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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염왕과의 담론
1)유불을 비교하다
生問曰
(생문왈) : 박생이 물었다.
周孔瞿曇
(주공구담) : "주공과 공자와 석가는
何如人也
(하여인야) : 어떤 사람들입니까?"
王曰
(왕왈) : 임금이 말하였다.
周孔
(주공) : "주공과 공자는
中華文物中之聖也
(중화문물중지성야) : 중화(中華) 문물(文物) 가운데서 탄생한 성인이요,
瞿曇
(구담) : 석가는
西域姦兇中之聖也
(서역간흉중지성야) : 서역(西域)의 간흉한 민족 가운데서 탄생한 성인입니다.
文物雖明
(문물수명) : 문물이 비록 개명하였다 하더라도
人性駁粹
(인성박수) : 성품이 박잡(駁雜)한 사람도 있고 순수한 사람도 있으므로,
周孔率之
(주공솔지) : 주공과 공자가 이들을 통솔하였습니다.
姦兇雖昧
(간흉수매) : 간흉한 민족이 비록 몽매하다고 하더라도
氣有利鈍
(기유이둔) : 기질이 날카로운 사람도 있고 노둔한 사람도 있으므로,
瞿曇警之
(구담경지) : 석가가 이들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周孔之敎
(주공지교) : 주공과 공자의 가르침은
以正去邪
(이정거사) : 정도(正道)로써 사도(邪道)를 물리치는 일이었고,
瞿曇之法
(구담지법) : 석가의 법은
設邪去邪
(설사거사) : 사도로써 사도를 물리치는 일이었습니다.
以正去邪
(이정거사) : 그러므로 정도로써 사도를 물리친
故其言正直
(고기언정직) : 주공과 공자의 말씀은 정직하였고,
以邪去邪
(이사거사) : 사도로써 사도를 물리친
故其言荒誕
(고기언황탄) : 석가의 말씀은 황탄하였습니다.
正直故君子易從
(정직고군자이종) : 주공과 공자의 말씀은 정직하였으므로 군자들이 따르기가 쉬웠고,
荒誕故小人易信
(황탄고소인이신) : 석가의 말씀은 황탄하였으므로 소인들이 믿기가 쉬웠던 것입니다.
其極致
(기극치) : 그러나 그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則皆使君子小人
(즉개사군자소인) : 모두 군자와 소인들로 하여금
終歸於正理
(종귀어정리) : 마침내 바른 도리로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未嘗惑世誣民
(미상혹세무민) : 세상을 의혹시키고 백성을 속여서
以異道誤之也
(이이도오지야) : 이도로써 그릇되게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2)귀신론
生又問曰
(생우문왈) : 박생이 또 물었다.
鬼神之說
(귀신지설) : "귀신이란
乃何
(내하) : 어떤 것입니까?"
王曰
(왕왈) : 임금이 말하였다.
鬼者
(귀자) : " '귀(鬼)'는
陰之靈
(음지영) : 음(陰)의 영이고,
神者
(신자) : '신(神)'은
陽之靈
(양지영) : 양(陽)의 영입니다.
蓋造化之迹
(개조화지적) : 귀신은 대개 조화(造化)의 자취이고,
而二氣之良能也
(이이기지량능야) : 이기(理氣)의 양능(良能)입니다.
生則曰人物
(생칙왈인물) : 살아있을 때에는 '인물'이라 하고
死則曰鬼神
(사즉왈귀신) : 죽은 뒤에는 '귀신'이라 하지만,
而其理則未嘗異也
(이기리칙미상이야) : 그 이치는 다르지 않습니다."
生曰
(생왈) : 박생이 말하였다.
世有祭祀鬼神之禮
(세유제사귀신지예) : "속세에서는 귀신에게 제사지내는 예법이 있는데,
且祭祀之鬼神
(차제사지귀신) : 제사를 받는 귀신과
與造化之鬼神
(여조화지귀신) : 조화의 귀신은
異乎
(이호) : 다릅니까?"
曰不異也
(왈불이야) : "다르지 않습니다.
士豈不見乎
(사기불견호) : 선비는 어찌 그것도 알지 못합니까?
先儒云
(선유운) : 옛 선비가 이르기를,
鬼神無形無聲
(귀신무형무성) : '귀신은 형체도 없고 소리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然物之終始
(연물지종시) : 그러나 물질이 끝나고 시작되는[시종(始終)] 것은
無非陰陽合散之所爲
(무비음양합산지소위) : 음양이 어울리고 흩어지는 데[합산(合散)] 따르는 것이고,
且祭天地
(차제천지) : 하늘과 땅에 제사지내는 것은
所以謹陰陽之造化也
(소이근음양지조화야) : 음양의 조화(造化)를 존경하는 것이며,
祀山川
(사산천) : 산천에 제사지내는 것은
所以報氣化之升降也
(소이보기화지승강야) : 기화(氣化)가 오르내리는 것을 보답하려는 것입니다.
享祖考
(향조고) : 조상께 제사지내는 것은
所以報本
(소이보본) : 근본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고,
祀六神
(사육신) : 육신(六神)에게 제사지내는 것은
所以免禍
(소이면화) : 재앙을 면하기 위해서입니다.
皆使人致其敬也
(개사인치기경야) : 이러한 제사들은 모두 사람들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지냅니다.
非有形質以妄加禍福於人間
(비유형질이망가화복어인간) : 이 귀신들이 형체가 있어서 인간에게 화와 복을 함부로 주는 것은 아닙니다.
特人焄蒿悽愴
(특인훈호처창) : 그렇지만 사람들은 향불을 사르고 슬퍼하면서
洋洋如在耳
(양양여재이) : 마치 귀신이 옆에 있는 것처럼 지냅니다.
孔子所謂敬鬼神而遠之
(공자소위경귀신이원지) : 공자가 '귀신은 공경하면서도 멀리하라'고 하신 말씀은
正謂此也
(정위차야) : 바로 이러한 태도를 일러주신 것입니다."
요매론
生曰
(생왈) : 박생이 말하였다.
世有厲氣妖魅
(세유려기요매) : "인간 세상에 여기와 요매(妖魅)들이 나타나서
害人惑物
(해인혹물) : 사람을 해치고 미혹시키는 일이 있는데,
此亦當言鬼神乎
(차역당언귀신호) : 이것도 또한 귀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王曰
(왕왈) : 임금이 말하였다.
鬼者
(귀자) : "귀(鬼)는
屈也
(굴야) : 굽힌다[굴(屈)]는 뜻이고,
神者
(신자) : 신(神)은
伸也
(신야) : 편다[신(伸)]는 뜻입니다.
屈而伸者
(굴이신자) : 굽히되 펼 줄 아는 것은
造化之神也
(조화지신야) : 조화의 신이며,
屈而不伸者
(굴이불신자) : 굽히되 펼 줄 모르는 것은
乃鬱結之妖也
(내울결지요야) : 울결(鬱結)된 요매(妖魅)들입니다.
合造化
(합조화) : 조화의 신은 조화와 어울렸으므로
故與陰陽終始而無跡
(고여음양종시이무적) : 처음부터 끝까지 음양과 더불어 하며 자취가 없습니다.
滯鬱結
(체울결) : 그러나 요매들은 울결되었으므로
故混人物寃懟而有形
(고혼인물원대이유형) : 인물과 혼동되고 사람을 원망하며 형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山之妖曰魈
(산지요왈소) : 산에 있는 요물을 초라 하고,
水之怪曰魊
(수지괴왈역) : 물에 있는 요물을 역이라 하며,
水石之怪曰龍罔象
(수석지괴왈용망상) : 수석에 있는 요괴는 용망상(龍罔象)이라 하고,
木石之怪曰夔魍魎
(목석지괴왈기망량) : 목석에 있는 요괴는 기망량이라 합니다.
害物曰厲
(해물왈려) : 만물을 해치면 여(厲)라 하고
惱物曰魔
(뇌물왈마) : 만물을 괴롭히면 마(魔)라 하며,
依物曰妖
(의물왈요) : 만물에 붙어 있으면 요(妖)라 하고
惑物曰魅
(혹물왈매) : 만물을 미혹시키면 매(魅)라 합니다. 皆鬼也(개귀야) : 이들이 모두 귀(鬼)들입니다.
“귀신의 덕이 크다”
陰陽不測之謂神
(음양불측지위신) : 음양 불측(不測)을 신(神)이라고 하니,
卽神也
(즉신야) : 이게 바로 신입니다.
神者
(신자) : 신이란
妙用之謂也
(묘용지위야) : 묘용(妙用)을 말하는 것이고
鬼者
(귀자) : 귀(鬼)란
歸根之謂也
(귀근지위야) :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天人一理
(천인일리) : 하늘과 사람은 한 이치이고,
顯微無間
(현미무간) : 드러난 것과 숨겨진 것에 간격이 없으니,
歸根曰靜
(귀근왈정) :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정(靜)이라 하고,
復命曰常
(복명왈상) : 천명을 회복하는 것을 상(常)이라 합니다.
終始造化
종시조화) : 처음부터 끝까지 조화와 함께 하면서도
而有不可知其造化之跡
(이유불가지기조화지적) : 그 조화의 자취를 알 수 없는 것이 있느니,
是卽所謂道也
(시즉소위도야) : 이것을 바로 도(道)라고 합니다.
故曰
(고왈) : 그래서
鬼神之德
(귀신지덕) : 『중용』에서도 '귀신의 덕이
其盛矣乎
(기성의호) : 크다'고 한 것입니다."
3)천당 지옥설의 오류
生又問曰
(생우문왈) : 박생이 또 물었다.
僕嘗聞於爲佛者之徒
(복상문어위불자지도) : "제가 일찍이 불자들에게서 '
有曰天上有天堂快樂處
(유왈천상유천당쾌락처) : 하늘 위에는 천당이라는 쾌락한 곳이 있고,
地下有地獄苦楚處
(지하유지옥고초처) : 땅 아래에는 지옥이라는 고통스러운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列冥府十王
(렬명부십왕) : 그리고 '명부(冥府)에 십왕(十王)을 배치하여
鞠十八獄囚
(국십팔옥수) : 십팔옥(十八獄)의 죄인들을 다스린다'고 들었습니다.
有諸
(유제) : 정말 그렇습니까?
且人死七日之後
(차인사칠일지후) : 또 '사람이 죽은지 칠 일 뒤에
供佛設齋以薦其魂
(공불설재이천기혼) : 부처님께 공양드리고 재를 베풀어 그 영혼을 추천하고,
祀王燒錢以贖其罪
(사왕소전이속기죄) : 대왕께 정성 드리며 지전(紙錢)을 사르면 지은 죄가 벗겨진다'고합니다.
姦暴之人
(간포지인) : 간사하고 포악한 사람들도 王可寬宥否(왕가관유부) : 임금께서는 너그럽게 용서하시겠습니까?"
王驚愕曰
(왕경악왈) : 임금이 깜짝 놀라면서 말하였다.
是非吾所聞
(시비오소문) : "나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古人曰
(고인왈) : 옛 사람이 말하기를,
一陰一陽之謂道
(일음일양지위도) : '한 번 음(陰)이 되고 한번 양(陽)이 되는 것을 도(道)라고 한다.
一闢一闔之謂變
(일벽일합지위변) : 한번 열리고 한번 닫히는 것을 변(變)이라고 한다.
生生之謂易
(생생지위역) : 낳고 또 낳음[생생(生生)을 역(易)이라 하고,
無妄之謂誠
(무망지위성) : 망령됨이 없음을 성(性)이라고 한다' 하였습니다.
夫如是
(부여시) : 사리가 이와 같은데
則豈有乾坤之外
(즉기유건곤지외) : 어찌 건곤(乾坤) 밖에
復有乾坤
(부유건곤) : 다시금 건곤(乾坤)이 있으며,
天地之外
(천지지외) : 천지밖에
更有天地乎
(갱유천지호) : 다시금 천지가 있겠습니까?
如王者
(여왕자) : 임금이라 함은
萬民所歸之名也
(만민소귀지명야) : 만백성이 추대한 자를 말합니다.
三代以上
(삼대이상) : 삼대(三代) 이전에는
億兆之主
(억조지주) : 모든 백성의 군주를
皆曰王
(개왈왕) : 다 임금이라 불렀고,
而無稱異名
(이무칭이명) : 다른 이름으로는 부르지 않았습니다.
如夫子修春秋
(여부자수춘추) : 공자께서『춘추』를 엮으실 때에
立百王不易之大法
(입백왕불역지대법) : 백세에 바꿀 수 없는 커다란 법을 세워,
尊周室曰天王
(존주실왈천왕) : 주(周) 나라 왕실을 높여 천왕(天王)이라 하였습니다.
則王者之名(즉왕자지명) : 그러니 임금이라는 이름보다
不可加也
(불가가야) : 더 높일 수는 없습니다.
至秦滅六國一四海
(지진멸육국일사해) : 그런데도 진(秦)나라 임금이 여섯 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뒤에,
自以爲德兼三皇
(자이위덕겸삼황) : '나의 덕은 삼황(三皇)을 겸하고
功高五帝
(공고오제) : 공훈은 오제(五帝)보다도 높다'고 하여,
乃改王號曰皇帝
(내개왕호왈황제) : 임금이라는 칭호를 고쳐 황제(皇帝)라고 하였습니다.
當是時
(당시시) : 당시에도
僭竊稱之者頗多
(참절칭지자파다) : 참람(僭濫)하게 임금이라고 일컬은 자들이 아주 많았으니,
如魏梁荊楚之君
(여위양형초지군) : 위(魏)나라와 초(楚)나라 군주가
是已
(시이) : 그러하였습니다.
自是以後
(자시이후) : 그런 뒤부터
王者之名分紛如也
(왕자지명분분여야) : 임금이라는 명분이 어지러워져서,
文武成康之尊號
(문무성강지존호) : 문왕 . 무왕 . 성왕 . 강왕의 존호(尊號)도
已墜地矣
(이추지의) : 땅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且流俗無知
(차류속무지) : 게다가 인간세상의 사람들은 아는 게 없어서
以人情相濫
(이인정상람) : 인정으로 서로 외람된 짓을 하니,
不足道
(부족도) : 이런 것들은 말할 게 못 됩니다.
至於神道則尙嚴
(지어신도칙상엄) : 그러나 신의 세계에서는 존엄함을 숭상하니,
安有一域之內
(안유일역지내) : 어찌 한 지역 안에
王者如是其多哉
(왕자여시기다재) : 임금이 그와 같이 많겠습니까?
士豈不聞天無二日國無二王乎
(사기불문천무이일국무이왕호) : 선비께선 '하늘에는 두 해가 없고 나라에는 두 임금이 없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까?
其語不足信也
(기어불족신야) : 그러니 그런 말은 믿을 게 못 됩니다.
至於設齋薦魂
(지어설재천혼) : 그러므로 재(齋)를 베풀어 영혼을 추천하고
祀王燒錢
(사왕소전) : 대왕에게 제사지낸 뒤에 지전(紙錢)을 사르는 짓을
吾不覺其所爲也
(오불각기소위야) : 왜 하는지, 나는 그 까닭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士試詳其世俗之矯妄
(사시상기세속지교망) : 선비께서 인간 세상의 거짓된 일들을 상세히 이야기하여 주십시오."
4)불교의 재(齋)에 대한 비판
生退席敷袵而陳曰
(생퇴석부임이진왈) : 박생이 자리에서 물러나 옷자락을 여미고 말하였다.
世俗當父母死亡七七之日
(세속당부모사망칠칠지일) : "인간세상에서는 어버이가 돌아가신 지 사십구 일이 되면
若尊若卑
(약존약비) : 지위가 높든지 낮든지 가리지 않고
不顧喪葬之禮
(불고상장지예) : 상장(喪葬)의 예를 돌보지 않으며,
專以追薦爲務
(전이추천위무) : 오로지 절에 가서 추천하는 것만 일삼습니다.
富者
(부자) : 부자는
糜費過度
(미비과도) :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면서
炫燿人聽
(현요인청) : 남이 듣고 보는 데에서 자랑하고,
貧者
(빈자) : 가난한 사람도
至於賣田貿宅
(지어매전무택) : 논밭과 집을 팔고
貸錢賖穀
(대전사곡) : 돈과 곡식을 빌려서
鏤紙爲旛
(루지위번) : 종이를 아로새겨 깃발을 만들고
剪綵爲花
(전채위화) : 비단을 오려 꽃을 만들며,
招衆Ꝛ爲福田
(초중범위복전) : 여러 스님들을 불러다 복전(福田)을 닦고
立瓌像爲導師
(입괴상위도사) : 불상을 세우며 도사(導師)로 삼아
唱唄諷誦
(창패풍송) : 범패(梵唄)를 합니다.
鳥鳴鼠喞
(조명서즐) : 그렇지만 새가 울고 쥐가 찍찍대는 것 같아서
曾無意謂
(증무의위) :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爲喪者
(위상자) : 상주(喪主)는
携妻率兒
(휴처솔아) : 아내와 자식들을 거느리고
援類呼朋
(원류호붕) : 친척과 벗들까지 불러들이므로
男女混雜
(남녀혼잡) : 남녀가 뒤섞여서
矢溺狼籍
(시익랑적) : 똥오줌이 널려지게 되니,
使淨土變爲穢溷
(사정토변위예혼) : 정토(淨土)는 더러운 뒷간으로 바뀌고,
寂場變爲鬧市
(적장변위료시) : 적량(寂場)은 시끄러운 시장바닥으로 바뀌게 됩니다.
而又招所謂十王者
(이우초소위십왕자) : 또 십왕상(十王像)을 모셔 놓고
備饌以祭之
(비찬이제지) : 음식을 갖추어 그들에게 제사지내고,
燒錢以贖之
(소전이속지) : 지전(紙錢)을 불살라 죄를 속하게 합니다.
爲十王者
(위십왕자) : 시왕이 되어
當不顧禮義
(당불고예의) : 예의를 돌보지 않고
縱貪而濫受之乎
(종탐이람수지호) : 탐욕스럽게 이를 받아야 하겠습니까?
當考其法度
(당고기법도) : 아니면 그 법도를 살펴서
循憲而重罰之乎
(순헌이중벌지호) : 법에 따라 이들을 중하게 처벌해야 하겠습니까?
此不肖所以憤悱
(차불초소이분비) : 이것이 제게는 분통 터지는 일이었지만
而不敢忍言也
(이불감인언야) : 차마 말하지 못하였습니다.
請爲不肖辨之
(청위불초변지) : 대왕께서는 저를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사후에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몸뚱이는 땅으로 내려와 근본으로 돌아간다
王曰
왕왈) : 임금이 말하였다.
噫哉
(희재) : "아아.
至於此極也
(지어차극야) : 그렇게까지 되었구려.
且人之生也
(차인지생야) :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에
天命之以性
(천명지이성) : 하늘은 어진 성품을 주셨으며,
地養之以生
(지양지이생) : 땅은 곡식으로 길러 주었습니다.
君治之以法
(군치지이법) : 임금은 법으로 다스리고,
師敎之以道
(사교지이도) : 스승은 도의를 가르쳤으며,
親育之以恩
(친육지이은) : 어버이는 은혜로 길러 주었습니다.
由是
(유시) : 이로 말미암아
五典有序
(오전유서) : 오전(五典)이 차례가 있고
三綱不紊
(삼강불문) : 삼강(三綱)이 문란하지 않게 되었으니,
順之則祥
(순지칙상) : 이를 잘 따르면 상서로운 일이 생기고,
逆之則殃
(역지칙앙) : 이를 거스르면 재앙이 옵니다.
祥與殃在人生受之耳
(상여앙재인생수지이) : 상서와 재앙은 사람이 받기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至於死
(지어사) : 사람이 죽으면
則精氣已散
(즉정기이산) : 정신과 기운은 이미 흩어져,
升降還源
(승강환원) :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몸뚱이는 땅으로 내려와 근본으로 돌아가는데,
那有復留於幽冥之內哉
(나유부유어유명지내재) : 어찌 다시 어두운 저승 속에 머물러 있겠습니까?
且寃懟之魂
(차원대지혼) : 또 원한의 귀신과
橫夭之鬼
(횡요지귀) : 횡요의 귀신을
不得其死
(부득기사) : 죽지 못하여
莫宣其氣
(막선기기) : 그 기운을 펴지 못해,
嗸嗸於戰場黃沙之域
오오어전장황사지역) : 싸움터였던 모래밭에서 시끄럽게 울기도 하고,
啾啾於負命啣寃之家者
(추추어부명함원지가자) : 목숨을 잃어 원한 맺힌 집에서 처량하게 우는 일이
間或有之
(간혹유지) : 간혹 있기도 합니다.
或托巫以致款
(혹탁무이치관) : 그들은 무당에게 부탁해서 사정을 통해 보기도 하고,
或依人以辨懟
(혹의인이변대) : 어떤 사람에게 의지하여 원망해 보기도 하는데,
雖精神未散於當時
(수정신미산어당시) : 비록 정신이 그 당시에는 흩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畢竟當歸於無朕
(필경당귀어무짐) : 결국에는 다 없어지고 말게 됩니다.
豈有假形於冥地
(기유가형어명지) : 그들이라도 해서 어찌 명부에 잠깐 형체를 나타내서
以受犴獄乎
(이수안옥호) : 지옥의 벌을 받겠습니까?
此格物君子
(차격물군자) : 이런 일은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는 군자가
所當斟酌也
(소당짐작야) : 마땅히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부처님께 재를 올리고 시왕에게 제사지내는 일은 허탄하다
至於齋佛祀王之事
(지어재불사왕지사) : 그러나 부처님께 재를 올리고 시왕에게 제사지내는 일은
則尤誕矣
(즉우탄의) : 더욱 허탄합니다.
且齋者
(차재자) : 또 '재(齋)'란
潔淨之義
(결정지의) : 정결하게 한다는 뜻인데,
所以齋不齋而致其齋也
(소이재불재이치기재야) : 그렇게 되면 부정한 일을 정결하게 해서 정결됨을 이루는 셈입니다.
佛者淸淨之稱
(불자청정지칭) : 부처님을 청정(淸淨)하다는 뜻이고,
王者尊嚴之號
(왕자존엄지호) : 임금은 존엄하다는 칭호입니다.
求車求金
(구차구금) : 임금이 수레를 요구하고 금을 요구한 일은
貶於春秋
(폄어춘추) :『 춘추』에서 비판받았고,
用金用綃
(용금용초) : 불공드릴 때에 돈을 사용하고 명주를 사용한 일은
始於漢魏
(시어한위) : 한나라나 위나라 때에 와서 시작되었습니다.
那有以淸淨之神而享世人供養
(나유이청정지신이향세인공양) : 어찌 청정한 신이 인간 세상의 공양을 받고,
以王者之尊而受罪人賄賂
(이왕자지존이수죄인회뇌) : 존엄한 임금이 죄인의 뇌물을 받으며,
以幽冥之鬼而縱世間刑罰乎
(이유명지귀이종세간형벌호) : 저승의 귀신이 인간 세상의 형벌을 용서하겠습니까?
此亦窮理之士
(차역궁리지사) : 이것도 또한 이치를 연구하는 선비가 所當商略也(소당상략야) : 마땅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
5)불교의 윤회설(輪廻說) 비판
生又問曰
(생우문왈) : 박생이 또 물었다.
輪回不已
(륜회불이) : "사람이 윤회(輪廻)를그치지 않고,
死此生彼之義
(사차생피지의) : 이승에서 죽으면 저승에서 산다는 뜻을
可問否
(가문부) :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曰精靈未散
(왈정령미산) : 임금이 말하기를, "정령이 흩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則似有輪回
즉사유륜회) : 윤회가 있을 듯하지만,
然久則散而消耗矣
(연구칙산이소모의) : 오래 되면 흩어져 소멸되지요."
4]박생, 염왕의 후계자로 선위(禪位)받다
1)염왕은 정직하고 사심 없는 박생을 후계자로 제안하다
生曰
(생왈) : 박생이 말하였다.
王何故居此異域而爲王者乎
(왕하고거차이역이위왕자호) : "임금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이 이역(異域)에서 임금이 되셨습니까?"
曰我在世
(왈아재세) : 임금이 말하기를, "나는 인간 세상에 있을 때에
盡忠於王
(진충어왕) : 나라에 충성을 다하며
發憤討賊
(발분토적) : 힘내어 도적을 토벌하였습니다.
乃誓曰
(내서왈) : 그리고는 스스로 맹세하기를
死當爲厲鬼
(사당위려귀) : '죽은 뒤에도 마땅히 여귀가 되어
以殺賊
(이살적) : 도적을 죽이리라'고 하였습니다.
餘願未殄而忠誠不滅
(여원미진이충성불멸) : 그런데 죽은 뒤에도 그 소원이 남아 있었고 충성심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故托此惡鄕爲君長
(고탁차악향위군장) : 이 흉악한 곳에 와서 임금이 된 것이지요.
今居此地而仰我者
(금거차지이앙아자) : 지금 이 땅에 살면서 나를 우러러보는 자들은
皆前世弑逆姦兇之徒
(개전세시역간흉지도) : 모두 전세에 부모나 임금을 죽인 시역(弑逆)이거나 간흉(姦凶)들입니다.
托生於此
(탁생어차) : 이들은 이곳에 의지해 살면서
而爲我所制
(이위아소제) : 내게 통제를 받아
將格其非心者也
(장격기비심자야) : 그릇된 마음을 고치려 하고 있습니다.
然非正直無私
(연비정직무사) : 그러나 정직하고 사심 없는 사람이 아니면
不能一日爲君長於此地也
(불능일일위군장어차지야) : 하루도 이곳에서 임금 노릇을 할 수가 없습니다.
寡人聞子正直抗志
(과인문자정직항지) : 내가 들으니 그대는 정직하고도 뜻이 굳어서
在世不屈(재세불굴) : 인간 세상에 있으면서 지조를 굽히지 않았다고 하니,
眞達人也
(진달인야) : 참으로 달인(達人)입니다.
而不得一奮其志於當世
(이불득일분기지어당세) : 그런데도 그 뜻을 세상에 한번도 펴보지 못하였으니,
使荊璞棄於塵野
(사형박기어진야) : 마치 현산의 옥덩이가 티끌 덮인 벌판에 내버려지고
明月沉于重淵
(명월침우중연) : 밝은 달이 깊은 못에 잠긴 것과도 같습니다.
不遇良匠
(불우량장) : 뛰어난 장인을 만나지 못하면
誰知至寶
(수지지보) : 누가 지극한 보물을 알아보겠습니까?
豈不惜哉
(기불석재) : 이 어찌 안타깝지 않습니까?
余亦時運已盡
(여역시운이진) : 나는 시운이 이미 다하여
將捐弓劒
(장연궁검) : 장차 활과 칼을 버리고아 이 자리를 떠나야 합니다.
子亦命數已窮
(자역명수이궁) : 그대도 또한 명수(命數)가 이미 다하였으므로,
當瘞蓬蒿
(당예봉호) : 곧 인간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司牧此邦
(사목차방) : 그러니 이 나라를 맡아 다스릴 분이
非子而誰
(비자이수) : 그대가 아니면 누구겠습니까?"
乃開宴極歡
(내개연극환) : 그리고는 잔치를 열어 극진히 즐겁게 하여 주었다.
2)염왕의 가르침 1
-나라는 백성의 나라이고, 명령은 하늘의 명령이다
問生以三韓興亡之跡
(문생이삼한흥망지적) : 임금이 박생에게 삼한(三韓)이 흥하고 망한 자취를 물었더니,
生一一陳之
(생일일진지) : 박생이 하나하나 이야기하였다.
至高麗創業之由
(지고려창업지유) : 고려가 창업한 이야기에 이르자,
王歎傷再三曰
(왕탄상재삼왈) : 임금이 두세 번이나 탄식하며 서글퍼하더니 말하였다.
有國者(유국자) :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不可以暴劫民(불가이폭겁민) : 폭력으로 백성을 위협하여서는 안 됩니다. 民雖若瞿瞿以從(민수약구구이종) : 백성들이 두려워 따르는 것 같지만, 內懷悖逆(내회패역) : 마음속으로는 반역할 뜻을 품고 있습니다. 積日至月(적일지월) : 날이 가고 달이 가면 則堅冰之禍起矣(칙견빙지화기의) : 커다란 재앙이 일어나게 됩니다.
有德者
(유덕자) : 덕이 있는 사람은
不可以力進位
(불가이역진위) : 힘을 가지고 임금자리에 나아가지 않습니다.
天雖不諄諄以語
(천수불순순이어) : 하늘이 비록 임금이 되라고 간곡하게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示以行事
(시이행사) : 그가 올바르게 일하는 모습을 백성들에게 보여
自始至終(자시지종) : 백성들의 뜻에 의하여 임금이 되게 합니다.
而上帝之命嚴矣
(이상제지명엄의) : 상제(上帝)의 명은 엄합니다.
蓋國者民之國
(개국자민지국) : 나라는 백성의 나라이고,
命者天之命也
(명자천지명야) : 명령은 하늘의 명령입니다.
天命已去
(천명이거) : 그런데 천명이 떠나가고
民心已離
(민심이리) : 민심이 떠나가면,
則雖欲保身
(칙수욕보신) : 임금이 비록 제 몸을 보전하려고 하더라도
將何爲哉
(장하위재) : 어찌 되겠습니까?"
3)염왕의 가르침 2
-나라의 재앙은 하늘의 경고
又復敍歷代帝王崇異道致妖祥之事
(우복서역대제왕숭이도치요상지사):박생이 또 역대의 제왕들이 이도(異道)를 숭상하다가 재앙 입은 이야기를 하자,
王便蹙額曰
(왕편축액왈) : 임금이 문득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하였다.
民謳謌而水旱至者
(민구가이수한지자) : "백성들이 임금의 덕을 노래하는데도 큰물과 가뭄이 닥치는 것은
是天使人主重以戒謹也
(시천사인주중이계근야) : 하늘이 임금으로 하여금 일을 삼가라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民怨咨而祥瑞現者
(민원자이상서현자) : 백성들이 임금을 원망하는데도 상서로운 일이 나타나는 것은
是妖媚人主益以驕縱也
(시요미인주익이교종야) : 요괴가 임금에게 아첨하여 더욱 교만 방자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且歷代帝王致瑞之日
(차력대제왕치서지일) : 제왕들에게 상서로운 날들이 나타났다고 해서
民其按堵乎
(민기안도호) : 백성들이 편안해질 수 있겠습니까?
呼寃乎
(호원호) : 원통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曰姦臣蜂起
(왈간신봉기) : 박생이 말하기를, "간신이 벌떼처럼 일어나
大亂屢作
(대난루작) : 큰 난리가 자주 생기는 데도
而上之人
(이상지인) : 임금이
脅威爲善以釣名
(협위위선이조명) : 백성들을 위협하며 잘 한 일이라 생각하고 명예를 구하려 한다면,
其能安乎
(기능안호) : 그 나라가 어찌 평안할 수 있겠습니까?"
王良久
(왕량구) : 임금이 한참 있다가
歎曰
(탄왈) : 탄식하며 말하였다.
子之言
(자지언) : "그대의 말씀이 是也(시야) : 옳습니다."
4)염왕이 선위문(禪位文)을 작성하여 박생에게 주다
宴畢
(연필) : 잔치가 끝나자
王欲禪位于生
(왕욕선위우생) : 임금이 박생에게 임금자리를 물려주기 위하여
乃手制曰
(내수제왈) : 손수 선위문(禪位文)을 지었다.
炎洲之域
(염주지역) : 염주의 땅은
實是瘴厲之鄕
(실시장려지향) : 실로 풍토병이 생기는 곳이므로,
禹跡之所不至
(우적지소부지) : 우(禹)임금의 발자취도 이르지 못하였고,
穆駿之所未窮
(목준지소미궁) : 목왕(穆王)의 준마도 오지 못하였다.
彤雲蔽日
(동운폐일) : 붉은 구름이 해를 가리고
毒霧障天
(독무장천) : 독한 안개가 하늘을 막고 있으며,
渴飮赫赫之洋銅
(갈음혁혁지양동) : 목이 마르면 뜨거운 구릿물을 마셔야 하고
飢餐烘烘之融鐵
(기찬홍홍지융철) : 배가 고프면 불에 쪼인 뜨거운 쇳덩이를 먹어야 한다.
非夜叉羅刹
(비야차나찰) : 야차(夜叉)나 나찰(羅刹)이 아니면
無以措其足
(무이조기족) : 발붙일 곳이 없고,
魑魅魍魎
(리매망량) : 도깨비가 아니면
莫能肆其氣
(막능사기기) : 그 기운을 펼 수가 없는 곳이다.
火城千里
(화성천리) : 화성이 천리나 뻗어 있고
鐵嶽萬重
(철악만중) : 철산이 만겹이나 둘린 데다,
民俗强悍
(민속강한) : 민속이 강하고 사나워서,
非正直無以辨其姦
(비정직무이변기간) : 정직하지 않으면 그 간사함을 판단할 수가 없다.
地勢凹隆
(지세요융) : 지세도 굴곡이 심해 험준하니,
非神威不可施其化
(비신위불가시기화) : 신통한 위엄이 아니면 이들을 교화시킬 수가 없다.
咨爾東國某
(자이동국모) : 아아. 동쪽 나라에서 온 그대 박아무개는
正直無私
(정직무사) : 정직하고 사심(私心)이 없으며,
剛毅有斷
(강의유단) : 강직하고 과단성이 있다.
著含章之質
저함장지질) : 남을 포용하는 자질을 갖추고 있으며,
有發蒙之才
(유발몽지재) : 어리석은 자를 계발하는 재주도 지니고 있다.
顯榮雖蔑於身前
(현영수멸어신전) : 인간 세상에 살아 있을 때에는 비록 현달하지 못하였지만,
綱紀實在於身後
(강기실재어신후) : 죽은 뒤에는 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兆民永賴
(조민영뢰) : 모든 백성이 길게 믿고 의지할 자가
非子而誰
(비자이수) : 그대가 아니고 누구이겠는가?
宜導德齊禮
(의도덕제예) : 마땅히 도덕으로 인도하고 예법으로 정체하여,
冀納民於至善
(기납민어지선) : 백성들을 지극히 착하게 만들라.
躬行心得
(궁행심득) : 몸소 실천하고 마음으로 깨달아,
庶躋世於雍熙
(서제세어옹희) : 세상을 태평하게 만들라.
體天立極
(체천입극) : 하늘을 본받아 뜻을 세우고,
法堯禪舜
(법요선순) :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임금자리를 물려주었던 일을 본받아
予其作賓
(여기작빈) : 나도 이 자리를 그대에게 물려주겠다.
嗚呼欽哉
(오호흠재) : 아아. 그대는 삼가 받을 지어다.
生奉詔
(생봉조) : 박생이 이 글을 받아들고
周旋再拜而出
(주선재배이출) : 응낙한 뒤에, 두 번 절하고 물러 나왔다.
5)염왕, 태자의 예로 박생을 전송하다
王復勑臣民致賀
(왕복래신민치하) : 임금은 다시 신하와 백성들에게 명령을 내려 축하드리게 하고,
以儲君禮送之
(이저군예송지) : 태자의 예절로써 그를 전송하게 하였다.
又勑生曰
(우래생왈) : 그리고는 박생에게 말하였다.
不久當還
(불구당환) : "머지 않아 다시 돌아오셔야 하오.
勞此一行
(노차일행) : 이번에 가거든 수고롭지만
所陳之語
(소진지어) : 내가 한 말들을
傳播人間
(전파인간) : 전하여 인간 세상에 널리 퍼뜨리시오.
一掃荒唐
(일소황당) : 황당한 일을 다 없애 주시오."
生又再拜致謝曰
(생우재배치사왈) : 박생이 또 두 번 절하여 감사드리고 말하였다.
敢不對揚休命之萬一
(감부대양휴명지만일) : "만 분의 하나라도 그 뜻을 널리 전하지 않겠습니까?"
5]박생, 꿈에서 깨어나 병들어 죽다
旣出門(기출문) : 박생이 문을 나서자, 挽車者(만차자) : 수레를 끄는 자가 蹉跌覆轍(차질복철) : 발을 헛디뎌 수레바퀴가 넘어졌다. 生仆地驚起而覺(생부지경기이각) : 그 바람에 박생도 땅에 쓰러졌다. 깜짝 놀라서 일어나 깨어 보니 乃一夢也(내일몽야) : 한바탕 꿈이었다.
開目視之
(개목시지) : 눈을 떠보니
書冊抛床
(서책포상) : 책은 책상 위에 내던져 있었고,
燈花明滅
(등화명멸) : 등잔불은 가물거리고 있었다.
生感訝良久
(생감아양구) : 박생은 한참 의아하게 여기다가,
自念將死
(자념장사) : 장차 죽을 것을 알게 되었다.
日以處置家事爲懷
(일이처치가사위회) : 그래서 날마다 집안 일을 정리하기에 전념하였다.
數月有疾
(수월유질) : 박생이 몇 달 뒤에 병에 걸렸는데,
料必不起
(료필불기) : 결코 일어나지 못할 것을 스스로 알았다.
却毉巫而逝
(각의무이서) : 그래서 의원과 무당을 사절하고 세상을 떠났다.
其將化之夕
(기장화지석) : 그가 세상을 떠나려던 날 저녁에
夢神人告於四鄰曰
(몽신인고어사린왈) : 이웃집 사람의 꿈에 어떤 신인이 나타나서 말하길,
汝鄰家某公
(여린가모공) : "네 이웃집 아무개가
將爲閻羅王者云
(장위염라왕자운) : 장차 염라대왕이 될 것이다."고 했다.
[양평 세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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