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열하고 아홉 살엔
첫사랑에 잠 못 이루고
언제나 사랑한 건 두꺼운 책
두꺼운 책이었지
가끔은 울기도 하고
가슴 속엔 꿈이 가득 했었지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일 때
온 세상이 내 것 같았고
언제나 사랑한 건 나의 조국
그리고 내 자신뿐이었지
가끔은 절망도 했고
가슴 속엔 뜨거운 피가 끓고 있었지
내 나이 스물하고 아홉 살엔
내 사랑을 나는 찾았고
언제나 사랑한 건 나의 아내
내 아내뿐이었지
가끔은 두 주먹으로 벽을 두들겨댔지만
가슴 속엔 아직 꿈이 남아 있었지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
난 그땐 도대체 어떤 모습을 할까
그때도 사랑하는 건 나의 아내
내 아내뿐일까
그때도 울 수 있고
가슴 한 구석엔 아직 꿈이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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