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youtube.com/watch?v=SRz2FJVlWMI

 

 

ww.youtube.com/watch?v=D68KA3wwk_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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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도 (불교)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6도는 여기로 연결됩니다. 6도(六度)에 대해서는 6바라밀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6도(六道)는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불교에서 중생이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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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계와 6도

6도 또는 6취는 흔히 아래 목록과 같이 하층에서 상층으로, 즉 가장 나쁜 세계 또는 의식 상태로부터로부터 가장 좋은 세계 또는 의식 상태로 나열된다. 6도 또는 6취는 불교의 우주(기세간)인 3계(三界)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데, 그 이유는 불교의 사후세계로서 다음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세계인 중유(中有, 바르도 (불교))가 6도 또는 6취에는 빠져있고[주해 1] 또한, 예를 들어, 축생도의 존재들 즉 동물들은 인간도의 존재들, 즉 인간이 거주하는 세계에 같이 살고 있는데, 이와 같이 거주 장소 면에서 겹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욕계 · 색계 · 무색계의 3계(三界)는 장소 또는 공간 그리고 의식 상태 면에서 서로 섞이지 않으며 엄격히 구분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도 또는 6취는 대체로 3계를 에 따라 받는 과보라는 관점에서 6가지로 나눈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흔히 3계와 병용하여 3계 6도(三界六道), 3계 6취(三界六趣)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한편, 3계 중 욕계는 다시 크게 지하세계 · 지표세계 · 천상세계로 나뉜다. 그리고 3계 중 색계와 무색계는 욕계의 천상세계보다 더 뛰어난 세계이지만, 6도로 분류할 때는 욕계의 천상세계와 함께 묶어서 천상도 즉 천상세계라고 한다.[3][18][17][19][주해 2] 6도와 3계를 연결하여 살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2][3][18]

  1. 지옥도(地獄道, 산스크리트어narakagati): 욕계의 지하세계에 속하며, 무거운 악업을 저지른 자가 가는 곳이다.
  2. 아귀도(餓鬼道, 산스크리트어pretagati): 욕계의 지표세계에 속하며, 재물에 인색하거나 음식에 욕심이 많거나 남을 시기 · 질투하는 자가 가는 곳 또는 항상 밥을 구하는 귀신들이 거주하는 곳이며, 인간세계와 장소가 겹친다. 그러나 인간의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3. 축생도(畜生道, 산스크리트어tiryagyonigati): 욕계의 지표세계에 속하며, 온갖 동물들이 사는 곳이며, 인간세계와 장소가 겹친다.
  4. 아수라도(阿修羅道, 산스크리트어asura-gati): 욕계의 지표세계에 속하며, 아수라가 사는 곳이며, 인간세계와 장소가 겹친다. 구체적인 거주처에 대해서는 심산유곡이라고 하는 의견도 있고,[3] 바다 속이라는 의견도 있고,[14] (수미산과 지쌍산 사이의) 바다 밑이라는 의견도 있다.[18]
  5. 인간도(人間道, 산스크리트어manusya-gati): 욕계의 지표세계에 속하며, 인간들이 사는 곳, 즉 인간세계이다.
  6. 천상도(天上道, 산스크리트어deva-gati): 욕계의 천상세계와 색계와 무색계의 모든 하늘[天]들을 통칭한다. 이 세계의 중생(유정)들, 즉 이 세계의 사람들과 존재들을 천인(天人) · 비천(飛天) · 낙천(樂天) · 천신(天神) · (天) · (神) 또는 데바(deva)라고 한다.[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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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조선 전기에 김시습(金時習)이 지은 한문소설. 목판본. 작자의 단편소설집 『금오신화(金鰲新話)』에 실려 있다. 주인공이 꿈속에서 겪은 일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는 몽유구조의 소설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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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dong77.tistory.com/2576

 

김시습, 남염부주지

[주]금오신화 5작품 중 유일하게 한시를 사용하지 않은 사상소설이다. 남염부주지 -김시습 成化初, 慶州有朴生者, 以儒業自勉. 성화(成化) 초년에 경주에 박생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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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김시습

[주]금오신화 5작품 중 유일하게 한시를 사용하지 않은 사상소설이다.

 

成化初, 慶州有朴生者, 以儒業自勉.

성화초, 경주유박생자, 이유업자면.

성화(成化) 초년에 경주에 박생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유학에 뜻을 두고 언제나 자신을 격려하였다.

常補大學館, 不得登一試, 常怏怏有憾,

상보대학관, 부득등일시, 상앙앙유감,

일찍부터 태학관(太學館) 에서 공부하였지만, 한번도 시험에 합격하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언제나 불쾌한 감정을 품고 지냈다.

而意氣高邁, 見勢不屈, 人以爲驕俠.

이의기고매, 견세불굴, 인이위교협.

그는 뜻과 기상이 고매하여 세력을 보고도 굽히지 않았으므로, 남들은 그를 거만하다고 생각하였다.

然對人接話, 淳愿慤厚, 一鄕稱之.

연대인접화, 순원각후, 일향칭지.

그러나 남들과 만나거나 이야기할 때에는 온순하고 순박하였으므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칭찬하였다.

生嘗疑浮屠巫覡鬼神之說, 猶豫未決,

생상의부도무격귀신지설, 유예미결,

박생을 일찍부터 부도(浮圖:불교).무격.귀신 등의 이야기에 대하여

의심을 품고 있었지만,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였다.

旣而質之中庸, 參之易辭, 自負不疑.

기이질지중용, 삼지역사, 자부불의.

그러다가『중용』과『주역』을 읽은 뒤부터는 자기의 생각에 대하여

자신을 가지고 더 이상의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而以淳厚, 故與浮屠交, 如韓之顚, 柳之巽者, 不過二三人.

이이순후, 고여부도교, 여한지전, 류지손자, 불과이삼인.

그러나 그의 성품이 순박하고도 온후하였으므로 스님들과도 잘 사귀었는데,

한유와 태전의 사이나 유종원과 손상인의 사이처럼 가까운 이들도 두세 사람 있었다.

浮屠亦以文士交, 如遠之宗雷, 遁之王謝, 爲莫逆友.

부도역이문사교, 여원지종뢰, 둔지왕사, 위막역우.

스님들도 또한 그를 문사로서 사귀었다.

혜원이 종병.뇌차종과 사귀었던 것처럼, 지둔이 왕탄지.사안과 사귀었던 것처럼 막역한 벗이 많았다.

一日, 因浮屠, 問天堂地獄之說, 復疑云:

일일, 인부도, 문천당지옥지설, 복의운:

박생이 어느 날 한 스님에게 천당과 지옥의 설에 대하여 묻다가, 다시 의심이 생겨서 말하였다.

“天地一陰陽耳. 那有天地之外, 更有天地? 必詖辭也.”

천지일음양이. 나유천지지외, 갱유천지? 필피사야.”

"하늘과 땅에는 하나의 음(陰)과 양(陽)이 있을 뿐인데,

어찌 이 하늘과 땅 밖에 또 다른 하늘과 땅이 있겠습니까? 그것은 반드시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問之浮屠, 浮屠亦不能決答, 而以罪福響應之說答之, 生亦不能心服也.

문지부도, 부도역불능결답, 이이죄복향응지설답지, 생역불능심복야.

그가 다시 스님에게 물었더니, 스님도 또한 결정적으로 대답하지는 못하였다. 

'죄와 복은 지은 데 따라서 응보가 있다.' 는 설로써 대답하였다. 박생은 역시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常著一理論, 以自警, 蓋不爲他岐所惑. 其略曰:

상저일리론, 이자경, 개불위타기소혹. 기략왈:

박생은 일찍이「일리론(一理論)」이란 논문을 지어서 자신을 깨우쳤는데,

이는 이단(불교)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 대략은 이렇다.

“常聞天下之理, 一而已矣.

상문천하지리, 일이이의

내가 일찍이 옛 사람의 말을 들으니, '천하의 이치는 한 가지가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一者何? 無二致也. 理者何? 性而已矣.

일자하? 무이치야. 리자하? 성이이의.

'한 가지'란 무엇인가? 두 가지 이치가 없음을 말한다.

이치란 무엇인가? '천성'을 말한다.

性者何? 天之所命也.

성자하? 천지소명야.

'천성'이란 무엇인가? '하늘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天以陰陽五行, 化生萬物, 氣以成形, 理亦賦焉.

천이음양오행, 화생만물, 기이성형, 리역부언.

하늘이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으로써 만물을 만들 때에

기(氣)로써 형체를 이루었는데, 이치도 또한 타고나게 되었다.

所謂理者, 於日用事物上, 各有條理,

소위리자, 어일용사물상, 각유조리,

이치라고 하는 것은 일용 사물에 있어서 각각 조리를 가지는 것이다.

語父子則極其親, 語君臣則極其義,

어부자칙극기친, 어군신칙극기의,

예를 들면,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사랑을 다하여야 하고, 임금과 신하사이에는 의리를 다하여야 하며,

以至夫婦長幼, 莫不各有當行之路,

이지부부장유, 막불각유당행지로,

남편과 아내 . 어른과 아이 사이에도 각기 당연히 행하여야 할 길이 있음을 말하였다.

是則所謂道而 理之具於吾心者也.

시즉소위도이 리지구어오심자야.

이것이 바로 '도(道)'이다. 우리 마음속에 이 이치가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循其理, 則無適而不安, 逆其理而拂性, 則菑逮.

순기리, 칙무적이불안, 역기리이불성, 즉치체.

이 이치를 따르면 어디를 가더라도 불안하지 않지만,

이 이치를 거슬러서 천성을 어긴다면 재앙이 미치게 될 것이다.

窮理盡性, 究此者也. 格物致知, 格此者也.

궁리진성, 구차자야. 격물치지, 격차자야.

'궁리진성(窮理盡性)'은 이 이치를 연구하는 일이고,

'격물치지(格物致知)'도 이 이치를 연구하는 일이다.

蓋人之生, 莫不有是心, 亦莫不具是性,

개인지생, 막불유시심, 역막불구시성,

사람은 날 때부터 모두 이 마음을 가졌으며, 또한 이 천성을 갖추었다.

而天下之物, 亦莫不有是理.

이천하지물, 역막불유시리.

천하의 사물에도 또한 이 이치가 모두 있다.

以心之虛靈, 循性之固然, 卽物而窮理, 因事而推源, 以求至乎其極,

이심지허령, 순성지고연, 즉물이궁리, 인사이추원, 이구지호기극,

허령(虛靈)한 마음으로써 천성의 자연을 따라 만물에 나아가 이치를 연구하고,

일마다 근원을 추구하여 그 극치에 이르게 된다면,

則天下之理, 無不著現明顯, 而理之至極者, 莫不森於方寸之內矣.

즉천하지리, 무불저현명현, 이리지지극자, 막불삼어방촌지내의.

천하의 이치가 모두 나타나 분명해질 것이며,

이치의 지극함이 마음속에 모두 벌여질 것이다.

以是而推之, 天下國家, 無不包括, 無不該合, 參諸天地而不悖,

이시이추지, 천하국가, 무불포괄, 무불해합, 삼제천지이불패,

이러한 방법으로 추구하여 본다면 천하와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여기에 포괄되고 해당될 것이니, 천지 사이에 참여하더라도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質諸鬼神而不惑, 歷之古今而不墜, 儒者之事, 止於此而已矣.

질제귀신이불혹, 력지고금이불추, 유자지사, 지어차이이의.

또 귀신에게 질문하더라도 미혹되지 않을 것이며,

오랜 세월을 지나더라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유학자가 할 일은 오직 이에서 그칠 뿐이다.

天下豈有二理哉? 彼異端之說, 吾不足信也.”

천하기유이리재? 피리단지설, 오불족신야.”

천하에 어찌 두 가지의 이치가 있겠는가? 저 이단의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一日, 於所居室中, 夜挑燈讀易, 支枕假寐,

일일, 어소거실중, 야도등독역, 지침가매,

하루는 박생이 자기 거실에서 등불을 돋우고 『주역』을 읽다가 베개를 괴고 언뜻 잠이 들었는데,

忽到一國, 乃洋海中一島嶼也.

홀도일국, 내양해중일도서야.

홀연히 한 나라에 이르고 보니 바로 바다 속의 한 섬이었다.

其地無草木沙礫, 所履非銅則鐵也.

기지무초목사력, 소리비동칙철야.

그 땅에는 본래 풀이나 나무가 없었고, 모래나 자갈도 없었다.

발에 밟히는 것이라고는 모두 구리가 아니면 쇠였다.

晝則烈焰亘天, 大地融冶, 夜則凄風自西, 砭人肌骨, 吒波不勝.

주즉렬염긍천, 대지융야, 야칙처풍자서, 폄인기골, 타파불승.

낮에는 사나운 불길이 하늘까지 뻗쳐 땅덩이가 녹아 내리는 듯하였고,

밤에는 싸늘한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와 사람의 살과 뼈를 에는 듯하였다. 타파(吒婆)를 견딜 수가 없었다.

又有鐵崖如城, 緣于海濱, 只有一鐵門, 宏壯, 關鍵甚固.

우유철애여성, 연우해빈, 지유일철문, 굉장, 관건심고.

바닷가에는 쇠 벼랑이 성처럼 둘러싸여 있었는데,

굳게 잠긴 성문 하나가 덩그렇게 서 있었다.

守門者, 喙牙獰惡, 執戈鎚以防外物.

수문자, 훼아영악, 집과추이방외물.

수문장은 물어뜯을 것 같은 영악한 자세로 창과 쇠몽둥이를 쥐고

외물(外物)을 막고 서 있었다.

其中居民, 以鐵爲室, 晝則焦爛, 夜則凍烈,

기중거민, 이철위실, 주칙초란, 야칙동렬,

그 가운데 거주하는 백성들은 쇠로 지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

낮에는 (피부가) 불에 데어서 문드러지고 밤에는 얼어 터졌다.

唯朝暮蠢蠢, 似有笑語之狀, 而亦不甚苦也.

유조모준준, 사유소어지상, 이역불심고야.

오직 아침과 저녁에만 사람들이 꿈틀거리며 웃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별로 괴로워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生驚愕逡巡, 守門者喚之. 生遑遽不能違命, 踧踖而進.

생경악준순, 수문자환지. 생황거불능위명, 축적이진.

박생이 깜짝 놀라서 머뭇거리자, 수문장이 그를 불렀다.

박생은 당황하였지만 명을 어길 수 없어, 공손하게 다가갔다.

守門者, 竪戈而問曰: “子何如人也?”

수문자, 수과이문왈: “자하여인야?”

수문장이 창을 세우고 박생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떤 사람이오?"

生慄且答曰: “某國某土某, 一介迂儒,

생률차답왈: “모국모토모, 일개우유,

박생이 두려워 떨면서 대답하였다.

"저는 아무 나라에 사는 아무개인데, 세상 물정을 모르는 선비입니다.

干冒靈官, 罪當寬宥, 法當矜恕!”

간모령관, 죄당관유, 법당긍서!”

감히 영관(靈官)을 모독하였으니 죄를 받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십시오."

拜伏再三, 且謝搪突([扌+突]). 守門者曰:

배복재삼, 차사당돌([+]). 수문자왈:

박생이 엎드려 두세 번 절하며 당돌하게 찾아온 것을 사죄하자,

수문장이 말하였다.

“爲儒者, 當逢威不屈, 何磬折之如是?

위유자, 당봉위불굴, 하경절지여시?

"선비는 위협을 당하여도 굽히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대는 어찌 이처럼 지나치게 굽히시오?

吾儕欲見識理君子久矣.

오제욕견식리군자구의.

우리들이 이치를 잘 아는 군자를 만나려 한 지가 오래 되었소.

我王亦欲見如君者, 以一語傳白于東方. 少坐! 吾將告子于王.”

아왕역욕견여군자, 이일어전백우동방. 소좌! 오장고자우왕.”

우리 임금께서 그대와 같은 군자를 한번 만나서 동방 사람들에게 한 말씀을 전하려 하신다오.

잠깐만 앉아 계시면, 내가 곧 우리 임금께 아뢰겠소."

言訖, 趨蹌而入, 俄然出語曰:

언흘, 추창이입, 아연출어왈:

말을 마치자 수문장은 빠른 걸음으로 성안에 들어갔다.

얼마 뒤에 그가 나와서 말하였다.

“王欲延子於便殿! 子當以訏言對,

왕욕연자어편전! 자당이우언대,

"임금께서 그대를 편전(便殿)에서 만나시겠다니,

아무쪼록 정직한 말로 대답하시오.

不可以威厲諱, 使我國人民, 得聞大道之要!”

불가이위려휘, 사아국인민, 득문대도지요!”

위엄이 두렵다고 숨기면 안 되오.

우리 나라 백성들이 올바른 길(大道)의 요지를 알게 하여 주시오."

有黑衣白衣二童, 手把文卷而出, 一黑質靑字, 一白質朱字,

유흑의백의이동, 수파문권이출, 일흑질청자, 일백질주자,

(말이 끝나자) 검은 옷과 흰옷을 입은 두 동자가 손에 문서를 가지고 나왔다.

하나는 검은 문서에 푸른 글자로 썼고,

다른 하나는 흰 문서에 붉은 글자로 쓴 것이었다.

張于生之左右以示之. 生見朱字, 有名姓, 曰:

장우생지좌우이시지. 생견주자, 유명성, :

동자가 그 문서를 박생의 좌우에서 펴 보기에 들여다보았더니,

박생의 이름이 붉은 글자로 씌어져 있었다.

“現住某國朴某, 今生無罪, 當不爲此國民.”

현주모국박모, 금생무죄, 당불위차국민.”

"현재 아무 나라 박아무개는 이승에서 지은 죄가 없으므로, 이 나라의 백성이 될 수 없다."

生問曰: “示不肖以文卷, 何也?”

생문왈: “시불초이문권, 하야?”

박생이 (이 글을 보고 동자에게) 물었다.

"나에게 이 문서를 보이는 것은 무슨 까닭이오?"

童曰: “黑質者, 惡簿也. 白質者, 善簿也.

동왈: “흑질자, 악부야. 백질자, 선부야.

동자가 말하였다.

"검은 종이의 것은 악인의 명부이고, 흰 종이의 것은 선인의 명부입니다.

在善簿者, 王當以聘士禮迎之,

재선부자, 왕당이빙사례영지,

선인의 명부에 실린 사람은 임금께서 선비를 초빙하는 예로써 맞이하십니다.

在惡簿者, 雖不加罪, 以民隸例勑之.

재악부자, 수불가죄, 이민예렬래지.

악인의 명부에 실린 사람도 처벌하지는 않지만, 노예로 대우하십니다.

王若見生, 禮當詳悉.”

왕약견생, 례당상실.”

임금께서 만약 선비를 보시면 예를 극진히 하실 것입니다."

言訖, 持簿而入.

언흘, 지부이입.

동자가 말을 마치더니, 그 명부를 가지고 들어갔다.

須臾飆輪寶車, 上施蓮座,

수유표륜보거, 상시련좌,

얼마 뒤에 바람을 타고 수레가 달려왔는데, 그 위에는 연좌(蓮座)가 설치되어 있었다.

嬌童彩女, 執拂擎盖, 武隸邏卒, 揮戈喝道.

교동채녀, 집불경개, 무례라졸, 휘과갈도.

예쁜 동자와 동녀가 불자(拂子)를 잡고 일산(日傘)을 들었으며,

무사와 나졸들이 창을 휘두르며 '물럿거라'고 외쳤다.

生擧首望之, 前有鐵城三重, 宮闕嶔峩, 在金山之下,

생거수망지, 전유철성삼중, 궁궐금아, 재금산지하,

박생이 머리를 들고 멀리 바라보니

그 앞에 세 겹으로 된 철성(鐵城)이 있고,

높다란 궁궐이 금으로 된 산아래 있었는데,

火炎漲天, 融融勃勃.

화염창천, 융융발발.

뜨거운 불꽃이 하늘까지 닿도록

이글거리며 타오르고 있었다.

顧視道傍人物於火燄中, 履洋銅融鐵, 如蹋濘泥,

고시도방인물어화염중, 리양동융철, 여답녕니,

길가에 다니는 사람들을 돌아보았더니,

불꽃 속에서 녹아내린 구리와 쇠를 마치 진흙이라도 밟듯이

밟으면서 다니고 있었다.

生之前路可數十步許, 如砥而無流金烈火, 蓋神力所變爾.

생지전로가수십보허, 여지이무류금렬화, 개신력소변이.

그러나 박생의 앞에 뻗은 길은 수십 걸음쯤 되어 보였는데,

숫돌같이 평탄하였으며 흘러내리는 쇳물이나 뜨거운 불도 없었다.

아마도 신통한 힘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至王城, 四門豁開, 池臺樓觀, 一如人間.

지왕성, 사문활개, 지대루관, 일여인간.

왕성(王城)에 이르니 사방의 문이 활짝 열려 있었는데,

연못가에 있는 누각 모습이 하나같이 인간 세상의 것과 같았다.

有二美姝, 出拜扶携而入.

유이미주, 출배부휴이입.

아름다운 두 여인이 마중 나와서 절하더니, 모시고 들어갔다.

王戴通天之冠, 束文玉之帶, 秉珪下階而迎.

왕대통천지관, 속문옥지대, 병규하계이영.

임금은 머리에 통천관(通天冠)을 쓰고

허리에는 문옥대(文玉帶)를 띠였으며,

손에는 규(珪)를 잡고 뜰 아래까지 내려와서 맞이하였다.

生俯伏在地, 不能仰視. 王曰:

생부복재지, 불능앙시. 왕왈:

박생이 땅에 엎드려 쳐다보지도 못하자, 임금이 말하였다.

“土地殊異, 不相統攝, 而識理君子, 豈可以威勢屈其躬也?”

토지수이, 불상통섭, 이식리군자, 기가이위세굴기궁야?”

"서로 사는 곳이 달라서 통제할 권리도 없을 뿐 아니라,

이치에 통달한 선비를 어찌 위세로 굽히게 할 수가 있겠소?"

挽袖而登殿上, 別施一床, 卽玉欄金床也.

만수이등전상, 별시일상, 즉옥란금상야.

임금이 박생의 소매를 잡고 전각 위로 올라와

특별히 한 자리를 마련해 주었는데,

옥난간에 놓인 금으로 만든 자리였다.

坐定, 王呼侍者進茶.

좌정, 왕호시자진다.

자리를 잡자, 임금이 시자를 불러 차를 올리게 하였다.

生側目視之, 茶則融銅, 果則鐵丸也.

생측목시지, 다칙융동, 과즉철환야.

박생이 곁눈질하여 보았더니,

차는 구리를 녹인 물이었고 과일은 쇠로 만든 알맹이였다.

生且驚且懼, 而不能避, 以觀其所爲.

생차경차구, 이불능피, 이관기소위.

박생이 놀랍고도 두려웠지만 피할 수가 없었으므로,

그들이 어떻게 하나 보고만 있었다.

進於前, 則香茗佳果, 馨香芬郁, 薰于一殿.

진어전, 칙향명가과, 형향분욱, 훈우일전.

시자가 다과를 앞에 올려 놓자,

향그런 차와 맛있는 과일의 아름다운 향내가 온 전각에 퍼졌다.

茶罷, 王語生曰:

다파, 왕어생왈:

차를 다 마시자 임금이 박생에게 말하였다.

“士不識此地乎? 所謂炎浮洲也.

사불식차지호? 소위염부주야.

"선비께선 이 땅이 어디인지 모르시겠지요.

속세에서 염부주(炎浮洲)라고 하는 곳입니다.

宮之北山, 卽沃焦山也.

궁지북산, 즉옥초산야.

왕궁의 북쪽 산이 바로 옥초산(沃焦山)입니다.

此洲在天之南, 故曰南炎浮洲,

차주재천지남, 고왈남염부주,

이 섬은 하늘과 땅의 남쪽에 있으므로,

남염부주라고 부릅니다.

炎浮者, 炎火赫赫, 常浮大虛, 故稱之云耳.

염부자, 염화혁혁, 상부대허, 고칭지운이.

'염부'라는 말은 불꽃이 활활 타서

언제나 공중에 떠 있기 때문에 불려진 이름이지요.

我名燄摩, 言爲燄所摩也. 爲此土君師, 已萬餘載矣.

아명염마, 언위염소마야. 위차토군사, 이만여재의.

내 이름은 염마입니다.

불꽃이 내 몸을 휘감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지요.

내가 이 땅의 임금이 된 지가 벌써 만여 년이나 되었습니다.

壽久而靈, 心之所之, 無不神通, 志之所欲, 無不適意.

수구이령, 심지소지, 무불신통, 지지소욕, 무불적의.

너무 오래 살다 보니 영통해져,

마음가는 대로 하여도 신통하지 않음이 없고,

하고 싶은 대로하여도 뜻대로 되지 않는 적시 없었습니다.

蒼頡作字, 送吾民以哭之, 瞿曇成佛, 遣吾徒以護之.

창힐작자, 송오민이곡지, 구담성불, 견오도이호지.

창힐이 글자를 만들 때에는 우리 백성을 보내어 울어주었고,

석가가 부처가 될 때에는 우리 무리를 보내어 지켜 주었소,

至於三五周孔, 則以道自衛, 吾不能側足於其間也.”

지어삼오주공, 칙이도자위, 오불능측족어기간야.”

그러나 삼황(三皇) . 오제(五帝)와 주공.공자는 자기의 도를 지켰으므로,

나는 그 사이에 바로 설 수가 없었소."

生問曰: “周孔瞿曇, 何如人也?”

생문왈: “주공구담, 하여인야?”

박생이 물었다.

"주공과 공자와 석가는 어떤 사람들입니까?"

王曰: “周孔, 中華文物中之聖也. 瞿曇, 西域姦兇中之聖也.

왕왈: “주공, 중화문물중지성야. 구담, 서역간흉중지성야.

임금이 말하였다.

"주공과 공자는 중화(中華) 문물(文物) 가운데서 탄생한 성인이요,

석가는 서역(西域)의 간흉한 민족 가운데서 탄생한 성인입니다.

文物雖明, 人性駁粹, 周孔率之.

문물수명, 인성박수, 주공솔지.

문물이 비록 개명하였다 하더라도

성품이 박잡(駁雜)한 사람도 있고 순수한 사람도 있으므로,

주공과 공자가 이들을 통솔하였습니다.

姦兇雖昧, 氣有利鈍, 瞿曇警之.

간흉수매, 기유리둔, 구담경지.

간흉한 민족이 비록 몽매하다고 하더라도

기질이 날카로운 사람도 있고 노둔한 사람도 있으므로,

석가가 이들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周孔之敎, 以正去邪, 瞿曇之法, 設邪去邪.

주공지교, 이정거사, 구담지법, 설사거사.

주공과 공자의 가르침은 정도(正道)로써 사도(邪道)를 물리치는 일이었고,

석가의 법은 사도로써 사도를 물리치는 일이었습니다.

以正去邪, 故其言正直, 以邪去邪, 故其言荒誕.

이정거사, 고기언정직, 이사거사, 고기언황탄.

그러므로 정도로써 사도를 물리친 (주공과 공자의) 말씀은 정직하였고,

사도로써 사도를 물리친 (석가의) 말씀은 황탄하였습니다.

正直故君子易從, 荒誕故小人易信,

정직고군자역종, 황탄고소인역신,

(주공과 공자의 말씀은) 정직하였으므로 군자들이 따르기가 쉬웠고,

(석가의 말씀은) 황탄하였으므로 소인들이 믿기가 쉬웠던 것입니다.

其極致, 則皆使君子小人, 終歸於正理,

기극치, 칙개사군자소인, 종귀어정리,

그러나 그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모두 군자와 소인들로 하여금 마침내 바른 도리로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未嘗惑世誣民, 以異道誤之也.”

미상혹세무민, 이이도오지야.”

세상을 의혹시키고 백성을 속여서

이도(異道)로써 그릇되게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生又問曰: “鬼神之說, 乃何?”

생우문왈: “귀신지설, 내하?”

박생이 또 물었다.

"귀신이란 어떤 것입니까?"

王曰: “鬼者, 陰之靈, 神者, 陽之靈,

왕왈: “귀자, 음지령, 신자, 양지령,

임금이 말하였다.

" '귀(鬼)'는 음(陰)의 영이고,

'신(神)'은 양(陽)의 영입니다.

蓋造化之迹, 而二氣之良能也.

개조화지적, 이이기지량능야.

귀신은 대개 조화(造化)의 자취이고,

이기[陰陽]의 양능(良能)입니다.

生則曰人物, 死則曰鬼神, 而其理則未嘗異也.”

생즉왈인물, 사즉왈귀신, 이기리칙미상이야.”

살아있을 때에는 '인물'이라 하고 죽은 뒤에는 '귀신'이라 하지만,

그 이치는 다르지 않습니다."

生曰: “世有祭祀鬼神之禮, 且祭祀之鬼神, 與造化之鬼神, 異乎?”

생왈: “세유제사귀신지례, 차제사지귀신, 여조화지귀신, 이호?”

박생이 말하였다.

"속세에서는 귀신에게 제사지내는 예법이 있는데,

제사를 받는 귀신과 조화의 귀신은 다릅니까?"

曰: “不異也. 士豈不見乎?

: “불이야. 사기불견호?

"다르지 않습니다. 선비는 어찌 그것도 알지 못합니까?

先儒云: ‘鬼神無形無聲,

선유운: ‘귀신무형무성,

옛 선비가 이르기를,

'귀신은 형체도 없고 소리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然物之終始, 無非陰陽合散之所爲.’

연물지종시, 무비음양합산지소위.’

그러나 물질이 끝나고 시작되는[시종(始終)] 것은

음양이 어울리고 흩어지는 데[합산(合散)] 따르는 것이고,

且祭天地, 所以謹陰陽之造化也. 祀山川, 所以報氣化之升降也.

차제천지, 소이근음양지조화야. 사산천, 소이보기화지승항야.

하늘과 땅에 제사지내는 것은 음양의 조화(造化)를 존경하는 것이며,

산천에 제사지내는 것은 기화(氣化)가 오르내리는 것을 보답하려는 것입니다.

享祖考, 所以報本, 祀六神, 所以免禍,

향조고, 소이보본, 사륙신, 소이면화,

조상께 제사지내는 것은 근본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고,

육신(六神)에게 제사지내는 것은 재앙을 면하기 위해서입니다.

皆使人致其敬也, 非有形質以妄加禍福於人間,

개사인치기경야, 비유형질이망가화복어인간,

(이러한 제사들은) 모두 사람들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지냅니다.

(이 귀신들이) 형체가 있어서 인간에게 화와 복을 함부로 주는 것은 아닙니다.

特人焄蒿悽愴, 洋洋如在耳.

특인훈호처창, 양양여재이.

그렇지만 사람들은 향불을 사르고 슬퍼하면서

마치 귀신이 옆에 있는 것처럼 지냅니다.

孔子所謂, 敬鬼神而遠之, 正謂此也.”

공자소위, 경귀신이원지, 정위차야.”

공자가 '귀신은 공경하면서도 멀리하라'고 하신 말씀은

바로 이러한 태도를 일러주신 것입니다."

生曰: “世有厲氣妖魅, 害人惑物, 此亦當言鬼神乎?”

생왈: “세유려기요매, 해인혹물, 차역당언귀신호?”

박생이 말하였다.

"인간 세상에 여기(厲氣)와 요매(妖魅)들이 나타나서

사람을 해치고 미혹시키는 일이 있는데,

이것도 또한 귀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王曰: “鬼者, 屈也. 神者, 伸也.

왕왈: “귀자, 굴야. 신자, 신야.

임금이 말하였다.

"귀(鬼)는 굽힌다[굴(屈)]는 뜻이고,

신(神)은 편다[신(伸)]는 뜻입니다.

屈而伸者, 造化之神也. 屈而不伸者, 乃鬱結之妖也.

굴이신자, 조화지신야. 굴이불신자, 내울결지요야.

굽히되 펼 줄 아는 것은 조화의 신이며,

굽히되 펼 줄 모르는 것은 울결(鬱結)된 요매(妖魅)들입니다.

合造化, 故與陰陽終始而無跡,

합조화, 고여음양종시이무적,

조화의 신은 조화와 어울렸으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음양과 더불어 하며 자취가 없습니다.

滯鬱結, 故混人物寃懟而有形.

체울결, 고혼인물원대이유형.

그러나 요매들은 울결되었으므로 인물과 혼동되고

사람을 원망하며 형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山之妖曰魈, 水之怪曰魊, 水石之怪曰龍罔象, 木石之怪曰夔魍魎,

산지요왈소, 수지괴왈역, 수석지괴왈룡망상, 목석지괴왈기망량,

산에 있는 요물을 초라 하고, 물에 있는 요물을 역이라 하며,

수석에 있는 요괴는 용망상(龍罔象)이라 하고,

목석에 있는 요괴는 기망량이라 합니다.

害物曰厲, 惱物曰魔, 依物曰妖, 惑物曰魅, 皆鬼也.

해물왈려, 뇌물왈마, 의물왈요, 혹물왈매, 개귀야.

만물을 해치며 여라 하고, 만물을 괴롭히면 마(魔)라 하며,

만물에 붙어 있으면 요(妖)라 하고 만물을 미혹시키면 매(魅)라 합니다.

이들이 모두 귀(鬼)들입니다.

陰陽不測之謂神, 卽神也.

음양불측지위신, 즉신야.

음양 불측(不測)을 신(神)이라고 하니, 이게 바로 신입니다.

神者, 妙用之謂也, 鬼者, 歸根之謂也.

신자, 묘용지위야, 귀자, 귀근지위야.

신이란 묘용(妙用)을 말하는 것이고

귀(鬼)란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天人一理, 顯微無間, 歸根曰靜, 復命曰常,

천인일리, 현미무간, 귀근왈정, 복명왈상,

하늘과 사람은 한 이치이고, 드러난 것과 숨겨진 것에 간격이 없으니,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정(靜)이라 하고,

천명을 회복하는 것을 상(常)이라 합니다.

終始造化, 而有不可知其造化之跡, 是卽所謂道也.

종시조화, 이유불가지기조화지적, 시즉소위도야.

처음부터 끝까지 조화와 함께 하면서도

그 조화의 자취를 알 수 없는 것이 있느니,

이것을 바로 도(道)라고 합니다.

故曰: ‘鬼神之德, 其盛矣乎!’”

고왈: ‘귀신지덕, 기성의호!’”

그래서『중용』에서도 '귀신의 덕이 크다'고 한 것입니다."

生又問曰: “僕嘗聞於爲佛者之徒, 有曰: ‘天上有天堂快樂處, 地下有地獄苦楚處,

생우문왈: “복상문어위불자지도, 유왈: ‘천상유천당쾌락처, 지하유지옥고초처,

박생이 또 물었다.

"제가 일찍이 불자들에게서 '하늘 위에는 천당이라는 쾌락한 곳이 있고,

땅 아래에는 지옥이라는 고통스러운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列冥([名])府十王, 鞠十八獄囚.’ 有諸?

렬명([])부십왕, 국십팔옥수.’ 유저?

그리고 '명부(冥府)에 십왕(十王)을 배치하여

십팔옥(十八獄)의 죄인들을 다스린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且人死七日之後, 供佛設齋以薦其魂, 祀王燒錢以贖其罪,

차인사칠일지후, 공불설재이천기혼, 사왕소전이속기죄,

또 '사람이 죽은 지 칠 일 뒤에 부처님께 공양드리고 재를 베풀어

그 영혼을 추천하고, 대왕께 정성 드리면 지전(紙錢)을 사르면 지은 죄가 벗겨진다'고 합니다.

姦暴之人, 王可寬宥否?”

간폭지인, 왕가관유부?”

간사하고 포악한 사람들도 임금께서는 너그럽게 용서하시겠습니까?"

王驚愕曰: “是非吾所聞.

왕경악왈: “시비오소문.

임금이 깜짝 놀라면서 말하였다.

"나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古人曰: ‘一陰一陽之謂道, 一闢一闔之謂變.

고인왈: ‘일음일양지위도, 일벽일합지위변.

옛 사람이 말하기를, '한 번 음(陰)이 되고

한번 양(陽)이 되는 것을 도(道)라고 한다.

한번 열리고 한번 닫히는 것을 변(變)이라고 한다.

生生之謂易, 無妄之謂誠.’

생생지위역, 무망지위성.’

낳고 또 낳음[생생(生生)을 역(易)이라 하고,

망령됨이 없음을 성(性)이라고 한다' 하였습니다.

夫如是, 則豈有乾坤之外, 復有乾坤, 天地之外, 更有天地乎?

부여시, 칙기유건곤지외, 복유건곤, 천지지외, 경유천지호?

사리가 이와 같은데 어찌 건곤(乾坤) 밖에 다시금 건곤(乾坤)이 있으며,

천지밖에 다시금 천지가 있겠습니까?

如王者, 萬民所歸之名也. 三代以上, 億兆之主, 皆曰王, 而無稱異名.

여왕자, 만민소귀지명야. 삼대이상, 억조지주, 개왈왕, 이무칭리명.

임금이라 함은 만백성이 추대한 자를 말합니다.

삼대(三代) 이전에는 모든 백성의 군주를 다 임금이라 불렀고,

다른 이름으로는 부르지 않았습니다.

如夫子修春秋, 立百王不易之大法, 尊周室曰天王,

여부자수춘추, 립백왕불역지대법, 존주실왈천왕,

공자께서『춘추』를 엮으실 때에 백세에 바꿀 수 없는 커다란 법을 세워,

주(周) 나라 왕실을 높여 천왕(天王)이라 하였습니다.

則王者之名, 不可加也.

즉왕자지명, 불가가야.

그러니 임금이라는 이름보다 더 높일 수는 없습니다.

至秦滅六國一四海, 自以爲德兼三皇, 功高五帝, 乃改王號曰皇帝.

지진멸륙국일사해, 자이위덕겸삼황, 공고오제, 내개왕호왈황제.

그런데도 진(秦)나라 임금이 여섯 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뒤에,

'나의 덕은 삼황(三皇)을 겸하고 공훈은 오제(五帝)보다도 높다'고 하여,

임금이라는 칭호를 고쳐 황제(皇帝)라고 하였습니다.

當是時, 僭竊稱之者頗多, 如魏梁荊楚之君, 是已.

당시시, 참절칭지자파다, 여위량형초지군, 시이.

당시에도 참람(僭濫)하게 임금이라고 일컬은 자들이 아주 많았으니,

위(魏)나라와 초(楚)나라 군주가 그러하였습니다.

自是以後, 王者之名分紛如也, 文武成康之尊號, 已墜地矣.

자시이후, 왕자지명분분여야, 문무성강지존호, 이추지의.

그런 뒤부터 임금이라는 명분이 어지러워져서,

문왕 . 무왕 . 성왕 . 강왕의 존호(尊號)도 땅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且流俗無知, 以人情相濫, 不足道.

차류속무지, 이인정상람, 불족도.

게다가 인간세상의 사람들은 아는 게 없어서 인정으로 서로 외람된 짓을 하니,

이런 것들은 말할 게 못 됩니다.

至於神道則尙嚴, 安有一域之內, 王者如是其多哉?

지어신도칙상엄, 안유일역지내, 왕자여시기다재?

그러나 신의 세계에서는 존엄함을 숭상하니,

어찌 한 지역 안에 임금이 그와 같이 많겠습니까?

士豈不聞天無二日國無二王乎?

사기불문천무이일국무이왕호?

선비께선 '하늘에는 두 해가 없고

나라에는 두 임금이 없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까?

其語不足信也. 至於設齋薦魂, 祀王燒錢, 吾不覺其所爲也.

기어불족신야. 지어설재천혼, 사왕소전, 오불각기소위야.

그러니 그런 말은 믿을 게 못 됩니다.

그러므로 재(齋)를 베풀어 영혼을 추천하고 대왕에게 제사지낸 뒤에

지전(紙錢)을 사르는 짓을 왜 하는지,

나는 그 까닭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士試詳其世俗之矯妄!”

사시상기세속지교망!”

선비께서 인간 세상의 거짓된 일들을 상세히 이야기하여 주십시오."

生退席敷袵而陳曰:

생퇴석부임이진왈:

박생이 자리에서 물러나 옷자락을 여미고 말하였다.

“世俗當父母死亡七七之日, 若尊若卑, 不顧喪葬之禮, 專以追薦爲務.

"인간세상에서는 어버이가 돌아가신 지 사십구 일이 되면

지위가 높든지 낮든지 가리지 않고 상장(喪葬)의 예를 돌보지 않으며,

오로지 (절에 가서) 추천하는 것만 일삼습니다.

富者, 糜費過度, 炫燿人聽,

부자, 미비과도, 현요인청,

부자는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면서 남이 듣고 보는 데에서 자랑하고,

貧者

(빈자) : 가난한 사람도

至於賣田貿宅

(지어매전무택) : 논밭과 집을 팔고

貸錢賖穀

(대전사곡) : 돈과 곡식을 빌려서

鏤紙爲旛

(루지위번) : 종이를 아로새겨 깃발을 만들고

剪綵爲花(전채위화) : 비단을 오려 꽃을 만들며,

招衆Ꝛ爲福田

(초중범위복전) : 여러 스님들을 불러다 복전(福田)을 닦고

立瓌像爲導師

(입괴상위도사) : 불상을 세우며 도사(導師)로 삼아

唱唄諷誦

(창패풍송) : 범패(梵唄)를 합니다.

鳥鳴鼠喞

(조명서즐) : 그렇지만 새가 울고 쥐가 찍찍대는 것 같아서

曾無意謂

(증무의위) :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爲喪者

(위상자) : 상주(喪主)는

携妻率兒

(휴처솔아) : 아내와 자식들을 거느리고

援類呼朋

(원류호붕) : 친척과 벗들까지 불러들이므로

男女混雜

(남녀혼잡) : 남녀가 뒤섞여서

矢溺狼籍

(시익랑적) : 똥오줌이 널려지게 되니,

使淨土變爲穢溷

(사정토변위예혼) : 정토(淨土)는 더러운 뒷간으로 바뀌고,

寂場變爲鬧市

(적장변위료시) : 적량(寂場)은 시끄러운 시장바닥으로 바뀌게 됩니다.

而又招所謂十王者

(이우초소위십왕자) : 또 십왕상(十王像)을 모셔 놓고

備饌以祭之

(비찬이제지) : 음식을 갖추어 그들에게 제사지내고,

燒錢以贖之

(소전이속지) : 지전(紙錢)을 불살라 죄를 속하게 합니다.

爲十王者

(위십왕자) : 시왕이 되어

當不顧禮義

(당불고예의) : 예의를 돌보지 않고

縱貪而濫受之乎

(종탐이람수지호) : 탐욕스럽게 이를 받아야 하겠습니까?

當考其法度

(당고기법도) : 아니면 그 법도를 살펴서

循憲而重罰之乎

(순헌이중벌지호) : 법에 따라 이들을 중하게 처벌해야 하겠습니까?

此不肖所以憤悱

(차불초소이분비) : 이것이 제게는 분통 터지는 일이었지만

而不敢忍言也

(이불감인언야) : 차마 말하지 못하였습니다.

請爲不肖辨之

(청위불초변지) : 대왕께서는 저를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사후에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몸뚱이는 땅으로 내려와 근본으로 돌아간다

王曰(왕왈) : 임금이 말하였다.

噫哉(희재) : "아아.

至於此極也

(지어차극야) : 그렇게까지 되었구려.

且人之生也

(차인지생야) :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에

天命之以性

(천명지이성) : 하늘은 어진 성품을 주셨으며,

地養之以生

(지양지이생) : 땅은 곡식으로 길러 주었습니다.

君治之以法

(군치지이법) : 임금은 법으로 다스리고,

師敎之以道

(사교지이도) : 스승은 도의를 가르쳤으며,

親育之以恩

(친육지이은) : 어버이는 은혜로 길러 주었습니다.

由是

(유시) : 이로 말미암아

五典有序

(오전유서) : 오전(五典)이 차례가 있고

三綱不紊

(삼강불문) : 삼강(三綱)이 문란하지 않게 되었으니,

順之則祥

(순지칙상) : 이를 잘 따르면 상서로운 일이 생기고,

逆之則殃

(역지칙앙) : 이를 거스르면 재앙이 옵니다.

祥與殃在人生受之耳

(상여앙재인생수지이) : 상서와 재앙은 사람이 받기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至於死

(지어사) : 사람이 죽으면

則精氣已散

(칙정기이산) : 정신과 기운은 이미 흩어져,

升降還源

(승강환원) :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몸뚱이는 땅으로 내려와 근본으로 돌아가는데,

那有復留於幽冥之內哉

(나유부유어유명지내재) : 어찌 다시 어두운 저승 속에 머물러 있겠습니까?

且寃懟之魂

(차원대지혼) : 또 원한의 귀신과

橫夭之鬼

(횡요지귀) : 횡요의 귀신을

不得其死

(부득기사) : 죽지 못하여

莫宣其氣

(막선기기) : 그 기운을 펴지 못해,

嗸嗸於戰場黃沙之域

(오오어전장황사지역) : 싸움터였던 모래밭에서 시끄럽게 울기도 하고,

啾啾於負命啣寃之家者

추추어부명함원지가자) : 목숨을 잃어 원한 맺힌 집에서 처량하게 우는 일이

間或有之

(간혹유지) : 간혹 있기도 합니다.

或托巫以致款(혹탁무이치관) : 그들은 무당에게 부탁해서 사정을 통해 보기도 하고,

或依人以辨懟

(혹의인이변대) : 어떤 사람에게 의지하여 원망해 보기도 하는데,

雖精神未散於當時

(수정신미산어당시) : 비록 정신이 그 당시에는 흩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畢竟當歸於無朕

(필경당귀어무짐) : 결국에는 다 없어지고 말게 됩니다.

豈有假形於冥地

(기유가형어명지) : 그들이라도 해서 어찌 명부에 잠깐 형체를 나타내서

以受犴獄乎

(이수안옥호) : 지옥의 벌을 받겠습니까?

此格物君子

(차격물군자) : 이런 일은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는 군자가

所當斟酌也

(소당짐작야) : 마땅히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부처님께 재를 올리고 시왕에게 제사지내는 일은 허탄하다

至於齋佛祀王之事

(지어재불사왕지사) : 그러나 부처님께 재를 올리고 시왕에게 제사지내는 일은

則尤誕矣

(즉우탄의) : 더욱 허탄합니다.

且齋者

(차재자) : 또 '재(齋)'란

潔淨之義

(결정지의) : 정결하게 한다는 뜻인데,

所以齋不齋而致其齋也

(소이재불재이치기재야) : 그렇게 되면 부정한 일을 정결하게 해서 정결됨을 이루는 셈입니다.

佛者淸淨之稱

(불자청정지칭) : 부처님을 청정(淸淨)하다는 뜻이고,

王者尊嚴之號

(왕자존엄지호) : 임금은 존엄하다는 칭호입니다.

求車求金

(구차구금) : 임금이 수레를 요구하고 금을 요구한 일은

貶於春秋

(폄어춘추) :『 춘추』에서 비판받았고,

用金用綃

(용금용초) : 불공드릴 때에 돈을 사용하고 명주를 사용한 일은

始於漢魏

(시어한위) : 한나라나 위나라 때에 와서 시작되었습니다.

那有以淸淨之神而享世人供養

(나유이청정지신이향세인공양) : 어찌 청정한 신이 인간 세상의 공양을 받고,

以王者之尊而受罪人賄賂

(이왕자지존이수죄인회뇌) : 존엄한 임금이 죄인의 뇌물을 받으며,

以幽冥之鬼而縱世間刑罰乎

(이유명지귀이종세간형벌호) : 저승의 귀신이 인간 세상의 형벌을 용서하겠습니까?

此亦窮理之士

(차역궁리지사) : 이것도 또한 이치를 연구하는 선비가

所當商略也

(소당상략야) : 마땅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ꡓ

 

5)불교의 윤회설(輪廻說) 비판

生又問曰

(생우문왈) : 박생이 또 물었다.

輪回不已

(륜회불이) : "사람이 윤회(輪廻)를그치지 않고,

死此生彼之義

(사차생피지의) : 이승에서 죽으면 저승에서 산다는 뜻을

可問否

(가문부) :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曰精靈未散

(왈정령미산) : 임금이 말하기를, "정령이 흩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則似有輪回

(즉사유륜회) : 윤회가 있을 듯하지만,

然久則散而消耗矣

(연구칙산이소모의) : 오래 되면 흩어져 소멸되지요."

 

4] 박생, 염왕의 후계자로 선위(禪位)받다

1)염왕은 정직하고 사심 없는 박생을 후계자로 제안하다

生曰

(생왈) : 박생이 말하였다.

王何故居此異域而爲王者乎

(왕하고거차이역이위왕자호) : "임금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이 이역(異域)에서 임금이 되셨습니까?"

曰我在世

(왈아재세) : 임금이 말하기를, "나는 인간 세상에 있을 때에

盡忠於王

(진충어왕) : 나라에 충성을 다하며

發憤討賊

(발분토적) : 힘내어 도적을 토벌하였습니다.

乃誓曰

(내서왈) : 그리고는 스스로 맹세하기를

死當爲厲鬼

(사당위려귀) : '죽은 뒤에도 마땅히 여귀가 되어

以殺賊

(이살적) : 도적을 죽이리라'고 하였습니다.

餘願未殄而忠誠不滅

(여원미진이충성불멸) : 그런데 죽은 뒤에도 그 소원이 남아 있었고 충성심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故托此惡鄕爲君長

(고탁차악향위군장) : 이 흉악한 곳에 와서 임금이 된 것이지요.

今居此地而仰我者

(금거차지이앙아자) : 지금 이 땅에 살면서 나를 우러러보는 자들은

皆前世弑逆姦兇之徒

(개전세시역간흉지도) : 모두 전세에 부모나 임금을 죽인 시역(弑逆)이거나 간흉(姦凶)들입니다.

托生於此

(탁생어차) : 이들은 이곳에 의지해 살면서

而爲我所制

(이위아소제) : 내게 통제를 받아

將格其非心者也

(장격기비심자야) : 그릇된 마음을 고치려 하고 있습니다.

然非正直無私

(연비정직무사) : 그러나 정직하고 사심 없는 사람이 아니면

不能一日爲君長於此地也

(불능일일위군장어차지야) : 하루도 이곳에서 임금 노릇을 할 수가 없습니다.

寡人聞子正直抗志

(과인문자정직항지) : 내가 들으니 그대는 정직하고도 뜻이 굳어서

在世不屈

(재세불굴) : 인간 세상에 있으면서 지조를 굽히지 않았다고 하니,

眞達人也

(진달인야) : 참으로 달인(達人)입니다.

而不得一奮其志於當世

(이불득일분기지어당세) : 그런데도 그 뜻을 세상에 한번도 펴보지 못하였으니,

使荊璞棄於塵野

(사형박기어진야) : 마치 현산의 옥덩이가 티끌 덮인 벌판에 내버려지고

明月沉于重淵

(명월침우중연) : 밝은 달이 깊은 못에 잠긴 것과도 같습니다.

不遇良匠

(불우량장) : 뛰어난 장인을 만나지 못하면

誰知至寶

(수지지보) : 누가 지극한 보물을 알아보겠습니까?

豈不惜哉

(기불석재) : 이 어찌 안타깝지 않습니까?

余亦時運已盡

(여역시운이진) : 나는 시운이 이미 다하여

將捐弓劒

(장연궁검) : 장차 활과 칼을 버리고아 이 자리를 떠나야 합니다.

子亦命數已窮

(자역명수이궁) : 그대도 또한 명수(命數)가 이미 다하였으므로,

當瘞蓬蒿

(당예봉호) : 곧 인간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司牧此邦

(사목차방) : 그러니 이 나라를 맡아 다스릴 분이

非子而誰

(비자이수) : 그대가 아니면 누구겠습니까?"

乃開宴極歡

(내개연극환) : 그리고는 잔치를 열어 극진히 즐겁게 하여 주었다.

2)염왕의 가르침 1

ㅡ 나라는 백성의 나라이고, 명령은 하늘의 명령이다

問生以三韓興亡之跡

(문생이삼한흥망지적) : 임금이 박생에게 삼한(三韓)이 흥하고 망한 자취를 물었더니,

生一一陳之

(생일일진지) : 박생이 하나하나 이야기하였다.

至高麗創業之由

(지고려창업지유) : 고려가 창업한 이야기에 이르자,

王歎傷再三曰(왕탄상재삼왈) : 임금이 두세 번이나 탄식하며 서글퍼하더니 말하였다.

有國者(유국자) :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不可以暴劫民

(불가이폭겁민) : 폭력으로 백성을 위협하여서는 안 됩니다.

民雖若瞿瞿以從

(민수약구구이종) : 백성들이 두려워 따르는 것 같지만,

內懷悖逆

(내회패역) : 마음속으로는 반역할 뜻을 품고 있습니다.

積日至月

(적일지월) : 날이 가고 달이 가면

則堅冰之禍起矣

(칙견빙지화기의) : 커다란 재앙이 일어나게 됩니다.

有德者

(유덕자) : 덕이 있는 사람은

不可以力進位

(불가이역진위) : 힘을 가지고 임금자리에 나아가지 않습니다.

天雖不諄諄以語

(천수불순순이어) : 하늘이 비록 임금이 되라고 간곡하게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示以行事

(시이행사) : 그가 올바르게 일하는 모습을 백성들에게 보여

自始至終

(자시지종) : 백성들의 뜻에 의하여 임금이 되게 합니다.

而上帝之命嚴矣

(이상제지명엄의) : 상제(上帝)의 명은 엄합니다.

蓋國者民之國

(개국자민지국) : 나라는 백성의 나라이고,

命者天之命也

(명자천지명야) : 명령은 하늘의 명령입니다.

天命已去

(천명이거) : 그런데 천명이 떠나가고

民心已離

(민심이리) : 민심이 떠나가면,

則雖欲保身

(즉수욕보신) : 임금이 비록 제 몸을 보전하려고 하더라도

將何爲哉

(장하위재) : 어찌 되겠습니까?"

 

3)염왕의 가르침 2

ㅡ나라의 재앙은 하늘의 경고

又復敍歷代帝王崇異道致妖祥之事

(우복서역대제왕숭이도치요상지사) : 박생이 또 역대의 제왕들이 이도(異道)를 숭상하다가 재앙 입은 이야기를 하자,

王便蹙額曰

(왕편축액왈) : 임금이 문득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하였다.

民謳謌而水旱至者

(민구가이수한지자) :

"백성들이 임금의 덕을 노래하는데도 큰물과 가뭄이 닥치는 것은

是天使人主重以戒謹也

(시천사인주중이계근야) : 하늘이 임금으로 하여금 일을 삼가라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民怨咨而祥瑞現者

(민원자이상서현자) : 백성들이 임금을 원망하는데도 상서로운 일이 나타나는 것은

是妖媚人主益以驕縱也

(시요미인주익이교종야) : 요괴가 임금에게 아첨하여 더욱 교만 방자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且歷代帝王致瑞之日

(차력대제왕치서지일) : 제왕들에게 상서로운 날들이 나타났다고 해서

民其按堵乎

(민기안도호) : 백성들이 편안해질 수 있겠습니까?

呼寃乎

(호원호) : 원통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曰姦臣蜂起

(왈간신봉기) : 박생이 말하기를, "간신이 벌떼처럼 일어나

大亂屢作

(대난루작) : 큰 난리가 자주 생기는 데도

而上之人

(이상지인) : 임금이

脅威爲善以釣名

(협위위선이조명) : 백성들을 위협하며 잘 한 일이라 생각하고 명예를 구하려 한다면,

其能安乎

(기능안호) : 그 나라가 어찌 평안할 수 있겠습니까?"

王良久

(왕량구) : 임금이 한참 있다가

歎曰

(탄왈) : 탄식하며 말하였다.

子之言

(자지언) : "그대의 말씀이

是也

(시야) : 옳습니다."

 

4)염왕이 선위문(禪位文)을 작성하여 박생에게 주다

宴畢(연필) : 잔치가 끝나자

王欲禪位于生

(왕욕선위우생) : 임금이 박생에게 임금자리를 물려주기 위하여

乃手制曰

(내수제왈) : 손수 선위문(禪位文)을 지었다.

炎洲之域

(염주지역) : 염주의 땅은

實是瘴厲之鄕

(실시장려지향) : 실로 풍토병이 생기는 곳이므로,

禹跡之所不至

(우적지소부지) : 우(禹)임금의 발자취도 이르지 못하였고,

穆駿之所未窮

(목준지소미궁) : 목왕(穆王)의 준마도 오지 못하였다.

彤雲蔽日

(동운폐일) : 붉은 구름이 해를 가리고

毒霧障天

(독무장천) : 독한 안개가 하늘을 막고 있으며,

渴飮赫赫之洋銅

(갈음혁혁지양동) : 목이 마르면 뜨거운 구릿물을 마셔야 하고

飢餐烘烘之融鐵

(기찬홍홍지융철) : 배가 고프면 불에 쪼인 뜨거운 쇳덩이를 먹어야 한다.

非夜叉羅刹

(비야차나찰) : 야차(夜叉)나 나찰(羅刹)이 아니면

無以措其足

(무이조기족) : 발붙일 곳이 없고,

魑魅魍魎

(리매망량) : 도깨비가 아니면

莫能肆其氣

(막능사기기) : 그 기운을 펼 수가 없는 곳이다.

火城千里

(화성천리) : 화성이 천리나 뻗어 있고

鐵嶽萬重

(철악만중) : 철산이 만겹이나 둘린 데다,

民俗强悍

(민속강한) : 민속이 강하고 사나워서,

非正直無以辨其姦(비정직무이변기간) : 정직하지 않으면 그 간사함을 판단할 수가 없다.

地勢凹隆

(지세요융) : 지세도 굴곡이 심해 험준하니,

非神威不可施其化

(비신위불가시기화) : 신통한 위엄이 아니면 이들을 교화시킬 수가 없다.

咨爾東國某

(자이동국모) : 아아. 동쪽 나라에서 온 그대 박아무개는

正直無私

(정직무사) : 정직하고 사심(私心)이 없으며,

剛毅有斷

(강의유단) : 강직하고 과단성이 있다.

著含章之質

(저함장지질) : 남을 포용하는 자질을 갖추고 있으며,

有發蒙之才

(유발몽지재) : 어리석은 자를 계발하는 재주도 지니고 있다.

顯榮雖蔑於身前

(현영수멸어신전) : 인간 세상에 살아 있을 때에는 비록 현달하지 못하였지만,

綱紀實在於身後

(강기실재어신후) : 죽은 뒤에는 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兆民永賴

(조민영뢰) : 모든 백성이 길게 믿고 의지할 자가

非子而誰

(비자이수) : 그대가 아니고 누구이겠는가?

宜導德齊禮

(의도덕제예) : 마땅히 도덕으로 인도하고 예법으로 정체하여,

冀納民於至善

(기납민어지선) : 백성들을 지극히 착하게 만들라.

躬行心得

(궁행심득) : 몸소 실천하고 마음으로 깨달아,

庶躋世於雍熙

(서제세어옹희) : 세상을 태평하게 만들라.

體天立極

(체천입극) : 하늘을 본받아 뜻을 세우고,

法堯禪舜

(법요선순) :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임금자리를 물려주었던 일을 본받아

予其作賓

(여기작빈) : 나도 이 자리를 그대에게 물려주겠다.

嗚呼欽哉

(오호흠재) : 아아. 그대는 삼가 받을 지어다.

生奉詔

(생봉조) : 박생이 이 글을 받아들고

周旋再拜而出

(주선재배이출) : 응낙한 뒤에, 두 번 절하고 물러 나왔다.

 

5)염왕, 태자의 예로 박생을 전송하다

王復勑臣民致賀

(왕복래신민치하) : 임금은 다시 신하와 백성들에게 명령을 내려 축하드리게 하고,

以儲君禮送之

(이저군예송지) : 태자의 예절로써 그를 전송하게 하였다.

又勑生曰

(우래생왈) : 그리고는 박생에게 말하였다.

不久當還

(불구당환) : "머지 않아 다시 돌아오셔야 하오.

勞此一行

(노차일행) : 이번에 가거든 수고롭지만

所陳之語

(소진지어) : 내가 한 말들을

傳播人間

(전파인간) : 전하여 인간 세상에 널리 퍼뜨리시오.

一掃荒唐

(일소황당) : 황당한 일을 다 없애 주시오."

生又再拜致謝曰

(생우재배치사왈) : 박생이 또 두 번 절하여 감사드리고 말하였다.

敢不對揚休命之萬一

(감부대양휴명지만일) : "만 분의 하나라도 그 뜻을 널리 전하지 않겠습니까?"

 

5]박생, 꿈에서 깨어나 병들어 죽다

旣出門

(기출문) : 박생이 문을 나서자,

挽車者

(만차자) : 수레를 끄는 자가

蹉跌覆轍

(차질복철) : 발을 헛디뎌 수레바퀴가 넘어졌다.

生仆地驚起而覺

(생부지경기이각) : 그 바람에 박생도 땅에 쓰러졌다. 깜짝 놀라서 일어나 깨어 보니

乃一夢也

(내일몽야) : 한바탕 꿈이었다.

開目視之

(개목시지) : 눈을 떠보니

書冊抛床

(서책포상) : 책은 책상 위에 내던져 있었고,

燈花明滅

(등화명멸) : 등잔불은 가물거리고 있었다.

生感訝良久

(생감아양구) : 박생은 한참 의아하게 여기다가,

自念將死

(자념장사) : 장차 죽을 것을 알게 되었다.

日以處置家事爲懷

(일이처치가사위회) : 그래서 날마다 집안 일을 정리하기에 전념하였다.

數月有疾

(수월유질) : 박생이 몇 달 뒤에 병에 걸렸는데,

料必不起

(료필불기) : 결코 일어나지 못할 것을 스스로 알았다.

却毉巫而逝

(각의무이서) : 그래서 의원과 무당을 사절하고 세상을 떠났다.

其將化之夕

(기장화지석) : 그가 세상을 떠나려던 날 저녁에

夢神人告於四鄰曰

(몽신인고어사린왈) : 이웃집 사람의 꿈에 어떤 신인이 나타나서 말하길,

汝鄰家某公

(여린가모공) : "네 이웃집 아무개가

將爲閻羅王者云

(장위염라왕자운) : 장차 염라대왕이 될 것이다."고 했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2576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www.youtube.com/watch?v=-cgaf6ifkAM&t=392s

 

 

경주 금오산 용장사지 마애불

용장사지 삼층석탑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9751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www.youtube.com/watch?v=sJ69sW8rLGg

 

 

namu.wiki/w/%EC%98%A5%ED%99%A9%EC%83%81%EC%A0%9C

 

옥황상제 - 나무위키

한국에서 옥황이란 말이 들어온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옥황을 언급하는 가장 오래된 문헌자료는 여말선초의 것이고, 그마저도 일부 문인들의 작품에서나 나오던 수준이다. 그 이전에는

namu.wiki

 

용궁 안 전각들

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AGE&search_div_id=CP_AGE006&cp_code=cp0513&index_id=cp05130016&content_id=cp051300160001&search_left_menu=2

 

용궁가는 길 1 - 문화콘텐츠닷컴

용궁가는 길 1 육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바다 풍경

www.culturecontent.com

 

 

www.davincimap.co.kr/davBase/Source/davSource.jsp?Job=Body&SourID=SOUR001727

 

원문/전문 보기 - 토끼전

1 이러한 차례로 모다 모였는데, 만세를 불러 하례를 마친 후, 왕이 하교(下敎)하여 토끼를 바삐 잡아들이라 하니, 금부 도사(禁府都事)가 나졸을 거느려 객관(客館)에 이르니, 이 때 토끼, 홀로

www.davincimap.co.kr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kydong77.tistory.com/2575

 

김시습, 용궁부연록

용궁부연록 松都有天磨山. 其山高揷而峭秀, 故曰天磨山. 개성에 천마산이 있는데, 그 산이 공중에 높이 솟아 가파르므로 '천마산(天磨山)'이라 불리게 되었다. 中有龍湫, 名曰瓢淵, 窄而深, 不知

kydong77.tistory.com

 

kydong77.tistory.com/18316

 

김시습, 금오신화/ 총정리

<금오신화>의 금오는 경주 남산의 주봉을 지칭하고, 신화란 새로운 이야기의 뜻인데, 소설은 기본적으로 소재든 주제든 문체든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굳이 금오를 덧붙인 것은 작품을 창작한

kydong77.tistory.com

 

kydong77.tistory.com/8080

 

김시습, 용궁부연록

[주]한생이 용궁의 상량식 잔치에 초대되어 상량문 짓고, 용궁의 풍류잽이들과 초대받은 사람들이 돌아가며 재주를 보이며 시를 지은 후, 한생은 용궁을 두루 구경하고, 진주 두 알과 비단 두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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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생이 용궁의 상량식 잔치에 초대되어 상량문 짓고, 용궁의 풍류잽이들과 초대받은 사람들이 돌아가며 재주를 보이며 시를 지은 후, 한생은 용궁을 두루 구경하고, 진주 두 알과 비단 두 필을 선물로 받고 돌아와 명산에 들어가 종적을 감추었다는 이야기다. 작품에서 시를 제거하면 작품은 성립하지 않는다.

5세대 세종을 알현한 기억이 매월당의 시재(詩才)를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재(文才)를 가지고도 등용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전국의 명산을 40년간 누볐으니 그의 한을 시작(詩作)으로 풀 수밖에 없었나 보다.

용궁을 동해가 아닌 박연폭포 아래로 설정한 것이 특이하다.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한생이 용궁 잔치에 초대받다

김시습(金時習)
hhttp://blog.naver.com/osj1952/100024909816

 

개성 박연의 용추는 용신이 사는 명승지다

松都有天磨山

(송도유천마산) : 개성에 천마산이 있는데,

其山高揷而峭秀

(기산고삽이초수) : 그 산이 공중에 높이 솟아 가파르므로

故曰天磨山

(고왈천마산) : '천마산(天磨山)'이라 불리게 되었다.
中有龍湫

(중유용추) : 그 산 가운데 용추(龍湫)가 있으니

名曰瓢淵

(명왈표연) : 그 이름을 박연(朴淵)이라 하였다.

窄而深

(착이심) : 그 못은 좁으면서도 깊어서

不知其幾丈

(부지기기장) : 몇 길이나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溢而爲瀑

(일이위폭) : 물이 넘쳐서 폭포가 되었는데,

可百餘丈

(가백여장) : 그 높이가 백여 길은 되어 보였다.

景槪淸麗

(경개청려) : 경치가 맑고도 아름다워서

遊僧過客

(유승과객) : 놀러 다니는 스님이나 나그네들이

必於此而觀覽焉

(필어차이관람언) : 반드시 이곳을 구경하였다.

夙著異靈

(숙저이령) : 옛날부터 이곳에 용신이 살고있다는

載諸傳記

(재제전기) : 전설이 전기에 실려 있어서,
國家歲時

(국가세시) : 나라에서 세시(歲時)가 되면

以牲牢祀之

(이생뢰사지) : 커다란 소를 잡아 용신에게 제사지내게 하였다.

 

1]한생이 꿈에 박연 용궁의 상량식 잔치에 초대받다

1)용궁에 가다

 

前朝有韓生者

(전조유한생자) : 고려 때에 한생(韓生)이 살고 있었는데,

少而能文

(소이능문) : 젊어서부터 글을 잘 지어

著於朝廷

(저어조정) : 조정에까지 알려지고

以文士稱之

(이문사칭지) : 문사(文士)로 평판이 있었다.


嘗於所居室

상어소거실) : 하루는 한생이 거실에서

日晩宴坐

(일만연좌) : 해가 저물 무렵에 편안히 앉아 있었는데,

忽有靑衫㡤頭郞官二人

(홀유청삼복두랑관이인) : 홀연히 푸른 저고리를 입고 복두를 쓴 낭관 두 사람이

從空而下

(종공이하) : 공중으로부터 내려왔다.

俯伏於庭曰

(부복어정왈) : 그들이 뜨락에 엎드려 말하였다.

瓢淵神龍奉邀

(표연신용봉요) : "박연에 계신 용왕님께서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生愕然變色曰(생악연변색왈) : 한생이 깜짝 놀라 얼굴빛이 변해지면서 말하였다.

神人路隔

(신인로격) : "신과 인간 사이에는 길이 막혀 있는데,

安能相及

(안능상급) : 어찌 서로 통할 수 있겠소?

且水府汗漫

(차수부한만) : 더군다나 수부(水府)는 길이 아득하고
波浪相囓(파랑상설) : 물결이 사나우니,
安可利往(안가리왕) : 어찌 갈 수가 있겠소?"


二人曰

(이인왈) : 두 사람이 말하였다.

有駿足在門

(유준족재문) : "준마를 문 앞에다 대기시켰으니,

願勿辭也

(원물사야) : 사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遂鞠躬挽袂出門

(수국궁만몌출문) : 그들이 몸을 굽혀 한생의 소매를 잡고 문 밖으로 나서자,

果有驄馬

(과유총마) : 말 한 마리가 있었다.


金鞍玉勒

(금안옥륵) : 금안장 옥굴레에

蓋黃羅帕

(개황라파) : 누런 비단으로 배 띠를 둘렀으며,

而有翼者也

(이유익자야) : 날개가 돋쳐 있었다.

從者皆紅巾抹額

(종자개홍건말액) : 종자들은 모두 붉은 수건으로 이마를 싸매고

而錦袴者十餘人

(이금고자십여인) : 비단 바지를 입었는데, 십 여 명이나 되었다.


扶生上馬

(부생상마) : 종자들이 한생을 부축하여 말위에 태우자,

幢蓋前導

(당개전도) : 일산을 든 사람이 앞에서 인도하고

妓樂後隨

(기락후수) : 기생과 악공들이 뒤를 따랐다.

二人執笏從之

(이인집홀종지) : 그 두 사람도 홀(笏)을잡고 따라왔다.

其馬緣空而飛

(기마연공이비) : 그 말이 공중으로 올라가 날아가자,

但見足下煙雲苒惹

(단견족하연운염야) : 발 아래에는 구름이 뭉게뭉게 이는 것만 보였다.

不見地之在下也

(불견지지재하야) : 땅 아래 있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頃刻間

(경각간) :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已至於宮門之外

(이지어궁문지외) : 이미 용궁 문 앞에 이르렀다.


下馬而立

(하마이립) : 말에서 내려서자

守門者

(수문자) : 문지기들이

皆著彭蜞鰲鱉之甲

(개저팽기오별지갑) : 모두 방게 . 새우 . 자라의 갑옷을 입고

矛戟森然

(모극삼연) : 창을 들고 늘어섰는데,

眼眶可寸許

(안광가촌허) : 그들의 눈자위가 한 치나 되었다.

見生皆低頭交拜

(견생개저두교배) : 한생을 보고 모두 머리를 숙여 절하고는

鋪牀請憩

(포상청게) : 의자를 내어주며 쉬라고 하였는데,

似有預待

(사유예대) : 미리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二人趨入報之

(이인추입보지) : 두 사람이 재빠르게 안으로 들어가서 아뢰자,

俄而靑童二人

(아이청동이인) : 곧바로 푸른 옷을 입은 동자 둘이 나와서

拱手引入

(공수인입) : 손을 마주잡고 한생을 인도하여 안으로 들어가게 하였다.

生舒步而進

(생서보이진) : 한생이 천천히 걸어가다가

仰視宮門

(앙시궁문) : 궁문을 쳐다보았더니,

榜曰含仁之門

(방왈함인지문) : 현판에 '함인지문(咸仁之門)'이라 씌어 있었다.

 

2)수정궁에 안내되어 용왕을 만나다


生纔入門

(생재입문) : 한생이 그 문에 들어서자

神王戴切雲冠

(신왕대절운관) : 용왕이 절운관(切雲冠)을 쓰고

佩劍秉簡而下

(패검병간이하) : 칼을 차고 홀을 쥐고서 뜰 아래로 내려왔다.

延之上階

(연지상계) : 한생을 맞이하여 섬돌을 거쳐

升殿請坐

(승전청좌) : 궁전에 올라앉기를 청하니,

卽水晶宮白玉牀也

(즉수정궁백옥상야): 수정궁 안에 있는 백옥상(白玉牀)이었다.


生屈伏固辭曰

(생굴복고사왈) : 한생이 엎드려 굳이 사양하며 말하였다.

下土愚人

(하토우인) : "하토(下土)의 어리석은 백성은

甘與草木同腐

(감여초목동부) : 초목과 한가지로 썩을 몸인데,

安得干冒神威

(안득간모신위) : 어찌 위엄을 헤아리지 않고

濫承寵接

(람승총접) : 외람되게 융숭한 대접을 받겠습니까?"

神王曰

(신왕왈) : 용왕이 말하였다.

久望令聞

(구망령문) : "오랫동안 선생의 명성을 듣다가

仰屈尊儀

(앙굴존의) : 이제야 높으신 얼굴을 뵙게 되었습니다.

幸毋見訝

(행무견아) :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遂揮手揖坐

(수휘수읍좌) : 용왕이 손을 내밀어 앉기를 청하였다.

生三讓而登

(생삼양이등) : 한생은 서너 번 사양한 뒤에 자리로 올라갔다.

神王南向

(신왕남향) : 용왕은 남쪽을 향하여

踞七寶華牀

(거칠보화상) : 칠보화상(七寶華牀)에 앉고,

生西向而坐

(생서향이좌) : 한생은 서쪽을 향하여 앉으려고 하였다.

坐未定

(좌미정) : 한생이 채 앉기도 전에

閽者傳言曰

(혼자전언왈) : 문지기가 아뢰었다.

賓至

(빈지) : "손님이 오셨습니다."

 

3) 세 손님이 합석하다


王又出門迎接

(왕우출문영접) : 용왕이 또 문 밖으로 나가서 맞이하였다.

見有三人

(견유삼인) : 세 사람이 보였는데,

著紅袍

(저홍포) : 붉은 도포를 입고

承綵輦

(승채연) : 채색 수레를 탄

威儀侍從

(위의시종) : 그의 위의(威儀)와 시종들을 보아서

儼若王者

(엄약왕자) : 임금의 행차 같았다.

王又延之殿上

(왕우연지전상) : 용왕이 또 그들도 궁전 위로 안내하였다.

生隱於牖下

(생은어유하) : 한생은 들창 아래 숨었다가

欲竢其定而請謁

(욕사기정이청알) : 그들이 자리를 정한 뒤에 인사를 청하려 하였다.

王勸三人

(왕권삼인) : 그런데 용왕이 그들 세 사람에게 권하여

東向揖坐而告曰

(동향읍좌이고왈) : 동쪽을 향하여 앉힌 뒤에 말하였다.


適有文士在陽界

(적유문사재양계) : "마침 양계(兩界)에 계신 문사 한 분을

奉邀

(봉요) : 모셨으니,

諸君勿相疑也

(제군물상의야) : 여러분들은 서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命左右引入

(명좌우인입) : 용왕이 좌우의 사람들을 시켜 한생을 모셔오게 하였다.

生趨進禮拜

(생추진예배) : 한생이 빨리 나아가 절하자,

諸人皆俛首答拜

(제인개면수답배) : 그들도 모두 머리를 숙이고 답례하였다.

生讓坐曰

(생양좌왈) : 한생이 윗자리에 앉기를 사양하면서 말하였다.

尊神貴重

(존신귀중) : "존귀하신 신들께서는 귀중한 몸이지만,

僕乃一介寒儒

(복내일개한유) : 저는 한갓 빈한한 선비일 뿐입니다.

敢當高座

(감당고좌) : 그러니 어찌 높은 자리를 감당하겠습니까?"

固辭

(고사) : 한생이 굳이 사양하자

諸人曰

(제인왈) : 그들이 말하였다.

陰陽路殊

(음양노수) : "우리와 선생은 음양(陰陽)의 길이 달라서

不相統攝

(불상통섭) : 서로 통제할 권리가 없습니다.

而神王威重

(이신왕위중) : 용왕께서 위엄이 있으신 데다

鑑人惟明

(감인유명) : 사람을 보는 눈도 밝으시니,

子必人間文章鉅公

(자필인간문장거공): 그대는 반드시 인간세상에서 문장의 대가일 것입니다.

神王是命

(신왕시명) : 용왕의 명이니

請勿拒也

(청물거야) : 거절하지 마십시오."

神王曰坐

(신왕왈좌) : 용왕도 말하기를, "앉으시지요."

三人一時就坐

(삼인일시취좌) : 세 사람이 한꺼번에 자리에 앉자,

生乃跼蹐而登

(생내국척이등) : 한생도 몸을 굽히며 올라가서

跪於席邊

(궤어석변) : 자리 끝에 꿇어앉았다.

神王曰安坐

(신왕왈안좌) : 용왕이 말하기를, "편히 앉으시지요."

 

4)용왕이 한생에게 가회각 상량문을 청하다


座定

(좌정) : 다들 자리에 앉아

行茶一巡

(행차일순) : 찻잔을 한차례 돌린 뒤에

神王告曰

(신왕고왈) : 용왕이 한생에게 말하였다.

寡人止有一女

(과인지유일녀) : "과인은 오직 딸 하나를 두었을 뿐인데,

已加冠笄

(이가관계) : 이미 시집 보낼 나이가 되었습니다.

將欲適人

(장욕적인) : 장차 알맞은 사람과 혼례를 치르려고 하지만,

而弊居僻陋

(이폐거벽루) : 우리가 사는 집이 누추하여

迎待之館

(무영대지관) : 사위를 맞이할 집도 없고,

花燭之房

(화촉지방) : 화촉을 밝힐 만한 방도 없습니다.

今欲別構一閣

(금욕별구일각) : 그래서 따로 별당 한 채를 지어

命名佳會

(명명가회) : 가회각(佳會閣)이라 이름 붙일까 합니다.

工匠已集

(공장이집) : 공장도 이미 모았고,

木石咸具

(목석함구) : 목재와 석재도 다 갖추었습니다.

而所乏者

(이소핍자) : 아직 없는 것이라고는

上梁文耳

(상량문이) : 상량문(上樑文) 뿐입니다.

側聞秀才

(측문수재) : 소문에 들으니 선생의 이름이

名著三韓

(명저삼한) : 삼한(三韓)에 널리 알려졌으며

才冠百家

(재관백가) : 글솜씨가 백가에 으뜸이라고 하므로,

故特遠招

(고특원초) : 특별히 멀리서 모셔온 것입니다.

幸爲寡人製之

(행위과인제지) : 과인을 위하여 상량문을 지어 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言未旣

(언미기) : 그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有二丫童

(유이아동) : 두 아이가 들어왔다.

一捧碧玉之硯湘竹之管

(일봉벽옥지연상죽지관) : 한 아이는 푸른 옥돌벼루와 상강(湘江)의 반죽(斑竹)으로 만든 붓을 받들었으며,

一捧氷綃一丈

(일봉빙초일장) : 한 아이는 흰 명주 한 폭을 받들었다.

跪進於前

(궤진어전) : 그들이 한생 앞에 꿇어앉아 바쳤다.

生俛伏而起

(생면복이기) : 한생이 고개를 숙이고 엎드렸다가 일어나

染翰立成

(염한입성) : 붓에 먹물을 찍어서 곧바로 상량문을 지어내었다.

雲煙相糺

(운연상규) : 그 글씨는 구름과 연기가 서로 얽힌 듯하였다.


5)한생이 상량문을 짓다

其詞曰(기사왈) : 그 글은 이러하였다.

切以堪輿之內

(절이감여지내) : 삼가 생각하건대 천지 안에서는

龍神最靈

(용신최령) : 용신이 가장 신령스럽고,

人物之間

(인물지간) : 인물 사이에는

配匹至重

(배필지중) : 배필이 가장 중하다.

旣有潤物之功

(기유윤물지공) : 용왕께서 이미 만물을 윤택하게 하신 공로가 있으니,

可無衍福之基

(가무연복지기) : 어찌 복 받을 터전이 없으랴?

是以關雎好逑

(시이관저호구) : 그러므로 '관저호구(關雎好逑)'는

所以著萬化之始

(소이저만화지시) : 만물이 조화되는 시초를 나타낸 것이며,

飛龍利見

(비룡이견) : '비룡이견(飛龍利見)'은

亦以象靈變之迹

(역이상령변지적) : 신령스런 변화의 자취를 나타낸 것이다.

是用新構阿房

(시용신구아방) : 이에 새로 아방궁(阿房宮)을 지어

昭揭盛號

(소게성호) : 아름다운 이름을 높이 붙였다.


集蜃鼉而作力

(집신타이작력) : 자라를 불러 힘을 내게 하고,

聚寶貝以爲材

(취보패이위재) : 조개를 모아 재목을 삼았으며,

竪水晶珊瑚之柱

(수수정산호지주) : 수정과 산호로 기둥을 세웠다.

掛龍骨琅玗之梁

(괘룡골랑우지량) : 용골(龍骨)과 낭간으로 들보를 걸었으니,

珠簾捲而山靄靑葱

(주렴권이산애청총) : 주렴을 걷으면 산이 높이 푸르렀고,

玉戶開而洞雲繚繞

(옥호개이동운료요) : 백옥 들창을 열면 골짜기에 구름이 둘려 있다.


宜室宜家

(의실의가) : 이곳에서 가족이 화합하여

享胡福於萬年

(향호복어만년) : 만년토록 복을 누릴 것이며,

鼓瑟鼓琴

(고슬고금) : 부부가 화락하여

毓金枝於億世

(육금지어억세) : 금지(金枝)가 억대에 뻗치리라.


用資風雲之變

(용자풍운지변) : 용왕께서는 풍운의 변화를 돕고

永補造化之功

(영보조화지공) : 조화의 공덕을 나타내어,

在天在淵

(재천재연) : 높은 하늘에 오를 때에나

蘇下民之渴望

(소하민지갈망) : 깊은 못에 있을 때에나

或潛或躍

(혹잠혹약) : 백성들의 목마름을 씻어주고

祐上帝之仁心

(우상제지인심) : 상제의 어진 마음을 도와주었다.

騰翥快於乾坤

(등저쾌어건곤) : 그 기세가 천지에 떨치고

威德洽于遐邇

(위덕흡우하이) : 위덕이 원근에 흡족하여,

玄龜赤鯉

(현구적리) : 검은 거북과 붉은 잉어는

踊躍而助唱

(용약이조창) : 뛰놀며 소리치고,

木怪山魈

(목괴산소) : 나무 귀신과 산도깨비도

次第而來賀

(차제이래하) : 차례로 와서 축하한다.

宜作短歌

(의작단가) : 마땅히 짧은 노래를 지어

用揭雕梁

(용게조량) : 대들보에 걸어 두리라.


抛梁東

(포량동) : 들보 동쪽으로 떡을 던지네.

紫翠岧繞撑碧空

(자취초요탱벽공) : 울긋불긋 높은 산이 저 푸른 하늘을 버티었네.

一夜雷聲喧繞澗

(일야뢰성훤요간) : 하룻밤 우뢰소리가 시냇가를 뒤흔들어도

蒼崖萬仞珠玲瓏

(창애만인주령롱) : 만 길 푸른 벼랑에는 구슬빛이 영롱해라.


抛梁西

(포량서) : 들보 서쪽으로 떡을 던지네.

征轉巖廻山鳥啼

(정전암회산조제) : 바위 안고 도는 길에서 멧새들이 우짖네.

湛湛深湫知幾丈

(담담심추지기장) : 맑고 깊은 저 용추는 몇 길이나 되려나.

一泓春水似玻瓈

(일홍춘수사파려) : 한 이랑 봄물결이 유리처럼 맑아라.


抛梁南

(포량남) : 들보 남쪽으로 떡을 던지네.

十里松杉橫翠嵐

(십리송삼횡취람) : 십 리 솔숲에 푸른 노을이 비꼈구나.

誰識神宮宏且壯

(수식신궁굉차장) : 굉장한 저 신궁을 그 누가 알려나.

碧琉璃底影相涵

(벽류리저영상함) : 푸른 유리 밑바닥에 그림자만 잠겼구나.


抛梁北

(포량북) : 들보 북쪽으로 떡을 던지네.

曉日初升潭鏡碧

(효일초승담경벽) : 아침 햇살 처음 오르니 못물이 거울 같아라.

素練橫空三百丈

(소련횡공삼백장) : 흰 비단 삼백 길이 공중에 가로 걸려

翻疑天上銀河落

(번의천상은하락) : 하늘 위 은하수가 이곳에 떨어졌나.


抛梁上

(포량상) : 들보 위로 떡을 던지네.

手捫白虹遊莽蒼

(수문백홍유망창) : 흰 무지개 어루만지며 창공에서 노니누나.

渤海扶桑千萬里

(발해부상천만리) : 발해와 부상(扶桑)이 천만 리나 되지만

顧視人寰如一掌

(고시인환여일장) : 인간 세상 돌아보니 손바닥과 한가지일세.

 

抛梁下

(포량하) : 들보 아래도 떡을 던지네.

可惜春疇飛野馬

(가석춘주비야마) : 가련해라. 봄밭에 아지랑이가 오르는구나.

願將一滴靈源水

(원장일적령원수) : 신령스런 물 한 방울 이곳에서 가져다가

四海便作甘雨灑

(사해편작감우쇄) : 온 누리에 단비 삼아 뿌려들 보소.


伏願營室之後

(복원영실지후) : 바라건대 이 집을 이룩한 뒤에

合巹之晨

(합근지신) : 화촉의 밤을 맞이하여

萬福咸臻

(만복함진) : 만복이 함께 이르고,

千祥畢至

(천상필지) : 온갖 상서가 모여들진저.

 

瑤宮玉殿

(요궁옥전) : 요궁(瑤宮)과 옥전(玉殿)에는

挾卿雲之靉靆

(협경운지애체) : 상서로운 구름이 찬란하고,

鳳枕鴦衾

(봉침앙금) : 봉황 베개와 원앙 이불에는

聳歡聲之騰沸

(용환성지등비) : 즐거운 소리가 들끓게 되어,

不顯其德

(불현기덕) : 그 덕이 나타나고

以赫厥靈

(이혁궐령) : 그 신령이 빛나게 될진저.


書畢進呈

(서필진정) : 한생이 글을 다 써서 용왕에게 바치자,

神王大喜

(신왕대희) : 용왕이 크게 기뻐하였다.

乃命三神傳閱

(내명삼신전열) : 이내 세 신에게 돌려 보이자,

三神皆嘖嘖歎賞

(삼신개책책탄상) : 세 신도 모두 떠들썩하게 탄복하며 칭찬하였다.

 

2]윤필연(潤筆宴)을 열다

 

於是(어시) : 이에
神王開潤筆宴(신왕개윤필연) : 용왕이 윤필연(潤筆宴)을 열자,
生跪曰(생궤왈) : 한생이 꿇어앉아서 말하였다.
尊神畢集(존신필집) : "존귀한 신들께서 모두 모이셨는데,
不敢問諱(불감문휘) : 아직 높으신 이름을 묻지 못하였습니다."
神王曰(신왕왈) : 용왕이 말하였다.
秀才陽人(수재양인) : "선생은 양계의 사람이라
固不知矣(고부지의) : 응당 모를 것입니다.
一祖江神(일조강신) : 첫째 분은 조강신(祖江神)이고
二洛河神(이락하신) : 둘째 분은 낙하신(洛河神)이며
三碧瀾神也(삼벽란신야) : 셋째 분은 벽란신(璧瀾神)입니다.
余欲與秀才光伴(여욕여수재광반) : 우리가 선생과 함께 놀아 볼까 하여
故相邀爾(고상요이) : 초대한 것이지요."
酒盡樂作(주진악작) : 곧 술을 권하고 풍류를 시작하였다.

 

1)무희들이 나와 춤을 추며 「벽담곡(碧潭曲)」을 부르다


有蛾眉十餘輩(유아미십여배) : 미인 열댓 명이
搖翠袖(요취수) : 푸른 소매를 흔들며
戴瓊花(대경화) : 머리 위에 구술꽃을 꽂고 나왔다.
相進相退(상진상퇴) : 앞으로 나왔다가 뒤로 물러났다가
舞而歌碧潭之曲曰(무이가벽담지곡왈) : 춤을 추면서「벽담곡(碧潭曲)」 한 가락을 불렀는데,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靑山兮蒼蒼(청산혜창창) : 푸른 뫼는 창창하고
碧潭兮汪汪(벽담혜왕왕) : 푸른 못은 출렁거리네.
飛澗兮泱泱(비간혜앙앙) : 흩날리는 폭포수는 우렁차게
接天上之銀潢(접천상지은황) : 하늘 위 은하수까지 닿았구나.
若有人兮波中央(약유인혜파중앙) : 저 가운데 계신 님이여
振環珮兮琳琅(진환패혜림랑) : 환패(環佩) 소리 쟁쟁하여라.
威炎赫兮煌煌(위염혁혜황황) : 그 위풍 빛나는 데다
羌氣宇兮軒昻(강기우혜헌앙) : 그 모습까지 뛰어나셔라.

 

擇吉日兮辰良(택길일혜신량) : 좋은 시절 길한 날에
占鳳鳴之鏘鏘(점봉명지장장) : 봉황새까지 울음 우는데,
有翼兮華堂(유익혜화당) : 날아가는 듯이 좋은 집 지었으니
有祥兮靈長(유상혜영장) : 상서롭고도 신령스러워라.
招文士兮製短章(초문사혜제단장) : 문사를 모셔다가 상량문을 지어서
歌盛化兮擧脩梁(가성화혜거수양) : 높은 덕을 노래하며 대들보를 올리네.
酌桂酒兮飛羽觴(작계주혜비우상) : 향내나는 술을 부어 술잔을 돌리고
輕燕回兮踏春陽(경연회혜답춘양) : 제비처럼 가볍게 봄볕을 밟으며 노니네.


獸口噴兮瑞香(수구분혜서향) : 짐승 모양 향로에선 상서로운 향내를 뿜어내고
豕服沸兮瓊漿(시복비혜경장) : 돌 솥에선 옥 미음이 끓고 있는데,
擊魚鼓兮郞當(격어고혜랑당) : 목어(木魚)를 둥둥 치고
吹龍笛兮趨蹌(취용적혜추창) : 용적(龍笛) 불며 행진하네.
神儼然而在牀(신엄연이재상) : 높이 앉으신 신이여
仰至德兮不可忘(앙지덕혜불가망) : 지극한 덕을 잊지 못하리라.

2)총각들이 「회풍곡(回風曲)」을 부르다


舞竟(무경) : 춤이 끝나자
復有總角十餘輩(복유총각십여배) : 다시 총각 열댓 명이
左執籥(좌집약) : 왼손에는 피리를 잡고
右執翿(우집도) : 오른손에는 도를 들고
相旋相顧(상선상고) : 서로 돌아보면서
而歌回風之曲曰(이가회풍지곡왈) : 「회풍곡(回風曲)」 한 가락을 불렀다. 그 가사는 이렇다.

若有人兮山之阿(약유인혜산지아) : 높은 언덕에 계신 님은
披薛荔兮帶女蘿(피설려혜대여라) : 향초 덩굴로 옷 입으셨네.
日將暮兮淸波(일장모혜청파) : 날 저물어 물결 일렁이니
生細紋兮如羅(생세문혜여라) : 가는 무늬 비단 같아라.
風瓢瓢兮鬢鬖(풍표표혜빈삼) : 바람에 나부껴 귀밑 털이 헝클어지고
雲冉冉兮衣婆娑(운염염혜의파사) : 구름이 피어올라 옷자락 너울거리네.
周旋兮委蛇(주선혜위사) : 느긋하게 빙빙 돌다가
巧笑兮相過(교소혜상과) : 예쁘게 웃으며 마주치네.


損余褋兮鳴渦(손여접혜명와) : 내 입던 홑옷은 여울 위에 던져두고
解余環兮寒沙(해여환혜한사) : 내 찼던 가락지도 모래밭에 빼어 놓았네.
露浥兮庭莎(노읍혜정사) : 금잔디에 이슬 젖고
煙暝兮嶔峨(연명혜금아) : 높은 산에 내가 아득한데,
望遠峰之嵾嵯(망원봉지참차) : 높고 낮은 자 봉우리 멀리서 바라보니
若江上之靑螺(약강상지청라) : 마치 강물 위에 푸른 소라와 비슷해라.
疏擊兮銅鑼(소격혜동라) : 이따금 치는 징 소리에
醉舞兮傞傞(취무혜사사) : 나풀거리며 취해 춤추네.


有酒兮如泥(유주혜여니) : 강물처럼 술이 많고
有肉兮如坡(유육혜여파) : 언덕처럼 고기도 쌓였어라.
賓旣醉兮顔酡(빈기취혜안타) : 손님이 이미 취하셨으니
製新曲兮酣歌(제신곡혜감가) : 새 노래를 불러 보세나
或相扶兮相拖(혹상부혜상타) : 서로 잡고 서로 끌다가
或相拍兮相呵(혹상박혜상가) : 서로 치며 껄껄 웃네.
擊玉壺兮飮無何(격옥호혜음무하) : 옥술병을 두드리며 마음껏 마셨더니

淸興闌兮哀情多(청흥란혜애정다) : 맑은 흥취 다하면서 슬픈 마음이 절로 나네

 

3)용왕이 「수룡음(水龍吟)」을 부르다


舞竟(무경) : 춤이 끝나자
神王喜抃(신왕희변) : 용왕이 기뻐하였다.
洗爵捧觥(세작봉굉) : 술잔을 씻어 다시금 술을 붓고
致於生前(치어생전) : 한생에게 권하였다.
自吹玉龍之笛(자취옥용지적) : 스스로 옥으로 만든 용적을 불면서
歌水龍吟一闋(가수용음일결) : 「수룡음(水龍吟)」 한 가락을 노래하여
以盡歡娛之情(이진환오지정) : 즐거운 흥취를 도왔다.
其詞曰(기사왈) :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管絃聲裏傳觴(관현성리전상) : 풍류소리 가운데 술잔을 돌리니
瑞麟口噴靑龍腦(서린구분청용뇌) : 기린 모양의 향로에선 용뇌 향기를 뿜어내네.
橫吹片玉一聲(횡취편옥일성) : 옥피리를 비껴 쥐고 한 소리 불자
天上碧雲如掃(천상벽운여소) : 하늘 위의 푸른 구름은 씻은 듯 사라졌네.
響激波濤(향격파도) : 소리가 물결치더니
曲翻風月(곡번풍월) : 가락은 풍월로 바뀌었네.
景閑人老(경한인로) : 경치는 한가한 인생은 늙어 가니
悵光陰似箭(창광음사전) : 살같이 빠른 광음이 애달프기만 하여라.
風流若夢(풍류약몽) : 풍류도 꿈이려니
歡娛又生煩惱(환오우생번뇌) : 기쁨이 다하면 시름만 생기네.
西嶺綵嵐初散(서령채람초산) : 서산이 끼인 내가 이제 막 흩어지자
喜東峰氷盤凝灝(희동봉빙반응호) : 동산에 둥근 달이 기쁘게도 찾아오네.
擧杯爲問(거배위문) : 술잔을 높이 들어 물어보노니
靑天明月(청천명월) : 푸른 하늘의 달에게
幾看醜好(기간추호) : 추한 모습 고운 모습을 몇 번이나 보아 왔던가.
酒滿金罍(주만금뢰) : 술잔에 술 가득한데
人頹玉峀(인퇴옥수) : 옥산이 무너졌으니
誰人推倒(수인추도) : 그 누가 넘어뜨렸나
爲佳賓(위가빈) : 아름다운 우리 님을,
脫盡十載雲泥臺鬱(탈진십재운니대울) : 십 년이 다하도록 근심 걱정일랑 잊어버리고
快登蒼昊(쾌등창호) : 푸른 하늘 높은 곳에 유쾌히 오르세나.

歌竟(가경) : 용왕이 노래를 마치고는
顧謂左右曰(고위좌우왈) : 좌우를 둘러보면서 말하였다.
此間伎戱(차간기희) : "우리 나라의 놀음은
不類人間(불류인간) : 인간세상의 것과 같지 않으니,
爾等爲嘉賓呈之(이등위가빈정지) : 그대들은 귀한 손님을 위하여 솜씨를 보이라."

 

4)곽개사(郭介士)[게], 팔풍무 추며 노래 지어 부르다


有一人(유일인) : 그러자 한 사람이 나타났는데,
自稱郭介士(자칭곽개사) : 자칭 곽개사(郭介士)라고 하였다.
擧足橫行(거족횡행) : 발을 들어 옆으로 걸으면서
進而告曰(진이고왈) : 나와서 말하였다.
僕巖中隱士(복암중은사) : “저는 바위 틈에 숨어사는 선비요.
沙穴幽人(사혈유인) : 모래 구멍에 사는 한가한 사람입니다.
八月風淸(팔월풍청) : 팔월에 바람이 맑으면
輸芒東海之濱(수망동해지빈) : 동해 바닷가에 가서 벼 까끄라기를 실어 나르고,
九天雲散(구천운산) : 구월 하늘에 구름이 흩어지면
含光南井之傍(함광남정지방) : 남정성(南井星)의 곁에서 빛을 머금기도 하였지요.
中黃外圓(중황외원) : 속은 누렇고 겉은 둥글며,

被堅執銳(피견집예) : 단단한 갑옷을 입고 날카로운 창을 가졌지요.
常支解以入鼎(상지해이입정) : 늘 손발을 잘려서 솥에 들어갔으며,
縱摩頂而利人(종마정이이인) : 비록 정수리를 갈리면서도 사람을 이롭게 하였습니다.
滋味風流(자미풍류) : 맛과 풍류도
可解壯士之顔(가해장사지안) : 장사들의 얼굴을 기쁘게 하였으며,
形摸郭索(형모곽색) : 곽삭(郭索)한 꼴로
終貽婦人之笑(종이부인지소) : 부인들에게 웃음을 끼치기도 하였지요.
趙倫雖惡於水中(조륜수오어수중) : 조나라 왕윤은 물 속에서 만나도 저를 미워하였지만,
錢昆常思於外郡(전곤상사어외군) : 전곤은 지방에 나가 있으면서도 저를 생각하였습니다.
死入畢吏部之手(사입필리부지수) : 제가 죽어서는 필이부의 손에 들어갔지만,
神依韓晉公之筆(신의한진공지필) : 한진공의 붓에 의해서 초상이 이루어졌습니다.
且逢場而作戱(차봉장이작희) : 오늘 이러한 마당을 만나 놀게 되었으니,
宜弄脚以周旋(의농각이주선) : 마땅히 다리를 틀어 춤을 추어 보겠습니다."


卽於席前(즉어석전) : 곽개사는 곧 그 앞에서
負甲執戈(부갑집과) : 갑옷을 입고 창을 잡아 쥐었으며,
噴沫瞪視(분말징시) : 침을 흘리고 눈을 부릅떴다.
回瞳搖肢(회동요지) : 눈동자를 돌리며 팔다리를 흔들더니,
蹣跚趨蹌(반산추창) : 재빠르게
進前退後(진전퇴후) : 앞으로 나아갔다 뒤로 물러서며
作八風之舞(작팔풍지무) : 팔풍무(八風舞)를 추었다.
其類數十(기류수십) : 그와 같은 무리 몇십 명도
折旋俯伏(절선부복) : 땅에 엎드려 고개를 숙이고 돌면서
一時中節(일시중절) : 절도 있게 춤을 추었다.
乃作歌曰(내작가왈) : 곽개사가 이내 노래를 지어 불렀다.

依江海以穴處兮(의강해이혈처혜) : 강과 바다에 몸을 붙여 구멍 속에 살지언정
吐氣宇與虎爭(토기우여호쟁) : 기운을 토하면 범과도 다툰다네.
身九尺而入貢(신구척이입공) : 이 몸이 구척이니 나라님께도 진상하고
類十種而多名(유십종이다명) : 겨레가 열 갈래니 이름도 많다네.
喜神王之嘉會(희신왕지가회) : 거룩하신 용왕님의 기쁜 잔치에 참석하여
羌頓足而橫行(강돈족이횡행) : 열 발을 구르면서 옆으로 걸어가네.
愛淵潛以獨處(애연잠이독처) : 못 속에 깊이 잠겨 혼자 있기 좋아하고
驚江浦之燈光(경강포지등광) : 강나루 등불에 놀라기도 했었지
匪酬恩而泣珠(비수은이읍주) : 은혜를 갚으려고 구슬 눈물을 흘렸던가?
非報仇而橫槍(비보구이횡창) : 원수를 갚으려고 창을 뽑아 들었던가?
嗟濠梁之巨族(차호량지거족) : 호수 다리에 사는 거족들이야
笑我謂我無腸(소아위아무장) : 무장공자(無腸公子)라 나를 비웃지만,
然可比於君子(연가비어군자) : 군자에게도 비할 만하니
德充腹而內黃(덕충복이내황) : 덕이 뱃속에 차서 내장에 누렇다네.
美在中而暢四肢兮(미재중이창사지혜) : 속이 아름다워 온 사지에 통달하니
螯流玉而凝香(오류옥이응향) : 엄지발에 향이 맺혀 옥빛으로 통통해라.
羌今夕兮何夕(강금석혜하석) :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이던가?
赴瑤池之霞觴(부요지지하상) : 요지(瑤池)잔치에 내가 왔네.
神矯首而載歌(신교수이재가) : 용왕께서 노래하시자
賓旣醉而彷徨(빈기취이방황) : 손님들 취해 술렁이네.
黃金殿兮白玉牀(황금전혜백옥상) : 황금 궁전 백옥상에
傳巨觥兮咽絲簧(전거굉혜인사황) : 술잔을 돌려 풍류 베푸니,
弄君山三管之奇聲(농군산삼관지기성) : 피리 소리는 군산을 울리고
飽仙府九盌之神漿(포선부구완지신장) : 아홉 주발에는 신선의 술이 가득 찼네

山鬼趠兮翶翔(산귀초혜고상) : 산귀신도 와서 더덩실 춤을 추고
水族跳兮騰驤(수족도혜등양) : 물고기들도 펄떡펄떡 뛰노네.
山有榛兮濕有笭(산유진혜습유령) : 산에는 개암나무 있고 진펄엔 씀바귀가 있으니
懷美人兮不能忘(회미인혜불능망) : 그리운 우리 님을 잊을 수가 없어라

於是(어시) : 이에
左旋右折(좌선우절) : 그가 춤을 추면서 왼쪽으로 돌다가 오른쪽으로 꺾어지며
殿後奔前(전후분전) : 뒤로 물러났다가 앞으로 달려가기도 하니,
滿座皆輾轉失笑(만좌개전전실소) : 자리에 가득 모였던 사람들이 모두 몸을 비틀면서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戱畢(희필) : 그의 춤이 끝났다.

 

5)현(玄)선생[거북], 구공무를 추며 노래 지어 부르다


又有一人(우유일인) : 또 한 사람이 나섰는데,
自稱玄先生(자칭현선생) : 자칭 현(玄)선생이라고 하였다.
曳尾延頸(예미연경) : 꼬리를 끌며 목을 빼고
吐氣凝眸(토기응모) : 기운을 뽐내다가, 눈을 부릅뜨고
進而告曰(진이고왈) : 앞으로 나와서 말하였다.
僕蓍叢隱者(복시총은자) : "저는 시초(蓍草) 그늘에 숨어 지내는 자요,
蓮葉遊人(연엽유인) : 연잎에서 놀던 사람입니다.
洛水負文(낙수부문) : 낙수(洛水)에서 등에다 글을 지고 나와
已旌夏禹之功(이정하우지공) : 이미 하나라 우리 임금의 공로를 나타내었으며,
淸江被網(청강피망) : 맑은 강물에서 그물에 잡혔지만
曾著元君之策(증저원군지책) : 일찍이 송나라 원군(元君)의 계책을 이루어 주었습니다.
縱刳腸以利人(종고장이이인) : 비록 배를 갈라서 사람을 이롭게 해주기는 하였지만,
恐脫殼之難堪(공탈각지난감) : 껍질 벗기는 것은 견뎌 내기가 어렵습니다.
山節藻梲(산절조탈) : 두공에 산을 새기고 동자기둥에 마름을 그렸으니,
殼爲臧公之珍(각위장공지진) : 껍질은 노나라 장공이 소중히 여겼습니다.
石腸玄甲(석장현갑) : 둘 같은 내장에다가 검은 갑옷까지 입었으니,
胸吐壯士之氣(흉토장사지기) : 내 가슴에서는 장사의 기상을 토하였습니다.
盧敖踞我於海上(노오거아어해상) : 노오는 바다 위에서 나를 걸터앉았으며,
毛寶放我於江中(모보방아어강중) : 모보는 강 가운데서 나를 놓아주었습니다.
生爲嘉世之珍(생위가세지진) : 살아서는 세상을 기쁘게 하는 보배가 되고,
死作靈道之寶(사작영도지보) : 죽어서는 좋은 길을 예언하는 보물이 되었습니다.
宜張口而呵呻(의장구이가신) : 이제 입을 벌리고 노래를 불러
聊以舒千年藏六之胸懷(료이서천년장육지흉회) : 천년 장륙의 회포를 풀어 보렵니다."
卽於席前(즉어석전) : 현생이 그 앞에서 기운을 토하자
吐氣裊裊如縷(토기뇨뇨여루) : 실오리처럼 나부껴
長百餘尺(장백여척) : 그 길이가 백여 척이나 되더니,
吸之則無迹(흡지칙무적) : 이를 들어 마시자 자취도 없이 되었다.
或縮頸藏肢(혹축경장지) : 그리고는 그 목을 움츠려서 사지 속에 감추기도 하고,
或引頸搖項(혹인경요항) : 혹은 목을 길게 빼어 머리를 흔들기도 하였다.


俄而

(아이) : 얼마 뒤에

進蹈安徐

(진도안서) : 앞으로 조용히 나아와

作九功之舞

(작구공지무) : 구공무(九功舞)를 추면서

獨進獨退

(독진독퇴) : 혼자 나아갔다 물러났다 하더니,

乃作歌曰

(내작가왈) : 이내 노래를 지어 불렀다.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依山澤以介處兮(의산택이개처혜) : 산 속 연못에 의지하여 나 홀로 지내며
愛呼吸而長生(애호흡이장생) : 호흡만으로 오래도록 살고 있네.
生千歲而五聚(생천세이오취) : 천년을 살면서 오색을 갖추고
搖十尾而最靈(요십미이최령) : 열 꼬리를 흔들며 가장 신령하였네.
寧曳尾於泥途兮(영예미어니도혜) : 내 차라리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지언정
不願藏乎廟堂(불원장호묘당) : 묘당(廟堂)에 간직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네.
匪鍊丹而久視(비련단이구시) : 단약(丹藥)이 아니라도 오래 살 수 있으며
非學道而靈長(비학도이영장) : 도를 배우지 않아도 영과 통한다네.
遭聖明於千載(조성명어천재) : 천년만에 성스런 님을 만나면
呈瑞應之昭彰(정서응지소창) : 상서로운 징조들이 빛나게 나타나며,
我爲水族之長兮(아위수족지장혜) : 내 수족(水族)의 어른이 된지라
助連山與歸藏(조련산여귀장) : 연산(連山) 귀장(歸藏)의 이치를 연구하였네.
負文字而有數兮(부문자이유수혜) : 문자를 지고 나오니 숫자가 있었으며
告吉凶而成策(고길흉이성책) : 길흉을 알려 주어 계책을 이루게 하였네.
然而多智有所危困(연이다지유소위곤) : 지혜가 많다 하여도 곤액은 어쩔 수 없고
多能有所不及(다능유소불급) : 능력이 많아도 못 미칠 일이 있었네.
未免剖心而灼背兮(미면부심이작배혜) : 가슴을 쪼개고 등을 지지는 것 면치 못하여
侶魚蝦而屛迹(려어하이병적) : 물고기와 벗삼아 자취를 감추고서,
羌伸頸而擧踵兮(강신경이거종혜) : 목을 빼고 발을 들어
預高堂之燕席(예고당지연석) : 높은 잔치 자리에 끼여들었네.
賀飛龍之靈變(하비용지영변) : 용왕님의 조화를 축하하려고
玩呑龜之筆力(완탄귀지필력) : 힘차게도 붓을 뽑아 들자,
酒旣進而樂作(주기진이악작) : 술 권하고 풍악을 베풀어
羌歡娛兮無極(강환오혜무극) : 즐거움 끝이 없어라.
擊鼉鼓而吹鳳簫兮(격타고이취봉소혜) : 북을 치고 퉁소를 부니
舞潛虯於幽壑(무잠규어유학) : 골짜기에 숨은 규룡이 춤을 추네.
集山澤之魑魅(집산택지리매) : 산도깨비들 모여들고
聚江河之君長(취강하지군장) : 물귀신들도 모여드네.
若溫嶠之燃犀(약온교지연서) : 온교(溫嶠)처럼 무소뿔을 태우고
慚禹鼎之罔象(참우정지망상) : 우임금의 솥으로 부끄럽게 하였네.
相舞蹈於前庭(상무도어전정) : 앞뜰에서 서로 만나 춤추고 뛰어 놀며
或謔笑而撫掌(혹학소이무장) : 껄껄 웃기도 하고 손뼉도 치네.
日欲落兮風生(일욕낙혜풍생) : 해 저물자 바람이 일어
魚龍翔兮波滃泱(어용상혜파옹앙) : 물고기들 뛰놀고 물결 일렁이는데,
時不可兮驟得(시불가혜취득) : 좋은 때를 늘 얻을 수 없어
心矯厲而慨慷(심교려이개강) : 내 마음이 자못 슬퍼라.

曲終(곡종) : 노래는 끝났지만
夷猶恍惚(이유황홀) : 그래도 황홀하여
跳梁低昻(도량저앙) :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춤을 추었다.
莫辨其狀(막변기상) : 그 몸짓을 형용할 수가 없어,
萬座嗢噱(만좌올갹) : 자리에 가득하였던 사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戱畢(희필) : 현선생이 놀음이 끝났다.

6)도개비와 괴물들, 풍류를 즐기며 노래 지어 부르다


於是(어시) : 이에

木石魍魎(목석망량) : 숲속의 도깨비와
山林精怪(산림정괴) : 산 속의 괴물들이 일어나서
起而各呈所能(기이각정소능) : 저마다 장기를 자랑하였다.
或嘯或歌(혹소혹가) : 누구는 휘파람을 불고 누구는 노래를 불렀으며,
或舞或吹(혹무혹취) : 누구는 춤을 추고 누구는 피리를 불었다.
或忭或踊(혹변혹용) : 누구는 손뼉을 치고, 누구는 시를 외웠다.
異狀同音(이상동음) : 그들이 노는 꼴은 저마다 달랐지만 소리는 같았는데,
乃作歌曰(내작가왈) : 그들이 지어 부른 노래는 이러하였다.

神龍在淵(신용재연) : 용신께서 못에 계시며
或躍于天(혹약우천) : 어쩌다 하늘에도 오르시네.
於千萬年(어천만년) : 아아. 천만 년 동안
厥祚延綿(궐조연면) : 기나긴 복을 누리소서.
卑禮招賢(비례초현) : 귀하신 손님맞이하니
儼若神仙(엄약신선) : 신선처럼 의젓하여라.
玩彼新篇(완피신편) : 새로 지은 노래를 즐기니
珠玉相聯(주옥상련) : 구슬을 꿰맨 듯하여라.
琬琰以鑴(완염이휴) : 옥돌에다 깊이 새겨
千載永傳(천재영전) : 천년 길이 전하리라.
君子言旋(군자언선) : 군자께서 돌아가신다 하니
開此瓊筵(개차경연) : 아름다운 이 잔치를 베풀었네.
歌以採蓮(가이채련) : 「채련곡(採蓮曲)」을 노래하며
妙舞躚翩(묘무선편) : 나풀나풀 춤을 추고,
伐鼓淵淵(벌고연연) : 두둥둥 쇠북을 두들기며
和彼繁絃(화피번현) : 거문고 뜯어 화답하네.
一棹航船(일도항선) : 뱃노래 권주가로
鯨吸百川(경흡백천) : 고래처럼 술 마시네.
揖讓周旋(읍양주선) : 예절 갖추어 놀면서도
樂且無愆(악차무건) : 즐거움 끝이 없어라.


歌竟(가경) : 노래가 끝났다.

 於是(어시) : 이에
江河君長(강하군장) : 강하의 군장들이
跪而陳詩(궤이진시) : 꿇어앉아 시를 지어 바쳤다.

 

7)조강신의 시


其第一座曰(기제일좌왈) : 그 첫째인 조강신의 시는 이러하였다.

碧海朝宗勢未休(벽해조종세미휴) : 푸른 바다로 흘러드는 물은 그 형세가 쉼이 없어
奔波汨汨負輕舟(분파골골부경주) : 힘차게 이는 물결이 가벼운 배를 띄웠어라.
雲初散後月沈浦(운초산후월침포) : 구름이 흩어진 뒤에 밝은 달은 물에 잠기고
潮欲起時風滿洲(조욕기시풍만주) : 밀물이 밀려들자 건들바람 섬에 가득해라.
日煖龜魚閑出沒(일난구어한출몰) : 날이 따뜻해지자 거북과 고기들 한가롭게 나타나고
波明鳧鴨任沈浮(파명부압임침부) : 맑은 물살에 오리떼들은 제멋대로 떠다니네.
年年觸石多鳴咽(년년촉석다명인) : 해마다 파도 속에 시달리던 이 몸인데

此夕歡娛蕩百憂(차석환오탕백우) : 오늘 저녁 즐거움으로 온갖 근심이 다 녹았네.

8)낙하신의 시


第二座曰(제이좌왈) : 둘째인 낙하신의 시는 이러하였다.

五花樹影蔭重茵(오화수영음중인) : 오색꽃 그림자가 겹자리를 덮었는데
籩豆笙簧次第陳(변두생황차제진) : 대그릇과 피리들이 차례로 벌여 있네.
雲母帳中歌宛轉(운모장중가완전) : 운모(雲母) 휘장 두른 곳에 노랫소리 간드러지고
水晶簾裏舞逡巡(수정렴리무준순) : 수정 주렴 드리운 속에선 나풀나풀 춤을 추네.
神龍豈是池中物(신룡기시지중물) : 성스런 용왕님께서 어찌 못 속에만 계시겠나?
文士由來席上珍(문사유래석상진) : 문사는 그 전부터 자리 위의 보배로다.
安得長繩繫白日(안득장승계백일) : 어찌하면 기 끈을 얻어 지는 해를 잡아매고
留連泥醉艶陽春(유련니취염양춘) : 아름다운 봄 햇살 속에 흠뻑 취해 지내려나.

9)벽란신의 시


第三座曰(제삼좌왈) : 셋째 벽란신의 시는 이러하였다.

神王酩酊倚金牀(신왕명정의금상) : 용왕님께선 술에 취해 금상에 기대셨는데
山靄霏霏已夕陽(산애비비이석양) : 산 비는 부슬부슬 해는 이미 석양일세.
妙舞傞傞廻錦袖(묘무사사회금수) : 너울너울 곱게 춤추며 비단 소매 돌아가고
淸歌細細遶彫梁(청가세세요조량) : 맑은 노래 가느다랗게 대들보를 안고 도네.
幾年孤憤翻銀島(기년고분번은도) : 몇 년 동안 외로웠던가. 은섬이 번득이는데
今日同歡擧玉觴(금일동환거옥상) : 오늘에야 기쁘게도 백옥잔을 함께 드네.
流盡光陰人不識(류진광음인불식) : 흘러가는 이 세월을 아는 사람이 없느니
古今世事太忽忙(고금세사태홀망) : 예나 이제나 세상일은 너무나도 바빠라.

題畢進呈(제필진정) : 짓기를 마치고 용왕에게 바치자,
神王笑閱(신왕소열) : 용왕이 웃으면서 읽어 본 뒤에
使人授生(사인수생) : 사람을 시켜 한생에게 주었다.
生受之跪讀(생수지궤독) : 한생은 이 시를 받고 꿇어앉아 읽었다.
三復賞玩(삼복상완) : 세 번이나 거듭 읽으며 감상하였다.

 

10)한생,20운 장편시 지어 노래하다


卽於座前(즉어좌전) : 그 자리에서
題二十韻(제이십운) : 이십 운(韻)의 장편시를 지어
以陳盛事(이진성사) : 성대한 일을 노래하였다.

詞曰(사왈) : 그 가사는 이러하였다.

天磨高出漢(천마고출한) : 천마산이 높이 솟아
巖溜遠飛空(암유원비공) : 폭포가 공중에 날아가네.
直下穿林壑(직하천림학) : 곧바로 떨어져 숲을 뚫고
奔流作巨淙(분류작거종) : 급하게 흘러 큰 시내가 되었네.
波心涵月窟(파심함월굴) : 물 가운데엔 달이 잠기고
潭底悶龍宮(담저민용궁) : 못 밑바닥엔 용궁이 있어,
變化留神迹(변화유신적) : 신기한 변화로 자취를 남기시고
騰拏建大功(등나건대공) : 하늘에 올라 공을 세우시니,
煙熅生細霧(연온생세무) : 가는 안개가 자욱히 끼고
駘蕩起祥風(태탕기상풍) : 상서로운 바람이 부네.
碧落分符重(벽락분부중) : 하늘에서 분부가 중하여
靑丘列爵崇(청구열작숭) : 청구(靑丘)에 높은 작위를 받으셨으니,
乘雲朝紫極(승운조자극) : 구름 타고 자신전(紫宸殿)에 조회하시고

行雨駕靑驄(행우가청총) : 청총마를 달리며 비를 내리시네.
金闕開佳燕(금궐개가연) : 황금 대궐에서 잔치를 열고
瑤階奏別鴻(요계주별홍) : 옥 뜨락에서 풍류를 베푸셨으니,
流霞浮茗椀(류하부명완) : 찻잔에는 노을이 뜨고
湛露滴荷紅(담로적하홍) : 연잎에는 붉은 이슬이 젖네.
揖讓威儀重(읍양위의중) : 위의(威儀)도 정중하건만
周旋禮度豊(주선예도풍) : 예법은 더욱 높아,
衣冠文璨爛(의관문찬란) : 의관과 문채 찬란하고
環珮響玲瓏(환패향영롱) : 환패 소리 쟁쟁하여라.
魚鼈來朝賀(어별내조하) : 물고기와 자라들 조회 드리고
江河亦會同(강하역회동) : 물신령들도 모였으니,
靈機何恍惚(영기하황홀) : 조화가 어찌 그리 황홀하던지
玄德更淵沖(현덕경연충) : 숨은 덕이 더욱 깊으셔라.
苑擊催花鼓(원격최화고) : 북을 쳐서 꽃을 피게 하고
樽垂吸酒虹(준수흡주홍) : 술잔 속에는 무지개가 있네.
天姝吹玉笛(천주취옥적) : 천녀는 옥피리를 불고
王母理絲桐(왕모리사동) : 서왕모는 거문고를 타네.
百拜傳醪醴(백배전료례) : 백 번 절하고 술잔을 올리며
三呼祝華嵩(삼호축화숭) : 만수무강하시라 세번 외치네.
煙沈霜雪果(연침상설과) : 얼음 같은 과일에다
盤映水晶葱(반영수정총) : 수정 같은 채소까지 있어,
珍味充喉潤(진미충후윤) : 온갖 진미에 배부르고
恩波浹骨融(은파협골융) : 깊은 은혜는 뼈에 스며라.
還如湌沆瀣(환여찬항해) : 신선의 이슬을 마신 듯
宛似到瀛蓬(완사도영봉) : 봉래산에 구경은 듯,
歡罷應相別(환파응상별) : 즐거움 다하여 헤어지려니
風流一夢中(풍류일몽중) : 풍류마저 한바탕 꿈과 같아라.

詩進(시진) : 한생이 시를 지어 바치자,
滿座皆歎賞不已(만좌개탄상불이) :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감탄하고 칭찬하여 마지않았다.
神王謝曰( 신왕사왈) : 용왕이 감사하면서 말하였다.
當勒之金石(당륵지금석) : "이 시를 마땅히 금석에 새겨
以爲弊居之寶(이위폐거지보) : 우리 집의 보배로 삼겠습니다."

 

3]용궁을 두루 관람하다


生拜謝(생배사) : 한생이 절하고 감사드린 뒤에
進而告曰(진이고왈) : 앞으로 나아가 용왕에게 아뢰었다.
龍宮勝事(용궁승사) : "용궁의 좋은 일들은
已盡見之矣(이진견지의) : 이미 다 보았습니다.
且宮室之廣(차궁실지광) : 그런데 웅장한 건물들과
疆域之壯(강역지장) : 넓은 강토도
可周覽不(가주람부) : 둘러 볼 수가 있겠습니까?"
神王曰可(신왕왈가) : 용왕이 말하기를, "좋습니다."
生受命(생수명) : 한생이 용왕의 허락을 받고
出戶盱衡(출호우형) : 문 밖에 나와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는데,
但見綵雲繚繞(단견채운료요) : 오색 구름이 주위에 둘려 있는 것만 보여서
不辨東西(불변동서) : 동서를 분별할 수가 없었다.
神王命吹雲者掃之(신왕명취운자소지) : 용왕이 구름을 불어 없애는 자에게 명하여 구름을 쓸어버리게 하자,
有一人(유일인) : 한 사람이
於殿庭(어전정) : 궁전 뜰에서

蹙口一吹(축구일취) : 입을 오므리며 한번에 불어 버렸다.


天宇晃朗(천우황랑) : 그러자 하늘이 환하게 밝아졌는데,
無山石巖崖(무산석암애) : 산과 바위 벼랑도 없고
但見世界平闊如碁局(단견세계평활여기국) : 다만 넓은 세계가 바둑판처럼 보였는데
可數十里(가수십리) : 수십 리나 되었다.

瓊花琪樹(경화기수) :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列植其中(열식기중) : 그 가운데 줄지어 심어져 있었고,
布以金沙(포이금사) :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었다.
繚以金墉(료이금용) : 둘레는 금성으로 쌓아졌으며,
其廊廡庭除(기랑무정제) : 그 행랑과 뜰에는
皆鋪碧琉璃塼(개포벽류리전) : 모두 푸른 유리 벽돌을 펴고 깔아서
光影相涵(광영상함) : 빛과 그림자가 서로 비치었다.
神王命二人(신왕명이인) : 용왕이 두 사람에게 명하여
指揮觀覽(지휘관람) : 한생을 이끌고 구경시키도록 하였다.

 

1)조원지루(朝元之樓)


行到一樓(행도일루) : 한 누각에 이르렀는데,
名曰朝元之樓(명왈조원지루) : 그 이름을 '조원지루(朝元之樓)'라고 하였다.
純是玻瓈所成(순시파려소성) : 이 누각은 순전히 파리로 이루어졌고
飾以珠玉(식이주옥) : 진주와 구슬로 장식하였으며,
錯以金碧(착이금벽) : 황금색과 푸른색으로 아로새겨졌다.
登之若凌虛焉(등지약능허언) : 그 위에 오르자 마치 허공을 밟는 것 같았으며,
其層十級(기층십급) : 그 층이 열이나 되었다.
生欲盡登(생욕진등) : 한생이 그 위층까지 다 올라가려고 하자
使者曰(사자왈) : 사자가 말하였다.
神王以神力自登(신왕이신력자등) : "여기는 용왕께서 신력(神力)으로 혼자만 오르실 뿐이고,
僕等亦不能盡覽矣(복등역불능진람의) : 저희들도 또한 다 둘러보지를 못하였습니다."
蓋上級(개상급) : 이 누각의 위층이
與雲霄幷(여운소병) : 구름 위에 솟아 있었으므로
非塵凡可及(비진범가급) : 보통 사람이 올라 갈수는 없었다.
生登七層而下(생등칠층이하) : 한생이 칠층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2)능허지각(凌虛之閣)의 의장(儀仗)들


又到一閣(우도일각) : 또 한 누각에 이르렀는데,
名曰凌虛之閣(명왈능허지각) : 그 이름은 '능허지각(凌虛之閣)'이었다.
生問曰(생문왈) : 한생이 물었다.
此閣何用(차각하용) : "이 누각은 무엇 하는 곳입니까?"
曰此神王朝天之時(왈차신왕조천지시) : "이 누각은 용왕께서 하늘에 조회하실 때에
整其儀仗(정기의장) : 그 의장(儀仗)을 갖추고
飾其衣冠之處(식기의관지처) : 의관을 손질하는 곳이랍니다."

 

전모(電母)의 거울


生請曰(생청왈) : 한생이 청하였다.
願觀儀仗(원관의장) : "그 의장을 보고 싶습니다."
使者(사자) : 사자가
引至一處(인지일처) : 한생을 인도하여 한 곳에 이르렀더니
有一物(유일물) : 한 물건이 있었는데,
如圓鏡(여원경) : 마치 둥근 거울과 같았다.
燁燁有光(엽엽유광) : 그런데 번쩍번쩍 빛나서
眩目不可諦視(현목불가체시) : 눈이 어지러워 제대로 살펴볼 수가 없었다.
生曰(생왈) : 한생이 말하였다.
此何物也(차하물야) : "이것은 무슨 물건입니까?"
曰電母之鏡(왈전모지경) : "전모(電母)의 거울이지요."

 

뇌공의 북

 又有鼓(우유고) : 또 북이 있었는데,

大小相稱(대소상칭) : 크고 작은 것이 서로 어울렸다.
生欲擊之(생욕격지) : 한생이 이를 쳐다보려고 하자
使者止之曰(사자지지왈) : 사자가 말리면서 말하였다.
若一擊(약일격) : "이 북을 한번 친다면
則百物皆震(칙백물개진) : 온갖 물건이 모두 진동하게 됩니다.
卽雷公之鼓也(즉뇌공지고야) : 이것은 우레를 맡은 뇌공의 북입니다."

 

바람을 일게 하는 풀무


又有一物(우유일물) : 또 한 물건이 있었는데
如橐籥(여탁약) : 풀무 같았다.
生欲搖之(생욕요지) : 한생이 흔들어 보려고 하자
使者復止之曰(사자복지지왈) : 사자가 다시 말리면서 말하였다.
若一搖(약일요) : "만약 한번 흔든다면
則山石盡崩(칙산석진붕) : 산의 바위가 다 무너지며
大木斯拔(대목사발) : 큰 나무들도 다 뽑히게 됩니다.
卽哨風之橐也(즉초풍지탁야) : 이것은 바람을 일게 하는 풀무랍니다."

 

빗자루 모양의 물뿌리개


又有一物(우유일물) : 또 한 물건이 있었는데
如拂箒(여불추) : 빗자루처럼 생겼고,
而水甕在邊(이수옹재변) : 그 옆에는 물 항아리가 있었다.
生欲灑之(생욕쇄지) : 한생이 물을 뿌려 보려고 하자
使者又止之曰(사자우지지왈) : 사자가 또 말리면서 말하였다.
若一灑(약일쇄) : "물을 한번 뿌리면
洪水滂沱(홍수방타) : 홍수가 나서,
懷山襄陵(회산양릉) : 산이 잠기고 언덕까지 물이 오르게 된답니다."
生曰(생왈) : 한생이 말하였다.
然則何乃不置噓雲之器(연칙하내불치허운지기) : "그렇다면 어찌 구름을 불어 내는 기구는 두지 않습니까?"
曰雲則神王神力所化(왈운칙신왕신력소화) : "구름은 용왕의 신력으로 되는 것이지요.
非機括可做(비기괄가주) : 기계가 움직여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랍니다."

生又曰(생우왈) : 한생이 또 말하였다.
雷公電母(뇌공전모) : "뇌공(雷公)과 전모(電母)와
風伯雨師(풍백우사) : 풍백(風伯)과 우사(雨師)는
何在(하재) : 어디에 있습니까?"
曰天帝囚於幽處(왈천제수어유처) : "천제(天帝)께서 그윽한 곳에 가두어 두고
使不得遊(사부득유) : 돌아다지지 못하게 하였지요.
王出則斯集矣(왕출칙사집의) : 용왕께서 나오시면 곧 모여든답니다."


其餘器具(기여기구) : 그 나머지 기구들은
不能盡識(불능진식) : 다 알 수가 없었다.
又有長廊(우유장랑) : 또 기다란 행랑이
連亙數里(연선수리) : 몇 리쯤 잇따라 뻗어 있었는데,
戶牖鎖以金龍之鑰(호유쇄이금용지약) : 문에는 용의 모습을 새긴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


生問(생문) : 생이 물었다
此何處(차하처) : "여기는 어디입니까?"
使者曰(사자왈) : 사자가 말하였다.
此神王(차신왕) : "여기는 용왕께서
七寶之藏也(칠보지장야) : 칠보(七寶)를 간직하여 두신 곳이랍니다."
周覽許時(주람허시) : 한생이 한참 동안 두루 돌아다니며 구경하였지만,
不能遍見(불능편견) : 다 둘러볼 수는 없었다.

 

4]한생, 용왕과 작별하다

1)진주 두 알, 비단 두 필 선물 받다


生曰(생왈) : 한생이 말하였다.

欲還(욕환) :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使者曰唯(사자왈유) : 사자가 말하기를, "그러시지요."
生將還(생장환) : 한생이 돌아오려고 하였더니
其門戶重重(기문호중중) : 그 문들이 겹겹이 막혀서
迷不知其所之(미부지기소지) :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命使者而先導焉(명사자이선도언) : 그래서 사자에게 부탁하여 앞에서 인도하게 하였다.
生到本座(생도본좌) : 한생이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서
致謝於王曰(치사어왕왈) : 용왕에게 감사드렸다.
厚蒙恩榮(후몽은영) : "대왕의 두터우신 은덕을 입어
周覽佳境(주람가경) : 훌륭한 곳들을 두루 둘러보았습니다."
再拜而別(재배이별) : 한생이 두 번 절하고 작별하였다.
於是(어시) : 그랬더니
神王以珊瑚盤(신왕이산호반) : 용왕이 산호쟁반에다
盛明珠二顆(성명주이과) : 진주 두 알과
氷綃二匹(빙초이필) : 흰 비단 두 필을 담아서
爲贐行之資(위신행지자) : 노잣돈으로 주고,
拜別門外(배별문외) : 문 밖에 나와서 절하며 헤어졌다.


三神同時拜辭(삼신동시배사) : 세 신도 함께 절하고 하직하였다.
三神乘輦直返(삼신승련직반) : 세 신은 수레를 타고 곧바로 돌아갔다.
復命二使者(복명이사자) : 용왕이 다시 두 사자에게 명하여
持穿山簸水之角(지천산파수지각) : 산을 뚫고 물을 헤치는 무소뿔을 가지고
揮以送之(휘이송지) : 한생을 인도하게 하였다.

사자의 등에 업힌 한생은 어느 새 자기집 거실에 누워 있었다


一人謂生曰(일인위생왈) : 한 사람이 한생에게 말하였다.
可登吾背(가등오배) : "제 등에 올라타고
閉目半餉(폐목반향) : 잠깐만 눈을 감고 계십시오."
生如其言(생여기언) : 한생이 그 말대로 하였다.
一人揮角先導(일인휘각선도) : 한 사람이 서각을 휘두르면서 앞에서 인도하는데,
恰似登空(흡사등공) : 마치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唯聞風水聲(유문풍수성) : 오직 바람소리와 물소리만 들렸는데,
移時不絶(이시부절) : 잠시도 끊어지지 않았다.
聲止開目(성지개목) : 이윽고 그 소리가 그쳐서 눈을 떠보았더니,
但偃臥居室而已(단언와거실이이) : 자기 몸이 거실에 드러누워 있었다.


生出戶視之(생출호시지) : 한생이 문 밖에 나와서 보았더니
大星初稀(대성초희) : 커다란 별이 드문드문 보였다.
東方向明(동방향명) : 동방이 밝아 오고
鷄三鳴而更五點矣(계삼명이경오점의) : 닭이 세 홰나 쳤으니, 밤이 오경쯤 되었다.
急探其懷而視之(급탐기회이시지) : 재빨리 품속을 더듬어 보았더니
則珠綃在焉(칙주초재언) : 진주와 비단이 있었다.
生藏之巾箱(생장지건상) : 한생은 이 물건들을 비단 상자에 잘 간직하였다.
以爲至寶(이위지보) : 귀한 보배로 여기면서,
不肯示人(불긍시인) : 남에게 보여 주지도 않았다.

 

2)한생은 명산에 들어가 종적을 알 수 없었다


其後(기후) : 그 뒤에
生不以名爲懷(생불이명위회) : 한생은 세상의 명예와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入名山(입명산) : 명산으로 들어갔다.
不知所終(부지소종) : 어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8080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自寫眞贊[자화상 찬]

-위 사진 상단.

* 두번째 사진은 젊은날의 자화상.

*이땅에서 자화상을 그리는 것도 드문 일이거니와 스스로 '贊'을 붙여 자신을 예찬한다는 건 자신이 당당하게  살아온 길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自讚'에서 겸양의 미덕도 보였지만 최치원 이후 자신의 천재성과 독창성, 그리고 정의로운 삶의 드러난 궤적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감히 단언한다. 물론 만해 한룡운 선생께서 佛心에 기초한 시적 천재성과 정의로운 삶의 바톤을 이어 받으셨지만.

俯視李賀

(부시이하) 이하(李賀)*도 내려다 볼 만큼

優於海東

(우어해동) 조선에서 최고라고들 했지.

騰名謾譽

(등명만예) 높은 명성과 헛된 칭찬

於爾孰逢

(어이숙봉) 네게 어찌 걸맞겠는가.

爾形至眇

(이형지묘) 네 형체는 지극히 작고

爾言大閒

(이언대동) 네 언사는 너무도 오활하네.

宜爾置之

(의이치지) 네 몸을 두어야 할 곳은

丘壑之中

(구학지중) 금오산 산골짝이 마땅하도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323023002&wlog_tag3=naver#csidx5cb1eef2c190ffca8ad78f9df6ab14d

* 이하 李賀, Li He (791-817)

26세에 요절한 唐代 천재시인.

 

[참고]

生六臣

서산서원은 1703년(숙종 29)에 경상도 유학 곽억령(郭億齡) 등이 조려(趙旅), 원호(元昊), 김시습(金時習), 이맹전(李孟專), 성담수(成聃壽), 남효온(南孝溫) 등의 병향(幷享)을 사육신의 예에 따라 이루어짐이 마땅함을 국왕에게 상소하여 윤허를 받고 여섯 사람의 제향을 위하여 창건한 서원이 되었다.

死六臣

성삼문(成三問:1418~56)·하위지(河緯地:1387~1456)·이개(李塏:1417~56)·유성원(柳誠源:?~1456)·박팽년(朴彭年:1417~56)·유응부(兪應孚:?~1456) 등을 일컫는다

거렬당한 이분들의 시신을 거둔 분은 거둔 분은 김시습이라 전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C%9C%A1%EC%8B%A0%EA%B3%B5%EC%9B%90

 

사육신공원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사육신 공원(死六臣公園)은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동에 있는 사육신묘와 그 외 사육신비 등이 안장된 공원이다. 원래 이곳에 있던 성삼문·이개·박팽년·김문기의 묘에, 하위지·유성원의 가

ko.wikipedia.org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1445년)으로부터 왕위를 빼앗고, 왕이 되자 이에 불복하고 단종 복위에 힘 쓰다 목숨을 잃은 성삼문하위지이개유성원박팽년김문기를 현창하여 모신 곳이다. 이들은 단종 3년(1455년)에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에 분개하여 단종의 복위를 노리던 중, 1456년 6월 명나라 사신의 환송연에서 성삼문의 아버지 성승(成勝)가 세조 일파를 처단하기로 계획하였으나, 이 사실이 사전에 누설되어 실패하였다. 이들의 계획이 좌절되자 거사 동지이며 집현전 출신인 김질(金礩) 등이 세조에게 단종복위 계획을 밀고하여 연루자들이 모두 붙잡혔다.

성삼문은 시뻘겋게 달군 쇠로 다리를 꿰고 팔을 잘라내는 잔혹한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세조를 ‘전하’라 하지 않고 ‘나리’라 불렀으며, 나머지 사람들도 진상을 자백하면 용서한다는 말을 거부하고 형벌을 받았다. 성삼문박팽년이개는 단근질로 죽음을 당하였고하위지는 참살 당하였다. 유응부는 잡히기 전에 자기 집에서 아내와 함께 자살하였다. 이밖에 사육신의 가족으로 남자인 경우는 모두 죽음을 당하였고, 여자의 경우는 남의 노비로 끌려가는 등 70여명이 모반 혐의로 화를 입었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8008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사육신공원 내용추가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8573?category=487462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티스토리]

 

https://kydong77.tistory.com/21713

 

눈발 날리는 영윌 장릉(莊陵,단종 릉)/ 엄흥도의 정려각(旌閭閣)

https://www.youtube.com/watch?v=UE0k3MfT59Q https://www.youtube.com/watch?v=r_o1zVGvNGA https://www.youtube.com/watch?v=OBCb9y2rR8Q 눈 ㅡ김수영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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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육신 김시습

1455년(세조 1년) 21세 때

삼각산(三角山) 중흥사(重興寺)에서 글을 읽다가 단종(端宗)이 왕위를 빼앗겼다는 변보를 듣고 문을 닫고 3일 동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읽던 서적을 다 불에 태우고 거짓 미친 채 변소에 빠졌다가 도망하여 중이 되어 이름을 설잠(雪岑)이라 하였다.

 

경주 금오산 용장사지 마애불

용장사지 삼층석탑

 

 

茸長寺有懷(용장사 유회)

ㅡ 김시습

 

茸長山洞幽

용장산동유, 용장산 골짜기 깊고 깊어서

不見有人來

부견유인래, 사람이 오는 것이 보이지 않네.

細雨移溪竹

세우이계죽, 가랑비는 시냇가 대나무를 찾아가고

斜風護野梅

사풍호야매, 스쳐가는 바람은 들의 매화를 감싸주네.

小窓眠共鹿

소창면공록,  작은 창에서 잠드니 꿈은 사슴을 따라 나서고         

枋椅坐同灰

방의좌동회, 낡은 의자에 앉으니 몸과 마음 식은 재로다

不覺茅簷畔

부각모첨반, 초가집에 딸린 밭두둑이 알지 못하는 사이

庭花落又開

정화낙우개, 뜨락의 꽃밭에는 꽃이 지고 또 피누나.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8087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금오신화>의 금오는 경주 남산의 주봉을 지칭하고, 신화란 새로운 이야기의 뜻인데, 소설은 기본적으로 소재든 주제든 문체든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굳이 금오를 덧붙인 것은 작품을 창작한 장소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21세때 삼각산 중흥사에서 과거시험 준비중 세조의 왕위찬탈 소식에 과거공부를 포기하고 20대엔 방랑생활의 연속이었고, 31세때 정착한 곳이 위의 거대한 마애불이 있는 경주 남산에 위치한 용장사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은 용장사 거처에서 집필되었다.

그가 선택한 新話는 명나라 구우의 <剪燈新話>에서 시도했던 人鬼交歡說話였다. 인귀교환이란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영혼인 귀신이 만나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다.

<전등신화>의 '전등'이란 등불 심지에서 그을음이 나서 심지를 자른다는 의미다. 다시말하면 밤이 깊도록 잠도 안 자고 읽는 재미난 이야기를 기술한 소설이란 의미다.

<금오신화>의 경우엔 귀신과 시를 수작하는 장면이 잦은 걸로 보면, 그와 시를 수작할 만한 사람이 현실에 없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라고 운영자는 추정한다.

 

김시습 년보

http://www.maewd.com/

1435년(세종 17년)

시울 반중 북쪽에 있는 충순위(忠純衛) 일성(日省)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관은 강릉 (江陵)이요, 자는 열경(悅卿), 휘는 시습(時習), 호는 매월당(梅月堂),

동봉(東峰),

청한자(淸寒子), 벽산청은(碧山淸隱)·췌세옹(贅世翁),법호는 설잠(雪岑)이다.

대대 무인의 집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문장이 뛰어나 귀여움을 받았다.

고려조 (高麗朝) 시중 김태현(金太鉉)의 십삼세 손이다.

그이 외조가 맡아서 글을 가르쳤는데 말은 가르치지 않고 천자만 가르치어

어려서부터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표현하는 것이 더 빨랐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논어(論語)에 [자왈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子曰 學而時習之 不亦悅(設)乎)]에서 시습(時習)을 따서 휘(이름)로 하고 경(卿)자를 넣어서 열경(悅卿)이라고 자를 지었다고 한다.

세살 때 한시를 능히 지었다.

유모가 맷돌에 보리 가는 것을 보고 ,

[無 雨 黃 雲]

[비도 없이 천둥소리 어디서 나나,

누런 구름 조각이 각 사방에 흩어지네]

하고 소리 높이 읊으니 사람들이 모두 그를 신기하게 여겼다.

 

1439년(세종 21년)

5세 때에 수찬(修撰) 이계전(李季甸)의 문하에서 중용과 대학을 배워 능통하였다.

정승 허 조 (許稠)가 그를 찾아가서 불러 말하기를

[나는 늙었으니 늙을 로(老)자로 운을 달아 지어라]라고 하니 

[늙은 나무가 꽃 피는 것은 마음이 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하니

허 조는 문득 무릎을 치면서, [정말 신동이구나!]하고 탄복하였다 한다.

세종께서 이 소문을 듣고 시습을 불러 지신사(知申事) 박이창(朴以昌)에게 그의 재주를 시험하게 하여

[동자의 학문하는 태도가 흰 학이 푸른 하늘 끝에서 춤추는 것 같구나( 子之學 白鶴 靑空之末)] 싯귀를 주어 댓귀를 지으라 하니

[子之學 白鶴 靑空之末]

聖主之德 黃龍 海之中

[성스러운 임금님의 덕은 누런 용이 푸른 바다속에 꿈틀거리는 것 같습니다.]라

답하여, 세종께서는 크게 칭찬하시고 비단 50필을 상으로 내렸다.

이로부터 이름은 온 나라에 떨쳐 사람들에게서 5세 신동으로 불리게 되었다.

 

5세부터 13세까지

이웃에 사는 대사성(大司成) 김 반(金泮)의 문하에서 논어(論語).맹자(孟子).시경(時經).춘추(春秋)를 배웠으며, 이웃에 사는 사성(司成) 윤상(尹祥)에게 나아가 역경(易經).예기(禮記)와 여러 사서(史書)에서 제자백가(諸自百家)에 이르기까지 배웠다.

 1449년(세종 31년)

15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외가에서 양육을 받았다.

 1454년(단종 2년) 20세 때,

훈련원도정(訓練院都正) 남효례(南孝禮)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1455년(세조 1년) 21세에,

삼각산(三角山) 중흥사(重興寺)에서 글을 읽다가 단종(端宗)이 왕위를 빼앗겼다는 변보를 듣고

문을 닫고 3일 동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읽던 서적을 다 불에 태우고 거짓 미친 채 변소에 빠졌다가

도망하여 중이 되어 이름을 설잠(雪岑)이라 하였다.

 

1458년(세조 4년) 24세 때,

관서지방을 여행하였다.

가을에 <탕유관서록후지>를 저술하였다 .

 

1463년(세조 9년) 28세 때

방랑 여행으로 호남지방을 여행하였고 그해 가을에 <탕유호남록후지(宕遊湖南錄後志)>를

저술하였다. 가을에 서적 구입차 서울에 올라왔다가 효령대군(孝寧大君)의 권고를 받아 열흘 동안 법화경(法華經)을 교정하였다.

 

1465년(세조 11년) 31세 때,

경주(慶州)에 정착하였고, 봄에 남산의 주봉인 금오산 용장사 아래 계곡에 금오산실을 지어 살았다.

3월말에 효령대군의 초청을 받아 서울로 나와 원각사(圓覺寺)의 낙성식에 참석하였다.

 

1468년(세조 14년) 34세 때,

겨울에 금오산에 거처하고 <산거백영(山居百詠)>을 저술하였다.

이즈음 한국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저술하다. 경주 남산의 주봉이 금오산이다.

명나라 구우의 『전등신화』를 모방하여 인귀교환설화를 수용하여 ‘신화(新話)’라 붙이다.

 

[참고]

https://kydong77.tistory.com/19585

 

구우(瞿佑), 전등신화(剪燈新話)/ 한문과 국역

명청대의 문언소설 (0) 2013.06.01 명청대의 문언소설 명청시대(明淸時代)의 문언소설 (文言小說) http://kh99.kll.co.kr/gen/main_0602.html?kkk=5&sss=1&sl=1&id=kh99&no=4621&sno=45734&n=23 문학사 - 김경미 중국소설사에

kydong77.tistory.com

 

*人鬼交歡설화 - 사람과 귀신의 사랑이야기

https://kydong77.tistory.com/14011

 

최치원설화 or 쌍녀분(雙女墳)설화

雙女墳 江蘇省高淳縣 최치원설화/崔致遠傳 또는 쌍녀분(雙女墳)설화 雙女墳記 임명덕본, 한국한문소설전집, 권7,p.261. 국역은 김현양 외, (박이정, 1996) 을 참고하여 약간 부분 윤색하였다. 본문

kydong77.tistory.com

 

1471년(성종 2년) 37세 되던 해

봄에 금오산으로부터 서울로 돌아와 도성 동쪽 수락산 기슭에 폭천정사를 짓고 은거하였다.

 

1476년(성종 7년) 42세 때,

<산거백영후지(山居百詠後志)>를 저술하다.

 

1481년(성종 12년) 47세 때,

다시 속인이 되었다. 고기를 먹고 머리를 기르며 안씨(安氏)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다.

 

1482년(성종 13년) 48세 때,

이 해 이후부터 세상이 쇠진해짐을 보고는 세상일에 전혀 관계하지 않았다.

 

1483년(성종 14년) 49세 때,

육경(六經).자사 등의 많은 서적을 싣고 관동유람의 길을 떠났다.

 

1485년(성종 16년) 51세 때,

봄에 <독산원기(禿山院記)>를 지었다.

 

1493년(성종 24년) 59세 때,

3월에 충청도 홍산현(鴻山縣, 현재는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무량사(無量寺)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후>

1511년 (중종 6년)

세상을 떠난지 18년만에 왕명으로 유집(遺集)을 찾아 모아서 간행케 하였다.

1582년 (선조 15년)

세상을 떠난 지 89년만에 선조께서 이 이(李珥)에게 영을 내리어 김시습전(金時習傳)을 지어 바치게 하였다.

1703년 (숙종 29년)

세상을 떠난지 210년만에 유생 곽억령 등이 김시습 등 6인의 절의를 추모하여 사우를 세울 것을 상소하여

대왕께서 윤허하였다.

1782년 (정조 6년)

세상을 떠난 지 289년만에 이조판서(吏曺判書)에 추증하였다.

1784년 (정조 8년)

세상을 떠난 지 291년만에 청간(淸簡)이란 시호를 내렸다.

 

[참고]

무량사 (無量寺)에 선생의 부도(浮屠)가 있고 또 영정이 있다.

경주시 기림사 일주문 안에도

사찰 경내에 경주 남산에서 옮겨온 사당이 중수되어 있다.

이 영정은 선생이 자신의 초상을 자필로 그리셨다는 설이 전해 온다 .

선생은 유학과 불교에 능통한 저명한 학자이시다.

 

김시습전-율곡 이이 (0) 2011.03.12

 

김시습전-율곡 이이

[주]세조의 왕위찬탈로 파탄난 인생, 그는 장부의 표상이라며 수염을 기른 중으로 일생을 방랑했다. 47세때 환속하여 조부신께 사죄문도 올렸지만 충신불사이군의 유교적 이데올로기는 태생의 역마살을 자극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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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곡 : 전기 <김시습전(金時習傳)>

<김시습전(金時習傳)> 【해설】 이이(李珥)가 지은 전(傳). 김시습에 대하여 지은 전이다. 작자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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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김시습(金時習, 1435년 ~ 1493년)은 조선 초기의 문인, 학자이자 불교 승려이다. 생육신의 한 사람이다. 한성부에서 출생하였고 지난날 한때 경상도 김해를 거쳐 강원도 강릉에서 잠시 유아기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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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金時習, 1435년 ~ 1493년)은 조선 초기의 문인, 학자이자 불교 승려이다. 생육신의 한 사람이다. 한성부에서 출생하였고 지난날 한때 경상도 김해를 거쳐 강원도 강릉에서 잠시 유아기를 보낸 적이 있는 그의 본관은 강릉, 자(字)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梅月堂)·동봉(東峰)·벽산청은(碧山淸隱)·췌세옹(贅世翁), 불교 법명은 설잠(雪岑)이다. 충순위(忠順衛)를 지낸 김일성(金日省)의 아들이다.

수양대군이 자행한 단종에 대한 왕위 찬탈에 불만을 품고 은둔생활을 하다 승려가 되었으며, 벼슬길에 오르지 않았다. 일설에는 그가 사육신의 시신을 몰래 수습하여 경기도 노량진(현재의 서울 노량진 사육신 공원)에 암장했다고도 한다. 1493년 조선 충청도 홍산군 무량사에서 병사하였다. 이계전(李季甸), 김반(金泮), 윤상(尹祥)의 문인이다.

 

 

천재의 광기 - 김시습 금오신화 (0) 2018.08.29

 

천재의 광기 - 김시습 금오신화

Do-Re-Mi - Julie Andrews https://www.youtube.com/watch?v=L1l1KUuTNlk Do-Re-Mi - Julie Andrews [가사번역 자막] https://www.youtube.com/watch?v=b7Slk-6CYd4 https://www.youtube.com/watch?v=jITsImZ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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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정리 (0) 2012.08.31

 

금오신화 정리

이 블로그 운영자가 정리한 금오신화 자료는 다음과 같다. 김시습전 -율곡 이이 http://kydong77.tistory.com/8088 만복사저포기 상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7 만복사저포기 하 -김시습 htt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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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작품 요약 (0) 2009.11.22

 

금오신화 작품 요약

금오신화 [참고]금오신화 vs 구우/전등신화 http://blog.paran.com/kydong/34822337 현존하는 5편은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용궁부연록, 남염부주지 등 다섯편이다. 이들은 각기 소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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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전 -율곡 이이 (0) 2008.08.05

 

김시습전 -율곡 이이

[주]세조의 왕위찬탈로 파탄난 인생, 그는 장부의 표상이라며 수염을 기른 중으로 일생을 방랑했다.47세때 환속하여 조부신께 사죄문도 올렸지만 충신불사이군의 유교적 이데올로기는 태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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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사저포기 상 -김시습 (0) 2008.08.05

 

김시습, 만복사저포기 上

[주]금오신화 5편중 <만복사저포기>와 <이생규장전>은 인귀교환설화를 소재로 하였다.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의 영혼과 생시처럼 육체적 관계를 나누는 것을 인귀교환설화라 한다. 얼마나 지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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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사저포기 하 -김시습 (1) 2008.08.05

 

김시습, 만복사저포기 下

만복사저포기 萬福寺摴蒲記 下 2]무덤에서 사흘간 처자 환신과 지내다 1)처자 환신을 따라 개령동 처자의 집에 가다 生執女手, 經過閭閻, 양생이 여인의 손을 잡고 마을을 지나가는데, 犬吠於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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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규장전 상 -김시습 (0) 2008.08.05

 

김시습, 이생규장전 上

[주]담장은 현실세계와 이상세계의 경계다. 담장 안은 이생이 경험하지 못한 이상세계였다. 담장을 넘어 최랑과 시를 창수하니 신선세계에서 선녀를 만난 기분이었다. 어떻게 빠져들지 않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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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규장전 하 -김시습 (0) 2008.08.05

 

김시습, 이생규장전 下

[주]연애[풋사랑]-울산 농장, 결혼-홍건적의 난에 피살, 인귀교환-명수 다해 영별. 이 작품은 세 차례에 걸친 만남과 이별의 변주곡이다. 2]이생, 최랑과 이별하다 1)이생의 행동이 탄로나 울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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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유부벽정기 -김시습 (0) 2008.08.06

 

김시습, 취유부벽정기

[주] 이 작품은 부벽루에서 시를 창수할 짝을 만난 홍생과 기씨녀의 회고시의 향연이다. 홍생의 칠률 6수, 기씨녀의 칠률 6수, 40운 80구의 기씨녀의 오언고시 <강정추야완월(江亭秋夜玩月)>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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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 상 -김시습 (0) 2008.08.07

 

김시습,남염부주지 上

이 작품에는 매월당이 20년에 걸친 정신적 방황에서 도출하려 했던, 삶과 죽음에 대한 존재론적 회의와 불교의 세계관 및 의식의 오류에 대해 염왕과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 정리하고 있다. 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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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 하--김시습 (0) 2008.08.07

 

김시습, 남염부주지 下

3]염왕과의 담론 1)유불을 비교하다 生問曰(생문왈) : 박생이 물었다. 周孔瞿曇(주공구담) : "주공과 공자와 석가는 何如人也(하여인야) : 어떤 사람들입니까?" 王曰(왕왈) : 임금이 말하였다. 周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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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부연록 -김시습 (0) 2008.08.07

 

김시습, 용궁부연록

[주]한생이 용궁의 상량식 잔치에 초대되어 상량문 짓고, 용궁의 풍류잽이들과 초대받은 사람들이 돌아가며 재주를 보이며 시를 지은 후, 한생은 용궁을 두루 구경하고, 진주 두 알과 비단 두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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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원문과 번역 목록 (0) 2009.11.22

 

금오신화 원문과 번역 목록

[용장사지 위 마애불과 석탑들] [은자주] 이 블로그에 실은 금오신화의 원문과 번역 주소창을 소개한다. [참고]금오신화 vs 구우/전등신화 http://kydong77.tistory.com/5413 이 블로그 운영자가 정리한 금오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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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 / 전등신화 (0) 2009.11.17

 

구우 / 전등신화

[은자주]전등신화의 목차를 정리해 본다. 하단에 금오신화와 연관된 작품을 적시하고 걸작을 발췌해 본다. 전등신화(剪燈新話)_구우(瞿佑) 작자소전_주릉가(周楞伽) 서문 1. 구우(瞿佑)의 '전등신화서(剪燈新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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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산봉우리가 금오산 원경]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5414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금오신화 원문과 번역 목록

[용장사지 위 마애불과 석탑들] [은자주] 이 블로그에 실은 금오신화의 원문과 번역 주소창을 소개한다. [참고]금오신화 vs 구우/전등신화 http://kydong77.tistory.com/5413 이 블로그 운영자가 정리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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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金鰲新話後

-금오신화를 짓고

 

矮屋靑氈暖有餘

(왜옥청선난유여) 오두막집에 자리를 까니 두루 따스한데

滿窓梅影月明初

(만창매영월명초) 막 떠오른 달빛에 매화 그림자 창에 가득하구나.

挑燈永夜焚香坐

(도등영야분향좌) 등불 돋우며 밤 늦도록 향을 사루고 앉아서

閑著人間不見書

(한저인간불견서) 사람들이 못 보던 글 한가롭게 지어내네.

 

玉堂揮翰已無心

(옥당휘한이무심) 옥당에서 붓을 휘두르는 데에는 마음 없어진 지 오래고

端坐松窓夜正深

(단좌송창야정심) 소나무 어리는 창가에 단정히 앉아 있노라니 밤 정히 깊네.

香揷銅甁烏几淨

(향삽동병오궤정) 청동 향로에 향 꽂고 검은 책상 정갈히 하여

風流奇話細搜尋

(풍류기화세수심) 멋들어지고 기이한 이야기를 찾고 또 찾노라

 

 

 

https://kydong77.tistory.com/19586

 

김시습, <금오신화> / <금오신화>와 <전등신화>의 관련 작품 비교

kydong77.tistory.com/18799 김시습 - 천재의 당위론적 삶 [상단은 젊은 날의 초상화, 하단은 "자사진찬"까지 쓴 주름진 늙으막의 초상화] *심경호 교수는 '천재의 광기'란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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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작품 비교]

<금오신화> vs  <전등신화>

만복사저포기-등목취유취경원기

이생규장전 1부-연방루기

이생규장전 2부-애경전

취유부벽정기-금호야범기

남염부주지-영호생명몽록

용궁부연록-수궁경회록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9586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티스토리]

 

https://kydong77.tistory.com/21174

 

同安常察,十玄談/김시습,십현담요해 &한룡운, 십현담주해/南銘,北銘

[상단은 젊은 날의 초상화, 하단은 "자사진찬"까지 쓴 주름진 늙으막의 초상화] https://kydong77.tistory.com/18574 同安常察,十玄談/ 김시습,십현담요해 & 한룡운, 십현담주해 십현담 [十玄談] ​https://te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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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은 젊은 날의 초상화, 하단은 "자사진찬"까지 쓴 주름진 늙으막의 초상화]

 

*심경호 교수는 '천재의 광기'란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렸지만, 국법이나 자신에게 닥칠 위협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렬(車裂)당한 사육신들의 시신을 노량진 언덕에 거둔 것이나 은둔과 방랑으로 길 위의 삶을 선택한 것도, 죽는 날까지 "How to live?"의 문제를 고심한 자취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김시습이야말로 만해 한룡운 선생의 선범(先範)이었다. 승려의 길을 선택하여 同安常察의 <十玄談>   주해한 것까지도. 두 분은 삶의 본질을 간파하고 그 역사적 행위의 정당한 평가까지 확보한 천재들이셨다.

이런 취지의 시각에서 글제목을 <천재의 당위론적 삶>으로 바꾸었다. 그분들은 예견되는 앞날의 고통과 고난애도 불구하고 언제나 정의로운 삶을 선택했다. 통치자들의 위협도 감내해 가면서.....

그들이 名詩를 남긴 것은 다름 아닌 삶의 진정성 표출에 있다고 하겠다. 만해 선생이 당시 유행하던 3음보 형식을 버리고 산문시를 쓴 것도 그 초점은 진정성의 전달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타고르의 영향도 컸다고 할 수 있겠지만.

 

https://ko.wikipedia.org/wiki/%EA%B9%80%EC%8B%9C%EC%8A%B5

 

김시습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김시습(金時習, 1435년 ~ 1493년)은 조선 초기의 문인, 학자이자 불교 승려이다. 생육신의 한 사람이다. 한성부 출생이고 한때 강원도 강릉에서 잠시 유아기를 보낸 적이 있는 그의 본관은 강릉, 자(字)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梅月堂)·동봉(東峰)·벽산청은(碧山淸隱)·췌세옹(贅世翁), 불교 법명은 설잠(雪岑)이다. 충순위(忠順衛)를 지낸 김일성(金日省)의 아들이다. 수양대군이 자행한 단종에 대한 왕위 찬탈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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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찬(自寫眞贊)

-위 사진.

 

俯視李賀(부시이하) 이하(李賀)*도 내려다 볼 만큼

優於海東(우어해동) 조선에서 최고라고들 했지.

騰名謾譽(등명만예) 높은 명성과 헛된 칭찬

於爾孰逢(어이숙봉) 네게 어찌 걸맞겠는가.

爾形至眇(이형지묘) 네 형체는 지극히 작고

爾言大閒(이언대동) 네 언사는 너무도 오활하네.

宜爾置之(의이치지) 네 몸을 두어야 할 곳은

丘壑之中(구학지중) 금오산 산골짝이 마땅하도다.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323023002&wlog_tag3=naver#csidx5cb1eef2c190ffca8ad78f9df6ab14d

*[운영자 주]

번역에 '금오산'은 운영자가 덧붙임. 산골짝은 경주 남산 삼릉계곡. 그래서 기존 번역의 제목인 '나의 초상에 쓰다'를 바꾸어 '자화상 찬'이라 했다.

작품집 이름에 '금오'를 얹은 것은 금오산에서 유래함.

김시습은 34세 때 경주 남산 삼릉계곡 용장사 거소에서 <금오신화> 5편을 창작함.

*이하 李賀, Li He (791-817)

26세에 요절한 당대 천재시인.

문맥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이 글의 하단에 그의 시 <將進酒>를 소개한다.

 

<금오신화>에 수록된 김시습의 '自寫眞贊'부터 그는 기인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젊은 날의 자기 모습에다 노년의 오만상을 찌푸린 모습까지 그렸으나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젊은 날의 모습은 노추에도 변함없다. 허나 주름 때문인가 많이 온화한 모습이다

자화상이야 서구에도 많지만 찬을 쓴다는 게 희귀한 발상이다.

贊(찬)이란 찬양, 찬미의 의미다. 자기 자랑 해 봤자 듣는이는 귓전으로 듣는다. 그래서인지 내용인즉 찬이 아니라 자기 비하다. 5세 때 세종으로부터 하사받은 비단 필을 허리에 묶어 끌고 나오던 神童의 그런 호기는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다.

그는 47세 때 환속하여 재혼했으나 1년도 못견뎌 방랑의 길을 떠난다. 그는 참으로 별난 천재고, 그의 삶은 별난 인생살이였다. 우리는 이를 험한 산길에 비유하여 흔히 기구하다(崎嶇--) 고 말한다. '69다방'까지 경영했던 <날개>의 작가 이상도 그렇거니와 왜 천재들은 박복하고 불행한가? 그것이 알고 싶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8008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https://kydong77.tistory.com/18008

 

천재의 광기 김시습 & 권필과 남효온의 한시

자화상 찬(自寫眞贊) -위 사진 상단. 俯視李賀(부시이하) 이하(李賀)*도 내려다 볼 만큼 優於海東(우어해동) 조선에서 최고라고들 했지. 騰名謾譽(등명만예) 높은 명성과 헛된 칭찬 於爾孰逢(어이숙봉) 네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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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ydong77.tistory.com/8731?category=487462

 

금오신화 정리

이 블로그 운영자가 정리한 금오신화 자료는 다음과 같다. 김시습전 -율곡 이이 http://kydong77.tistory.com/8088 만복사저포기 상 -김시습 http://kydong77.tistory.com/8087 만복사저포기 하 -김시습 htt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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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ydong77.tistory.com/18574

 

同安常察,十玄談/ 김시습,십현담요해 & 한룡운, 십현담주해

십현담 [十玄談]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351358&cid=40942&categoryId=31543 중국 당나라의 선승(禪僧) 동안상찰(同安常察)이 조동종(曹洞宗)의 가풍과 수행자의 실천 지침 등을 칠언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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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광기, 매월당집과 금오신화(심경호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HDSfozlsM3w



https://www.youtube.com/watch?v=Ik4TafwYOHw

 

https://www.youtube.com/watch?v=D-kYr9I-fvo&t=17s

 

https://www.youtube.com/watch?v=H_xpnS1rWfY

 

 

https://www.youtube.com/watch?v=JHC0jiuyrCQ

 

 Non ti scorda di me/ Tenor Placido Domingo

Non ti scordar di me 나를 잊지 마세요 / E. D. Curtis

Partirono le rondini dal mio paese freddo e senza sole
제비들이 떠났습니다 차갑고 태양이 없는 나의 나라에서
Cercando primavere di viole, nidi d’amore e di felicità.
오랑캐 꽃들이 피는 봄을 찾아서, 그리고 사랑과 행복의 둥지를 찾아서.

La mia piccola rondine partì
나의 어여쁜 제비는 떠났습니다
Senza lasciarmi un bacio senza un addio partì.
나에게 한 번의 입맞춤도 남기지 않고, 작별의 인사도 없이 떠났습니다.

Non ti scordar di me, la vita mia è legata a te
나를 잊지 말거라, 나의 삶은 너와 연결이 되어 있단다
Io t’amo sempre più, nel sogno mio rimani tu.
나는 너를 여전히 더욱 사랑한다, 나의 꿈 속에 너는 남아 있단다.

출처: https://foneclassic.tistory.com/174 [포네클래식]

 

https://www.youtube.com/watch?v=CVpjQPU4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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