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於異時。復飭御者嚴駕出遊。於其中路逢一沙門。
法服持缽。視地而行。
“또 어느 날,
태자는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타고 유람하러 나갔다가
도중에서 한 사문(沙門)을 만났다.
그 사문은 법의(法衣)를 입고 발우를 들고 오직 땅만 보며 걸어가고 있었다.
即問御者。此為何人。
御者答曰。此是沙門。
태자가 곧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사문입니다.'
又問。何謂沙門。
答曰沙門者。捨離恩愛。出家修道。
攝御諸根。不染外欲。慈心一切。無所傷害。
逢苦不慼。遇樂不欣。能忍如地。故號沙門。
'어떤 사람을 사문이라 하는가?'
'사문이란 모든 은혜와 사랑을 끊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 사람입니다.
그는 모든 감각 기관을 잘 제어하여 바깥 욕망에 물들지 않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습니다.
괴로움을 당해도 슬퍼하지 않고 즐거움을 만나도 기뻐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잘 참는 것이 마치 대지(大地)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문이라 합니다.'
太子曰。善哉。此道真正永絕塵累。
微妙清虛。惟是為快。即飭御者迴車就之
그 때 태자는 말했느니라.
'훌륭하구나, 이 도(道)야말로 바르고 참되어 영원히 번뇌를 여의고,
미묘하고 맑고 비었으니 오직 이것만이 참으로 기뻐할 만한 것이로다.'
그리고는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다가갔다.
爾時。太子問沙門曰。
剃除鬚髮。法服持缽。何所志求。
그 때 태자는 그 사문에게 물었다.
'그대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었구나.
마음에 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沙門答曰。
夫出家者。欲調伏心意。永離塵垢。
慈育群生。無所侵嬈。虛心靜寞。唯道是務。
사문은 대답했다.
'출가자란 마음을 길들여 항복받아서 영원히 번뇌를 여의고자 하며,
자비심으로 모든 생물을 사랑하여 침노하거나 해치지 않고,
마음을 비워 고요하게 하며 편안한 속에서
오로지 도 닦기만을 힘쓰는 사람입니다.'
太子曰。善哉。此道最真。
태자가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이 도야말로 가장 진실한 것이로다.'
尋飭御者。
齎吾寶衣并及乘轝。還白大王。
我即於此剃除鬚髮。服三法衣。出家修道。
所以然者。欲調伏心意。捨離塵垢。清淨自居。以求道術。
곧 마부에게 명령했다.
'너는 이 보배 옷과 수레를 가지고 돌아가 대왕께 아뢰어라.
나는 여기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려 한다.
그 까닭은 마음을 다루어 항복받아 번뇌를 벗어버리고
맑고 깨끗하게 혼자 살면서 도를 구하기 위해서이다.'
於是。御者即以太子所乘寶車及與衣服還歸父王。
太子於後即剃除鬚髮。服三法衣。出家修道
그 때 마부는 태자가 타고 갔던 수레와 입었던 옷을 가지고 부왕에게로 돌아갔다.
태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수도 생활로 들어갔느니라.”
佛告比丘。太子見老.病人。知世苦惱。
又見死人。戀世情滅。
及見沙門。廓然大悟。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태자는 늙고 병든 사람을 보고 이 세상의 고뇌(苦惱)를 알았으며,
또 죽은 사람을 보고 세상에 대한 집착이 없어졌다.
그리고 사문을 보자 확연히 크게 깨달았다.
下寶車時。步步中間 轉遠縛著。
是真出家。是真遠離。
수레에서 내려와 한 걸음 두 걸음 걷는 동안에는
이 세상의 모든 집착과 속박으로부터 더욱 멀어졌으니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출가한 것이요,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번뇌를 멀리 여읜 것이었다.
時。彼國人聞太子剃除鬚髮。法服持缽。出家修道。咸相謂言。
此道必真。乃令太子捨國榮位。捐棄所重。
당시 그 나라 사람들은 태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다는 말을 듣고 모두들 말하였다.
'그 도는 틀림없이 진실할 것이다.
그래서 태자가 나라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렸고 소중한 것도 버렸을 것이다.'
于時。國中八萬四千人往就太子。求為弟子。出家修道。
그 때 그 나라의 8만 4천 사람들은 태자를 찾아가
제자가 되어 집을 떠나 도 닦기를 청하였느니라.”
佛時頌曰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撰擇深妙法 彼聞隨出家
離於恩愛獄 無有眾結縛
깊고 미묘한 법을 선택하자
저들도 그 말 듣고 모두 따라 집을 떠났네.
은혜와 사랑의 감옥을 벗어나니
온갖 결박 모두 다 없어졌다네.
于時。太子即便納受。與之遊行。在在教化。
從村至村。從國至國。所至之處。無不恭敬四事供養。菩薩念言。
“태자는 그들의 소원을 받아들여 제자로 삼고
그들과 함께 유행하면서 곳곳에서 교화를 펼쳤느니라.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은 그를 공경하여 네 가지 일[事]로 공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보살은 생각했다.
吾與大眾。遊行諸國。人間憒鬧。此非我宜。
何時當得離此群眾。閑靜之處以求道真。
'나는 대중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런 번거로운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언제 이 군중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참 도를 구할 수 있을까?'
尋獲志願。於閑靜處專精修道。復作是念。
얼마 되지 않아 보살은 소원이 이루어져
한적한 곳에서 오로지 수도에 정진하게 되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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