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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詩經-大雅-文王之什-면(緜)-길게 뻗음-

[대아(大雅) / 문왕지십(文王之什) 제3편 면9장(緜九章)]

(1장)

緜緜瓜瓞이여 (면면과질이여

民之初生이 自土沮漆하니 민지초생이 자토저칠하니

古公亶父ㅣ 陶復陶穴하야 고공단보ㅣ 도복도혈하야

未有家室이러시니라 미유가실이러시니라 比也 ㅣ라)

면면히 이어진 오이 덩굴이여,

백성이 처음 살 적에 저수와 칠수에 터를 닦음으로부터이니

고공단보가 기와 구들을 쌓아 토굴을 만들어

아직 궁실을 두지 못하셨느니라.

瓞 : 북치(그루갈이, 곧 이모작으로 열린 작은 오이) 질, 덩굴 질

○比也 ㅣ라 綿綿은 不絶貌라 大曰瓜요 小曰瓞이니 瓜之近本初生者ㅣ 常小하고 其蔓不絶이라가 至末而後大也ㅣ라 民은 周人也ㅣ라 自는 從이오 土는 地也ㅣ라 沮漆은 二水名이니 在豳地라 古公은 號也ㅣ오 亶父는 名也ㅣ라 或曰字也ㅣ니 後乃追稱大王焉이라 陶는 窯竈也ㅣ오 復은 重窯也ㅣ오 穴은 土室也ㅣ라 家는 門內之通名也ㅣ라 豳地近西戎而苦寒이라 故로 其俗이 如此라

○此亦周公이 戒成王之詩라 追述大王이 始遷岐周하야 以開王業하고 而文王이 因之하야 以受天命也ㅣ라 此는 其首章이니 言瓜之先小後大하야 以比周人이 始生於漆沮之上이러니 而古公之時에 居於窰竈土室之中하야 其國이 甚小러니 至文王而後大也ㅣ라

○비교한 시라. 면면은 끊어지지지 않은 모양이라. 큰 것을 가로대 과라 하고 작은 것을 질이라 하니, 오이가 뿌리에 가까워 처음 나올 적에 항상 작고 그 덩굴이 끊어지지 않다가 끝에 이른 뒤에 커지니라. 민은 주나라 사람이라. 자는 부터이고, 토는 땅이라. 저와 칠은 두 물의 이름이니 빈땅에 있음이라. 고공은 호이고, 단보는 이름이라. 혹자는 자라고 하니, 뒤에 태왕이라고 추칭하였음이라. 도는 기와 구들 부엌이고, 복은 이중 구들이고, 혈은 토실이라. 가는 문 안을 통칭하여 이름이라. 빈땅이 서융과 가까워 추위에 괴로웠느니라. 그러므로 그 풍속이 이와 같음이라.

○이 또한 주공이 성왕을 경계한 시라. 태왕이 처음에 기주로 옮겨서 왕업을 열고, 문왕이 인하여 천명을 받음을 추술함이라. 이는 그 머리장이니 오이가 처음에는 작다가 나중에는 커짐을 말하여, 주나라 사람이 처음에는 칠수와 저수의 위에서 살더니 고공의 때에 기와를 구워 부엌 만들고 토실 가운데에 거처하여 그 나라가 매우 작더니 문왕에 이른 뒤에 커졌음을 비교함이라.

窰 : 기와 굽는 가마 요, 기와 구울 요

(2장)

古公亶父ㅣ 來朝走馬하사 (고공단보ㅣ 내조주마하사

率西水滸하사 至于岐下하시니 솔서수호하사 지우기하(호)하시니

爰及姜女로 聿來胥宇하시니라 원급강녀로 율래서우하시니라 賦也ㅣ라)

고공단보가 아침에 말을 달려 와서

서쪽으로 물가를 따라서 기산 아래에 이르시니

이에 강녀와 더불어 마침내 집터를 보시니라.

○賦也ㅣ라 朝는 早也ㅣ라 走馬는 避狄難也ㅣ라 滸는 水厓也ㅣ니 漆沮之側也ㅣ라 岐下는 岐山之下也ㅣ라 姜女는 大王妃也ㅣ라 胥는 相이오 宇는 宅也ㅣ라 孟子曰大王居邠하실새 狄人侵之어늘 事之以皮幣珠玉犬馬라도 而不得免하니 乃屬其耆老而告之曰狄人之所欲者는 吾土地也ㅣ니 吾는 聞之也호니 君子는 不以其所以養人者로 害人이라하니 二三子는 何患乎無君이오 我將去之라하고 去邠踰梁山하야 邑于岐山之下하야 居焉하신대 邠人이 曰仁人也ㅣ라 不可失也ㅣ라하고 從之者ㅣ 如歸市하더라

○부라. 조는 아침이라. 주마는 적의 난을 피함이라. 호는 물가니 칠수와 저수의 옆이라. 기사는 기산 아래라. 강녀는 태왕 비라. 서는 봄이고, 우는 집이라. 맹자 가라사대 (梁惠王章句下 제15장 제1절) 태왕이 빈땅에 거처하실 때 적인이 침략하거늘 가죽과 폐백과 주옥과 개와 말로써 섬기더라도 면치 못하니 이에 노약자들을 모아놓고 고하여 가로대, 적인이 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 토지니, 내 듣자니 군자는 그 사람을 기르는 바로써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하니 여러분은 어찌 인군 없음을 근심하는고(상관하리오). 내 장차 떠나가리라 하고 빈땅을 떠나 양산을 넘어 기산 아래 도읍을 정해 거하신대 빈 사람들이 이르기를, 어진 사람이라. 가히 잃지 않으리라 하고, 따르는 자가 저자에 돌아가는 것과 같더라.

屬 : 모을 촉

(3장)

周原膴膴하니 菫荼如飴로다 (주원무무하니 근도여이로다

爰始爰謀하시며 爰契我龜하사 원시원모(미)하시며 원계아귀하사

曰止曰時하야 築室于玆ㅣ라하시니라 왈지왈시하야 축실우자(지)ㅣ라하시니라 賦也ㅣ라)

주나라 들판이 비옥하니 쓴나물도 엿 같이 달도다.

이에 시작하고 이에 도모하시며 이에 내 거북을 지져서[점쳐서]

이에 그쳐서 이에 집을 지으라하시니라

菫 : 오두(烏頭, 미나리아재비과에 딸린 개싹눈바곳, 이삭바곳, 참줄바곳 따위를 통틀어 일컫는 말. 附子와 비슷하며 맛은 辛甘하다. 川烏, 奚毒이라고도 한다.) 근 荼 : 씀바귀 도 飴 : 엿 이

○賦也ㅣ라 周는 地名이니 在岐山之南하니라 廣平曰原이라 膴膴는 肥美貌라 菫은 烏頭也ㅣ오 荼는 苦菜니 蓼屬也ㅣ라 飴는 餳也ㅣ라 契는 所以然火而灼龜者也ㅣ니 儀禮에 所謂楚焞이 是也ㅣ라 或曰以刀로 刻龜甲欲鑽之處也ㅣ라

○言周原土地之美ㅣ 雖物之苦者라도 亦甘하니 於是에 大王이 始與豳人之從己者로 謀居之하고 又契龜而卜之하야 旣得吉兆하고 乃告其民曰可以止於是而築室矣라하시니라 或曰時는 謂土功之時也ㅣ라

○부라. 주는 지명이니 기산 남쪽에 있느니라. 넓고 평평한 것을 원이라 하니라. 무무는 기름지고 아름다운 모양이라. 근은 오두이고, 도는 쓴나물이니 쑥에 속하니라. 이는 조청이라. 계는 불을 붙여서 거북이를 지지는 것이니 『의례』(士喪禮편)에 초돈이라 이른 것이 이것이라. 어떤 이는 말하기를 칼로 거북 껍질에 뚫고자 하는 곳을 새기는 것이라 하니라.

○주나라 들판의 토지의 아름다움이 비록 물건이 쓴 것이라도 또한 달게 하니 이에 태왕이 비로소 자기를 따라온 빈 사람들과 더불어 거처할 궁리를 내고 또 거북을 지져서 점을 쳐 이미 길한 징조를 얻고 이에 그 백성들에게 고하여 말하기를 가히 이에 머물러 집을 지으라 하시니라. 어떤 이는 가로대 시는 토공(집터를 닦는 일)의 때를 이른다 하니라.

餳 : 엿 당 焞 : 귀갑 지지는 불 돈

(4장)

迺慰迺止하며 迺左迺右하며 (내위내지하며 내좌내우(이)하며

迺疆迺理하며 迺宣迺畝하니 내강내리하며 내선내묘(미)하니

自西徂東하야 周爰執事하니라 자서조동하야 주원집사(시)하니라 賦也ㅣ라)

이에 편안하고 이에 거처하며, 이에 좌로 하고 이에 우로 하며,

이에 큰 경계도 하고 이에 작은 경계도 하며, 이에 흩어지게 하고 이에 이랑을 만드니,

서쪽으로부터 동쪽으로 가서 두루 이에 일을 집행하니라.

迺 : 이에 내, ‘廼’와 같이 씀

○賦也ㅣ라 慰는 安이오 止는 居也ㅣ라 左右는 東西列之也ㅣ라 疆은 謂畫其大界요 理는 謂別其條理也ㅣ라 宣은 布散而居也ㅣ니 或曰導其溝洫也이라 畝는 治其田疇也ㅣ라 自西徂東은 自西水滸而徂東也ㅣ라 周는 徧也ㅣ니 言靡事不爲也ㅣ라

○부라. 위는 편안함이고, 지는 거처함이라. 좌우는 동서로 벌림이라. 강은 그 큰 경계를 긋는 것이고, 리는 그 조리를 분별함을 이름이라. 선은 널리 흩어 거처함이니 어떤 이는 도랑을 내는 것이라 이르니라. 묘는 그 밭두둑을 다스림이라. 자서조동은 서쪽 물가에서부터 동쪽으로 감이라. 주는 두루함이니 일마다 하지 않음이 없음이라.

洫 : 붓도랑 혁

(5장)

乃召司空하며 乃召司徒하야 (내소사공하며 내소사도하야

俾立室家하니 其繩則直이어늘 비립실가(고)하니 기승즉직이어늘

縮版以載하니 作廟翼翼이로다 축판이재(적)하니 작묘익익이로다 賦也ㅣ라)

이에 사공을 부르며 이에 사도를 불러

궁실을 세우게 하니, 그 먹줄이 곧거늘

판자를 묶어서 이으니 지은 사당이 엄정하도다.

○賦也ㅣ라 司空은 掌營國邑이오 司徒는 掌徒役之事라 繩은 所以爲直이니 凡營度位處에 皆先以繩으로 正之하고 旣正則束版而築也ㅣ라 縮은 束也ㅣ라 載는 上下相承也ㅣ니 言以索束版하야 投土築訖이면 則升下而上하야 以相承載也ㅣ라 君子ㅣ 將營宮室할새 宗廟爲先이오 廐庫爲次요 居室爲後라 翼翼은 嚴正也ㅣ라

○부라. 사공은 나라 읍 경영을 맡고, 사도는 역사하는 무리를 맡음이라. 승은 곧게 하는 것이니 무릇 신위 둘 곳을 경영하고 헤아림에 다 먼저 먹줄로써 바루어놓고, 이미 바루어지면 판자를 묶어 쌓아 올림이라. 축은 묶음이라. 재는 위 아래로 서로 이음이니 산내끼로써 판자를 묶어서 흙을 던져서 쌓임이 끝나면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서 서로 잇대어놓음이라. 군자가 장차 궁실을 경영하는데 종묘를 먼저 짓고, 마구간과 창고를 다음에 짓고, 거처하는 집을 나중에 짓느니라. 익익은 엄정함이라.

索 : 찾을 색, 여기서는 ‘산내끼(충청도 사투리. 새끼줄) 삭’ 訖 : 마칠 흘

(6장)

捄之陾陾하며 度之薨薨하며 (구지웅웅하며 탁지훙훙하며

築之登登하며 削屢馮馮하야 축지등등하며 삭루빙빙하야

百堵皆興하니 鼛鼓弗勝이로다 백도개흥하니 고고불승이로다 賦也ㅣ라)

흙 담는데 수북히 하며, 흙 던지는데 훙훙거리며(철퍼덕거리며),

다지는데 등등히 하며(텅텅거리며), 울툭불툭한 곳을 깎는데 빙빙거리어(삭삭거리어),

모든 담이 다 일어나니 북소리가 이기지 못하도다.

陾 : 담쌓는 소리 잉, 또는 흙을 파서 삼태기에 담는 일이 많은 일. 여기서는 ‘웅(耳升反)’ 馮 : 성 풍, 탈 빙, 여기서는 ‘빙(扶冰反)’ 鼛 : 큰북 고

○賦也ㅣ라 捄는 盛土於器也ㅣ라 陾陾은 衆也ㅣ라 度은 投土於版也ㅣ라 薨薨은 衆聲也ㅣ라 登登은 相應聲이라 削屢는 墻成而削治重複也ㅣ라 馮馮은 墻堅聲이라 五版爲堵라 興은 起也ㅣ라 此는 言治宮室也ㅣ라 鼛鼓는 長一丈二尺이니 以鼓役事라 弗勝者는 言其樂事勸功하야 鼓不能止也ㅣ라

○부라. 구는 흙을 그릇에 담음이라. 웅웅은 많음이라. 탁은 흙을 판자에 던짐이라. 훙훙은 여러 소리라. 등등은 서로 응하는 소리라. 삭루는 담을 쳐놓고 중복된 곳을 깎아서 다스림이라. 빙빙은 담을 견고하게 하는 소리라. 다섯 판자가 담이 되니라. 흥은 일어남이라. 이것은 궁실을 다스림을 말함이라. 고고는 길이가 한 길 두 자니 역사를 하는데 두들김이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백성들이) 그 일을 즐거워하고 공(공사)을 권장하여 북 두드리는 것을 그칠 수 없음을 말함이라.

(7장)

迺立皐門하니 皐門有伉하며 (내립고문하니 고문유항하며

迺立應門하니 應門將將하며 내립응문하니 응문장장하며

迺立冢土하니 戎醜攸行이로다 내립총토하니 융추유행(항)이로다 賦也ㅣ라)

이에 고문을 세우니 고문이 높으며,

이에 응문을 세우니 응문이 엄정하며,

이에 총토를 세우니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바로다.

伉 : 높을 항

○賦也ㅣ라 傳曰王之郭門曰臯門이라 伉은 高貌라 王之正門曰應門이라 將將은 嚴正也ㅣ라 大王之時에 未有制度하야 特作二門하야 其名如此러니 及周有天下하야 遂尊以爲天子之門하고 而諸侯不得立焉하니라 冢土는 大社也ㅣ니 亦大王所立이러니 而後에 因以爲天子之制也ㅣ라 戎醜는 大衆也ㅣ라 起大事, 動大衆엔 必有事乎社而後出하니 謂之宜라

○부라. 전에 가로대 왕의 성문을 고문이라 하니라. 항은 높은 모양이라. 왕의 정문을 가로대 응문이라 하니라. 장장은 엄정함이라. 태왕의 때에 아직 제도가 있지 아니하여 특별히 두 문을 지어서 그 이름이 이와 같더니 주나라가 천하를 둠에 이르러서 드디어 높여서 천자의 문을 삼았고, 제후는 세우지 못하였느니라. 총토는 태사니 또한 태왕이 세웠더니 뒤에 인하여서 천자의 제도로 삼았음이라. 융추는 대중이라. 대사를 일으키고 대중을 움직일 때에는 반드시 사에 고한(제사한) 뒤에 나가니 ‘의제(宜祭)’라 이르니라.

(8장)

肆不殄厥慍하시나 亦不隕厥問하시니 (사부진궐온하시나 역불운궐문하시니

柞棫拔矣라 行道兌矣하니 작역발의라 행도태의하니

混夷駾矣하야 維其喙矣로다 곤이태의하야 유기훼의로다 賦也ㅣ라)

이러므로 그 (적들의) 성냄을 끊지는 못하셨으나

또한 그 명성을 실추하지 아니하셨으니,

갈참나무, 두릅나무가 쭉 뻗어 올라갔느니라.

다니는 길이 트였으니

곤이가 도망쳐서

그 숨만 쉬도다.

拔 : 빼어날 발, 뽑을 발, 여기서는 ‘패(蒲貝反)’

○賦也ㅣ라 肆는 故今也ㅣ니 猶言遂也ㅣ니 承上起下之辭라 殄은 絶이오 慍은 怒요 隕은 墜也ㅣ라 問은 聞으로 通하니 謂聲譽也ㅣ라 柞은 櫟也ㅣ니 枝長葉盛하고 叢生有刺라 棫은 白桵也ㅣ니 小木이오 亦叢生有刺라 拔는 挺拔而上하야 不拳曲蒙密也ㅣ라 兌는 通也ㅣ니 始通道於柞棫之間也ㅣ라 駾는 突이오 喙는 息也ㅣ라

○言大王이 雖不能殄絶混夷之慍怒나 亦不隕墜己之聲聞이라 蓋雖聖賢이라도 不能必人之不怒己요 但不廢其自修之實耳라 然이나 大王이 始至此岐下之時에는 林木深阻하고 人物鮮少러니 至於其後하야는 生齒漸繁하고 歸附日衆하니 則木拔道通하야 昆夷畏之而奔突竄伏하야 維其喙息而已라 言德盛而混夷自服也ㅣ니 蓋已爲文王之時矣라

○부라. 사는 ‘그러므로 이제’니 ‘드디어’란 말과 같으니 위를 잇고 아래를 일으키는 말이라. 진은 끊음이고, 온은 성냄이고 운은 떨어짐이라. 문은 소문과 통하니 명성을 이름이라. 작은 상수리나무니 가지가 길며 잎이 무성하고 떨기로 나며 가시가 있음이라. 역은 백유니 나무가 작고, 또한 떨기로 나며 가시가 있음이라. 패는 쭉 뻗어 올라가서 구부러지거나 덮이거나 빽빽하지 않음이라. 태는 통함이니 비로소 갈참나무와 두릅나무 사이로 길을 통함이라. 태는 숨음이고, 훼는 숨쉼이라.

○태왕이 비록 능히 곤이의 성냄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으나 또한 자기의 명성을 실추하지 아니하였느니라. 대개 비록 성현이라도 능히 반드시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성내지 않게는 못하고, 다만 그 스스로 닦음의 실제만을 폐하지 않게 하느니라. 그러나 태왕이 비로소 이 기산의 아래에 이르렀을 때에는 숲과 나무가 깊이 막고, 사람은 적더니 그 뒤에 이르러서는 생치(人口)가 점점 번성하고, 돌아와 붙는(귀순) 자들이 날로 많아지니 나무를 쳐서 길을 통하게 하여 곤이가 두려워하여 도망쳐서 엎드려 오직 그 숨만 쉴 뿐이라. 덕이 성하여 곤이가 스스로 복종하니 대개 이미 문왕의 때가 되었음을 말함이라.

桵 : 무리참나무 유, 두릅나무 유 挺 : 빼어날 정

(9장)

虞芮質厥成이어늘 文王蹶厥生하시니 (우예질궐성이어늘 문왕궤궐생하시니

予曰有疏附ㅣ며 予曰有先後ㅣ며 여왈유소부ㅣ며 여왈유선후(호)ㅣ며

予曰有奔奏ㅣ며 予曰有禦侮ㅣ라하노라 여왈유분주(조)ㅣ며 여왈유어모ㅣ라하노라 賦也ㅣ라)

우와 예가 분쟁을 바루거늘 문왕이 그 흥기함을 움직이시니

나는 가로대 소부하는 이가 있으며, 나는 가로대 선후할 이가 있으며,

나는 가로대 분주할 이가 있으며, 나는 가로대 엄모하는 이가 있다 하노라.

蹶 : 넘어질 궐, 여기서는 ‘움직일 궤(居衛反)’

○賦也ㅣ라 虞芮는 二國名이라 質은 正이오 成은 平也ㅣ라 傳曰虞芮之君이 相與爭田하야 久而不平이라가 乃相與朝周할새 入其境하니 則耕者ㅣ 讓畔하고 行者ㅣ 讓路하며 入其邑하니 男女異路하고 斑白이 不提挈하며 入其朝하니 士ㅣ 讓爲大夫하고 大夫ㅣ 讓爲卿이어늘 二國之君이 感而相謂曰我等은 小人이라 不可以履君子之境이라하고 乃相讓以其所爭田하야 爲閒田而退하니 天下聞之하고 而歸者ㅣ 四十餘國이러라 蘇氏曰虞는 在陜之平陸이오 芮는 在同之馮翊이라 平陸에 有閒原焉하니 則虞芮之所讓也라하니라 蹶生은 未詳其義나 或曰蹶는 動而疾也ㅣ오 生은 猶起也ㅣ라 予는 詩人이 自予也ㅣ라 率下親上曰疏附요 相道前後曰先後요 喩德宣譽曰奔奏요 武臣折衝曰禦侮라

○言混夷旣服而虞芮來質其訟之成하니 於是에 諸侯歸周者ㅣ 衆하야 而文王이 由此動其興起之勢라 是雖其德之盛이나 然이나 亦由有此四臣之助而然이라 故로 各以予曰起之하니 其辭繁而不殺者는 所以深歎其得人之盛也ㅣ라

○부라. 우와 예는 두 나라 이름이라. 질은 바룸이고, 성은 화평함이라. 전에 가로대 우와 예의 임금이 서로 더불어 밭을 다투어서 오래도록 화평하지 못하다가 이에 서로 더불어 주나라에 조회를 하는데 그 국경에 들어가니 밭가는 자가 밭두둑을 양보하고, 길을 다니는 자가 길을 양보하며, 그 읍에 들어가니 남녀가 길을 달리하고, 반백(오십세 이상의 사람)이 짐을 끌고 다니지 아니하며, 그 조정에 들어가니 사가 대부에게 양보하고, 대부는 경에게 양보하거늘, 두 나라의 인군이 감동되어 서로 일러 가로대 우리들은 소인이라. 가히 써 군자의 국경을 밟지 못한다 하고 이에 그 다투던 밭을 서로 사양하여 한가로운 밭을 만들고 물러가니 천하가 듣고 돌아오는(귀부하는) 자가 40여 나라더라(이에 문왕이 천하의 3분의 1을 두게 됨). 소씨 가로대 우는 평륙을 끼고 있고, 예는 풍익과 같이 있느니라. 평륙에 한가로운 들판이 있으니 곧 우와 예가 사양한 것이라 하니라. 궤생은 그 뜻이 자세하지 못하나 어떤 이는 말하기를 궤는 움직여 빨리하고, 생은 일어남과 같으니라하니라. 여는 시인이 스스로 나라고 함이라. 아래를 거느려 위와 친함을 일러 소부라 하고, 앞뒤에서 서로 인도함을 가로대 선후라 하고, 덕을 깨우쳐주고 명예를 선양함을 일러 분주라 하고, 무신이 충돌을 막는 것을 일러 어모라 하니라.

○곤이가 이미 복종하고 우와 예가 와서 그 송사의 분쟁을 바로하니 이에 주나라에 돌아온 자가 많아서 문왕이 이로 말미암아 그 흥기하는 세력을 움직였느니라. 이 비록 그 덕이 성하나 그러나 또한 이 네 신하의 도움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각각 ‘予曰’로써 말을 일으켰으니 그 말이 번거로우면서도 덜어내지 않은 것은 그 사람을 얻음이 성대함을 깊이 탄식함이라.

挈 : 끌 설 殺 : 여기서는 ‘덜 쇄’

緜九章 章六句

一章은 言在豳이오 二章은 言至岐요 三章은 言定宅이오 四章은 言授田居民이오 五章은 言作宗廟요 六章은 言治宮室이오 七章은 言作門社요 八章은 言至文王而服混夷요 九章은 遂言文王受命之事라 餘는 說見上篇하니라

1장은 빈땅에 있을 때를 말했고, 2장은 기산에 이름을 말했고, 3장은 집을 정함을 말했고, 4장은 밭을 주어 백성이 거처함을 말했고, 5장은 종묘 지음을 말했고, 6장은 궁실을 다스림을 말했고, 7장은 문과 사를 지음을 말했고, 8장은 문왕에 이르러 곤이가 복종함을 말했고, 9장은 마침내 문왕이 명을 받은 일을 말했느니라. 나머지는 설명이 상편에 나타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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