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잡는 백정 ‘열’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7]-

楚昭王失國,

초소왕실국, 초나라 소왕이 오나라와의 싸움에서 패해 나라를 잃고 도망했을 때,

屠羊說走

도양영주, 양을 잡는 백정인 열이라는

而從於昭王.

이종어소왕. 사람도 소왕을 따라 도망쳤다.

昭王反國,

소왕반국, 뒤에 소왕이 나라로 돌아와

將賞從者,

장상종자, 그를 따랐던 사람들에게 상을 줄 때에

及屠羊說.

급도양열. 양백정 열의 차례가 되었다.

屠羊說曰:

도양열왈: 이때 열이 말했다.

「大王失國,

「대왕실국, “대왕께서 나라를 잃으셨을 때,

說失屠羊.

열실도양. 저 역시 양을 잡는 일을 잃었습니다.

大王反國,

대왕반국, 대왕께서 돌아오시게 되어

說亦反屠羊.

열역반도양. 저 역시 양을 잡는 일로 돌아왔습니다.

臣之爵祿已復矣,

신지작록이복의, 저의 벼슬과 녹은 이미 되찾은 것입니다.

又何賞之有哉!」

우하상지유재!」 또 무슨 상을 논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王曰:왕이 말했다.

「强之!」 “억지로라도 그에게 상을 내리라.”

屠羊說曰:

도양열왈: 그러자 양백정 열이 말했다.

「楚國之法,

「초국지법, 초나라 법에는

必有重賞大功

필유중상대공 중상을 받고 큰 공을 세운

而後得見,

이후득견, 이후에 왕이 신하를 만납니다.

今臣之知不足以存國

금신지지부족이존국, 지금 저의 지혜는 부족하여 나라를 보존할 만하지 못했고

而勇不足以死寇.

이용부족이사구. 용기가 부족하여 죽음으로써 적을 대적하지 못했습니다.

吳軍入郢,

오군입영, 오나라 군대가 초나라 수도 영 땅에 쳐들어왔을 때

說畏難而避寇,

열외난이피구, 저는 난을 두려워하여 적을 피한 것이지

非故隨大王也.

비고수대왕야. 고의로 대왕을 따라간 것은 아닙니다.

今大王欲廢法毁約而見說,

금대왕욕폐법훼약이견설, 지금 대왕께서는 국법과 규약을 어기고 열을 만나려 하시니

此非臣之所以聞於天下也.」

차비신지소이문어천하야.」 이것은 신이 세상 사람들에게 소문날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저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게 될 것입니다.]

王謂司馬子綦曰:

왕위사마자기왈: 소왕이 사마 벼슬에 있는 자기에게 말했다.

「屠羊說居處卑賤

「도양열거처비천 “양백정인 열은 미천한 신분이지만

而陳義甚高,

이진의심고, 사리를 아는 데 있어서는 높은 식견을 갖고 있습니다.

子其爲我延之

자기위아연지, 당신은 나를 위해 그를 영접하여

以三旌之位.」

이삼정지위.」 삼공의 지위에 앉혀 주십시오.”

屠羊說曰:

도양열왈: 양백정 열이 그 말을 듣고 말했다.

「失三旌之位,

「실삼정지위, “삼공의 지위가

吾知其貴於屠羊之肆也.

오지기귀어도양지사야. 양 백정의 지위보다는 존귀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萬鍾之祿,

만종지록, 만종의 녹이

吾知其富於屠羊之利也.

오지기부어도양지리야. 양을 잡아서 얻는 이득보다 훨씬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然豈可以貪爵祿

연기가이탐작록 그렇지만 어찌 벼슬과 녹을 탐하여

而使吾君有妄施之名乎!

이사오군유망시지명호! 임금님께서 함부로 상을 내리신다는 말을 듣게 하겠습니까!

說不敢當,

열불감당, 열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願復反吾屠羊之肆.」

원복반오도양지사.」 부디 저를 양 잡는 백정의 일로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遂不受也.

수불수야. 그리고는 끝내 그 상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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