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낙선재 후원엔 만개한 모란꽃이 한낮의 햇살 속에 자태를 뽐냈다.

1968년 대학 2학년 때 우리나라 고소설 연구의 일인자 김기동 교수님의 고소설 여름방학 과제로 낙선재가 소장한 필사본 고소설 가운데 교수님이 지정한 작품의 줄거리를 적던 시절이 생생하다.

소리로 읽어야 뜻을 알 수 있을 텐데 문자로 읽기에 길들여진 학생들이 한 줄도 제대로 읽을 리 만무했다. 그곳에는 왕실의 마지막 궁녀 한 분이 계셨는데 책을 내미는 학생들의 요구를 미소띤 얼굴로 받아 주시던 모습도 지금까지 생생하다.

담벽 너머 창경궁은 그땐 일제가 만든 동물원이 그대로 있어 편입온 나이 많은 여학생들 중에는 필사본 고소설 읽는 시간보다 동물원에서 기웃거리는 시간이 더 많아 짓궂은 녀석들은 원숭이들 물건 만지는 데 혼을 빼앗겼다고 비아냥거렸다.

작년도 4/21 낙선재 사진도 함께 싣는다.

작년도 창덕궁 정원사진은 아래 포스트에 있다.

홍매와 백매화의 고목나무 꽃가지가 수양버들 가지처럼 휘늘어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