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하고 창조하는 가정

 

안녕하십니까? 신랑 손진배 군과 신부 박선민 양이 백년가약(百年佳約)을 맺는 오늘, 신랑 손진배 군 부친과의 학연으로 주례를 맡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이 혼인예식을 축하하고, 신랑 신부 양가 부모님과 가족 여러분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아울러 이들의 새로운 인생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바쁘신 중에도 이 자리를 빛내주신 하객 여러분들께, 양가를 대신해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현재 대영손해사정주식회사에서 총무팀을 총괄하고 있는 신랑 손진배 군은 밀양손씨 가문의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으로, 건국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우수한 건설회사인 일성콘도에 입사하였고,

 

현재 일성콘도에서 예약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밀양박씨 가문의 재완인 신부 박선민 양은 뛰어난 외모와 지성을 겸비한 수려한 미인으로, 동의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신랑과 같은 회사에 입사하여, 2년여에 걸친 뜨거운 열애 끝에 사랑을 꽃피워 드디어 사내 커플이 되었으니, 오늘 이 두 사람의 화촉이야말로 세상에 드문 인연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면, 주례로서 또 인생길의 선배로서, 제가 살아온 길을 되짚어보며, ‘화합하고 창조하는 가정’이라는 주제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첫째, 신랑 신부는 건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건강한 아이를 낳아, 훌륭하게 양육하십시오. 결혼이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생장한 두 사람이 결합하여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다음 세대를 출산함으로서,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정의 계승을 통한, 사회 영속성의 토대를 마련하는 예식입니다. 산소와 수소란 서로 다른 분자가 결합하여 물이란 물질이 되듯이, 이제 두 사람은 신랑과 신부라는 분자로서 화학적 결합을 통하여, 화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가정을 만들어 가기를 부탁드립니다.

두 번째로, 두 사람은 가정에서도 이상과 현실을 조화롭게 영위해 나아가십시오. 결혼이란 달콤한 꿈이기도 하지만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는 양면성을 지닙니다. 사노라면 고난이 닥칠 때도 있고, 힘겨운 일들이 자신에게만 쏟아져 내린다고 불평할 때도 있겠습니다만, 여름날의 폭풍우는 잠시이며,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는 그 시각에도 그 구름 너머엔 항시 태양이 빛나고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흔히 금슬(琴瑟) 좋은 부부를 비익조(比翼鳥)나 연리지(連理枝)에 비유합니다. 비익조란 암컷과 수컷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짝을 짓지 아니하면 날지 못한다는 전설상의 새이고, 연리지란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맞닿아서 나무결이 서로 통하여 한 줄기가 된 것을 말합니다. 두 분께서도 비익조 되어 꿈을 공유하고, 연리지 되어 현실 문제의 해결에 힘을 합해서, 창조 경영을 가정에서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 드릴 말씀은 서로 존경하고, 신뢰하고, 사랑하십시오.

먼저, 언제나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십시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자기 부인에게 절대로 반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반말을 사용하면 남들이나 하인들조차 자기 아내를 무시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경하는 마음은 신뢰와 사랑을 유지시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고대 유대인 율법학자들의 구전과 해설을 집대성한 책인 《탈무드》에서도, 시집가는 딸에게 남편을 존경하라는 친정 어머니의 간곡한 가르침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딸아,

네가 만일 남편을 왕처럼 존경한다면

그는 너를 여왕처럼 떠받들 것이다.

그러나 네가 하녀처럼 행동한다면

그는 너를 하녀처럼 취급할 것이다.

그렇습니다. 모든 가치를 초월하는 사랑의 원리는 서로를 믿고 존경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존경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한,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오래 지속될 것이며, 상대에게 베풀수록 그 사랑은 더 큰 메아리가 되어 나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이 말은 비록 부부간에만 국한된 말은 아닐 것입니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한다면 먼저 남의 인격을 배려하고 존중하십시오.

네 번째 드릴 말씀은, 효행의 문제입니다. 성현들은 한결같이 효도를 강조합니다. 재산이 많건 적건, 지식수준이 높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부모님의 자식 사랑하는 마음은 조금도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장남과 장녀인 두 분의 자녀들은 또 이 다음에 두 분이 조부모님들 모시는 걸 보고 그대로 배워 자기 부모에게 실천하게 될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친척들의 친소관계가 모계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을 보입니다만, 신랑 신부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시댁과 처가댁 부모님과 가족들을 다같이 공경하고 사랑하도록 노력하십시오.

끝으로 공사다망하신 중에도 이 자리를 빛내주신 하객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감히 부탁 말씀 올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이 혼인예식의 증인이십니다. 오늘 이후에도 이들 신랑 신부의 앞날을 보살펴 주시고, 원만한 결혼생활이 지속되도록 계속 지도편달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신랑 손진배 군과 신부 박선민 양의 결혼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면서 이것으로 주례사에 가름합니다.

장황한 말씀,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3 년 8월 9일

                                      주례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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