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금가(琴歌)-이기(李頎)

거문고의 노래

 

主人有酒歡今夕

(주인유주환금석), 주인에게 술 있어 오늘 밤을 즐겨보세

請奏鳴琴廣陵客

(청주명금광능객). 광릉의 나그네 거문고나 타보게나

月照城頭烏半飛

(월조성두오반비), 성 머리에 달 밝고 까마귀는 공중을 나는데

霜淒萬樹風入衣

(상처만수풍입의). 나무마다 서리 내려 쓸쓸하고 바람은 옷 속을 불어드네

銅爐華燭燭增輝

(동노화촉촉증휘), 구리 화로와 촛불은 더욱 빛을 내는데

初彈淥水后楚妃

(초탄록수후초비). 처음에는 녹수곡을 타고 나중에는 초비곡을 타네

一聲已動物皆靜

(일성이동물개정), 한 소리 울려오니 만물이 숨을 죽이고

四座無言星欲稀

(사좌무언성욕희). 사방 앉은 사람 말 없고, 별빛은 사라진다

淸淮奉使千餘里

(청회봉사천여리), 청회에 명받고 온 이 몸, 고향은 천리길

敢告雲山從此始

(감고운산종차시)? 감히 구름과 산에 사직을 알리고 지금부터 시작할까?

 

[안병렬 역]

049 이기(李頎)

거문고 노래

 

주인에게 술 있으니

오늘밤을 즐기자.

광릉의 손님이여

청하노니

거문고 울려다오.

 

날 밝은 성가에는

까마귀 반공에 날고

서리 찬 나무에선

바람이 옷깃에 스민다.

 

향로의 촛불은

빛을 더욱 내는데

처음엔 녹수 타고

뒤에는 초희 타네.

 

한 소리 울리니

만물이 조용하고

모든 사람 말이 없고

별만 차츰 사라진다.

 

명령 받아 회상에 온 이 사신

고향은 천여 린데

사직하고 은거하기

이제부터 시작할까?

048송진장보(送陳章甫)-이기(李頎)

진장보를 보내며

 

四月南風大麥黃(사월남풍대맥황), 사월 남풍에 보리는 누렇게 익고

棗花未落桐葉長(조화미낙동섭장). 대추 꽃은 지지 않았는데 오동잎 그늘은 길구나

靑山朝別暮還見(청산조별모환견), 청산을 아침에 떠나면 저녁에 다시 보리

嘶馬出門思故鄕(시마출문사고향). 우는 말 문 타고 문을 나서니 고향 그리워라

陳侯立身何坦蕩(진후립신하탄탕), 진후가 입신하니 어찌 너그럽고 호탕한가

虯須虎眉仍大顙규수호미잉대상). 용의 수염, 범의 눈썹 그리고 대인 같은 이마여

腹中貯書一萬卷(복중저서일만권), 뱃속에 쌍은 책 일만 권이니

不肯低頭在草莽(부긍저두재초망). 머리 숙이기 싫어 초야에 사는 것이라네

東門酤酒飮我曹(동문고주음아조), 동문에서 술을 사서 우리에게 먹이고

心輕萬事皆鴻毛(심경만사개홍모). 마음은 가벼워 만사를 홍모처럼 가벼이 여기네

醉臥不知白日暮(취와부지백일모), 한번 취해 누우면 낮이 밤이 되는 줄도 모르고

有時空望孤雲高(유시공망고운고). 때때로 공연히 높이 뜬 외로운 구름 바라본다

長河浪頭連天黑(장하낭두련천흑), 긴강의 물결은 하늘에 닿아 검고

津口停舟渡不得(진구정주도부득). 나루터에 정박한 배는 강을 건너지 못하네

鄭國游人未及家(정국유인미급가), 전나라 나그네는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洛陽行子空嘆息(낙양항자공탄식). 낙양의 길손은 공연히 탄식하네

聞道故林相識多(문도고림상식다), 듣건대, 고향에는 아는 친구 많은데

罷官昨日今如何(파관작일금여하)? 어제 벼슬을 그만두었는데 지금은 어떠할까?

 

[안병렬 역]

048 이기(李頎)

진장보를 보내며

 

사월이라 남풍에

보리는 익어가고

대추꽃 덜 졌는데

오동잎 그늘 짙었구나

 

청산은 아침에 이별하고

저녁이면 또다시 보는데

문 나서며 말 울음에

고향을 그린다.

 

진후 그대 입신하여

그 얼마나 도량이 넓었던가?

용의 수염에

범의 눈썹

옛날 대인 같은 이마이더라.

 

뱃속에 쌓은 책

만권이니

초야에서

굽실거리기 싫어하겠지.

 

동문에서 술을 사다

우리에게 마시우고

마음에는 일만사

홍모 같이 가벼웠더라.

 

취하면 누워서

해지는 줄 모르고

때때로 하늘의

조각구름 바라본다.

 

황하의 물결은

하늘에 이어 검으니

나룻가 닿은 배는

건너지 못할지라.

 

그대 정나라의 나그네는

집에 닿지 못했는데

나 낙양의 나근네는

부질없이 탄식한다.

 

듣거니 고향에는

친구가 많다지

벼슬살이 그만두어도

예나 이제나 한결같을까?

047고의(古意)-이기(李頎)

고의

 

男兒事長征(남아사장정), ; 남자는 원정을 해야하거니

少小幽燕客(소소유연객). ; 젊어서는 유주와 연주의 나그네

賭勝馬蹄下(도승마제하), ; 말발굽 아래서 승부를 걸어

由來輕七尺(유내경칠척). ; 원래 자가 한 몸은 돌아보지 않았다네

殺人莫敢前(살인막감전), ; 사람을 마구 죽여 아무도 앞에 나서지 못하나니

鬚如蝟毛磔(수여위모책). ; 고슴도치 털처럼 빳빳한 수염

黃雲隴底白雪飛(황운롱저백설비), 황사가 날리는 언덕 아래엔 흰 눈이 날리고

未得報恩不能歸(미득보은부능귀). 나라 은혜 갚지 못해 돌아가지 못하네

遼東小婦年十五(료동소부년십오), 요동 땅 젊은 부인 나이는 열 다섯

慣彈琵琶解歌舞(관탄비파해가무). 비파도 잘 타고 노래와 춤도 잘하네

今爲羌笛出塞聲(금위강적출새성), 이제 강적으로 출새곡 불어주니

使我三軍淚如雨(사아삼군누여우)! 우리 삼군 모두가 눈물이 비 오듯 하네

 

[안병렬 역]

047 이기(李頎)

古意

 

사나이 응당 나라 위해

목숨 바쳐 원정할지니

젊어서는

유주와 연주의 협객.

 

말발굽 아래서

승부 겨루고

본디부어 이 한 몸

가벼이 여긴다.

 

사람을 마구 죽여

아무도 그 앞에 나서지 못하나니

그의 수염

고슴도치 털 같이 빳빳해 가시 같구나.

 

변방의 모래밭엔

백설만 휘날리고

임금 은혜 갚지 못해

돌아가지 못한다.

 

요동땅 젊은 계집

나이 열다섯

비파도 잘 타고

노래와 춤도 잘하더니.

 

지금은 강적으로

출새곡 불어주니

우리 군대 모두가

눈물이 비오듯하네.

卷二 

七言古詩( 046-73) 

046登幽州臺歌(등유주대가)-陳子昻(진자앙)

유주의 누대에 올라

 

前不見古人(전불견고인) : 앞으로는 옛사람 볼 수 없고

後不見來者(후불견래자) : 뒤로는 올 사람 볼 수 없도다

念大地之悠悠(염대지지유유) : 천지의 유구함을 생각해보니

獨愴然而涕下(독창연이체하) : 나 홀로 서글퍼 눈물 흐른다

 

[안병렬 역]

2

七言古詩

 

046 陳子昻(진자앙)

유주대에 올라 노래부르다

 

앞으로는 옛사람 못 뵈옵고

뒤로는 올 사람 못 보나니

천지의 유유함을 생각하고

내 홀로 슬퍼져 눈물 흘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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