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108화 - 그 글은 어느 책에 있습니까 (厥書何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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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 신랑이 방사(房事)의 이치를 깨우치지 못하매

신부 아버지인 장인이 그것을 민망히 여기니

신부 아버지의 생질(甥姪)이

외삼촌인 신부 아버지에게 일러 말하기를,

"제가 신랑에게 방사의 방법을 가르쳐 주어도 좋겠습니까?"

하고 여쭈니,

신부의 아버지가 반가워하며 이를 허락하였다.

 

 

이윽고 그 생질이 신랑에게 말하기를,

"내게 화촉동방편(華燭洞房篇)이 적힌 책이 있는데

밤중에 창밖에서 그것을 읽을 터이니

자네는 그에 따라 시행하게." 하니

신랑은 그 말에 따라 방안에 있고

생질은 큰 소리로 창밖에서 읽어 가로되,

 

 

脫衣新郞依其言

(탈의신랑의기언)

"옷을 벗어라." 하니

신랑이 그 말대로 따라 하였다.

 

又呼臥褥

(우호와욕)

또 소리치기를 "요에 눕혀라." 하고,

 

又呼擧兩脚

(우호거양각)

또 소리 치기를 "두 다리를 들어라." 하고,

 

又呼陰穴納陽物

(우호음혈납양물)

또 소리 치기를 "음혈에 양물을 넣어라." 한즉,

 

新郞不知其言暗問曰

(신랑불지기언암문왈)

신랑이 그 뜻을 몰라 가만히 물어 가로되,

 

陰穴何處耶

(음혈하처야)

"음혈이 어느 곳이요?" 하니,

 

甥笑曰 臍下至三寸

(생소왈 제하지삼촌)

생질이 웃으며 말하기를

"배꼽아래 세 치에 이르면,

 

有斧打穴 連陽納焉

(유부타혈 연양납언)

도끼로 찍은 듯한 구멍이 있으니

그곳에 양물을 넣어라." 하니,

 

新郞如其言撫中孔(신랑여기언무중공)

신랑이 그 말과 같이 한 후

신부의 음혈을 어루만지며,

 

又問曰 納陽後果有敎乎

(우문왈 납양후과유교호)

또 묻기를 "양물을 넣은 후

또 다른 가르침이 있습니까?" 하거늘,

 

甥又呼曰 進退有節

(생우호왈 진퇴유절)

생질이 말하기를,

"양물의 나아가고 물러감에 절도가 있게 하라" 한즉,

 

郞大樂曰

(랑대락왈)

한참 후 신랑이 크게 즐거워하며 말하기를,

 

不頻煩讀 吾覺妙理矣.

(부빈번독 오각묘리의)

"이제는 번거롭게 읽지 마세요.

드디어 묘리를 깨달았습니다."

 

이윽고 다음날 아침이 되어 신랑이 생질에게,

"그 화촉동방편이라는 글은 도대체 어느 책에 있습니까?"

하고 물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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