先生,

그의 춤이 끝나자 또 한 사람이 나섰는데,

자칭 현(玄)선생이라고 하였다.

 

曳尾延頸, 吐氣凝眸, 進而告曰:

꼬리를 끌며 목을 빼고 기운을 뽐내다가,

눈을 부릅뜨고 앞으로 나와서 말하였다.

 

“僕蓍叢隱者, 蓮葉遊人,

"저는 시초(蓍草) 그늘에 숨어 지내는 자요,

연잎에서 놀던 사람입니다.

洛水負文, 已旌夏禹之功, 淸江被網, 曾著元君之策.

낙수(洛水)에서 등에다 글을 지고 나와

이미 하나라 우리 임금의 공로를 나타내었으며,

맑은 강물에서 그물에 잡혔지만

일찍이 송나라 원군(元君)의 계책을 이루어 주었습니다.

 

縱刳腸以利人, 恐脫殼之難堪.

비록 배를 갈라서 사람을 이롭게 해주기는 하였지만,

껍질 벗기는 것은 견뎌 내기가 어렵습니다.

山節藻梲, 殼爲臧公之珍,

두공(斗 )에 산을 새기고 동자기둥에 마름을 그렸으니,

껍질은 노나라 장공이 소중히 여겼습니다.

 

石腸玄甲, 胸吐壯士之氣.

돌 같은 내장에다가 검은 갑옷까지 입었으니,

내 가슴에서는 장사의 기상을 토하였습니다.

 

盧敖踞我於海上, 毛寶放我於江中.

노오는 바다 위에서 나를 걸터앉았으며,

모보는 강 가운데서 나를 놓아주었습니다.

 

生爲嘉世之珍, 死作靈道之寶.

살아서는 세상을 기쁘게 하는 보배가 되고,

죽어서는 좋은 길을 예언하는 보물이 되었습니다.

宜張口而呵呻, 聊以舒千年藏六之胸懷.”

이제 입을 벌리고 노래를 불러 천년 장륙의 회포를 풀어 보렵니다."

 

卽於席前,吐氣裊裊如縷, 長百餘尺, 吸之則無迹,

현생이 그 앞에서 기운을 토하자 실오리처럼 나부껴

그 길이가 백여 척이나 되더니, 이를 들어 마시자 자취도 없이 되었다.

 

或縮頸藏肢, 或引頸搖項,

그리고는 그 목을 움츠려서 사지 속에 감추기도 하고,

혹은 목을 길게 빼어 머리를 흔들기도 하였다.

 

俄而, 進蹈安徐, 作九功之舞, 獨進獨退,

얼마 뒤에 앞으로 조용히 나아와 구공무(九功舞)를 추면서

혼자 나아갔다 물러났다 하더니,

 

乃作歌曰.

이내 노래를 지어 불렀다.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依山澤以介處兮, 愛呼吸而長生. 

의산택이개처혜, 애호흡이장생.

산 속 연못에 의지하여 나 홀로 지내며

호흡만으로 오래도록 살고 있네.

 

生千歲而五聚, 搖十尾而最靈. 

생천세이오취, 요십미이최령.

천년을 살면서 오색을 갖추고

열 꼬리를 흔들며 가장 신령하였네.

 

寧曳尾於泥途兮, 不願藏乎廟堂. 

영예미어니도혜, 불원장호묘당.

내 차라리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지언정

묘당(廟堂)에 간직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네.

 

匪鍊丹而久視, 非學道而靈長. 

비련단이구시, 비학도이영장.

단약(丹藥)이 아니라도 오래 살 수 있으며

도를 배우지 않아도 영과 통한다네.

 

遭聖明於千載, 呈瑞應之昭彰.조성명어천재, 정서응지소창.

 

천년만에 성스런 님을 만나면

상서로운 징조들이 빛나게 나타나며,

 

我爲水族之長兮, 助連山與歸藏. 

아위수족지장혜, 조련산여귀장.

내 수족(水族)의 어른이 된지라

연산(連山) 귀장(歸藏)의 이치를 연구하였네.

 

負文字而有數兮, 告吉凶而成策. 

부문자이유수혜, 고길흉이성책.

문자를 지고 나오니 숫자가 있었으며

길흉을 알려 주어 계책을 이루게 하였네.

 

然而多智有所危困, 多能有所不及. 

연이다지유소위곤, 다능유소불급.

지혜가 많다 하여도 곤액은 어쩔 수 없고

능력이 많아도 못 미칠 일이 있었네.

 

未免剖心而灼背兮, 侶魚蝦而屛迹. 

미면부심이작배혜, 려어하이병적.

가슴을 쪼개고 등을 지지는 것 면치 못하여

물고기와 벗삼아 자취를 감추고서,

 

 

羌伸頸而擧踵兮, 預高堂之燕席. 

강신경이거종혜, 예고당지연석.

목을 빼고 발을 들어

높은 잔치 자리에 끼여들었네.

 

賀飛龍之靈變, 玩呑龜之筆力. 

하비용지영변, 완탄귀지필력.

용왕님의 조화를 축하하려고

힘차게도 붓을 뽑아 들자,

 

酒旣進而樂作, 羌歡娛兮無極. 

주기진이악작, 강환오혜무극.

술 권하고 풍악을 베풀어

즐거움 끝이 없어라.

 

擊鼉鼓而吹鳳簫兮, 舞潛虯於幽壑.

 격타고이취봉소혜, 무잠규어유학.

북을 치고 퉁소를 부니

골짜기에 숨은 규룡이 춤을 추네.

 

集山澤之魑魅, 聚江河之君長.

집산택지리매, 취강하지군장.

산도깨비들 모여들고

물귀신들도 모여드네.

 

若溫嶠之燃犀, 慚禹鼎之罔象. 

약온교지연서, 참우정지망상.

온교(溫嶠)처럼 무소뿔을 태우고

우임금의 솥으로 부끄럽게 하였네.

 

相舞蹈於前庭, 或謔笑而撫掌.

상무도어전정, 혹학소이무장.

앞뜰에서 서로 만나 춤추고 뛰어 놀며

껄껄 웃기도 하고 손뼉도 치네.

 

日欲落兮風生, 魚龍翔兮波滃泱.

일욕낙혜풍생, 어용상혜파옹앙.

해 저물자 바람이 일어

물고기들 뛰놀고 물결 일렁이는데,

 

時不可兮驟得, 心矯厲而慨慷.

시불가혜취득, 심교려이개강.

좋은 때를 늘 얻을 수 없어

내 마음이 자못 슬퍼라.

 

曲終, 夷猶恍惚, 跳梁低昻, 莫辨其狀, 萬座嗢噱.

노래는 끝났지만 그래도 황홀하여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춤을 추었다.

그 몸짓을 형용할 수가 없어,

자리에 가득하였던 사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戱畢, 於是, 木石魍魎, 山林精怪, 起而各呈所能,

현선생이 놀음이 끝나자 숲속의 도꺠비와 산 속의 괴물들이 일어나서

저마다 장기를 자랑하였다.

 

或嘯或歌, 或舞或吹, 或忭或踊,

누구는 휘파람을 불고 누구는 노래를 불렀으며,

누구는 춤을 추고 누구는 피리를 불었다.

누구는 손뼉을 치고, 누구는 시를 외웠다.

 

異狀同音, 乃作歌曰:

그들이 노는 꼴은 저마다 달랐지만 소리는 같았는데,

그들이 지어 부른 노래는 이러하였다.

 

 

 

 

神龍在淵, 신용재연, 용신께서 못에 계시며或躍于天. 혹약우천. 어쩌다 하늘에도 오르시네.於千萬年, 어천만년, 아아. 천만 년 동안厥祚延綿. 궐조연면. 기나긴 복을 누리소서.

 

卑禮招賢, 비례초현, 귀하신 손님맞이하니儼若神仙.엄약신선. 신선처럼 의젓하여라.玩彼新篇, 완피신편, 새로 지은 노래를 즐기니珠玉相聯.주옥상련. 구슬을 꿰맨 듯하여라.

 

琬琰以鑴,

완염이휴, 옥돌에다 깊이 새겨

千載永傳.

천재영전. 천년 길이 전하리라

君子言旋,

군자언선, 군자께서 돌아가신다 하니

開此瓊筵.

개차경연. 아름다운 이 잔치를 베풀었네.

歌以採蓮,

가이채련, 「채련곡(採蓮曲)」을 노래하며

妙舞躚翩.

묘무선편. 나풀나풀 춤을 추고,

伐鼓淵淵,

벌고연연, 두둥둥 쇠북을 두들기며

和彼繁絃.

화피번현. 거문고 뜯어 화답하네.

 

 

一棹航船,

일도항선, 뱃노래 권주가로

鯨吸百川.

경흡백천. 고래처럼 술 마시네.

揖讓周旋,

읍양주선, 예절 갖추어 놀면서도

樂且無愆.

악차무건. 즐거움 끝이 없어라.

 

 

歌竟, 於是. 江河君長, 跪而陳詩, 其第一座曰:

 

노래가 끝나자 강하의 군장들이 꿇어앉아 시를 지어 바쳤다.

그 첫째인 조강신의 시는 이러하였다.

 

碧海朝宗勢未休,

벽해조종세미휴, 푸른 바다로 흘러드는 물은 그 형세가 쉼이 없어

奔波汨汨負輕舟.

분파골골부경주. 힘차게 이는 물결이 가벼운 배를 띄웠어라.

雲初散後月沈浦,

운초산후월침포, 구름이 흩어진 뒤에 밝은 달은 물에 잠기고

潮欲起時風滿洲.

조욕기시풍만주. 밀물이 밀려들자 건들바람 섬에 가득해라.

日煖龜魚閑出沒,

일난구어한출몰, 날이 따뜻해지자 거북과 고기들 한가롭게 나타나고

波明鳧鴨任沈浮.

파명부압임침부. 맑은 물살에 오리떼들은 제멋대로 떠다니네.

年年觸石多鳴咽,

년년촉석다명인, 해마다 파도 속에 시달리던 이 몸인데

此夕歡娛蕩百憂.’

차석환오탕백우.’ 오늘 저녁 즐거움으로 온갖 근심이 다 녹았네

 

第二座曰:

둘째인 낙하신의 시는 이러하였다.

五花樹影蔭重茵,

오화수영음중인, 오색꽃 그림자가 겹자리를 덮었는데

籩豆笙簧次第陳.

변두생황차제진. 대그릇과 피리들이 차례로 벌여 있네.

雲母帳中歌宛轉,

운모장중가완전, 운모(雲母) 휘장 두른 곳에 노랫소리 간드러지고

水晶簾裏舞逡巡. .

수정렴리무준순. . 수정 주렴 드리운 속에선 나풀나풀 춤을 추네

神龍豈是池中物,

신룡기시지중물, 성스런 용왕님께서 어찌 못 속에만 계시겠나?

文士由來席上珍.

문사유래석상진. 문사는 그 전부터 자리 위의 보배로다.

安得長繩繫白日,

안득장승계백일, 어찌하면 기 끈을 얻어 지는 해를 잡아매고

留連泥醉艶陽春.

류련니취염양춘. 아름다운 봄 햇살 속에 흠뻑 취해 지내려나.

 

第三座曰:

셋째 벽란신의 시는 이러하였다.

 

神王酩酊倚金牀,

신왕명정의금상, 용왕님께선 술에 취해 금상에 기대셨는데

山靄霏霏已夕陽.

산애비비이석양. 산 비는 부슬부슬 해는 이미 석양일세.

妙舞傞傞廻錦袖,

묘무사사회금수, 너울너울 곱게 춤추며 비단 소매 돌아가고

淸歌細細遶彫梁.

청가세세요조량. 맑은 노래 가느다랗게 대들보를 안고 도네.

幾年孤憤翻銀島,

기년고분번은도, 몇 년 동안 외로웠던가. 은섬이 번득이는데

今日同歡擧玉觴.

금일동환거옥상. 오늘에야 기쁘게도 백옥잔을 함께 드네.

流盡光陰人不識,

류진광음인불식, 흘러가는 이 세월을 아는 사람이 없느니

古今世事太忽忙.

고금세사태홀망. 예나 이제나 세상일은 너무나도 바빠라.

 

題畢進呈, 神王笑閱, 使人授生.

짓기를 마치고 용왕에게 바치자, 용왕이 웃으면서 읽어 본 뒤에

사람을 시켜 한생에게 주었다.

 

生受之跪讀, 三復賞玩, 卽於座前, 題二十韻, 以陳盛事, 詞曰:

한생은 이 시를 받고 꿇어앉아 읽었다. 세 번이나 거듭 읽으며 감상한 뒤에,

그 자리에서 이십 운(韻)의 장편시를 지어 성대한 일을 노래하였다.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天磨高出漢,

천마고출한, 천마산이 높이 솟아

巖溜遠飛空.

암유원비공. 폭포가 공중에 날아가네.

直下穿林壑,

직하천림학, 곧바로 떨어져 숲을 뚫고

奔流作巨淙.

분류작거종. 급하게 흘러 큰 시내가 되었네.

波心涵月窟,

파심함월굴, 물 가운데엔 달이 잠기고

潭底悶龍宮.

담저민용궁. 못 밑바닥엔 용궁이 있어,

變化留神迹,

변화유신적, 신기한 변화로 자취를 남기시고

騰拏建大功.

등나건대공. 하늘에 올라 공을 세우시니,

煙熅生細霧,

연온생세무, 가는 안개가 자욱히 끼고

駘蕩起祥風.

태탕기상풍. 상서로운 바람이 부네.

碧落分符重,

벽락분부중, 하늘에서 분부가 중하여

靑丘列爵崇.

청구열작숭. 청구(靑丘)에 높은 작위를 받으셨으니,

乘雲朝紫極,

승운조자극, 구름 타고 자신전(紫宸殿)에 조회하시고

行雨駕靑驄.

행우가청총. 청총마를 달리며 비를 내리시네.

金闕開佳燕,

금궐개가연, 황금 대궐에서 잔치를 열고

瑤階奏別鴻.

요계주별홍. 옥 뜨락에서 풍류를 베푸셨으니,

流霞浮茗椀,

류하부명완, 찻잔에는 노을이 뜨고

湛露滴荷紅.

담로적하홍. 연잎에는 붉은 이슬이 젖네.

揖讓威儀重,

읍양위의중, 위의(威儀)도 정중하건만

周旋禮度豊.

주선예도풍. 예법은 더욱 높아,

衣冠文璨爛,

의관문찬란, 의관과 문채 찬란하고

環珮響玲瓏.

환패향영롱. 환패 소리 쟁쟁하여라.

魚鼈來朝賀,

어별내조하, 물고기와 자라들 조회 드리고

江河亦會同.

강하역회동. 물신령들도 모였으니,

靈機何恍惚,

영기하황홀, 조화가 어찌 그리 황홀하던지

玄德更淵沖.

현덕경연충. 숨은 덕이 더욱 깊으셔라.

苑擊催花鼓,

원격최화고, 북을 쳐서 꽃을 피게 하고

樽垂吸酒虹.

준수흡주홍. 술잔 속에는 무지개가 있네.

天姝吹玉笛,

천주취옥적, 천녀는 옥피리를 불고

王母理絲桐.

왕모리사동. 서왕모는 거문고를 타네.

百拜傳醪醴,

백배전료례, 백 번 절하고 술잔을 올리며

三呼祝華嵩.

삼호축화숭. 만수무강하시라 세 번 외치네

煙沈霜雪果,

연침상설과, 얼음 같은 과일에다

盤映水晶葱.

반영수정총. 수정 같은 채소까지 있어,

珍味充喉潤,

진미충후윤, 온갖 진미에 배부르고

恩波浹骨融.

은파협골융. 깊은 은혜는 뼈에 스며라.

還如湌沆瀣,

환여찬항해, 신선의 이슬을 마신

宛似到瀛蓬.

완사도영봉. 봉래산에 구경은 듯,

歡罷應相別,

환파응상별, 즐거움 다하여 헤어지려니

風流一夢中.

풍류일몽중. 풍류마저 한바탕 꿈과 같아라

 

詩進, 滿座皆歎賞不已.

한생이 시를 지어 바치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감탄하고 칭찬하여 마지않았다.

神王謝曰: “當勒之金石, 以爲弊居之寶.”

용왕이 감사하면서 말하였다.

"이 시를 마땅히 금석에 새겨 우리 집의 보배로 삼겠습니다."

 

生拜謝, 進而告曰: “龍宮勝事, 已盡見之矣.

한생이 절하고 감사드린 뒤에 앞으로 나아가 용왕에게 아뢰었다.

"용궁의 좋은 일들은 이미 다 보았습니다.

且宮室之廣, 疆域之壯, 可周覽不?”

그런데 웅장한 건물들과 넓은 강토도 둘러 볼 수가 있겠습니까?"

 

神王曰: “可”.

용왕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生受命, 出戶盱衡, 但見綵雲繚繞, 不辨東西.

한생이 용왕의 허락을 받고 문 밖에 나와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는데,

오색 구름이 주위에 둘려 있는 것만 보여서 동서를 분별할 수가 없었다.

 

神王命吹雲者掃之. 有一人, 於殿庭, 蹙口一吹,

용왕이 구름을 불어 없애는 자에게 명하여 구름을 쓸어버리게 하자,

한 사람이 궁전 뜰에서 입을 오므리며 한번에 불어 버렸다.

 

天宇晃朗, 無山石巖崖, 但見世界平闊, 如碁局, 可數十里,

그러자 하늘이 환하게 밝아졌는데, 산과 바위 벼랑도 없고

다만 넓은 세계가 바둑판처럼 보였는데 수십 리나 되었다.

 

瓊花琪樹, 列植其中, 布以金沙,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그 가운데 줄지어 심어져 있었고,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었다.

 

繚以金墉, 其廊廡庭除, 皆鋪碧琉璃塼, 光影相涵.

둘레는 금성으로 쌓아졌으며,

그 행랑과 뜰에는 모두 푸른 유리 벽돌을 펴고 깔아서

빛과 그림자가 서로 비치었다.

 

神王命二人, 指揮觀覽,

용왕이 두 사람에게 명하여 한생을 이끌고 구경시키도록 하였다.

 

行到一樓, 名曰朝元之樓, 純是玻瓈所成, 飾以珠玉, 錯以金碧,

한 누각에 이르렀는데, 그 이름을 '조원지루(朝元之樓)'라고 하였다. 이 누각은 순전히 파리(璃)로 이루어졌고 진주와 구슬로 장식하였으며, 황금색과 푸른색으로 아로새겨졌다.

 

登之若凌虛焉. 其層十級. 生欲盡登, 使者曰:

그 위에 오르자 마치 허공을 밟는 것 같았으며, 그 층이 열이나 되었다.

한생이 그 위층까지 다 올라가려고 하자 사자가 말하였다.

 

“神王以神力自登, 僕等亦不能盡覽矣.”

"여기는 용왕께서 신력(神力)으로 혼자만 오르실 뿐이고,

저희들도 또한 다 둘러보지를 못하였습니다."

 

蓋上級, 與雲霄幷, 非塵凡可及,

이 누각의 위층이 구름 위에 솟아 있었으므로

보통 사람이 올라 갈 수는 없었다.

生登七層而下. 又到一閣, 名曰凌虛之閣.

한생이 칠층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와 또 한 누각에 이르렀는데,

그 이름은 '능허지각(凌虛之閣)'이었다.

 

生問曰: “此閣何用?”

한생이 물었다.

"이 누각은 무엇 하는 곳입니까?"

 

曰: “此神王朝天之時, 整其儀仗, 飾其衣冠之處.”

"이 누각은 용왕께서 하늘에 조회하실 때에

그 의장(儀仗)을 갖추고 의관을 손질하는 곳이랍니다."

 

生請曰: “願觀儀仗.”

한생이 청하였다.

"그 의장을 보고 싶습니다."

 

使者, 引至一處, 有一物, 如圓鏡, 燁燁有光, 眩目不可諦視.

사자가 한생을 인도하여 한 곳에 이르렀더니 한 물건이 있었는데,

마치 둥근 거울과 같았다.

그런데 번쩍번쩍 빛나서 눈이 어지러워 제대로 살펴볼 수가 없었다.

 

生曰: “此何物也?”

한생이 말하였다.

"이것은 무슨 물건입니까?"

曰: “電母之鏡.”

"(번개를 맡은) 전모(電母)의 거울이지요."

 

又有鼓, 大小相稱.

또 북이 있었는데, 크고 작은 것이 서로 어울렸다.

 

生欲擊之. 使者止之曰: “若一擊, 則百物皆震, 卽雷公之鼓也.”

한생이 이를 쳐 보려고 하자 사자가 말리면서 말하였다.

"이 북을 한번 친다면 온갖 물건이 모두 진동하게 됩니다.

이것은 (우레를 맡은) 뇌공의 북입니다."

 

又有一物, 如橐籥. 生欲搖之. 使者復止之曰:

또 한 물건이 있었는데 풀무 같았다.

한생이 흔들어 보려고 하자 사자가 다시 말리면서 말하였다.

 

“若一搖, 則山石盡崩, 大木斯拔, 卽哨風之橐也.”

"만약 한번 흔든다면 산의 바위가 다 무너지며

큰 나무들도 다 뽑히게 됩니다.

이것은 바람을 일게 하는 풀무랍니다."

 

又有一物, 如拂箒, 而水甕在邊. 生欲灑之.

또 한 물건이 있었는데 빗자루처럼 생겼고,

그 옆에는 물 항아리가 있었다.

한생이 물을 뿌려 보려고 했다.

 

使者又止之曰: “若一灑, 洪水滂沱, 懷山襄陵.”

사자가 또 말리면서 말하였다.

"물을 한번 뿌리면 홍수가 나서,

산이 잠기고 언덕까지 물이 오르게 된답니다."

 

生曰: “然則何乃不置噓雲之器?”

한생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어찌 구름을 불어 내는 기구는 두지 않습니까?"

 

曰: “雲則神王, 神力所化, 非機括可做.”

"구름은 용왕의 신력으로 되는 것이지요.

기계가 움직여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랍니다."

 

生又曰: “雷公電母, 風伯雨師, 何在?”

한생이 또 말하였다.

"뇌공(雷公)과 전모(電母)와 풍백(風伯)과 우사(雨師)는 어디에 있습니까?"

 

曰: “天帝囚於幽處, 使不得遊, 王出則斯集矣.”

"천제(天帝)께서 그윽한 곳에 가두어 두고 돌아다지지 못하게 하였지요.

용왕께서 나오시면 곧 모여든답니다."

 

其餘器具, 不能盡識. 又有長廊, 連亙數里, 戶牖鎖以金龍之鑰.

그 나머지 기구들은 다 알 수가 없었다.

또 기다란 행랑이 몇 리쯤 잇따라 뻗어 있었는데,

문에는 용의 모습을 새긴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

 

生問: “此何處?”

한생이 물었다.

"여기는 어디입니까?"

 

使者曰: “此神王, 七寶之藏也.”

사자가 말하였다.

"여기는 용왕께서 칠보(七寶)를 간직하여 두신 곳이랍니다."

 

周覽許時, 不能遍見.

한생이 한참 동안 두루 돌아다니며 구경하였지만,

다 둘러볼 수는 없었다.

 

生曰: “欲還.”

한생이 말하였다.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使者曰: “唯.”

사자가 말하였다.

"그러시지요."

 

生將還, 其門戶重重, 迷不知其所之, 命使者而先導焉.

한생이 돌아오려고 하였더니

그 문들이 겹겹이 막혀서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자에게 부탁하여 앞에서 인도하게 하였다.

 

生到本座, 致謝於王曰: “厚蒙恩榮, 周覽佳境.”

한생이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서 용왕에게 감사드렸다.

"대왕의 두터우신 은덕을 입어 훌륭한 곳들을 두루 둘러보았습니다."

 

再拜而別.

한생이 두 번 절하고 작별하였다.

 

於是, 神王以珊瑚盤, 盛明珠二顆, 氷綃二匹, 爲贐行之資, 拜別門外.

그랬더니 용왕이 산호쟁반에다 진주 두 알과 흰 비단 두 필을 담아서

노잣돈으로 주고, 문 밖에 나와서 절하며 헤어졌다.

 

三神同時拜辭, 三神乘輦直返.

세 신도 함께 절하고 하직하였다. 세 신은 수레를 타고 곧바로 돌아갔다.

 

復命二使者, 持穿山簸水之角, 揮以送之.

용왕이 다시 두 사자에게 명하여

산을 뚫고 물을 헤치는 무소뿔을 가지고 한생을 인도하게 하였다.

 

一人謂生曰: “可登吾背, 閉目半餉.”

한 사람이 한생에게 말하였다.

"제 등에 올라타고 잠깐만 눈을 감고 계십시오."

 

生如其言. 一人揮角先導, 恰似登空,

한생이 그 말대로 하였다. 한 사람이 서각을 휘두르면서 앞에서 인도하는데,

마치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唯聞風水聲, 移時不絶,

오직 바람소리와 물소리만 들렸는데, 잠시도 끊어지지 않았다.

 

聲止開目, 但偃臥居室而已.

이윽고 그 소리가 그쳐서 눈을 떠보았더니,

자기 몸이 거실에 드러누워 있었다.

 

生出戶視之, 大星初稀, 東方向明, 鷄三鳴而更五點矣.

한생이 문 밖에 나와서 보았더니 커다란 별이 드문드문 보였다.

동방이 밝아 오고 닭이 세 홰나 쳤으니, 밤이 오경쯤 되었다.

 

急探其懷而視之, 則珠綃在焉.

재빨리 품속을 더듬어 보았더니 진주와 비단이 있었다.

 

生藏之巾箱, 以爲至寶, 不肯示人.

한생은 이 물건들을 비단 상자에 잘 간직하였다. 귀한 보배로 여기면서,

남에게 보여 주지도 않았다.

 

其後, 生不以名爲懷, 入名山, 不知所終.

그 뒤에 한생은 세상의 명예와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명산으로 들어갔다.

어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주]한생이 용궁의 상량식 잔치에 초대되어 상량문 짓고, 용궁의 풍류잽이들과 초대받은 사람들이 돌아가며 재주를 보이며 시를 지은 후, 한생은 용궁을 두루 구경하고, 진주 두 알과 비단 두 필을 선물로 받고 돌아와 명산에 들어가 종적을 감추었다는 이야기다. 작품에서 시를 제거하면 작품은 성립하지 않는다.

5세대 세종을 알현한 기억이 매월당의 시재(詩才)를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재(文才)를 가지고도 등용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전국의 명산을 40년간 누볐으니 그의 한을 시작(詩作)으로 풀 수밖에 없었나 보다.

용궁을 동해가 아닌 박연폭포 아래로 설정한 것이 특이하다.

 

 

https://kydong77.tistory.com/8080

 

김시습, 용궁부연록

[주]한생이 용궁의 상량식 잔치에 초대되어 상량문 짓고, 용궁의 풍류잽이들과 초대받은 사람들이 돌아가며 재주를 보이며 시를 지은 후, 한생은 용궁을 두루 구경하고, 진주 두 알과 비단 두 필

kydong77.tistory.com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한생이 용궁 잔치에 초대받다

김시습(金時習)
hhttp://blog.naver.com/osj1952/100024909816

 

개성 박연의 용추는 용신이 사는 명승지다


松都有天磨山

(송도유천마산) : 개성에 천마산이 있는데,
其山高揷而峭秀

(기산고삽이초수) : 그 산이 공중에 높이 솟아 가파르므로
故曰天磨山

(고왈천마산) : '천마산(天磨山)'이라 불리게 되었다.
中有龍湫

(중유용추) : 그 산 가운데 용추(龍湫)가 있으니
名曰瓢淵

(명왈표연) : 그 이름을 박연(朴淵)이라 하였다.
窄而深

(착이심) : 그 못은 좁으면서도 깊어서
不知其幾丈

(부지기기장) : 몇 길이나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溢而爲瀑

(일이위폭) : 물이 넘쳐서 폭포가 되었는데,
可百餘丈

(가백여장) : 그 높이가 백여 길은 되어 보였다.
景槪淸麗

(경개청려) : 경치가 맑고도 아름다워서
遊僧過客

(유승과객) : 놀러 다니는 스님이나 나그네들이
必於此而觀覽焉

(필어차이관람언) : 반드시 이곳을 구경하였다.

夙著異靈

(숙저이령) : 옛날부터 이곳에 용신이 살고있다는
載諸傳記

(재제전기) : 전설이 전기에 실려 있어서,
國家歲時

(국가세시) : 나라에서 세시(歲時)가 되면
以牲牢祀之

(이생뢰사지) : 커다란 소를 잡아 용신에게 제사지내게 하였다.

 

1]한생이 꿈에 박연 용궁의 상량식 잔치에 초대받다

1)용궁에 가다

 

前朝有韓生者

(전조유한생자) : 고려 때에 한생(韓生)이 살고 있었는데,
少而能文

(소이능문) : 젊어서부터 글을 잘 지어
著於朝廷

(저어조정) : 조정에까지 알려지고
以文士稱之

(이문사칭지) : 문사(文士)로 평판이 있었다.


嘗於所居室

(상어소거실) : 하루는 한생이 거실에서
日晩宴坐

(일만연좌) : 해가 저물 무렵에 편안히 앉아 있었는데,
忽有靑衫㡤頭郞官二人

(홀유청삼복두랑관이인) : 홀연히 푸른 저고리를 입고 복두를 쓴 낭관 두 사람이
從空而下

(종공이하) : 공중으로부터 내려왔다.
俯伏於庭曰

(부복어정왈) : 그들이 뜨락에 엎드려 말하였다.
瓢淵神龍奉邀

(표연신용봉요) : "박연에 계신 용왕님께서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生愕然變色曰

(생악연변색왈) : 한생이 깜짝 놀라 얼굴빛이 변해지면서 말하였다.

神人路隔

(신인로격) : "신과 인간 사이에는 길이 막혀 있는데,
安能相及

(안능상급) : 어찌 서로 통할 수 있겠소?
且水府汗漫

(차수부한만) : 더군다나 수부(水府)는 길이 아득하고
波浪相囓

(파랑상설) : 물결이 사나우니,
安可利往

(안가리왕) : 어찌 갈 수가 있겠소?"


二人曰

(이인왈) : 두 사람이 말하였다.
有駿足在門

(유준족재문) : "준마를 문 앞에다 대기시켰으니,
願勿辭也

(원물사야) : 사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遂鞠躬挽袂出門

(수국궁만몌출문) : 그들이 몸을 굽혀 한생의 소매를 잡고 문 밖으로 나서자,
果有驄馬

(과유총마) : 말 한 마리가 있었다.


金鞍玉勒

(금안옥륵) : 금안장 옥굴레에
蓋黃羅帕

(개황라파) : 누런 비단으로 배 띠를 둘렀으며,
而有翼者也

(이유익자야) : 날개가 돋쳐 있었다.
從者皆紅巾抹額

(종자개홍건말액) : 종자들은 모두 붉은 수건으로 이마를 싸매고
而錦袴者十餘人

(이금고자십여인) : 비단 바지를 입었는데, 십 여 명이나 되었다.


扶生上馬

(부생상마) : 종자들이 한생을 부축하여 말위에 태우자,
幢蓋前導

(당개전도) : 일산을 든 사람이 앞에서 인도하고
妓樂後隨

(기락후수) : 기생과 악공들이 뒤를 따랐다.
二人執笏從之

(이인집홀종지) : 그 두 사람도 홀(笏)을잡고 따라왔다.
其馬緣空而飛

(기마연공이비) : 그 말이 공중으로 올라가 날아가자,
但見足下煙雲苒惹

(단견족하연운염야) : 발 아래에는 구름이 뭉게뭉게 이는 것만 보였다.
不見地之在下也

(불견지지재하야) : 땅 아래 있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頃刻間

(경각간) :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已至於宮門之外

(이지어궁문지외) : 이미 용궁 문 앞에 이르렀다.


下馬而立

(하마이립) : 말에서 내려서자
守門者

(수문자) : 문지기들이
皆著彭蜞鰲鱉之甲

(개저팽기오별지갑) : 모두 방게 . 새우 . 자라의 갑옷을 입고
矛戟森然

(모극삼연) : 창을 들고 늘어섰는데,
眼眶可寸許

(안광가촌허) : 그들의 눈자위가 한 치나 되었다.
見生皆低頭交拜

(견생개저두교배) : 한생을 보고 모두 머리를 숙여 절하고는
鋪牀請憩

(포상청게) : 의자를 내어주며 쉬라고 하였는데,
似有預待

(사유예대) : 미리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二人趨入報之

(이인추입보지) : 두 사람이 재빠르게 안으로 들어가서 아뢰자,
俄而靑童二人

(아이청동이인) : 곧바로 푸른 옷을 입은 동자 둘이 나와서
拱手引入

(공수인입) : 손을 마주잡고 한생을 인도하여 안으로 들어가게 하였다.

生舒步而進

(생서보이진) : 한생이 천천히 걸어가다가
仰視宮門

(앙시궁문) : 궁문을 쳐다보았더니,
榜曰含仁之門

(방왈함인지문) : 현판에 '함인지문(咸仁之門)'이라 씌어 있었다.

 

2)수정궁에 안내되어 용왕을 만나다


生纔入門

(생재입문) : 한생이 그 문에 들어서자
神王戴切雲冠

(신왕대절운관) : 용왕이 절운관(切雲冠)을 쓰고
佩劍秉簡而下

(패검병간이하) : 칼을 차고 홀을 쥐고서 뜰 아래로 내려왔다.
延之上階

(연지상계) : 한생을 맞이하여 섬돌을 거쳐
升殿請坐

(승전청좌) : 궁전에 올라앉기를 청하니,
卽水晶宮白玉牀也

(즉수정궁백옥상야) : 수정궁 안에 있는 백옥상(白玉牀)이었다.


生屈伏固辭曰

(생굴복고사왈) : 한생이 엎드려 굳이 사양하며 말하였다.

下土愚人

(하토우인) : "하토(下土)의 어리석은 백성은
甘與草木同腐

(감여초목동부) : 초목과 한가지로 썩을 몸인데,
安得干冒神威

(안득간모신위) : 어찌 위엄을 헤아리지 않고
濫承寵接

(람승총접) : 외람되게 융숭한 대접을 받겠습니까?"

神王曰

(신왕왈) : 용왕이 말하였다.
久望令聞

(구망령문) : "오랫동안 선생의 명성을 듣다가
仰屈尊儀

(앙굴존의) : 이제야 높으신 얼굴을 뵙게 되었습니다.
幸毋見訝

(행무견아) :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遂揮手揖坐

(수휘수읍좌) : 용왕이 손을 내밀어 앉기를 청하였다.
生三讓而登

(생삼양이등) : 한생은 서너 번 사양한 뒤에 자리로 올라갔다.
神王南向

(신왕남향) : 용왕은 남쪽을 향하여
踞七寶華牀

(거칠보화상) : 칠보화상(七寶華牀)에 앉고,
生西向而坐

(생서향이좌) : 한생은 서쪽을 향하여 앉으려고 하였다.

坐未定

(좌미정) : 한생이 채 앉기도 전에
閽者傳言曰

(혼자전언왈) : 문지기가 아뢰었다.
賓至

(빈지) : "손님이 오셨습니다."

 

3) 세 손님이 합석하다


王又出門迎接

(왕우출문영접) : 용왕이 또 문 밖으로 나가서 맞이하였다.
見有三人

(견유삼인) : 세 사람이 보였는데,
著紅袍

(저홍포) : 붉은 도포를 입고
承綵輦

(승채연) : 채색 수레를 탄
威儀侍從

(위의시종) : 그의 위의(威儀)와 시종들을 보아서
儼若王者

(엄약왕자) : 임금의 행차 같았다.
王又延之殿上

(왕우연지전상) : 용왕이 또 그들도 궁전 위로 안내하였다.
生隱於牖下

(생은어유하) : 한생은 들창 아래 숨었다가
欲竢其定而請謁

(욕사기정이청알) : 그들이 자리를 정한 뒤에 인사를 청하려 하였다.
王勸三人

(왕권삼인) : 그런데 용왕이 그들 세 사람에게 권하여
東向揖坐而告曰

(동향읍좌이고왈) : 동쪽을 향하여 앉힌 뒤에 말하였다.


適有文士在陽界

(적유문사재양계) : "마침 양계(兩界)에 계신 문사 한 분을
奉邀

(봉요) : 모셨으니,
諸君勿相疑也

(제군물상의야) : 여러분들은 서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命左右引入

(명좌우인입) : 용왕이 좌우의 사람들을 시켜 한생을 모셔오게 하였다.
生趨進禮拜

(생추진예배) : 한생이 빨리 나아가 절하자,
諸人皆俛首答拜

(제인개면수답배) : 그들도 모두 머리를 숙이고 답례하였다.
生讓坐曰

(생양좌왈) : 한생이 윗자리에 앉기를 사양하면서 말하였다.
尊神貴重

(존신귀중) : "존귀하신 신들께서는 귀중한 몸이지만,
僕乃一介寒儒

(복내일개한유) : 저는 한갓 빈한한 선비일 뿐입니다.
敢當高座

(감당고좌) : 그러니 어찌 높은 자리를 감당하겠습니까?"
固辭

(고사) : 한생이 굳이 사양하자
諸人曰

(제인왈) : 그들이 말하였다.
陰陽路殊

(음양노수) : "우리와 선생은 음양(陰陽)의 길이 달라서
不相統攝

(불상통섭) : 서로 통제할 권리가 없습니다.
而神王威重

(이신왕위중) : 용왕께서 위엄이 있으신 데다
鑑人惟明

(감인유명) : 사람을 보는 눈도 밝으시니,
子必人間文章鉅公

(자필인간문장거공): 그대는 반드시 인간세상에서 문장의 대가일 것입니다.


神王是命

(신왕시명) : 용왕의 명이니
請勿拒也

(청물거야) : 거절하지 마십시오."
神王曰坐

(신왕왈좌) : 용왕도 말하기를, "앉으시지요."

三人一時就坐

(삼인일시취좌) : 세 사람이 한꺼번에 자리에 앉자,
生乃跼蹐而登

(생내국척이등) : 한생도 몸을 굽히며 올라가서
跪於席邊

(궤어석변) : 자리 끝에 꿇어앉았다.
神王曰安坐

(신왕왈안좌) : 용왕이 말하기를, "편히 앉으시지요."

 

4)용왕이 한생에게 가회각 상량문을 청하다


座定

(좌정) : 다들 자리에 앉아
行茶一巡

(행차일순) : 찻잔을 한차례 돌린 뒤에
神王告曰

(신왕고왈) : 용왕이 한생에게 말하였다.
寡人止有一女

(과인지유일녀) : "과인은 오직 딸 하나를 두었을 뿐인데,
已加冠笄

(이가관계) : 이미 시집 보낼 나이가 되었습니다.
將欲適人

(장욕적인) : 장차 알맞은 사람과 혼례를 치르려고 하지만,
而弊居僻陋

(이폐거벽루) : 우리가 사는 집이 누추하여
無迎待之館

(무영대지관) : 사위를 맞이할 집도 없고,
花燭之房

(화촉지방) : 화촉을 밝힐 만한 방도 없습니다.
今欲別構一閣

(금욕별구일각) : 그래서 따로 별당 한 채를 지어
命名佳會

(명명가회) : 가회각(佳會閣)이라 이름 붙일까 합니다.
工匠已集

(공장이집) : 공장도 이미 모았고,
木石咸具

(목석함구) : 목재와 석재도 다 갖추었습니다.
而所乏者

(이소핍자) : 아직 없는 것이라고는
上梁文耳

(상량문이) : 상량문(上樑文) 뿐입니다.
側聞秀才

(측문수재) : 소문에 들으니 선생의 이름이
名著三韓

(명저삼한) : 삼한(三韓)에 널리 알려졌으며
才冠百家

(재관백가) : 글솜씨가 백가에 으뜸이라고 하므로,
故特遠招

(고특원초) : 특별히 멀리서 모셔온 것입니다.
幸爲寡人製之

(행위과인제지) : 과인을 위하여 상량문을 지어 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言未旣

(언미기) : 그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有二丫童

(유이아동) : 두 아이가 들어왔다.
一捧碧玉之硯湘竹之管

(일봉벽옥지연상죽지관)

: 한 아이는 푸른 옥돌벼루와 상강(湘江)의 반죽(斑竹)으로 만든 붓을 받들었으며,
一捧氷綃一丈

(일봉빙초일장) : 한 아이는 흰 명주 한 폭을 받들었다.
跪進於前

(궤진어전) : 그들이 한생 앞에 꿇어앉아 바쳤다.
生俛伏而起

(생면복이기) : 한생이 고개를 숙이고 엎드렸다가 일어나
染翰立成

(염한입성) : 붓에 먹물을 찍어서 곧바로 상량문을 지어내었다.
雲煙相糺

(운연상규) : 그 글씨는 구름과 연기가 서로 얽힌 듯하였다.


5)한생이 상량문을 짓다

其詞曰

(기사왈) : 그 글은 이러하였다.

切以堪輿之內

(절이감여지내) : 삼가 생각하건대 천지 안에서는
龍神最靈

(용신최령) : 용신이 가장 신령스럽고,
人物之間

(인물지간) : 인물 사이에는
配匹至重

(배필지중) : 배필이 가장 중하다.
旣有潤物之功

(기유윤물지공) : 용왕께서 이미 만물을 윤택하게 하신 공로가 있으니,
可無衍福之基

(가무연복지기) : 어찌 복 받을 터전이 없으랴?
是以關雎好逑

(시이관저호구) : 그러므로 '관저호구(關雎好逑)'는
所以著萬化之始

(소이저만화지시) : 만물이 조화되는 시초를 나타낸 것이며,
飛龍利見

(비룡이견) : '비룡이견(飛龍利見)'은
亦以象靈變之迹

(역이상령변지적) : 신령스런 변화의 자취를 나타낸 것이다.
是用新構阿房

(시용신구아방) : 이에 새로 아방궁(阿房宮)을 지어

昭揭盛號

(소게성호) : 아름다운 이름을 높이 붙였다.


集蜃鼉而作力

(집신타이작력) : 자라를 불러 힘을 내게 하고,
聚寶貝以爲材

(취보패이위재) : 조개를 모아 재목을 삼았으며,
竪水晶珊瑚之柱

(수수정산호지주) : 수정과 산호로 기둥을 세웠다.
掛龍骨琅玗之梁

(괘룡골랑우지량) : 용골(龍骨)과 낭간으로 들보를 걸었으니,
珠簾捲而山靄靑葱

(주렴권이산애청총) : 주렴을 걷으면 산이 높이 푸르렀고,
玉戶開而洞雲繚繞

(옥호개이동운료요) : 백옥 들창을 열면 골짜기에 구름이 둘려 있다.


宜室宜家

(의실의가) : 이곳에서 가족이 화합하여
享胡福於萬年

(향호복어만년) : 만년토록 복을 누릴 것이며,
鼓瑟鼓琴

(고슬고금) : 부부가 화락하여
毓金枝於億世

(육금지어억세) : 금지(金枝)가 억대에 뻗치리라.


用資風雲之變

(용자풍운지변) : 용왕께서는 풍운의 변화를 돕고
永補造化之功

(영보조화지공) : 조화의 공덕을 나타내어,
在天在淵

(재천재연) : 높은 하늘에 오를 때에나
蘇下民之渴望

(소하민지갈망) : 깊은 못에 있을 때에나
或潛或躍

(혹잠혹약) : 백성들의 목마름을 씻어주고
祐上帝之仁心

(우상제지인심) : 상제의 어진 마음을 도와주었다.
騰翥快於乾坤

(등저쾌어건곤) : 그 기세가 천지에 떨치고
威德洽于遐邇

(위덕흡우하이) : 위덕이 원근에 흡족하여,
玄龜赤鯉

(현구적리) : 검은 거북과 붉은 잉어는
踊躍而助唱

(용약이조창) : 뛰놀며 소리치고,
木怪山魈

(목괴산소) : 나무 귀신과 산도깨비도
次第而來賀

(차제이래하) : 차례로 와서 축하한다.
宜作短歌

(의작단가) : 마땅히 짧은 노래를 지어
用揭雕梁

(용게조량) : 대들보에 걸어 두리라.


抛梁東

(포량동) : 들보 동쪽으로 떡을 던지네.
紫翠岧繞撑碧空

(자취초요탱벽공) : 울긋불긋 높은 산이 저 푸른 하늘을 버티었네.
一夜雷聲喧繞澗

(일야뢰성훤요간) : 하룻밤 우뢰소리가 시냇가를 뒤흔들어도
蒼崖萬仞珠玲瓏

(창애만인주령롱) : 만 길 푸른 벼랑에는 구슬빛이 영롱해라.


抛梁西

(포량서) : 들보 서쪽으로 떡을 던지네.
征轉巖廻山鳥啼

(정전암회산조제) : 바위 안고 도는 길에서 멧새들이 우짖네.
湛湛深湫知幾丈

(담담심추지기장) : 맑고 깊은 저 용추는 몇 길이나 되려나.
一泓春水似玻瓈

(일홍춘수사파려) : 한 이랑 봄물결이 유리처럼 맑아라.


抛梁南

(포량남) : 들보 남쪽으로 떡을 던지네.
十里松杉橫翠嵐

(십리송삼횡취람) : 십 리 솔숲에 푸른 노을이 비꼈구나.
誰識神宮宏且壯

(수식신궁굉차장) : 굉장한 저 신궁을 그 누가 알려나.
碧琉璃底影相涵

(벽류리저영상함) : 푸른 유리 밑바닥에 그림자만 잠겼구나.


抛梁北

(포량북) : 들보 북쪽으로 떡을 던지네.
曉日初升潭鏡碧

(효일초승담경벽) : 아침 햇살 처음 오르니 못물이 거울 같아라.
素練橫空三百丈

(소련횡공삼백장) : 흰 비단 삼백 길이 공중에 가로 걸려
翻疑天上銀河落

(번의천상은하락) : 하늘 위 은하수가 이곳에 떨어졌나.


抛梁上

(포량상) : 들보 위로 떡을 던지네.
手捫白虹遊莽蒼

(수문백홍유망창) : 흰 무지개 어루만지며 창공에서 노니누나.
渤海扶桑千萬里

(발해부상천만리) : 발해와 부상(扶桑)이 천만 리나 되지만
顧視人寰如一掌

(고시인환여일장) : 인간 세상 돌아보니 손바닥과 한가지일세.

 

抛梁下

(포량하) : 들보 아래도 떡을 던지네.
可惜春疇飛野馬

(가석춘주비야마) : 가련해라. 봄밭에 아지랑이가 오르는구나.
願將一滴靈源水

(원장일적령원수) : 신령스런 물 한 방울 이곳에서 가져다가
四海便作甘雨灑

(사해편작감우쇄) : 온 누리에 단비 삼아 뿌려들 보소.


伏願營室之後

(복원영실지후) : 바라건대 이 집을 이룩한 뒤에
合巹之晨

(합근지신) : 화촉의 밤을 맞이하여
萬福咸臻

(만복함진) : 만복이 함께 이르고,
千祥畢至

(천상필지) : 온갖 상서가 모여들진저.

 

瑤宮玉殿

(요궁옥전) : 요궁(瑤宮)과 옥전(玉殿)에는
挾卿雲之靉靆

(협경운지애체) : 상서로운 구름이 찬란하고,
鳳枕鴦衾

(봉침앙금) : 봉황 베개와 원앙 이불에는
聳歡聲之騰沸

(용환성지등비) : 즐거운 소리가 들끓게 되어,
不顯其德

(불현기덕) : 그 덕이 나타나고
以赫厥靈

(이혁궐령) : 그 신령이 빛나게 될진저.

 

書畢進呈

(서필진정) : 한생이 글을 다 써서 용왕에게 바치자,

神王大喜

(신왕대희) : 용왕이 크게 기뻐하였다.

乃命三神傳閱

(내명삼신전열) : 이내 세 신에게 돌려 보이자,

三神皆嘖嘖歎賞

(삼신개책책탄상) : 세 신도 모두 떠들썩하게 탄복하며 칭찬하였다.

 

2]윤필연(潤筆宴)을 열다

 

於是

(어시) : 이에
神王開潤筆宴

(신왕개윤필연) : 용왕이 윤필연(潤筆宴)을 열자,
生跪曰

(생궤왈) : 한생이 꿇어앉아서 말하였다.
尊神畢集

(존신필집) : "존귀한 신들께서 모두 모이셨는데,
不敢問諱

(불감문휘) : 아직 높으신 이름을 묻지 못하였습니다."
神王曰

(신왕왈) : 용왕이 말하였다.
秀才陽人

(수재양인) : "선생은 양계의 사람이라
固不知矣

(고부지의) : 응당 모를 것입니다.
一祖江神

(일조강신) : 첫째 분은 조강신(祖江神)이고
二洛河神

(이락하신) : 둘째 분은 낙하신(洛河神)이며
三碧瀾神也

(삼벽란신야) : 셋째 분은 벽란신(璧瀾神)입니다.
余欲與秀才光伴

(여욕여수재광반) : 우리가 선생과 함께 놀아 볼까 하여
故相邀爾

(고상요이) : 초대한 것이지요."
酒盡樂作

(주진악작) : 곧 술을 권하고 풍류를 시작하였다.

 

1)무희들이 나와 춤을 추며 「벽담곡(碧潭曲)」을 부르다


有蛾眉十餘輩

(유아미십여배) : 미인 열댓 명이
搖翠袖

(요취수) : 푸른 소매를 흔들며
戴瓊花

(대경화) : 머리 위에 구술꽃을 꽂고 나왔다.
相進相退

(상진상퇴) : 앞으로 나왔다가 뒤로 물러났다가
舞而歌碧潭之曲曰

(무이가벽담지곡왈) : 춤을 추면서「벽담곡(碧潭曲)」 한 가락을 불렀는데,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靑山兮蒼蒼

(청산혜창창) : 푸른 뫼는 창창하고
碧潭兮汪汪

(벽담혜왕왕) : 푸른 못은 출렁거리네.
飛澗兮泱泱

(비간혜앙앙) : 흩날리는 폭포수는 우렁차게
接天上之銀潢

(접천상지은황) : 하늘 위 은하수까지 닿았구나.
若有人兮波中央

(약유인혜파중앙) : 저 가운데 계신 님이여
振環珮兮琳琅

(진환패혜림랑) : 환패(環佩) 소리 쟁쟁하여라.
威炎赫兮煌煌

(위염혁혜황황) : 그 위풍 빛나는 데다
羌氣宇兮軒昻

(강기우혜헌앙) : 그 모습까지 뛰어나셔라.

 

擇吉日兮辰良

(택길일혜신량) : 좋은 시절 길한 날에
占鳳鳴之鏘鏘

(점봉명지장장) : 봉황새까지 울음 우는데,
有翼兮華堂

(유익혜화당) : 날아가는 듯이 좋은 집 지었으니
有祥兮靈長

(유상혜영장) : 상서롭고도 신령스러워라.
招文士兮製短章

(초문사혜제단장) : 문사를 모셔다가 상량문을 지어서
歌盛化兮擧脩梁

(가성화혜거수양) : 높은 덕을 노래하며 대들보를 올리네.
酌桂酒兮飛羽觴

(작계주혜비우상) : 향내나는 술을 부어 술잔을 돌리고
輕燕回兮踏春陽

(경연회혜답춘양) : 제비처럼 가볍게 봄볕을 밟으며 노니네.


獸口噴兮瑞香

(수구분혜서향) : 짐승 모양 향로에선 상서로운 향내를 뿜어내고
豕服沸兮瓊漿

(시복비혜경장) : 돌 솥에선 옥 미음이 끓고 있는데,
擊魚鼓兮郞當

(격어고혜랑당) : 목어(木魚)를 둥둥 치고
吹龍笛兮趨蹌

(취용적혜추창) : 용적(龍笛) 불며 행진하네.
神儼然而在牀

(신엄연이재상) : 높이 앉으신 신이여
仰至德兮不可忘

(앙지덕혜불가망) : 지극한 덕을 잊지 못하리라.

 

2)총각들이 「회풍곡(回風曲)」을 부르다


舞竟

(무경) : 춤이 끝나자
復有總角十餘輩

(복유총각십여배) : 다시 총각 열댓 명이
左執籥

(좌집약) : 왼손에는 피리를 잡고
右執翿

(우집도) : 오른손에는 도를 들고
相旋相顧

(상선상고) : 서로 돌아보면서
而歌回風之曲曰

(이가회풍지곡왈) : 「회풍곡(回風曲)」 한 가락을 불렀다. 그 가사는 이렇다.

若有人兮山之阿

(약유인혜산지아) : 높은 언덕에 계신 님은
披薛荔兮帶女蘿

(피설려혜대여라) : 향초 덩굴로 옷 입으셨네.
日將暮兮淸波

(일장모혜청파) : 날 저물어 물결 일렁이니
生細紋兮如羅

(생세문혜여라) : 가는 무늬 비단 같아라.
風瓢瓢兮鬢鬖

(풍표표혜빈삼) : 바람에 나부껴 귀밑 털이 헝클어지고
雲冉冉兮衣婆娑

(운염염혜의파사) : 구름이 피어올라 옷자락 너울거리네.
周旋兮委蛇

(주선혜위사) : 느긋하게 빙빙 돌다가
巧笑兮相過

(교소혜상과) : 예쁘게 웃으며 마주치네.


損余褋兮鳴渦

(손여접혜명와) : 내 입던 홑옷은 여울 위에 던져두고
解余環兮寒沙

(해여환혜한사) : 내 찼던 가락지도 모래밭에 빼어 놓았네.
露浥兮庭莎

(노읍혜정사) : 금잔디에 이슬 젖고
煙暝兮嶔峨

(연명혜금아) : 높은 산에 내가 아득한데,
望遠峰之嵾嵯

(망원봉지참차) : 높고 낮은 자 봉우리 멀리서 바라보니
若江上之靑螺

(약강상지청라) : 마치 강물 위에 푸른 소라와 비슷해라.
疏擊兮銅鑼

(소격혜동라) : 이따금 치는 징 소리에
醉舞兮傞傞

(취무혜사사) : 나풀거리며 취해 춤추네.


有酒兮如泥

(유주혜여니) : 강물처럼 술이 많고
有肉兮如坡

(유육혜여파) : 언덕처럼 고기도 쌓였어라.
賓旣醉兮顔酡

(빈기취혜안타) : 손님이 이미 취하셨으니
製新曲兮酣歌

(제신곡혜감가) : 새 노래를 불러 보세나
或相扶兮相拖

(혹상부혜상타) : 서로 잡고 서로 끌다가
或相拍兮相呵

(혹상박혜상가) : 서로 치며 껄껄 웃네.
擊玉壺兮飮無何

(격옥호혜음무하) : 옥술병을 두드리며 마음껏 마셨더니

淸興闌兮哀情多

(청흥란혜애정다) : 맑은 흥취 다하면서 슬픈 마음이 절로 나네

 

3)용왕이 「수룡음(水龍吟)」을 부르다


舞竟

(무경) : 춤이 끝나자
神王喜抃

(신왕희변) : 용왕이 기뻐하였다.
洗爵捧觥

(세작봉굉) : 술잔을 씻어 다시금 술을 붓고
致於生前

(치어생전) : 한생에게 권하였다.
自吹玉龍之笛

(자취옥용지적) : 스스로 옥으로 만든 용적을 불면서
歌水龍吟一闋

(가수용음일결) : 「수룡음(水龍吟)」 한 가락을 노래하여
以盡歡娛之情

(이진환오지정) : 즐거운 흥취를 도왔다.
其詞曰

(기사왈) :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管絃聲裏傳觴

(관현성리전상) : 풍류소리 가운데 술잔을 돌리니
瑞麟口噴靑龍腦

(서린구분청용뇌) : 기린 모양의 향로에선 용뇌 향기를 뿜어내네.
橫吹片玉一聲

(횡취편옥일성) : 옥피리를 비껴 쥐고 한 소리 불자
天上碧雲如掃

(천상벽운여소) : 하늘 위의 푸른 구름은 씻은 듯 사라졌네.
響激波濤

(향격파도) : 소리가 물결치더니
曲翻風月

(곡번풍월) : 가락은 풍월로 바뀌었네.
景閑人老

(경한인로) : 경치는 한가한 인생은 늙어 가니
悵光陰似箭

(창광음사전) : 살같이 빠른 광음이 애달프기만 하여라.
風流若夢

(풍류약몽) : 풍류도 꿈이려니
歡娛又生煩惱

(환오우생번뇌) : 기쁨이 다하면 시름만 생기네.
西嶺綵嵐初散

(서령채람초산) : 서산이 끼인 내가 이제 막 흩어지자
喜東峰氷盤凝灝

(희동봉빙반응호) : 동산에 둥근 달이 기쁘게도 찾아오네.
擧杯爲問

(거배위문) : 술잔을 높이 들어 물어보노니
靑天明月

(청천명월) : 푸른 하늘의 달에게
幾看醜好

(기간추호) : 추한 모습 고운 모습을 몇 번이나 보아 왔던가.
酒滿金罍

(주만금뢰) : 술잔에 술 가득한데
人頹玉峀

(인퇴옥수) : 옥산이 무너졌으니
誰人推倒

(수인추도) : 그 누가 넘어뜨렸나
爲佳賓

(위가빈) : 아름다운 우리 님을,
脫盡十載雲泥臺鬱

(탈진십재운니대울) : 십 년이 다하도록 근심 걱정일랑 잊어버리고
快登蒼昊

(쾌등창호) : 푸른 하늘 높은 곳에 유쾌히 오르세나.

歌竟(가경) : 용왕이 노래를 마치고는
顧謂左右曰

(고위좌우왈) : 좌우를 둘러보면서 말하였다.
此間伎戱

(차간기희) : "우리 나라의 놀음은
不類人間

(불류인간) : 인간세상의 것과 같지 않으니,
爾等爲嘉賓呈之

(이등위가빈정지) : 그대들은 귀한 손님을 위하여 솜씨를 보이라."

 

4)곽개사(郭介士)[게], 팔풍무 추며 노래 지어 부르다


有一人

(유일인) : 그러자 한 사람이 나타났는데,
自稱郭介士

(자칭곽개사) : 자칭 곽개사(郭介士)라고 하였다.
擧足橫行

(거족횡행) : 발을 들어 옆으로 걸으면서
進而告曰

(진이고왈) : 나와서 말하였다.
僕巖中隱士

(복암중은사) : “저는 바위 틈에 숨어사는 선비요.
沙穴幽人

(사혈유인) : 모래 구멍에 사는 한가한 사람입니다.
八月風淸

(팔월풍청) : 팔월에 바람이 맑으면
輸芒東海之濱

(수망동해지빈) : 동해 바닷가에 가서 벼 까끄라기를 실어 나르고,
九天雲散

(구천운산) : 구월 하늘에 구름이 흩어지면
含光南井之傍

(함광남정지방) : 남정성(南井星)의 곁에서 빛을 머금기도 하였지요.
中黃外圓

(중황외원) : 속은 누렇고 겉은 둥글며,

被堅執銳

(피견집예) : 단단한 갑옷을 입고 날카로운 창을 가졌지요.
常支解以入鼎

(상지해이입정) : 늘 손발을 잘려서 솥에 들어갔으며,
縱摩頂而利人

(종마정이이인) : 비록 정수리를 갈리면서도 사람을 이롭게 하였습니다.
滋味風流

(자미풍류) : 맛과 풍류도
可解壯士之顔

(가해장사지안) : 장사들의 얼굴을 기쁘게 하였으며,
形摸郭索

(형모곽색) : 곽삭(郭索)한 꼴로
終貽婦人之笑

(종이부인지소) : 부인들에게 웃음을 끼치기도 하였지요.
趙倫雖惡於水中

(조륜수오어수중) : 조나라 왕윤은 물 속에서 만나도 저를 미워하였지만,
錢昆常思於外郡

(전곤상사어외군) : 전곤은 지방에 나가 있으면서도 저를 생각하였습니다.
死入畢吏部之手

(사입필리부지수) : 제가 죽어서는 필이부의 손에 들어갔지만,
神依韓晉公之筆

(신의한진공지필) : 한진공의 붓에 의해서 초상이 이루어졌습니다.
且逢場而作戱

(차봉장이작희) : 오늘 이러한 마당을 만나 놀게 되었으니,
宜弄脚以周旋

(의농각이주선) : 마땅히 다리를 틀어 춤을 추어 보겠습니다."


卽於席前

(즉어석전) : 곽개사는 곧 그 앞에서
負甲執戈

(부갑집과) : 갑옷을 입고 창을 잡아 쥐었으며,
噴沫瞪視

(분말징시) : 침을 흘리고 눈을 부릅떴다.
回瞳搖肢

(회동요지) : 눈동자를 돌리며 팔다리를 흔들더니,
蹣跚趨蹌

(반산추창) : 재빠르게
進前退後

(진전퇴후) : 앞으로 나아갔다 뒤로 물러서며
作八風之舞

(작팔풍지무) : 팔풍무(八風舞)를 추었다.
其類數十

(기류수십) : 그와 같은 무리 몇십 명도
折旋俯伏

(절선부복) : 땅에 엎드려 고개를 숙이고 돌면서
一時中節

(일시중절) : 절도 있게 춤을 추었다.
乃作歌曰

(내작가왈) : 곽개사가 이내 노래를 지어 불렀다.

依江海以穴處兮

(의강해이혈처혜) : 강과 바다에 몸을 붙여 구멍 속에 살지언정
吐氣宇與虎爭

(토기우여호쟁) : 기운을 토하면 범과도 다툰다네.
身九尺而入貢

(신구척이입공) : 이 몸이 구척이니 나라님께도 진상하고
類十種而多名

(유십종이다명) : 겨레가 열 갈래니 이름도 많다네.
喜神王之嘉會

(희신왕지가회) : 거룩하신 용왕님의 기쁜 잔치에 참석하여
羌頓足而橫行

(강돈족이횡행) : 열 발을 구르면서 옆으로 걸어가네.
愛淵潛以獨處

(애연잠이독처) : 못 속에 깊이 잠겨 혼자 있기 좋아하고
驚江浦之燈光

(경강포지등광) : 강나루 등불에 놀라기도 했었지
匪酬恩而泣珠

(비수은이읍주) : 은혜를 갚으려고 구슬 눈물을 흘렸던가?
非報仇而橫槍

(비보구이횡창) : 원수를 갚으려고 창을 뽑아 들었던가?
嗟濠梁之巨族

(차호량지거족) : 호수 다리에 사는 거족들이야
笑我謂我無腸

(소아위아무장) : 무장공자(無腸公子)라 나를 비웃지만,
然可比於君子

(연가비어군자) : 군자에게도 비할 만하니
德充腹而內黃

(덕충복이내황) : 덕이 뱃속에 차서 내장에 누렇다네.
美在中而暢四肢兮

(미재중이창사지혜) : 속이 아름다워 온 사지에 통달하니
螯流玉而凝香

(오류옥이응향) : 엄지발에 향이 맺혀 옥빛으로 통통해라.
羌今夕兮何夕

(강금석혜하석) :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이던가?
赴瑤池之霞觴

(부요지지하상) : 요지(瑤池)잔치에 내가 왔네.
神矯首而載歌

(신교수이재가) : 용왕께서 노래하시자
賓旣醉而彷徨

(빈기취이방황) : 손님들 취해 술렁이네.
黃金殿兮白玉牀

(황금전혜백옥상) : 황금 궁전 백옥상에
傳巨觥兮咽絲簧

(전거굉혜인사황) : 술잔을 돌려 풍류 베푸니,
弄君山三管之奇聲

(농군산삼관지기성) : 피리 소리는 군산을 울리고
飽仙府九盌之神漿

(포선부구완지신장) : 아홉 주발에는 신선의 술이 가득 찼네

山鬼趠兮翶翔

(산귀초혜고상) : 산귀신도 와서 더덩실 춤을 추고
水族跳兮騰驤

(수족도혜등양) : 물고기들도 펄떡펄떡 뛰노네.
山有榛兮濕有笭

(산유진혜습유령) : 산에는 개암나무 있고 진펄엔 씀바귀가 있으니
懷美人兮不能忘

(회미인혜불능망) : 그리운 우리 님을 잊을 수가 없어라

於是

(어시) : 이에
左旋右折

(좌선우절) : 그가 춤을 추면서 왼쪽으로 돌다가 오른쪽으로 꺾어지며
殿後奔前

(전후분전) : 뒤로 물러났다가 앞으로 달려가기도 하니,
滿座皆輾轉失笑

(만좌개전전실소) : 자리에 가득 모였던 사람들이 모두 몸을 비틀면서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戱畢

(희필) : 그의 춤이 끝났다.

 

5)현(玄)선생[거북], 구공무를 추며 노래 지어 부르다


又有一人

(우유일인) : 또 한 사람이 나섰는데,
自稱玄先生

(자칭현선생) : 자칭 현(玄)선생이라고 하였다.
曳尾延頸

(예미연경) : 꼬리를 끌며 목을 빼고
吐氣凝眸

(토기응모) : 기운을 뽐내다가, 눈을 부릅뜨고
進而告曰

(진이고왈) : 앞으로 나와서 말하였다.
僕蓍叢隱者

(복시총은자) : "저는 시초(蓍草) 그늘에 숨어 지내는 자요,
蓮葉遊人

(연엽유인) : 연잎에서 놀던 사람입니다.
洛水負文

(낙수부문) : 낙수(洛水)에서 등에다 글을 지고 나와
已旌夏禹之功

(이정하우지공) : 이미 하나라 우리 임금의 공로를 나타내었으며,
淸江被網(청강피망) : 맑은 강물에서 그물에 잡혔지만
曾著元君之策

(증저원군지책) : 일찍이 송나라 원군(元君)의 계책을 이루어 주었습니다.
縱刳腸以利人

(종고장이이인) : 비록 배를 갈라서 사람을 이롭게 해주기는 하였지만,
恐脫殼之難堪

(공탈각지난감) : 껍질 벗기는 것은 견뎌 내기가 어렵습니다.
山節藻梲

(산절조탈) : 두공에 산을 새기고 동자기둥에 마름을 그렸으니,
殼爲臧公之珍

(각위장공지진) : 껍질은 노나라 장공이 소중히 여겼습니다.
石腸玄甲

(석장현갑) : 둘 같은 내장에다가 검은 갑옷까지 입었으니,
胸吐壯士之氣

(흉토장사지기) : 내 가슴에서는 장사의 기상을 토하였습니다.
盧敖踞我於海上

(노오거아어해상) : 노오는 바다 위에서 나를 걸터앉았으며,
毛寶放我於江中

(모보방아어강중) : 모보는 강 가운데서 나를 놓아주었습니다.
生爲嘉世之珍

(생위가세지진) : 살아서는 세상을 기쁘게 하는 보배가 되고,
死作靈道之寶

(사작영도지보) : 죽어서는 좋은 길을 예언하는 보물이 되었습니다.
宜張口而呵呻

(의장구이가신) : 이제 입을 벌리고 노래를 불러
聊以舒千年藏六之胸懷

(료이서천년장육지흉회) : 천년 장륙의 회포를 풀어 보렵니다."
卽於席前

(즉어석전) : 현생이 그 앞에서 기운을 토하자
吐氣裊裊如縷

(토기뇨뇨여루) : 실오리처럼 나부껴
長百餘尺

(장백여척) : 그 길이가 백여 척이나 되더니,
吸之則無迹

(흡지칙무적) : 이를 들어 마시자 자취도 없이 되었다.
或縮頸藏肢

(혹축경장지) : 그리고는 그 목을 움츠려서 사지 속에 감추기도 하고,
或引頸搖項

(혹인경요항) : 혹은 목을 길게 빼어 머리를 흔들기도 하였다.


俄而

(아이) : 얼마 뒤에

進蹈安徐

(진도안서) : 앞으로 조용히 나아와
作九功之舞

(작구공지무) : 구공무(九功舞)를 추면서
獨進獨退

(독진독퇴) : 혼자 나아갔다 물러났다 하더니,
乃作歌曰

(내작가왈) : 이내 노래를 지어 불렀다.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依山澤以介處兮

(의산택이개처혜) : 산 속 연못에 의지하여 나 홀로 지내며
愛呼吸而長生

(애호흡이장생) : 호흡만으로 오래도록 살고 있네.
生千歲而五聚

(생천세이오취) : 천년을 살면서 오색을 갖추고
搖十尾而最靈

(요십미이최령) : 열 꼬리를 흔들며 가장 신령하였네.
寧曳尾於泥途兮

(영예미어니도혜) : 내 차라리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지언정
不願藏乎廟堂

(불원장호묘당) : 묘당(廟堂)에 간직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네.
匪鍊丹而久視

(비련단이구시) : 단약(丹藥)이 아니라도 오래 살 수 있으며
非學道而靈長

(비학도이영장) : 도를 배우지 않아도 영과 통한다네.
遭聖明於千載

(조성명어천재) : 천년만에 성스런 님을 만나면
呈瑞應之昭彰

(정서응지소창) : 상서로운 징조들이 빛나게 나타나며,
我爲水族之長兮

(아위수족지장혜) : 내 수족(水族)의 어른이 된지라
助連山與歸藏

(조련산여귀장) : 연산(連山) 귀장(歸藏)의 이치를 연구하였네.
負文字而有數兮

(부문자이유수혜) : 문자를 지고 나오니 숫자가 있었으며
告吉凶而成策

(고길흉이성책) : 길흉을 알려 주어 계책을 이루게 하였네.
然而多智有所危困

(연이다지유소위곤) : 지혜가 많다 하여도 곤액은 어쩔 수 없고
多能有所不及

(다능유소불급) : 능력이 많아도 못 미칠 일이 있었네.
未免剖心而灼背兮

(미면부심이작배혜) : 가슴을 쪼개고 등을 지지는 것 면치 못하여
侶魚蝦而屛迹

(려어하이병적) : 물고기와 벗삼아 자취를 감추고서,
羌伸頸而擧踵兮

(강신경이거종혜) : 목을 빼고 발을 들어
預高堂之燕席

(예고당지연석) : 높은 잔치 자리에 끼여들었네.
賀飛龍之靈變

(하비용지영변) : 용왕님의 조화를 축하하려고
玩呑龜之筆力

(완탄귀지필력) : 힘차게도 붓을 뽑아 들자,
酒旣進而樂作

(주기진이악작) : 술 권하고 풍악을 베풀어
羌歡娛兮無極

(강환오혜무극) : 즐거움 끝이 없어라.
擊鼉鼓而吹鳳簫兮

(격타고이취봉소혜) : 북을 치고 퉁소를 부니
舞潛虯於幽壑

(무잠규어유학) : 골짜기에 숨은 규룡이 춤을 추네.
集山澤之魑魅

(집산택지리매) : 산도깨비들 모여들고
聚江河之君長

(취강하지군장) : 물귀신들도 모여드네.
若溫嶠之燃犀

(약온교지연서) : 온교(溫嶠)처럼 무소뿔을 태우고
慚禹鼎之罔象

(참우정지망상) : 우임금의 솥으로 부끄럽게 하였네.
相舞蹈於前庭

(상무도어전정) : 앞뜰에서 서로 만나 춤추고 뛰어 놀며
或謔笑而撫掌

(혹학소이무장) : 껄껄 웃기도 하고 손뼉도 치네.
日欲落兮風生

(일욕낙혜풍생) : 해 저물자 바람이 일어
魚龍翔兮波滃泱

(어용상혜파옹앙) : 물고기들 뛰놀고 물결 일렁이는데,
時不可兮驟得

(시불가혜취득) : 좋은 때를 늘 얻을 수 없어
心矯厲而慨慷

(심교려이개강) : 내 마음이 자못 슬퍼라.

曲終

(곡종) : 노래는 끝났지만
夷猶恍惚

(이유황홀) : 그래도 황홀하여
跳梁低昻

(도량저앙) :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춤을 추었다.
莫辨其狀

(막변기상) : 그 몸짓을 형용할 수가 없어,
萬座嗢噱

(만좌올갹) : 자리에 가득하였던 사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戱畢

(희필) : 현선생이 놀음이 끝났다.

 

6)도개비와 괴물들, 풍류를 즐기며 노래 지어 부르다


於是

(어시) : 이에

木石魍魎

(목석망량) : 숲속의 도깨비와
山林精怪

(산림정괴) : 산 속의 괴물들이 일어나서
起而各呈所能

(기이각정소능) : 저마다 장기를 자랑하였다.
或嘯或歌

(혹소혹가) : 누구는 휘파람을 불고 누구는 노래를 불렀으며,
或舞或吹

(혹무혹취) : 누구는 춤을 추고 누구는 피리를 불었다.
或忭或踊

(혹변혹용) : 누구는 손뼉을 치고, 누구는 시를 외웠다.
異狀同音

(이상동음) : 그들이 노는 꼴은 저마다 달랐지만 소리는 같았는데,
乃作歌曰

(내작가왈) : 그들이 지어 부른 노래는 이러하였다.

神龍在淵

(신용재연) : 용신께서 못에 계시며
或躍于天

(혹약우천) : 어쩌다 하늘에도 오르시네.
於千萬年

(어천만년) : 아아. 천만 년 동안
厥祚延綿

(궐조연면) : 기나긴 복을 누리소서.
卑禮招賢

(비례초현) : 귀하신 손님맞이하니
儼若神仙

(엄약신선) : 신선처럼 의젓하여라.
玩彼新篇

(완피신편) : 새로 지은 노래를 즐기니
珠玉相聯

(주옥상련) : 구슬을 꿰맨 듯하여라.
琬琰以鑴

(완염이휴) : 옥돌에다 깊이 새겨
千載永傳

(천재영전) : 천년 길이 전하리라.
君子言旋

(군자언선) : 군자께서 돌아가신다 하니
開此瓊筵

(개차경연) : 아름다운 이 잔치를 베풀었네.
歌以採蓮

(가이채련) : 「채련곡(採蓮曲)」을 노래하며
妙舞躚翩

(묘무선편) : 나풀나풀 춤을 추고,
伐鼓淵淵

(벌고연연) : 두둥둥 쇠북을 두들기며
和彼繁絃

(화피번현) : 거문고 뜯어 화답하네.
一棹航船

(일도항선) : 뱃노래 권주가로
鯨吸百川

(경흡백천) : 고래처럼 술 마시네.
揖讓周旋

(읍양주선) : 예절 갖추어 놀면서도
樂且無愆

(악차무건) : 즐거움 끝이 없어라.



歌竟(가경) : 노래가 끝났다.

 


於是(어시) : 이에
江河君長(강하군장) : 강하의 군장들이
跪而陳詩(궤이진시) : 꿇어앉아 시를 지어 바쳤다.

 

7)조강신의 시


其第一座曰

(기제일좌왈) : 그 첫째인 조강신의 시는 이러하였다.

碧海朝宗勢未休

(벽해조종세미휴) : 푸른 바다로 흘러드는 물은 그 형세가 쉼이 없어
奔波汨汨負輕舟

(분파골골부경주) : 힘차게 이는 물결이 가벼운 배를 띄웠어라.
雲初散後月沈浦

(운초산후월침포) : 구름이 흩어진 뒤에 밝은 달은 물에 잠기고
潮欲起時風滿洲

(조욕기시풍만주) : 밀물이 밀려들자 건들바람 섬에 가득해라.
日煖龜魚閑出沒

(일난구어한출몰) : 날이 따뜻해지자 거북과 고기들 한가롭게 나타나고
波明鳧鴨任沈浮

(파명부압임침부) : 맑은 물살에 오리떼들은 제멋대로 떠다니네.
年年觸石多鳴咽

(년년촉석다명인) : 해마다 파도 속에 시달리던 이 몸인데

此夕歡娛蕩百憂

(차석환오탕백우) : 오늘 저녁 즐거움으로 온갖 근심이 다 녹았네.

 

8)낙하신의 시


第二座曰(제이좌왈) : 둘째인 낙하신의 시는 이러하였다.

五花樹影蔭重茵

(오화수영음중인) : 오색꽃 그림자가 겹자리를 덮었는데
籩豆笙簧次第陳

(변두생황차제진) : 대그릇과 피리들이 차례로 벌여 있네.
雲母帳中歌宛轉

(운모장중가완전) : 운모(雲母) 휘장 두른 곳에 노랫소리 간드러지고
水晶簾裏舞逡巡

(수정렴리무준순) : 수정 주렴 드리운 속에선 나풀나풀 춤을 추네.
神龍豈是池中物

(신룡기시지중물) : 성스런 용왕님께서 어찌 못 속에만 계시겠나?
文士由來席上珍

(문사유래석상진) : 문사는 그 전부터 자리 위의 보배로다.
安得長繩繫白日

(안득장승계백일) : 어찌하면 기 끈을 얻어 지는 해를 잡아매고
留連泥醉艶陽春

(유련니취염양춘) : 아름다운 봄 햇살 속에 흠뻑 취해 지내려나.

 

9)벽란신의 시


第三座曰

(제삼좌왈) : 셋째 벽란신의 시는 이러하였다.

神王酩酊倚金牀

(신왕명정의금상) : 용왕님께선 술에 취해 금상에 기대셨는데
山靄霏霏已夕陽

(산애비비이석양) : 산 비는 부슬부슬 해는 이미 석양일세.
妙舞傞傞廻錦袖

(묘무사사회금수) : 너울너울 곱게 춤추며 비단 소매 돌아가고
淸歌細細遶彫梁

(청가세세요조량) : 맑은 노래 가느다랗게 대들보를 안고 도네.
幾年孤憤翻銀島

(기년고분번은도) : 몇 년 동안 외로웠던가. 은섬이 번득이는데
今日同歡擧玉觴

(금일동환거옥상) : 오늘에야 기쁘게도 백옥잔을 함께 드네.
流盡光陰人不識

(류진광음인불식) : 흘러가는 이 세월을 아는 사람이 없느니
古今世事太忽忙

(고금세사태홀망) : 예나 이제나 세상일은 너무나도 바빠라.

題畢進呈

(제필진정) : 짓기를 마치고 용왕에게 바치자,
神王笑閱

(신왕소열) : 용왕이 웃으면서 읽어 본 뒤에
使人授生

(사인수생) : 사람을 시켜 한생에게 주었다.
生受之跪讀

(생수지궤독) : 한생은 이 시를 받고 꿇어앉아 읽었다.
三復賞玩

(삼복상완) : 세 번이나 거듭 읽으며 감상하였다.

 

10)한생,20운 장편시 지어 노래하다


卽於座前

(즉어좌전) : 그 자리에서
題二十韻

(제이십운) : 이십 운(韻)의 장편시를 지어
以陳盛事

(이진성사) : 성대한 일을 노래하였다.

詞曰

(사왈) :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天磨高出漢

(천마고출한) : 천마산이 높이 솟아
巖溜遠飛空

(암유원비공) : 폭포가 공중에 날아가네.
直下穿林壑

(직하천림학) : 곧바로 떨어져 숲을 뚫고
奔流作巨淙

(분류작거종) : 급하게 흘러 큰 시내가 되었네.
波心涵月窟

(파심함월굴) : 물 가운데엔 달이 잠기고
潭底悶龍宮

(담저민용궁) : 못 밑바닥엔 용궁이 있어,
變化留神迹

(변화유신적) : 신기한 변화로 자취를 남기시고
騰拏建大功

(등나건대공) : 하늘에 올라 공을 세우시니,
煙熅生細霧

(연온생세무) : 가는 안개가 자욱히 끼고
駘蕩起祥風

(태탕기상풍) : 상서로운 바람이 부네.
碧落分符重

(벽락분부중) : 하늘에서 분부가 중하여
靑丘列爵崇

(청구열작숭) : 청구(靑丘)에 높은 작위를 받으셨으니,
乘雲朝紫極

(승운조자극) : 구름 타고 자신전(紫宸殿)에 조회하시고

行雨駕靑驄

(행우가청총) : 청총마를 달리며 비를 내리시네.
金闕開佳燕

(금궐개가연) : 황금 대궐에서 잔치를 열고
瑤階奏別鴻

(요계주별홍) : 옥 뜨락에서 풍류를 베푸셨으니,
流霞浮茗椀

(류하부명완) : 찻잔에는 노을이 뜨고
湛露滴荷紅

(담로적하홍) : 연잎에는 붉은 이슬이 젖네.
揖讓威儀重

(읍양위의중) : 위의(威儀)도 정중하건만
周旋禮度豊

(주선예도풍) : 예법은 더욱 높아,
衣冠文璨爛

(의관문찬란) : 의관과 문채 찬란하고
環珮響玲瓏

(환패향영롱) : 환패 소리 쟁쟁하여라.
魚鼈來朝賀

(어별내조하) : 물고기와 자라들 조회 드리고
江河亦會同

(강하역회동) : 물신령들도 모였으니,
靈機何恍惚

(영기하황홀) : 조화가 어찌 그리 황홀하던지
玄德更淵沖

(현덕경연충) : 숨은 덕이 더욱 깊으셔라.
苑擊催花鼓

(원격최화고) : 북을 쳐서 꽃을 피게 하고
樽垂吸酒虹

(준수흡주홍) : 술잔 속에는 무지개가 있네.
天姝吹玉笛

(천주취옥적) : 천녀는 옥피리를 불고
王母理絲桐

(왕모리사동) : 서왕모는 거문고를 타네.
百拜傳醪醴

(백배전료례) : 백 번 절하고 술잔을 올리며
三呼祝華嵩

(삼호축화숭) : 만수무강하시라 세번 외치네.
煙沈霜雪果

(연침상설과) : 얼음 같은 과일에다
盤映水晶葱

(반영수정총) : 수정 같은 채소까지 있어,
珍味充喉潤

(진미충후윤) : 온갖 진미에 배부르고
恩波浹骨融

(은파협골융) : 깊은 은혜는 뼈에 스며라.
還如湌沆瀣

(환여찬항해) : 신선의 이슬을 마신 듯
宛似到瀛蓬

(완사도영봉) : 봉래산에 구경은 듯,
歡罷應相別

(환파응상별) : 즐거움 다하여 헤어지려니
風流一夢中

(풍류일몽중) : 풍류마저 한바탕 꿈과 같아라.

詩進

(시진) : 한생이 시를 지어 바치자,
滿座皆歎賞不已

(만좌개탄상불이) :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감탄하고 칭찬하여 마지않았다.
神王謝曰

( 신왕사왈) : 용왕이 감사하면서 말하였다.
當勒之金石

(당륵지금석) : "이 시를 마땅히 금석에 새겨
以爲弊居之寶

(이위폐거지보) : 우리 집의 보배로 삼겠습니다."

 

3]용궁을 두루 관람하다


生拜謝

(생배사) : 한생이 절하고 감사드린 뒤에
進而告曰

(진이고왈) : 앞으로 나아가 용왕에게 아뢰었다.
龍宮勝事

(용궁승사) : "용궁의 좋은 일들은
已盡見之矣

(이진견지의) : 이미 다 보았습니다.
且宮室之廣

(차궁실지광) : 그런데 웅장한 건물들과
疆域之壯

(강역지장) : 넓은 강토도
可周覽不

(가주람부) : 둘러 볼 수가 있겠습니까?"
神王曰可

(신왕왈가) : 용왕이 말하기를, "좋습니다."
生受命

(생수명) : 한생이 용왕의 허락을 받고
出戶盱衡

(출호우형) : 문 밖에 나와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는데,
但見綵雲繚繞

(단견채운료요) : 오색 구름이 주위에 둘려 있는 것만 보여서
不辨東西

(불변동서) : 동서를 분별할 수가 없었다.
神王命吹雲者掃之

(신왕명취운자소지) : 용왕이 구름을 불어 없애는 자에게 명하여 구름을 쓸어버리게 하자,
有一人

(유일인) : 한 사람이
於殿庭

(어전정) : 궁전 뜰에서

蹙口一吹

(축구일취) : 입을 오므리며 한번에 불어 버렸다.


天宇晃朗

(천우황랑) : 그러자 하늘이 환하게 밝아졌는데,
無山石巖崖

(무산석암애) : 산과 바위 벼랑도 없고
但見世界平闊如碁局

(단견세계평활여기국) : 다만 넓은 세계가 바둑판처럼 보였는데
可數十里

(가수십리) : 수십 리나 되었다.

瓊花琪樹

(경화기수) :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列植其中

(열식기중) : 그 가운데 줄지어 심어져 있었고,
布以金沙

(포이금사) :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었다.
繚以金墉

(료이금용) : 둘레는 금성으로 쌓아졌으며,
其廊廡庭除

(기랑무정제) : 그 행랑과 뜰에는
皆鋪碧琉璃塼

(개포벽류리전) : 모두 푸른 유리 벽돌을 펴고 깔아서
光影相涵

(광영상함) : 빛과 그림자가 서로 비치었다.
神王命二人

(신왕명이인) : 용왕이 두 사람에게 명하여
指揮觀覽

(지휘관람) : 한생을 이끌고 구경시키도록 하였다.

 

1)조원지루(朝元之樓)


行到一樓

(행도일루) : 한 누각에 이르렀는데,
名曰朝元之樓

(명왈조원지루) : 그 이름을 '조원지루(朝元之樓)'라고 하였다.
純是玻瓈所成

(순시파려소성) : 이 누각은 순전히 파리로 이루어졌고
飾以珠玉

(식이주옥) : 진주와 구슬로 장식하였으며,
錯以金碧

(착이금벽) : 황금색과 푸른색으로 아로새겨졌다.
登之若凌虛焉

(등지약능허언) : 그 위에 오르자 마치 허공을 밟는 것 같았으며,
其層十級

(기층십급) : 그 층이 열이나 되었다.
生欲盡登

(생욕진등) : 한생이 그 위층까지 다 올라가려고 하자
使者曰

(사자왈) : 사자가 말하였다.
神王以神力自登

(신왕이신력자등) : "여기는 용왕께서 신력(神力)으로 혼자만 오르실 뿐이고,
僕等亦不能盡覽矣

(복등역불능진람의) : 저희들도 또한 다 둘러보지를 못하였습니다."
蓋上級

(개상급) : 이 누각의 위층이
與雲霄幷

(여운소병) : 구름 위에 솟아 있었으므로
非塵凡可及

(비진범가급) : 보통 사람이 올라 갈수는 없었다.
生登七層而下

(생등칠층이하) : 한생이 칠층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2)능허지각(凌虛之閣)의 의장(儀仗)들


又到一閣

(우도일각) : 또 한 누각에 이르렀는데,
名曰凌虛之閣

(명왈능허지각) : 그 이름은 '능허지각(凌虛之閣)'이었다.
生問曰

(생문왈) : 한생이 물었다.
此閣何用

(차각하용) : "이 누각은 무엇 하는 곳입니까?"
曰此神王朝天之時

(왈차신왕조천지시) : "이 누각은 용왕께서 하늘에 조회하실 때에
整其儀仗

(정기의장) : 그 의장(儀仗)을 갖추고
飾其衣冠之處

(식기의관지처) : 의관을 손질하는 곳이랍니다."

 

전모(電母)의 거울


生請曰

(생청왈) : 한생이 청하였다.
願觀儀仗

(원관의장) : "그 의장을 보고 싶습니다."
使者

(사자) : 사자가
引至一處

(인지일처) : 한생을 인도하여 한 곳에 이르렀더니
有一物

(유일물) : 한 물건이 있었는데,
如圓鏡

(여원경) : 마치 둥근 거울과 같았다.
燁燁有光

(엽엽유광) : 그런데 번쩍번쩍 빛나서
眩目不可諦視

(현목불가체시) : 눈이 어지러워 제대로 살펴볼 수가 없었다.
生曰

(생왈) : 한생이 말하였다.
此何物也

(차하물야) : "이것은 무슨 물건입니까?"
曰電母之鏡

(왈전모지경) : "전모(電母)의 거울이지요."

 

뇌공의 북

 

又有鼓

(우유고) : 또 북이 있었는데,

大小相稱

(대소상칭) : 크고 작은 것이 서로 어울렸다.
生欲擊之

(생욕격지) : 한생이 이를 쳐다보려고 하자
使者止之曰

(사자지지왈) : 사자가 말리면서 말하였다.
若一擊

(약일격) : "이 북을 한번 친다면
則百物皆震

(칙백물개진) : 온갖 물건이 모두 진동하게 됩니다.
卽雷公之鼓也

(즉뇌공지고야) : 이것은 우레를 맡은 뇌공의 북입니다."

 

바람을 일게 하는 풀무


又有一物

(우유일물) : 또 한 물건이 있었는데
如橐籥

(여탁약) : 풀무 같았다.
生欲搖之

(생욕요지) : 한생이 흔들어 보려고 하자
使者復止之曰

(사자복지지왈) : 사자가 다시 말리면서 말하였다.
若一搖

(약일요) : "만약 한번 흔든다면
則山石盡崩

(칙산석진붕) : 산의 바위가 다 무너지며
大木斯拔

(대목사발) : 큰 나무들도 다 뽑히게 됩니다.
卽哨風之橐也

(즉초풍지탁야) : 이것은 바람을 일게 하는 풀무랍니다."

 

빗자루 모양의 물뿌리개


又有一物

(우유일물) : 또 한 물건이 있었는데
如拂箒

(여불추) : 빗자루처럼 생겼고,
而水甕在邊

(이수옹재변) : 그 옆에는 물 항아리가 있었다.
生欲灑之

(생욕쇄지) : 한생이 물을 뿌려 보려고 하자
使者又止之曰

(사자우지지왈) : 사자가 또 말리면서 말하였다.
若一灑

(약일쇄) : "물을 한번 뿌리면
洪水滂沱

(홍수방타) : 홍수가 나서,
懷山襄陵

(회산양릉) : 산이 잠기고 언덕까지 물이 오르게 된답니다."
生曰

(생왈) : 한생이 말하였다.
然則何乃不置噓雲之器

(연칙하내불치허운지기) : "그렇다면 어찌 구름을 불어 내는 기구는 두지 않습니까?"
曰雲則神王神力所化

(왈운칙신왕신력소화) : "구름은 용왕의 신력으로 되는 것이지요.
非機括可做

(비기괄가주) : 기계가 움직여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랍니다."

生又曰

(생우왈) : 한생이 또 말하였다.
雷公電母

(뇌공전모) : "뇌공(雷公)과 전모(電母)와
風伯雨師

(풍백우사) : 풍백(風伯)과 우사(雨師)는
何在

(하재) : 어디에 있습니까?"
曰天帝囚於幽處

(왈천제수어유처) : "천제(天帝)께서 그윽한 곳에 가두어 두고
使不得遊

(사부득유) : 돌아다지지 못하게 하였지요.
王出則斯集矣

(왕출칙사집의) : 용왕께서 나오시면 곧 모여든답니다."


其餘器具

(기여기구) : 그 나머지 기구들은
不能盡識

(불능진식) : 다 알 수가 없었다.
又有長廊

(우유장랑) : 또 기다란 행랑이
連亙數里

(연선수리) : 몇 리쯤 잇따라 뻗어 있었는데,
戶牖鎖以金龍之鑰

(호유쇄이금용지약) : 문에는 용의 모습을 새긴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


生問

(생문) : 생이 물었다
此何處

(차하처) : "여기는 어디입니까?"
使者曰

(사자왈) : 사자가 말하였다.
此神王

(차신왕) : "여기는 용왕께서
七寶之藏也

(칠보지장야) : 칠보(七寶)를 간직하여 두신 곳이랍니다."
周覽許時

(주람허시) : 한생이 한참 동안 두루 돌아다니며 구경하였지만,
不能遍見

(불능편견) : 다 둘러볼 수는 없었다.

 

4]한생, 용왕과 작별하다

1)진주 두 알, 비단 두 필 선물 받다


生曰 欲還

(생왈 욕환) : 한생이 말하였다.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使者曰唯

(사자왈유) : 사자가 말하기를, "그러시지요."
生將還

(생장환) : 한생이 돌아오려고 하였더니
其門戶重重

(기문호중중) : 그 문들이 겹겹이 막혀서
迷不知其所之

(미부지기소지) :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命使者而先導焉

(명사자이선도언) : 그래서 사자에게 부탁하여 앞에서 인도하게 하였다.
生到本座

(생도본좌) : 한생이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서
致謝於王曰

(치사어왕왈) : 용왕에게 감사드렸다.
厚蒙恩榮

(후몽은영) : "대왕의 두터우신 은덕을 입어
周覽佳境

(주람가경) : 훌륭한 곳들을 두루 둘러보았습니다."
再拜而別

(재배이별) : 한생이 두 번 절하고 작별하였다.
於是

(어시) : 그랬더니
神王以珊瑚盤

(신왕이산호반) : 용왕이 산호쟁반에다
盛明珠二顆

(성명주이과) : 진주 두 알과
氷綃二匹

(빙초이필) : 흰 비단 두 필을 담아서
爲贐行之資

(위신행지자) : 노잣돈으로 주고,
拜別門外

(배별문외) : 문 밖에 나와서 절하며 헤어졌다.


三神同時拜辭

(삼신동시배사) : 세 신도 함께 절하고 하직하였다.
三神乘輦直返

(삼신승련직반) : 세 신은 수레를 타고 곧바로 돌아갔다.
復命二使者

(복명이사자) : 용왕이 다시 두 사자에게 명하여
持穿山簸水之角

(지천산파수지각) : 산을 뚫고 물을 헤치는 무소뿔을 가지고
揮以送之

(휘이송지) : 한생을 인도하게 하였다.

 

사자의 등에 업힌 한생은 어느 새 자기집 거실에 누워 있었다


一人謂生曰

(일인위생왈) : 한 사람이 한생에게 말하였다.
可登吾背

(가등오배) : "제 등에 올라타고
閉目半餉

(폐목반향) : 잠깐만 눈을 감고 계십시오."
生如其言

(생여기언) : 한생이 그 말대로 하였다.
一人揮角先導

(일인휘각선도) : 한 사람이 서각을 휘두르면서 앞에서 인도하는데,
恰似登空

(흡사등공) : 마치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唯聞風水聲

(유문풍수성) : 오직 바람소리와 물소리만 들렸는데,
移時不絶

(이시부절) : 잠시도 끊어지지 않았다.
聲止開目

(성지개목) : 이윽고 그 소리가 그쳐서 눈을 떠보았더니,
但偃臥居室而已

(단언와거실이이) : 자기 몸이 거실에 드러누워 있었다.


生出戶視之

(생출호시지) : 한생이 문 밖에 나와서 보았더니
大星初稀

(대성초희) : 커다란 별이 드문드문 보였다.
東方向明

(동방향명) : 동방이 밝아 오고
鷄三鳴而更五點矣

(계삼명이경오점의) : 닭이 세 홰나 쳤으니, 밤이 오경쯤 되었다.
急探其懷而視之

(급탐기회이시지) : 재빨리 품속을 더듬어 보았더니
則珠綃在焉

(즉주초재언) : 진주와 비단이 있었다.
生藏之巾箱

(생장지건상) : 한생은 이 물건들을 비단 상자에 잘 간직하였다.
以爲至寶

(이위지보) : 귀한 보배로 여기면서,
不肯示人

(불긍시인) : 남에게 보여 주지도 않았다.

 

2)한생은 명산에 들어가 종적을 알 수 없었다


其後

(기후) : 그 뒤에
生不以名爲懷

(생불이명위회) : 한생은 세상의 명예와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入名山

(입명산) : 명산으로 들어갔다.
不知所終

(부지소종) : 어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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