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주]초사에서만 보던 난초로 지은 집을 은자는 서울대공원의 <2009 대한민국 난전시회>에서 목도했다. 이 퍼포먼스를 준비한 사람은 아마도 초사 <상부인>을 읽었던 분이리라. 글씨를 청색 처리한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다. 남보다더 공부하지 않으면 무엇하나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작품은 은자가 편역한 교재에서 옮겨왔다.
한 술 더 떠서 거기에다 비너스상과 인어공주도 배치하였고, 연못에는 금잉어도 헤엄쳐 다니게 배려하였다.
湘夫人 40구
‘湘水의 女神’[九歌중 其四]
帝子降兮北渚 상제의 딸 북쪽 소주(小洲)에 내려와
目眇眇兮愁予 아득하기만 하여 내 마음 서럽고
嫋嫋兮秋風 산들산들 가을 바람에
洞庭波兮木葉下 동정호 물결치고 나뭇잎 떨어진다.
登白薠兮騁望 흰 번풀 밟고 내달으며 찾아
與佳期兮夕張 임과 약속 함께 하여 저녁에 만남을 준비했는데
鳥何萃兮蘋中 새들은 어인 일로 마름풀 속에 모이고
罾何爲兮木上 [남창] 그물은 어찌하여 나무 위에 치는가?
沅有茝兮澧有蘭 원수(沅水)엔 백지(白芷), 예수엔 난초
思公子兮未敢言 임 그리워도 말 못하고
荒忽兮遠望 황홀하여 멀리 바라보면
觀流水兮潺湲[여창] 흐르는 물 바라보면 졸졸졸.
穈何食兮庭中고라니는 어이하여 뜰에서 풀 뜯고
蛟何爲兮水裔교룡은 어찌 물가로 나오는가?
朝馳余馬兮江皐 아침에 내 말을 강가로 달려
夕濟兮西澨 저녁엔 서쪽 강기슭 건너고1)
聞佳人兮召予임께서 나를 부르는 소리 들리면
將騰駕兮偕逝 수레 타고 함께 가리라.
築室兮水中 물 속에 집을 짓고
葺之兮荷蓋 연잎으로 지붕을 이어라.2)
蓀壁兮紫壇 창포 벽에 자주빛 조개 껍질 깐 마당에3)
播芳椒兮成堂 향기로운 산초를 방 가득히 뿌리고,
桂棟兮蘭橑 계수나무 마룻대에 목란 서까래4)
辛夷楣兮葯房 백목련 문미에 백지(白芷)의 방.5)
罔薜荔兮爲帷 벽려 엮어 휘장 짜고
擗蕙櫋兮旣張 혜초 쪼개 처마에 차양(遮陽) 펄쳤고,6)
白玉兮爲鎭 백옥으로 돗자리 누름돌 삼고
疏石蘭兮爲芳 석란 뿌려 향기롭게 하리라.
芷葺兮荷屋 백지(白芷) 엮어 연잎 지붕 이고
繚之兮杜衡[남창] 거기 두형을 두르리라.
合百草兮實庭 백초 모아 정원을 채우고
建芳馨兮廡門 향기론 꽃을 쌓아 문을 덮으리.
九疑繽兮並迎 구의산 신들 나란히 맞으러 오고
靈之來兮如雲 신령의 내려오심 구름 같아라.
捐余袂兮江中 내 작은 주머니 강 속에 던지고7)
遺余褋兮澧浦 내 가락지 예수 강변에 두고서8)
搴汀洲兮杜若 모래톱의 두약을 뽑아다가
將以遺兮遠者 멀리 계신 분께 바치리.
時不可兮驟得 때는 자주 얻지 못하는 것9)
聊逍遙兮容與 [여창] 에오라지 느긋하게 거닐리라.
❙ 注 疏
1)澨(서):물가. 2)葺(즙):지붕을 이다. 3)壇:堂, 뜰. 자단:紫貝를 깐 단. 中庭. 4)橑(료):서까래. 5)楣(미):문 위에 대는 상인방. 도리. 6)櫋(면):차양. 처마, 차양(遮陽). 7) 袂(몌)는 袟(질;劒衣)의 잘못. 8)褋(접)은 가락지의 옛 이름인 鍱(섭)의 잘못. 9)驟(취):자주.
'화훼 > 서울대공원 장미원 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초로 지은 궁전을 보셨나요? 03 (0) | 2009.04.18 |
---|---|
난초로 지은 궁전을 보셨나요? 02 (0) | 2009.04.18 |
화무십일홍 06 (0) | 2009.04.16 |
화무십일홍 05 (0) | 2009.04.16 |
화무십일홍 03 (0) | 2009.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