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킹목사 50주년 연설 "이젠 경제적 평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대행진 50주년을 맞아 워싱턴 D.C. 링컨기념관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이곳은 50년 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내겐 꿈이 있습니다' 연설을 한 자리다. /사진=뉴욕타임스 동영상 캡처

오바마, 킹목사 50주년 연설 "이젠 경제적 평등"

50년 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인종차별없는 나라를 꿈꾼다"고 연설을 했던 자리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이제는 경제적 기회의 평등을 위해 노력할 때"라고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에서 열린 킹 목사의 '나에겐 꿈이 있다' 연설 및 워싱턴 평화대행진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보다 평등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자"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녈(WSJ) 등에 따르면 오바마는 이날 킹 목사가 이끌었던 흑인인권운동을 모든 미국인들이 중산층에 올라설 수 있도록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결부시키며 말을 이었다.

이는 정치적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건강보험개혁 문제를 비롯한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50년 전 행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일자리 뿐 아니라 정의를 추구했다"며 "단순히 탄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기회 균등을 위해 행진했다"고 말했다.

1963년 25만여명이 참석했던 워싱턴 평화대행진의 공식 명칭은 '일자리와 자유를 위한 워싱턴 대행진'이다.

오바마는 "킹 목사도 '흑인 남성이 백인과 함께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게 되더라도 식사비용을 지불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물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50년간 미국에서 흑인의 인권이 많이 신장된 것은 사실이지만, 흑백 임금과 고용률은 오히려 더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흑인 노동자의 실업률은 백인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

또 최근 백인계 자경단원이 비무장한 흑인 소년을 살해하고도 무죄평결을 받은 '짐머먼 사건' 등 인종차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날 다른 연설자로 참석한 킹 목사의 여동생 크리스틴 킹 패리스는 "킹 목사의 꿈은 아직 현실화하지 못한 비전이고 이루어지지 않은 꿈"이라며 "그 꿈이 현실이 됐다고 축하하기 위해선 우리가 아직 이뤄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대통령,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 등 유명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