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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남염부주지/ 3계,지하세계 · 지표세계 · 천상세계& 6道

www.youtube.com/watch?v=SRz2FJVlWMI ww.youtube.com/watch?v=D68KA3wwk_g ko.wikipedia.org/wiki/%EC%9C%A1%EB%8F%84_(%EB%B6%88%EA%B5%90) 육도 (불교)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6도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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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는 매월당이 20년에 걸친 정신적 방황에서 도출하려 했던, 삶과 죽음에 대한 존재론적 회의와 불교의 세계관 및 의식의 오류에 대해 염왕과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 정리하고 있다. 박생은 염왕을 만나 그의 일원론적 세계관 확인, 천당 지옥설 및 귀신관에 대한 오류, 불교의 재(齋)의식의 오류 등 세상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으려 노력하였다. 이 작품의 주제는 박생의 남염부주 여행을 통해 정직한 유자(儒者)의 눈으로 세상보기라고 하면 맞을 것 같다. 담론의 순서에 따라 소제목을 부여하여 독해를 돕고자 하였다.

다른 '전'과 달리 고양된 감정을 표출하던 시(詩)가 제거되었다.

http://blog.naver.com/osj1952/100024796046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김시습(金時習)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김시습(金時習) 남염부주지-김시습(金時, 習) 成化初(성화초) : 성화(成化) 초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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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 유자(儒者) 박생의 남염부주 여행

-김시습(金時習)

 

1]박생의 성격

1)세상과 불화하는 고매한 기상

 

成化初

(성화초) : 성화(成化) 초년에

慶州有朴生者

(경주유박생자) : 경주에 박생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以儒業自勉

(이유업자면): 그는 유학에 뜻을 두고 언제나 자신을 격려하였다.

常補大學館

(상보대학관): 일찍부터 태학관(太學館) 에서 공부하였지만,

不得登一試

(부득등일시) : 한번도 시험에 합격하지는 못하였다.

常怏怏有憾

(상앙앙유감): 그래서 언제나 불쾌한 감정을 품고 지냈다.

而意氣高邁

(이의기고매) : 그는 뜻과 기상이 고매하여

見勢不屈

(견세불굴) : 세력을 보고도 굽히지 않았으므로,

人以爲驕俠

(인이위교협) : 남들은 그를 거만하다고 생각하였다.

然對人接話

(연대인접화) : 그러나 남들과 만나거나 이야기할 때에는

淳愿慤厚

(순원각후) : 온순하고 순박하였으므로,

一鄕稱之

(일향칭지) :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칭찬하였다.

 

 

2)불교, 무격. 귀신 등에 대하여 회의하다

 

生嘗疑浮屠巫覡鬼神之說

(생상의부도무격귀신지설): 박생을 일찍부터 부도(浮圖; 불교).무격.귀신 등의 이야기에 대하여

猶豫未決

(유예미결): 의심을 품고 있었지만,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였다.

旣而質之中庸參之易辭

(기이질지중용참지역사)

: 그러다가『중용』과『주역』을 읽은 뒤부터는

自負不疑

(자부불의) : 자기의 생각에 대하여 자신을 가지고 더 이상의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而以淳厚

(이이순후) : 그러나 그의 성품이 순박하고도 온후하였으므로

故與浮屠交

(고여부도교) : 스님들과도 잘 사귀었는데,

如韓之顚柳之巽者

(여한지전유지손자)

: 한유와 태전의 사이나 유종원과 손상인의 사이처럼 가까운

不過二三人

(불과이삼인) : 이들도 두세 사람 있었다.

浮屠亦以文士交

(부도역이문사교) : 스님들도 또한 그를 문사로서 사귀었다.

如遠之宗雷

(여원지종뢰) : 혜원이 종병. 뇌차종과 사귀었던 것처럼,

遁之王謝

(둔지왕사) : 지둔이 왕탄지. 사안과 사귀었던 것처럼

爲莫逆友(위막역우) : 막역한 벗이 많았다.

 

3)천당과 지옥설의 오류

 

一日

(일일) : 박생이 어느 날

因浮屠

(인부도) : 한 스님에게

問天堂地獄之說

(문천당지옥지설) : 천당과 지옥의 설에 대하여 묻다가,

復疑云

(부의운) : 다시 의심이 생겨서 말하였다.

天地一陰陽耳

(천지일음양이)

: "하늘과 땅에는 하나의 음(陰)과 양(陽)이 있을 뿐인데,

那有天地之外

(나유천지지외) : 어찌 이 하늘과 땅 밖에

更有天地

(갱유천지) : 또 다른 하늘과 땅이 있겠습니까?

必詖辭也

(필피사야) : 그것은 반드시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問之浮屠

(문지부도) : 그가 다시 스님에게 물었더니,

浮屠亦不能決答

(부도역불능결답): 스님도 또한 결정적으로 대답하지는 못하였다.

 

而以罪福響應之說答之

(이이죄복향응지설답지) : '죄와 복은 지은 데 따라서 응보가 있다.' 는 설로써 대답하였다.

生亦不能心服也

(생역불능심복야):박생은 역시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4)박생의 일리론(一理論)

常著一理論

(상저일리론) : 박생은 일찍이「일리론(一理論)」이란 논문을 지어서

以自警

(이자경) : 자신을 깨우쳤는데,

蓋不爲他岐所惑

(개불위타기소혹) : 이는 이단(불교)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其略曰(기략왈) : 그 대략은 이렇다.

常聞天下之理

(상문천하지리) : 내가 일찍이 옛 사람의 말을 들으니,

一而已矣(일이이의) : '천하의 이치는 한 가지가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一者何(

일자하) : '한 가지'란 무엇인가?

無二致也

(무이치야) : ‘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理者何

(이자하) : '이치'란 무엇인가?

性而已矣

(성이이의) : '천성'을 말한다.

性者何

(성자하) : '천성'이란 무엇인가?

天之所命也

(천지소명야) : '하늘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天以陰陽五行

(천이음양오행) : 하늘이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으로써

化生萬物

(화생만물) : 만물을 만들 때에

氣以成形

(기이성형) : 기(氣)로써 형체를 이루었는데,

理亦賦焉

(이역부언) : 이도 또한 타고나게 되었다.

所謂理者

(소위이자) : 이치라고 하는 것은

於日用事物上

(어일용사물상) : 일용 사물에 있어서

各有條理

(각유조리) : 각각 조리를 가지는 것이다.

 

語父子則極其親

(어부자칙극기친) : 예를 들면,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사랑을 다하여야 하고,

語君臣則極其義

(어군신칙극기의) : 임금과 신하사이에는 의리를 다하여야 하며,

以至夫婦長幼

(이지부부장유) : 남편과 아내 . 어른과 아이 사이에도

莫不各有當行之路

(막불각유당행지로) : 각기 당연히 행하여야 할 길이 있음을 말하였다.

是則所謂道(시즉소위도) : 이것이 바로 '도(道)'이다.

而理之具於吾心者也

(이리지구어오심자야) : 우리 마음속에 이 이치가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循其理

(순기리) : 이 이치를 따르면

則無適而不安

(칙무적이불안) : 어디를 가더라도 불안하지 않지만,

逆其理而拂性

(역기리이불성) : 이 이치를 거슬러서 천성을 어긴다면

則菑逮(즉치체) : 재앙이 미치게 될 것이다.

 

窮理盡性(궁리진성) : '궁리진성(窮理盡性)'은 究此者也(구차자야) : 이 이치를 연구하는 일이고, 格物致知(격물치지) : '격물치지(格物致知)'도 格此者也(격차자야) : 이 이치를 연구하는 일이다.

蓋人之生

(개인지생) : 사람은 날 때부터

莫不有是心

(막불유시심) : 모두 이 마음을 가졌으며,

亦莫不具是性

(역막불구시성) : 또한 이 천성을 갖추었다.

而天下之物

(이천하지물) : 천하의 사물에도

亦莫不有是理

(역막불유시리) : 또한 이 이치가 모두 있다.

以心之虛靈

(이심지허령) : 허령(虛靈)한 마음으로써

循性之固然

(순성지고연) : 천성의 자연을 따라

卽物而窮理

(즉물이궁리) : 만물에 나아가 이치를 연구하고,

因事而推源

(인사이추원) : 일마다 근원을 추구하여

以求至乎其極

(이구지호기극) : 그 극치에 이르게 된다면,

則天下之理

(즉천하지리) : 천하의 이치가

無不著現明顯

(무불저현명현) : 모두 나타나 분명해질 것이며,

而理之至極者

(이리지지극자) : 이치의 지극함이

莫不森於方寸之內矣

(막불삼어방촌지내의) : 마음속에 모두 벌여질 것이다.

以是而推之

(이시이추지) : 이러한 방법으로 추구하여 본다면

天下國家

(천하국가) : 천하와 국가에서

無不包括

(무불포괄) :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여기에 포괄되고

無不該合

(무불해합) : 해당될 것이니,

參諸天地而不悖

(참제천지이불패) : 천지 사이에 참여하더라도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質諸鬼神而不惑

(질제귀신이불혹) : 또 귀신에게 질문하더라도 미혹되지 않을 것이며,

歷之古今而不墜

(역지고금이불추) : 오랜 세월을 지나더라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儒者之事

(유자지사) : 유학자가 할 일은

止於此而已矣

(지어차이이의) : 오직 이에서 그칠 뿐이다.

天下豈有二理哉

(천하기유이리재) : 천하에 어찌 두 가지의 이치가 있겠는가?

彼異端之說

(피이단지설) : 저 이단의 말을

吾不足信也

(오불족신야) : 나는 믿지 않는다.

 

2]경주의 박생이 꿈속에 남염부주에 가다

1) 아, 남염부주!

一日

(일일) : 하루는

於所居室中

(어소거실중) : 박생이 자기 거실에서

夜挑燈讀易

(야도등독역) : 밤에 등불을 돋우고 『주역』을 읽다가

支枕假寐

(지침가매) : 베개를 괴고 언뜻 잠이 들었는데,

忽到一國

(홀도일국) : 홀연히 한 나라에 이르고 보니

乃洋海中一島嶼也

(내양해중일도서야) : 바로 바다 속의 한 섬이었다.

其地無草木沙礫

(기지무초목사력) : 그 땅에는 본래 풀이나 나무가 없었고, 모래나 자갈도 없었다.

所履非銅則鐵也

(소리비동칙철야) : 발에 밟히는 것이라고는 모두 구리가 아니면 쇠였다.

晝則烈焰亘天

(주즉열염긍천) : 낮에는 사나운 불길이 하늘까지 뻗쳐

大地融冶

(대지융야) : 땅덩이가 녹아 내리는 듯하였고,

夜則凄風自西

(야즉처풍자서) : 밤에는 싸늘한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와

砭人肌骨

(폄인기골) : 사람의 살과 뼈를 에는 듯하였다.

吒波不勝

(타파불승) : 타파를 견딜 수가 없었다.

又有鐵崖如城

(우유철애여성) : 성같은 쇠 벼랑이

緣于海濱

(연우해빈) : 바닷가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只有一鐵門

(지유일철문) : 굳게 잠긴 성문 하나가 덩그렇게 서 있었다.

 

2)성문(城門)에 들다

 

宏壯

(굉장) : 굉장하여

關鍵甚固

(관건심고) : 빗장과 자물쇠가 심히 단단했다

守門者

(수문자) : 수문장은

喙牙獰惡

(훼아영악) : 물어뜯을 것 같은 영악한 자세로

執戈鎚以防外物

(집과추이방외물) : 창과 쇠몽둥이를 쥐고 외물(外物)을 막고 서 있었다.

其中居民

(기중거민) : 그 가운데 거주하는 백성들은

以鐵爲室

(이철위실) : 쇠로 지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

晝則焦爛

(주즉초란) : 낮에는 피부가 불에 데어서 문드러지고

夜則凍烈

(야즉동렬) : 밤에는 얼어 터졌다.

唯朝暮蠢蠢

(유조모준준) : 오직 아침과 저녁에만 사람들이 꿈틀거리며

似有笑語之狀

(사유소어지상) : 웃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而亦不甚苦也

(이역불심고야) : 별로 괴로워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3)수문장이 염부제왕과의 만남을 주선하다

 

生驚愕逡巡

(생경악준순) : 박생이 깜짝 놀라서 머뭇거리자,

守門者喚之

(수문자환지) : 수문장이 그를 불렀다.

生遑遽不能違命

(생황거불능위명) : 박생은 당황하였지만 명을 어길 수 없어,

踧踖而進

(축적이진) : 공손하게 다가갔다.

守門者

(수문자) : 수문장이

竪戈而問曰

(수과이문왈) : 창을 세우고 박생에게 물었다.

子何如人也

(자하여인야) : "그대는 어떤 사람이오?"

生慄且答曰

(생율차답왈) : 박생이 두려워 떨면서 대답하였다.

某國某土某

(모국모토모) : "저는 아무 나라에 사는 아무개인데,

一介迂儒

(일개우유) : 세상 물정을 모르는 선비입니다.

干冒靈官

(간모영관) : 감히 영관(靈官)을 모독하였으니

罪當寬宥

(죄당관유) : 죄를 받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法當矜恕

(법당긍서) :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십시오."

拜伏再三

(배복재삼) : 박생이 엎드려 두세 번 절하며

且謝搪揬

(차사당돌) : 당돌하게 찾아온 것을 사죄하자,

守門者曰

(수문자왈) : 수문장이 말하였다.

爲儒者

(위유자) : "선비는

當逢威不屈

(당봉위불굴) : 위협을 당하여도 굽히지 않는다'고 하던데,

何磬折之如是

(하경절지여시) : 그대는 어찌 이처럼 지나치게 굽히시오?

吾儕欲見識理君子久矣

(오제욕견식이군자구의) : 우리들이 이치를 잘 아는 군자를 만나려 한 지가 오래 되었소.

我王亦欲見如君者

(아왕역욕견여군자) : 우리 임금께서도 그대와 같은 군자를 한번 만나서

以一語傳白于東方

(이일어전백우동방) : 동방 사람들에게 한 말씀을 전하려 하신다오.

少坐

(소좌) : 잠깐만 앉아 계시면,

吾將告子于王

(오장고자우왕) : 곧 우리 임금께 아뢰겠소."

言訖

(언흘) : 말을 마치자

趨蹌而入

(추창이입) : 수문장은 빠른 걸음으로 성안에 들어갔다.

 

俄然出語曰

(아연출어왈) : 얼마 뒤에 그가 나와서 말하였다.

王欲延子於便殿

(왕욕연자어편전) : "임금께서 그대를 편전(便殿)에서 만나시겠다니,

子當以訏言對

(자당이우언대) : 아무쪼록 정직한 말로 대답하시오.

不可以威厲諱

(불가이위려휘) : 위엄이 두렵다고 숨기면 안 되오.

使我國人民

(사아국인민) : 우리 나라 백성들이

得聞大道之要

(득문대도지요) : 올바른 길(大道)의 요지를 알게 하여 주시오."

 

4)두 동자가 박생의 이름이 적힌 선인의 명부를 보여주다

 

有黑衣白衣二童

(유흑의백의이동) : 말이 끝나자 검은 옷과 흰옷을 입은 두 동자가

手把文卷而出

(수파문권이출) : 손에 문서를 가지고 나왔다.

一黑質靑字

(일흑질청자) : 하나는 검은 문서에 푸른 글자로 썼고,

一白質朱字

(일백질주자) : 다른 하나는 흰 문서에 붉은 글자로 쓴 것이었다.

張于生之左右以示之

(장우생지좌우이시지) : 동자가 그 문서를 박생의 좌우에서 펴 보기에 들여다보았더니,

生見朱字有名姓

(생견주자유명성) : 박생의 이름이 붉은 글자로 씌어져 있었다.

曰現住某國朴某

(왈현주모국박모) : "현재 아무 나라 박아무개는

今生無罪(금생무죄) : 이승에서 지은 죄가 없으므로,

當不爲此國民

(당불위차국민) : 이 나라의 백성이 될 수 없다."

 

生問曰

(생문왈) : 박생이 이 글을 보고 동자에게 물었다.

示不肖以文卷

(시불초이문권) : "나에게 이 문서를 보이는 것은

何也

(하야) : 무슨 까닭이오?"

童曰

(동왈) : 동자가 말하였다.

黑質者

(흑질자) : "검은 종이의 것은

惡簿也

(악부야) : 악인의 명부이고,

白質者

(백질자) : 흰 종이의 것은

善簿也

(선부야) : 선인의 명부입니다.

在善簿者

(재선부자) : 선인의 명부에 실린 사람은

王當以聘士禮迎之

(왕당이빙사례영지) : 임금께서 선비를 초빙하는 예로써 맞이하십니다.

在惡簿者

(재악부자) : 인의 명부에 실린 사람도

雖不加罪

(수불가죄) : 악처벌하지는 않지만,

以民隸例勑之

(이민예예래지) : 노예로 대우하십니다.

王若見生

(왕약견생) : 임금께서 만약 선비를 보시면

禮當詳悉

(예당상실) : 예를 극진히 하실 것입니다."

言訖

(언흘) : 동자가 말을 마치더니,

持簿而入(지부이입) : 그 명부를 가지고 들어갔다.

 

5)박생 염부주에 들어가다

 

須臾飆輪寶車

(수유표륜보차) : 얼마 뒤에 바람을 타고 수레가 달려왔는데,

上施蓮座

(상시연좌) : 그 위에는 연좌(蓮座)가 설치되어 있었다.

嬌童彩女

(교동채녀) : 예쁜 동자와 동녀가

執拂擎盖

(집불경개) : 불자(拂子)를 잡고 일산(日傘)을 들었으며,

武隸邏卒

(무예나졸) : 무사와 나졸들이

揮戈喝道

(휘과갈도) : 창을 휘두르며 '물럿거라'고 외쳤다.

生擧首望之

(생거수망지) : 박생이 머리를 들고 멀리 바라보니

前有鐵城三重

(전유철성삼중) : 그 앞에 세 겹으로 된 철성(鐵城)이 있고,

宮闕嶔峩

(궁궐금아) : 높다란 궁궐이

在金山之下

(재금산지하) : 금으로 된 산아래 있었는데,

火炎漲天

(화염창천) : 뜨거운 불꽃이 하늘까지 닿도록

融融勃勃

(융융발발) : 이글거리며 타오르고 있었다.

顧視道傍人物

(고시도방인물) : 길가에 다니는 사람들을 돌아보았더니,

於火燄中

(어화염중) : 불꽃 속에서

履洋銅融鐵如蹋濘泥

(리양동융철여답녕니) : 녹아 내린 구리와 쇠를 마치 진흙이라도 밟듯이 밟으면서 다니고 있었다.

生之前路可數十步許

(생지전로가수십보허) : 그러나 박생의 앞에 뻗은 길은 수십 걸음쯤 되어 보였는데,

如砥而無流金烈火

(여지이무유금렬화) : 숫돌같이 평탄하였으며 흘러내리는 쇳물이나 뜨거운 불도 없었다.

蓋神力所變爾

(개신력소변이) : 아마도 신통한 힘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至王城

(지왕성) : 왕성(王城)에 이르니

四門豁開

(사문활개) : 사방의 문이 활짝 열려 있었는데,

池臺樓觀

(지대누관) : 연못가에 있는 누각 모습이

一如人間

(일여인간) : 하나같이 인간 세상의 것과 같았다.

有二美姝

(유이미주) : 아름다운 두 여인이

出拜扶携而入

(출배부휴이입) : 마중 나와서 절하더니, 모시고 들어갔다.

 

6)박생, 염부주왕을 만나다

 

王戴通天之冠

(왕대통천지관) : 임금은 머리에 통천관(通天冠)을 쓰고

束文玉之帶

(속문옥지대) : 허리에는 문옥대(文玉帶)를 띠였으며,

秉珪下階而迎

(병규하계이영) : 손에는 규(珪)를 잡고 뜰 아래까지 내려와서 맞이하였다.

生俯伏在地

(생부복재지) : 박생이 땅에 엎드려

不能仰視

(불능앙시) : 쳐다보지도 못하자,

王曰

(왕왈) : 임금이 말하였다.

土地殊異

(토지수이) : "서로 사는 곳이 달라서

不相統攝

(불상통섭) : 통제할 권리도 없을 뿐 아니라,

而識理君子

(이식이군자) : 이치에 통달한 선비를

豈可以威勢屈其躬也

(기가이위세굴기궁야) : 어찌 위세로 굽히게 할 수가 있겠소?"

挽袖而登殿上

(만수이등전상) : 임금이 박생의 소매를 잡고 전각 위로 올라와

別施一床

(별시일상) : 특별히 한 자리를 마련해 주었는데,

卽玉欄金床也

(즉옥난금상야) : 옥난간에 놓인 금으로 만든 자리였다.

 

坐定

(좌정) : 자리를 잡자,

王呼侍者進茶

(왕호시자진다) : 임금이 시자를 불러 차를 올리게 하였다.

生側目視之

(생측목시지) : 박생이 곁눈질하여 보았더니,

茶則融銅

(다칙융동) : 차는 구리를 녹인 물이었고

果則鐵丸也

(과칙철환야) : 과일은 쇠로 만든 알맹이였다.

生且驚且懼

(생차경차구) : 박생이 놀랍고도 두려웠지만

而不能避

(이불능피) : 피할 수가 없었으므로,

以觀其所爲

(이관기소위) : 그들이 어떻게 하나 보고만 있었다.

進於前

(진어전) : 시자가 다과를 앞에 올려 놓자,

則香茗佳果

(즉향명가과) : 향그런 차와 맛있는 과일의

馨香芬郁

(형향분욱) : 아름다운 향내가

薰于一殿

(훈우일전) : 온 전각에 퍼졌다.

 

7)왕이 박생에게 염부주를 설명하다

 

茶罷

(다파) : 차를 다 마시자

王語生曰

(왕어생왈) : 임금이 박생에게 말하였다.

士不識此地乎

(사불식차지호) : "선비께선 이 땅이 어디인지 모르시겠지요.

所謂炎浮洲也

(소위염부주야) : 속세에서 염부주(炎浮洲)라고 하는 곳입니다.

宮之北山

(궁지북산) : 왕궁의 북쪽 산이

卽沃焦山也

(즉옥초산야) : 바로 옥초산(沃焦山) 입니다.

此洲在天之南

(차주재천지남) : 이 섬은 하늘과 땅의 남쪽에 있으므로,

故曰南炎浮洲

(고왈남염부주) : 남염부주라고 부릅니다.

炎浮者

(염부자) : '염부'라는 말은

炎火赫赫

(염화혁혁) : 불꽃이 활활 타서

常浮大虛

(상부대허) : 언제나 공중에 떠 있기 때문에

故稱之云耳

(고칭지운이) : 불려진 이름이지요.

我名燄摩

(아명염마) : 내 이름은 염마입니다.

言爲燄所摩也

(언위염소마야) : 불꽃이 내 몸을 휘감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지요.

爲此土君師

(위차토군사) : 내가 이 땅의 임금이 된 지가

已萬餘載矣

(이만여재의) : 벌써 만여 년이나 되었습니다.

壽久而靈

(수구이령) : 너무 오래 살다 보니 영통해져,

心之所之

(심지소지) : 마음가는 대로 하여도

無不神通

(무불신통) : 신통하지 않음이 없고,

志之所欲

(지지소욕) : 하고 싶은 대로하여도

無不適意

(무불적의) : 뜻대로 되지 않는 적시 없었습니다.

蒼頡作字

(창힐작자) : 창힐이 글자를 만들 때에는

送吾民以哭之

(송오민이곡지) : 우리 백성을 보내어 울어주었고,

瞿曇成佛

(구담성불) : 석가가 부처가 될 때에는

遣吾徒以護之

(견오도이호지) : 우리 무리를 보내어 지켜 주었소,

至於三五周孔

(지어삼오주공) : 그러나 삼황(三皇) . 오제(五帝)와 주공. 공자는

則以道自衛(즉이도자위) : 자기의 도를 지켰으므로,

吾不能側足於其間也

(오불능측족어기간야) : 나는 그 사이에 바로 설 수가 없었소."

 

 

[양평 세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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