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3

서산대사의 詩碑에 있는 글

 

여보게 친구!

살아있는 게 무언가

숨 한 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

삶이란 한 조각 뜬 구름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 스러짐이라

뜬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千思萬思量

紅爐一點雪

泥牛水上行

大地虛空裂

천 가지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 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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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정 - 임종게 臨終偈

임종게 (臨終偈)가 에도 들어 있는 걸 보면 대사의 작품이 맞다. 임종게는 그 승려를 논의할 때 그가 살아온 인생을 집약한 것이므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30.청허존자'에서 臨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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